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함께 해주는 남편
구리9기 신삼은
나의 자랑거리가 무엇일까? 막상 대놓고 자랑하라 하니 잘난 척하는 것 같고 괜히 쑥스럽기도 하고 민망함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언제 내가 이렇게 대놓고 자랑이란 걸 해봤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나보다 나이는 두 살 많지만 늘 친구 같고 이해력 많은 우리 남편이 난 늘 고맙고 좋다. 내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면 늘 격려해주고 응원해주며 같이 고민도 해 준다. 독서논술 수업을 들으며, 첫 번째 과제 때문에 엄청 고민을 많이 하다 벼락치기로 하루 전에 겨우 써서 과제를 제출했는데 두 번째로 일주일 내내 자기소개서를 써야한다는 중압감이 나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었다. 마틸드의 목걸이처럼 자기소개서도 전날이 되어서야 펜을 들었다.
선생님이 첫날 나눠주신 ‘한권을 읽어도 백권을 읽은 것처럼’이나 ‘자기소개서 쓰는 방법’등 읽어 보니 글을 쓸 때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구체적 사례를 들어 써야 한다고 강조되어 있었다. 한 자 한 자 자기소개서를 써내려가며 A4용지 한 장 정도를 써서 남편에게 보여주고 소감을 말해 달라 했다 꼼꼼히 읽고 나서 남편은 이것저것 집어 주며 고칠 부분을 체크해 주었다. 밤이 늦어 다음날 출근준비를 해야 하는 남편 입장에서는 귀찮은 일일 수도 있었을 텐데 같이 고민해주고 조언도 해주어 무난하게 자기소개서 과제를 제출했다.
다음날 수업을 듣고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을 복사해서 선생님이 나눠 주신 프린트 물을 들고 그날 밤 남편에게 보여주며 독후감상문과 자기소개서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독서논술이 정말 배우면 배울수록 빠져든다고 말하며 다른 사람들도 글을 처음 쓰는 거라는데 다들 너무 잘 썼다고 한번 읽어 보면 어떤 느낌인지 알거라고 했다. 남편도 같이 읽고 나서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이 쉽지 않는데 다들 잘 쓴 것 같다 말해 주었다. 독서논술 강의를 들으며 책속의 숨은 내용도 보게 되고 남편과도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는 좋은 발판이 된 것 같다.
마틸드의 목걸이는 정말 어려운 과제였다. 말하며 나의 마틸드의 목걸이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아니 알면서도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해 주었다. 생각해 보니 나의 목걸이는 강박증인 것 같다. 뭐든 해야 직성이 풀리는데 특히 청소에 대한 강박증은 고처지지도 고칠 노력도 하고 싶지 않다. 늘 정리가 말끔이 되어 있어야 무슨 일이든 시작 할 수 있다고 했다.
남편도 자신의 목걸이가 뭔지 한번 생각해 보라 했다. 남편은 자신의 목걸이를 찾는 건 정말 쉬운 게 아니라 했다. 그러면서 내가 독서논술을 가르치는 사람이 될 거라면 정말 많은 글을 써보고 쓸 줄 알아야 다른 사람에게 독서논술을 가르칠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난 깜짝 놀라 어떻게 선생님이랑 똑같은 말을 하냐고 완전 대박이라고 남편을 칭찬했다. 남편은 조금 우쭐 거리며 내가 쓴 글을 읽어주고 필요한 부분은 같이 생각해 주겠다고 했다. 앞으로도 많은 격려의 말을 해주는 남편이 되어 줄 것 같아 독서논술 강의를 수강할 때 글쓰기에 대한 부담도 조금은 사라질 것 같다.
남편과 대화를 마치고 혼자서 책상에 앉아 책을 보며 기분 좋은 일이 있을 때 생기는 입가에 미소가 느껴졌다. 난 참 괜찮은 사람과 살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 따뜻해진다. 사실 우린 싸울 일, 아니 싸움이 안 된다. 성격 좋은 남편이 항상 먼저 양보하고 참고 넘어가 주는 덕에 싸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화를 내면 먼저 사과해주고 웃겨주려 하는 남편이 있어 금방 화해하곤 한다.
아이와 딱지치기도 하고 윳놀이도 해주며 잘 놀아 줄때는 한없이 자상한 아빠의 모습이며 아이의 미래를 위해 같이 고민하고 실천해 주는 고마운 남편이다. 아이가 하고 싶거나 가고 싶은 곳이 있을 땐 쉬고 싶은 주말일지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데려가 준다. 얼마 전 아이의 꿈이 비행기 조종사라는 말을 듣고 행글라이더 체험도 할 수 있게 해주었고 우주 비행사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 주기 위해 ‘옥토끼 우주센터’에도 다녀왔다. 비행기가 타보고 싶다고 해서 지난 여름에는 제주도에도 다녀왔다. 요즘은 그 좋아하던 TV시청도 자제하고 아이와 같이 앉아 책도 읽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같이 해 준다. 아이가 잠들기 전 동화책도 꾸준히 읽어서 재워주며 내가 권해주는 책도 거부감 없이 읽어보고 같이 대화하며 하나하나 실천해 가는 우리 남편이 한없이 고맙고 멋져 보인다. 앞으로도 우리 가족 항상 화목하고 즐거운 가족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