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대학교로 전공체험 학습을 하는데 12시 반까지 프로그램이 예정되어 있어서 인근에 있는 절집으로 드론촬영을 계획했다. 이 좋은 가을날, 평일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무조건 가야 한다.
밀양 표충사 삼층석탑, 성보박물관
절집에 있는 탑을 드론으로 찍으려면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종무소나 스님은 드론이라고 생각하면 방송용이나 농업용 드론을 먼저 떠올리는 경향이 있고 절집 전체를 촬영하는 곳으로 오해하기 쉽다..그래서 전화보다는 직접 만나서 사정을 설명하면 이해하고 허락해 주는 경우가 많다. 또한 사람이 많은 주말보다는 사람이 없을 때 더 쉽게 허락해준다.
지난 번에 전화로 허락을 구하니 공문을 보내달라고 해서 이번에는 직접 부딪혀보기 위해 종무소를 찾았다. 성보박물관 젊은 학예사님 혼자 결정할 수 없어 사무국장님께 전화로 하니 안된다고 한다. 인연이 닿지 않는가보다 생각하고 다음 답사지로 가려는데 학예사님이 성보박물관 열쇠를 들고 온다. 오래전 건성으로 봤었고 코로나 기간중에는 개방을 하지 않아서 보지 못했다. 성보박물관 문을 여니 바로 향완이 보인다. 학예사님과 소장 문화재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동안 문화재를 바라보는 마음이 서로 같음을 느끼고는 급 친해진다..현재 석사학위 논문을 준비중이라고 해서 우리카페 자랑을 했고 가입을 권유했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데 스님이 종무소에 계셔서 학예사님이 다시 부탁을 한다..그 눈빛이 스님 허락을 간절히 구하는 눈빛이다..이럴게 고마울 때가 있나..종무소 보살님도 간절한 눈빛을 스님께 보낸다. 용도외에 사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스님이 허락한다. 젊은 학예사님도 혹여 스님이 그만 하라고 하실까봐 조바심을 내며 일단 촬영부터 하라고 한다..그 마음이 참 고맙다..옛님을 향한 마음이 같은 사람들은 많은 시간을 만나지 않아도 다 이해가 된다..운이 좋았다.
지난번에 달넘새님이 드론촬영을 하게되면 삼층옥개석과 노반이 일석인지 확인하라고 해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찍었다..확인해 보니 일석이다.
울주 석남사 삼층석탑 2기, 승탑
표충사에서 생각보다는 오래 머물러서 석남사로 가는 마음이 바쁘다. 산중이라 해가 빨리 져서 더욱 서둘러서 갔다. 종무소 스님께 신분증을 제시하며 허락을 구했다. 웬만하면 허락하실거라면서 총무스님께 전화를 한다. 겨우 30초도 안되는 시간이 아주 길게 느껴진다. 준비해간 음료수 상자를 도로 물리시는데 들고 온거니 드시라고 하고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났다.
여기도 달넘새님이 내준 숙제가 있다..삼층옥개석의 받침이 3단이라고 하여 확인해 보고 싶었다. 내 추측에는 큰 탑에 있지 않을까 싶어 선방에 가까운 작은 탑을 먼저 촬영하고 큰 탑을 자세하게 촬영하기로 계획했다..
그런데 작은 탑의 삼층 옥개석에 3단받침이 보인다..이리저리 방향을 바꾸어 집중적으로 촬영했다. 2기 모두 있을까 싶어 큰 탑앞에 섰는데 복원탑이다. 어디가 원형 어디가 복제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나는 상륜부 전체가 복원처럼 보여 옥개석에 정공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폈다..저녁에 달넘새님과 톡하는 와중에 옛님인 부재가 하나 있다고 한다..나는 그것을 구분할 식견이 없어서 대충 찍었는데..아쉬워도 어쩔 수 없다...승탑은 여전히 단아한다..오늘은 사자가 눈에 띈다.
답사는 여기까지 하고 경주에서 환대님과 남산아지매님을 만나기로 했다. 남산아지매님 자제가 호프집을 개업한 지가 1년이 넘었는데 이제서야 체면치레를 한다. 경주의 두 분께 늘 신세를 진다. 창원으로 오면 찐하게 웬수(?)를 갚을텐데..
첫댓글 역시~~
믿고 봅니다.
찿아줘서 감사했어요.
지리산은 좋은가요?
@노마드 네
그냥 종일 걷기만 했어요.
새로운것이 늘 보입니다 표충사 석남사 석탑들 자세히 안본것이 보이네요. 믿고 보는 소식들 잘 봤습니다
믿어주셔서 감솨합니다.~~
석남사 승탑이 우아합니다.
절집의 비구니 스님처럼 승탑도 단아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