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고 하지 마세요!
-160차 대구 집회
목요일 오후, 갑자기 목이 아팠다. 밀폐된 공간에서 너무 말을 많이 해서 그런가? 목이 아프고 몸살기도 조금 있는 거 같아서 일찍 자리에 누웠다. 어느 때인지 소변이 마려워 깼다. 화장실에 갔다 와 자리에 누웠으나 좀체 잠이 오지 않았다. 목은 어제보다 더 아프고 머리도 조금 뻐근했다. 아무래도 감기에 걸린 것 같았다. 숱한 생각들이 지나갔다. ‘대구에는 꼭 가야할 텐데... ... .’ 지난 토요일에 조대표가 국회의사당 앞의 텐트에서 열이틀을 잤다고 해서 몹시 놀랐다. 너무 마음이 아팠다. 직장을 핑계로 한 번도 광화문에서나 여의도에서 자 본적이 없다. 내가 너무 느슨해진 거 같아서 미안했다. 이번에 대구는 조대표 지역구라서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도 많은 사람들이 가야될 것 같았다.
뒤척이다가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났다. 아프다고 그러면 남편이 못 가게 할까봐 안 아픈 척 했다. 병원 문 열기를 기다렸다가 이비인후과에 가서 3일분의 약을 받아가지고 왔다. ‘꼭 대구에 가야할 텐데... ...’그런데 낫기는커녕 재치기와 콧물까지 났다.
약을 먹어서 그런지 목은 많이 좋아졌다. 그런데 재치기를 하다가 남편에게 들키고 말았다. 남편은
“감기 걸렸나보네. 대구 가지 마!” 했다.
“갈 거야.”
내가 지방 집회에 가는 것을 남편이 싫어하는 것은 아침 일찍 나가느라 자기를 깨우는 것 때문이다. 남편은 예민해서 조그마한 소리에도 잠을 깨고 쉬이 잠이 들지를 못한다.
토요일, 감기가 씻은 듯이 나았다. 미리 사다놓은 샌드위치를 커피와 함께 먹는 여유를 부렸다. 오늘은 부산이 아니라 그래도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돌아올 일을 걱정 안 해도 된다.
행락 철이 아니어서 길은 막히지 않았다. 점심 먹을 자리를 찾다가 동천 유원지 근처에 차를 세우고 차 안에서 먹었다. 따뜻한 계절이라면 유원지 안에서 먹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동대구 역은 집회 장소로 그렇게 좋은 것 같지는 않았다. ‘손님맞이 하는 곳’이라는 이상한 구조물이 하나 있어서 무대의 전면을 다 볼 수 없었다. 그렇지만 날씨가 생각보다 따뜻해서 집회 하기는 참 좋은 날이었다. 먼저 홍대표가 나와서 미국 다녀온 보고를 했다. 미국에 우리 지지자들도 많지만 빨갱이들도 많다고 했다. 다음으로 허평환 장군이 나와서 그동안 조대표가 얼마나 고생을 했으며 하고 있는지에 대해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조대표를 사랑하고 따르는 것이 아닌가. 다음으로는 구상모 대구시당 상근부위원장과 이규리 교수가 나와서 연설을 했다. 이규리는 자신이 어린 시절 작고 말라서 힘이 없었는데 늘 자기를 놀리는 남자애가 있어서 참다 참다가 들이 받은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그 남자 아이가 몹시 놀라더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힘이 없어도 대들 때는 대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계속 당하기만 한다는 것이다. 그래 맞다. 우리가 수도 적고 힘도 없지만 그동안 꾸준히 투쟁을 해왔기에 박대통령에 대해 함부로 못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박태우 총괄본부장이 썩은 벽돌과 새로운 벽돌을 비유로 들어서 낡고 썩은 자한당과 유승민 세력을 몰아내고 우리공화당을 대구에 새로운 대안으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대구 카톨릭 대학교의 조영주 교수가 나와서 함께 선구자를 불렀다. 여기는 전라도가 아니라 대구라서 저 교수가 이러한 우파 집회에 나와서 노래를 불러도 무사한 걸까를 잠시 생각했다. 다음엔 김경희 대변인이 나와서 평범한 주부이자 직장인이었던 자신이 태극기 전사가 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오경훈 사무총장이 나왔는데 먼저 조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오총장이 이번에 대구에 출마하게 되었다고 했다. 사람들이 와~ 하며 환호했다. 지난 6 .13 지방선거에 비하면 무척 커진 당세를 느끼게 했다. 조대표의 연설을 끝으로 행진을 했다.
