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리 라이브 카페촌의 전설 이끈 무대 가수 지난 90년대 중반 통기타 하나 들고 동료가수 윤태규와 함께 미사리 라이브 카페촌의 전성기를 연 가수 박진광이 정호승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신곡 ‘여수역’(이현섭 작곡)으로 팬들을 매혹시키고 있다.
꿈같은 봄날 여수역 주변의 환상적인 풍경을 그린 시구 하나 하나를 박진광은 묵직하고 신중한 창법으로 플랫폼으로 접근하는 기차처럼 느릿느릿 노래해나간다. 기차가 여수역에 도착해 동백꽃 속으로 들어가는가 싶었는데 동백꽃이 기차가 되고, 기차가 다시 오동도를 넘어 바다 위를 달린다는 시인의 팬터지를 매혹적인 중저음으로 노래한다.
정호승 시인의 시에 이현섭이 곡을 붙인 ‘여수역’ ‘옛시인의 노래’ ‘어디쯤 가고 있을까’ 등 주옥같은 명곡들을 만든 작곡가 이현섭이 평소 친분이 있던 정호승 시인에게 직접 허락을 받고 박진광의 목소리에 맞춰 곡을 붙였다. 서정적인 발라드로 유명한 작곡가가 만든 곡이어서인지, 아니면 포크송 가수가 부른 곡이기 때문인지 트롯이면서도 트롯이 아닌 듯 전혀 새로운 느낌을 주는 묘한 분위기의 곡이다.
박진광이 작년 가을 발표한 11집에는 ‘여수역’ 외에도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을 절절하게 그린 곡 ‘꿈에라도’(이경미 작사 이현섭 작곡)가 수록돼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아물지 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애달픈 부모의 가슴에 다가가서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여수역’과는 달리 이미 만들어진 곡에 가사를 나중에 붙인 서정적인 멜로디의 발라드곡이다.
부산 태생의 박진광은 명동 쉘부르 무대에 서며 가수활동을 시작했다. 본명은 박용강.
부산공고 토목과 3학년에 재학하던 그는 1976년 가수가 되겠다며 기타 하나만 메고 무작정 상경해 KBS배 쟁탈 전국노래자랑에 나가 월말 장원을 했다.
그는 이어서 쉘부르의 일요 오디션에 나가 정훈희의 ‘안개’와 권태수의 ‘노을의 사랑’을 불러 합격하며 고 이종환 사장이 가장 아끼는 가수로 꼽히기 시작했다. 이 사장은 1년 후 박진광이 해군홍보단에 입대할 당시 쉘부르 경리담당자에게 “박용강(박진광의 본명)의 통장 하나 만들어 지금 월급 3만원을 3년 동안 계속 넣어줘라”고 지시할 정도로 그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다.
3년간 해군홍보단 소속 병사로 근무하고 제대한 박용강은 쉘부르의 무대에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84년 오아시스레코드사를 통해 자작곡 ‘나는’을 발표하며 레코딩 가수로 데뷔했다. 이듬해에는 ‘먼길 떠나면서 아내에게’(이종환 작사 박용강 작곡)를 연이어 발표했지만 방송에서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
디스크 자키 이종환이 실력을 인정한 최고의 무대가수 그는 85년 말 지구레코드사와 전속금 8백만원에 전속계약을 맺고 신곡 ‘쇼윈도우 속의 그녀’(양인자 작사 김희갑 작곡)를 발표했다. 당시 ‘인생은 미완성’의 히트로 스타덤에 오른 이진관이 이 회사에서 5백만원의 전속금을 받았다고 하니 특급 대우를 받은 셈이다.
그러나 좋아할 일이 아니었다. 인기 가수들이 너무 많아 홍보순위에서 밀려 방송에 몇 번 나가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87년에는 ‘소중한 사랑’(이종환 작사 박용강 작곡) 등이 수록된 음반을 냈지만 역시 마찬가지로 계약기간이 끝나고 말았다.
1994년 그를 발굴한 이종환이 미국으로 떠나면서 ‘명동 쉘부르 시대’는 막을 내리고 박용강은 미사리 카페 ‘강가에’로 무대를 옮겼다. 이 카페는 얼마 후 카페명을 ‘록시’로 바꾸며 미사리 라이브 카페 시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박용강은 이듬해 SBS 드라마 <모래시계>의 삽입곡이었던 이오시프 코브존의 ‘백학’을 무대에서 노래,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는 2004년 ‘파도’(윤명선 작사 작곡)를 발표하며 박진광이란 예명을 쓰기 시작했다. 이 노래는 MBC 드라마 <영웅시대>에서 삽입곡으로 사용되며 인기를 누려 박진광의 첫 히트곡이 되기도 했다. ‘박진광 1집’이란 제목이 붙은 이 음반에서는 ‘생쥐’(윤명선 작사 작곡)도 함께 인기를 누렸다.
2006년 김범룡과 듀엣으로 부른 ‘친구야’(김범룡 작사 작곡) 역시 무대 가수 박진광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큰 역할을 했다.
취입 가수보다는 무대 가수로 더 유명한 박진광은 요즘 고양시 벽제역 인근 늘봄농원점 강강술래의 무대(낮 시간)에서 오후 8시 반에는 인천 연수동 우리家본집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새로운 유형의 무대 가수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라이브 카페 가수’로 뜨며 미사리 카페촌의 시대를 연 그가 이번에는 ‘라이브 레스토랑 가수’로 라이브 레스토랑촌의 시대를 열 것인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첫댓글 휴일 잘 보내셨나요 오늘도 기분좋은 하루 되세요^*^
고운작품속에 잘쉬고 갑니다.,..행복한 6월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