김무일 회원 수필집
『걸어서 세계속으로』
출간을 축하합니다
목차
1. 저 높은 곳을 향하여
평화의 마을 … 20
구약과 신약과 쿠란의 진실 … 24
베들레헴 순례길 … 28
갈릴리 호수에서의 기적(奇蹟) … 32
골고타 언덕에 서다 … 36
마사다 요새의 혈전(血戰) … 41
별빛 흐르는 루비콘 강변에서 … 51
주사위는 던져졌다(Alea iacta est) … 59
2. 신년 건배사 ‘나이야 가라!’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 68
나이아가라 폭포의 장관(壯觀) … 70
악마의 목구멍, 이구아수 폭포 … 74
세계 최대 빅토리아 폭포 … 79
울란바토르에 먼동이 튼다 … 84
양쯔강 물길 따라 2만 리 … 86
오늘도 해란강은 흐른다 … 88
하늘 문(門)이 열리는 백두산 천지에서 … 90
3. 유럽 大항해시대가 열리다
대륙의 땅끝 포르투갈로 간다 … 98
희망봉을 향하는 바다의 영웅들 … 102
해변마을 나자레 성당 … 109
파티마 성모마리아 발현의 기적(奇蹟) … 115
루르드 성모마리아 발현의 기적(奇蹟) … 118
유럽과 아프리카의 나들목 지브롤터 … 122
아프리카의 관문 탕헤르 … 125
헤라클레스의 기둥 … 132
4.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
요르단의 자랑 페트라(petra) 유적지 … 138
로제타石(Rosetta Stone)의 비밀 … 142
태양의 나라 이집트 … 146
소년왕 투탕카멘(Tutankhamun)의 환생 … 150
투탕카멘 묘의 발견과 저주 … 155
왕가(王家)의 계곡과
네클로폴리스(Necropolis) … 159
하늘이 도운 마지막 순간 … 163
앗살라무 말레이쿰… … 167
5. 걸어서 세계 속으로
서울 테헤란路의 탄생 … 172
페르세폴리스의 여름궁전 … 184
이스파한의 밤하늘에 별이 흐른다 … 187
남미의 중심 상파울루 … 189
잃어버린 공중도시 마추픽추로 … 195
정복자 프란체스코 피사로의 횡포 … 202
하이램 빙엄 박사의 쾌거 … 206
젊은 봉우리 와이나픽추 … 210
6. 바람 따라 구름 따라
반세기를 지녀온 필기구 사랑 … 216
나의 애장품 영상기기 순례 … 225
음향기기 HIFI와 함께한 음악산책 … 231
르네상스 옛길 따라 떠나는 미술산책 … 243
파블로 피카소의 「게르니카」 … 250
프란시스코 고야의 「마야부인」 … 254
클로드 모네의 「양산 쓴 여인」 … 263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 276
7. 역사의 향기를 찾아서
오성과 한음의 우정 … 282
이퇴계와 이율곡의 평등사상 … 286
낙선재와 상춘재 소고(小考) … 298
바람 따라 등대 따라 뱃길 3백 리 … 316
나의 소울 푸드(Soul food) … 327
옛 소대장의 소망 … 336
옛 중대장의 추억 … 339
야자수그늘 꿈꾸며 편히 잠드소서 … 341
반세기를 지녀온 필기구 사랑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입은 누구의 입일까.
소프라노의 입이다.
그러면 아름다운 눈은 누가 갖고 있을까.
화가의 눈이라고 했다.
프랑스의 극작가이며 소설가인
마리 헨리 스탕달(1783-1842)의 말이다.
성악가는 사람들의 감성(感性)을 울리는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온 인류의 청각을 아름답게 일깨워 준다.
화가는 세상의 모든 것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남기며
한평생 곱고 예쁜 색깔을 눈에 담으며 산다.
그래서 그들의 작품과 행적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빛을 발휘하며
여태껏 후손들에게 소중히 보존되어 왔고,
또 앞으로도 영구히 전수(傳修)될 것이다.
그렇다면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손은
누구의 손일까.
그것은 일생 동안 아름답고
올바른 글을 써서 세상
사람들의 심금(心琴)을 울려주고
정서(情敍)와 지식(知識)을
일깨워 주는 시인과 작가들의 손일 것이다.
그들에게는 우선 타고난 재능과 열정,
그리고 흰 눈(雪)처럼
순백한 시심(詩心)과 번뜩이는
창의력, 아울러 상상을 뛰어넘는
순발력이 있어야 한다.
그들은 자나 깨나 아름다운 문장을
머릿속에 간직하려고 노력한다.
그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잡념 없이 몰두할 수 있는
조용한 공간과 밝은 빛을 가려주는 커튼,
그리고 언제나 손에 익은
문구류가 곁에 있어야 한다.
문구류는 언제 떠오를지 모를
시상(詩想)과 문구(文句)를 적기 위해
항상 곁에 가까이 두거나,
몸에 지녀야 할 필기구와 비망록이다.
필자의 경우도 잠들기 전이나
깨어날 때 이것들이
머리맡에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외출할 때 역시 챙기는 물건 중에 우선은
위에 열거한 필기구와 비망록이다.
비망록은
그날 그날의 일정은 물론이거니와,
지난해 이맘때의 발자취와
만났던 사람들과의 사연도
함께 적혀있어 연관될
내용이 떠오를 때면
즉시 글로 써 남기곤 한다.
그런 다음으로 챙기는 것은
여느 다른 사람들처럼 지갑과 휴대폰,
그리고 자동차 열쇠의 순서다.
작가들은 다른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비해 의외로 민감하다.
주변이 산만하거나
마음에 갈등이라도 생기면
몇 시간씩, 혹은 며칠씩
글귀가 떠오르질 않는다.
그리고 몇 번이고 지우고
새로 써도 연결이 쉽지 않다.
아울러 결벽증세 버금가게 까탈스럽고
완벽성을 선호하는 필자의 집필 시간은
대체로 새벽녘이다.
새벽 3, 4시경에 눈을 떠
심신을 정리하고 책상을 마주한다.
자동차 생산 공장과 철강 제조현장에서
평생을 보낸 기상 습관이 퇴임 후에도
회복되질 않아 이렇게 굳혀졌나 보다.
이 시간은 온누리가 쥐 죽은 듯 고요해,
필자에겐 더 없는
집중과 몰입의 순간이며
잡념이 없어 가장 평온한 시간이다.
지금이야 세상이 많이 달라져 집필방법
자체가다양하고 편하게 발전됐다.
그러나 누렇게 바랜 두툼한
200자 원고용지에 잉크를 묻혀 가며
밤을 새우던 그 시절이 지나,
새로 보급되기 시작한
미제(美製) ‘스미스 코로나’
수동타자기의 등장은 가히 획기적이었다.
그리고 백색 A4용지에 찍혀나오는
공병우식 한글꼴이
얼마나 신기하고 예쁘던지.
타자기의 자판을 두드릴 때
고막을 울리던 타음(打音)의 경쾌함에
매료되었던 그때의
부라더 타자기와 ‘IBM Ball 형’
전동타자기는 무명의 문학청년에게
최고의 애장품이며 전 재산이었다.
그러다가 1980년대 말쯤,
개인 컴퓨터의 보급을 거쳐
지금은 랩톱까지 진화됐지만,
그때 그 당시 작가들이 밤을 지새워
집필할 때에 아끼고 다듬던 만년필은
필수적인 연장인 동시에,
자기 과시와 신분을 나타내는 멋으로
생각할 때도 있었다.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