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46년전...
그러니깐 내가 초등학교 1학년과 3학년 담임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문맹율이 높고, 항상 배고프던 시절.....하루 2끼 먹기도 힘에 겨워하는 그런...시절이였죠.
[양육]이라는 사치스런 단어는 없었고 그냥..[생존]만 하면 행복했던 시대였답니다.
[간식]이란 단어도 없었고...
고구마 케서 생걸로 먹어도 맛있었고
소나무 껍질을 벗겨 먹어도 달콤했었고
개구리나 메뚜기 잡아서 구워먹었으며
비누는 부자집에서나 쓰던 물건이었으며
화장지는 신문지라도 쓰면 잘사는 집이어서
대부분....짚푸라기를 부벼서 사용했었죠.
생존하는 것이 삶이 곧 전부였던터라
씻지도 않았었으며...대소변은 눈에 띄지 않는 곳이면 모두 화장실이었었죠.
나는 전라남도 나주시에서 직선거리로는 15Km, 자동차 길로는 20Km쯤 떨어진
그 당시에는 두메산골의 한 학급이 한 학년인 조그마한 초등학교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엔 교사가 부족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6개월과정의 "초등교사 양성과정"을 수료하고
첫 발령받아서 부임하셨던 만 19세, 그러니깐 20세의 꽃다운 처녀 선생님이
나의 1학년 담임을 맡으셨답니다.
우리 선생님께서는
씻지 않은 아이들을 학교앞 시냇가에 데리고 가서, 당신이 쓰시던 비누로 깨끗하게 씨어 주셨으며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서 옷에다 용변을 볼라치면
시냇가에서 씻어주시고 옷은 빨아서 입히시고
배고파하는 아이들은 당신이 밥을 손수 지어 먹이시던.....
.....천사....바로 천사셨답니다.
바로...그....천사......천사 선생님을 찾기 위한 작업이 2달여에 걸처 이루어져서
어제 밤..8시 20분에 드디어 통화를 했었답니다.
당신 인생에서 의미있었던 첫 부임지의 제자들을
이름들은 가물가물거리지만
모습들은 또렸하게 기억하시는 우리 선생님....
이제 연세가 70을 눈앞에 두고 계셨답니다.
내 이름을 말씀드리고.....봉황북초등학교 제자란 말씀에....
잠시 머뭇거리시더니...목이메어서 말씀을 이어하시지 못하시더군요.
요즈음의 선생님들은 직업인이지....스승의 길을 걷고 계신 분이 드물며
내 아이만 중요하고 남의 아이들은 하찮아 하는 그런... [정신병자들]이 우글거리고
지식은 중요하지만 지혜는 필요없으며
생명의 귀함을 모르고 키우던 개나 고양이도 내다 버리는
참으로 묘하고도 묘한...참으로 이상한 세상에 살고 있지요.
진정한 사도(師道)의 길을 평생 걸어오셨던 우리 선생님께서
첫 부임지도 둘러보고 싶으시고,
당신께서 거처하시던 초가집도 가보고 싶다고 하시네요.
올해가 가기 전에 몇몇 친구들과 의논해서
모실까 생각합니다.
그 많은 선생님들 중에 이렇게 사무치게 뵈고 싶었던 우리 선생님을 어제야 찾았답니다.
첫댓글 형님, 은사님을 다시 뵙게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형님께서는 비교적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셔서 공부를 하신 것으로 미뤄(?) 짐작하였는 데, 그것은 아니었군요..^^:; 형님의 모든 말씀이 공감이 갑니다만...//화장지는 신문지라도 쓰면 잘사는 집이어서 대부분....짚푸라기를 부벼서 사용했었죠.//<- 전 이 말씀이 특히나 공감이 갑니다. 용무 후 뒷처리를 할려면 치간의 지붕에서 볏집을 몇개 빼서 두겹 세겹으로 접은 다음 새끼 꼬듯 손으로 부비면 조금은 부드러워 지는 데, ㅎㅎ 그걸루 뒷처리를 하곤 했죠..
그러다가 동네의 있는 집(^^)에 가면 신문을 일정한 크기로 오려서 치깐에 매달아 놓았는 데..대체로 그런 집은 뭔가 체계가 잡힌 집이었죠..ㅎㅎ 그리고 조금 다른 얘기입니다만 왕년에..제가 차관급을 -잠깐 지금 급한일이 생겨서요..시간 날때 나머지 댓글을 달겠습니다.^^
선생님도 바우님도 대단하심니다...전 서울이라 특별한 추억이 없네여,..어쩌다 시골이 고향인 친구들은 추억이 엄청 많아
부러울때도 있답니다,,그리고 초등동창회도 얼마나 잘되는지 대단해요,,,아무쪼록 스승님과 좋은시간 보내시길 빕니다,,
의미있는 일을 하셨네요. 선생님께서 건강하게 잘 계시는 것도 어쩜 축복이구요. 그리고 경종배추가 혹시 조선배추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산동초인가요?
경종배추와 조선배추의 차이는 모릅니다. 경종배추 씨앗봉투에 보니깐 [Chinese cabbage]라고 씌여있네요. 그럼 중국배추가 되겠죠? 어렸을 땐 그냥 배추였는데...어느센가 경종배추라고 하드만요. 아직 [조선배추]라오 불리는 배추는 보지 못했습니다.
은사님을 찾는다는건 누구나 할수 잇으면서 누구나 할수 엇는 일이지요. 좋은일입니다, 행복한 일입니다, 은사님과
좋은 시간이 디실겁니다,
"경종배추" 이거 아는 사람 그리 많치 않은데... 이걸 안다는건 세월을 많이(?) 살앗다는..... 오즌 사람들은 호배추를 많이 알지요 아니다 걍 김장배추 이정도겟지요 ㅎㅎ 경종배추는 엣날에는 긋밖에 없엇대요 그러다 고배를 해서 지금의 호배추 같은 통이 곽찬 배추가 나와서 그것이 입맛이 길들여 지지요... 그래도 이 경종배추를 먹어본사람은 그맛을 만힝 잊지 못하지요. 속이 안차면서도 얼갈이처럼 잎파리가 확 피어잇고 얼갈이보다 크기도 크고 억세보이고.... 그런대 그걸 구분하기기 십지않치요 . 삼으로도 먹고 겉저리도 해먹고 고소하니 맛이 좋은 배추인데..... 모양은 영 아니게 생겼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