어디인지 모르는 거리를 사람들을 따라 걸으며 구호를 외쳤다. 추워서 그런지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평화시장을 지나가는데 상인들과 길 가던 분들이 손을 흔들고 박수를 쳐주었다.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드는 분들도 계셨다.
파티마 병원을 지나고 칠성시장까지 행진을 했다. 거기서 채지민 팀장을 만났다. 사람들이 여러 가지를 물었다. 채팀장 말에 의하면 공수처 법이 통과될 거 같다고 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보다 더 지혜롭고 강력하게 투쟁을 해야 한다고 했다. 사람들이 피를 봐야 될 거 같다고 했다. 채팀장은 값없이 피를 흘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리고 자한당 의원들이 징징대며 당사로 찾아온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용기를 못 내니 참 한심했다. 이제 다 왔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출발선에 선 느낌이다.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 자꾸 눈물이 나왔다. 조대표도 우리들 자신도 너무 불쌍해서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9부 능선을 넘기가 너무 힘들다. 하긴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대단원을 향해 가기 전 클라이맥스가 있고, 클라이맥스에 서면 주인공이 질 것 같은 위가 오는 것이다. 그 위기를 극복했을 때 모든 사건이 주인공의 뜻대로 해결되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이다. 조대표가 연설을 했다는데 잘 들리지 않아서 하나도 못 들었다. 시장도 경기가 죽었는지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다시 행진을 하며 한일극장 앞으로 갔다. 근데 한일극장은 없고 CGV만 보였다. 한일극장이 CGV로 바뀌었나보다. 어쨌든 이곳은 참 번화한 곳이다. 행단보도를 많은 젊은이들이 건너며 혹은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며 우리 연사들의 연설을 들었다. 이규택 대표와 서석구 변호사채지민 등이 연설을 했다. 모두가 열정적으로 연설을 해서 대구시민들의 마음을 울렸을 것이다. 특히 채지민과 그레이스 최가 또박또박하고 힘 있게 연설을 하자 많은 젊은이들이 관심을 보였다. 다음으로 이번에 출마하게 될 대구보건대학교의 박종석 교수가 힘 있게 연설을 했다. 젊고 패기 있는 인재를 한 명 또 건졌다. 마지막으로 홍문종 대표가 연설을 했는데 여지껏 해온 홍대표의 연설 중 최고였다. 첫째 둘째 번호를 매기며 요점정리를 하듯 전할 말을 전하는데 못 알아들을 바보가 있을까? 조원진 대표와 우리공화당을 뽑아주셔야 한다는 것과 배신자 유승민을 몰아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을 구출해야 한다는 것이었던가. 마지막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칠곡 휴게소에서 저녁을 먹었다. 해가 지고 땅이 식으면서 온도가 내려가 밥을 먹는데 손이 시려웠다. 급히 추운데서 밥을 먹다보니 속이 답답하고 토할 것 같았다. 다행히 옆에 앉으신 동지께서 소화제를 주셨다. 연세가 80이신데 지방 집회를 거의 한 번도 안 빠지셨단다.
장거리를 간다는 것은 참 힘들다. 그래도 80 고령에도 참석하시는 동지님들과 매주 부산, 대구, 구미에서 서울로 올라오시는 분들 그리고 냉바닥에서 매일 잠을 자는 조대표와 3평 비좁은 공간에서 한기를 느끼며 아픔을 참고 계시는 박근혜 대통령님을 생각한다면 우리 힘들다는 말을 하지말자. 힘들다는 말을 입 밖에 내는 순간 우리는 투쟁의지를 잃는 것이다. 전국 어디든 갔던 초심을 잃지 않아야 9부 능선을 넘을 수 있다.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다.
첫댓글 집에 11시 30분쯤 도착해서 빨래 다 하고 나니 2시, 인간의 힘은 한계가 없다는 것을 느낍니다. 나라만 제대로 돌아가면 행복한 우리집입니다.
완쾌되지 않은 상태로 먼 길 오시어 집회 참여하신 애국심에 감사드립니다.
대구집회~고생하셨습니다!
후기글 잘 봤구요~
웬수같은 공수처법 통과~~
산 넘어 산이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