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태
이봉주
용대리 지붕 없는 도량
혀를 꿴 침묵 속에 살얼음으로 파고드는 통증을 깊숙이 감추고
고요한 눈으로 합장한 수행자들
가만히 두드려보면
꽁꽁 묶인 계절을 풀어내듯, 목어 울음소리가 난다
흔들리는 번뇌를 말뚝에 매어놓고
허공을 절간처럼 걸머진 등
무아無我......
온몸에 검은 어둠이 스며들 때
한 번도 울어본 적 없는 입술들이 하늘을 불경佛經처럼 읽고 있다
시현실 2022.가을저자예맥 편집부출판예맥발매2022.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