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게하에서 잤다. 도미토리 4인실이 꽉 찼다. 두 명은 얼굴을 보지 못하고 한 방에서 잤다. 흔히 있는 일이다. 아침에는 내가 제일 먼저 나왔다. 오늘은 근처 국밥집에서 아침을 먹고 약속장소인 박물관 주차장으로 갔다. 일찍 도착해서 차에서 어제 보지 못한 사진을 살폈다. 남산아지매님과 친구와 셋이서 답사를 시작한다.
기암곡 2사지 삼층석탑
몇 번이나 왔던 곳인데도 드론촬영을 하지 않았다. 이왕 남산에 있는 문화재를 다 찍고자 해서 또 오게 되었다. 올 때마다 늘 음습한 기운이 가득한데 오늘은 그런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다. 후보된 부재가 많아 보인다 노반은 아래에서 볼 때는 후보한 것으로 보이는데 찰주공을 일부러 막아 놓았다. 후보한 부재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산아지매님의 친구가 드론에 관심을 보인다. 본인의 일에도 필요한가 고민하는 모습이다.
부흥사 석조불두
기암곡으로 올라왔던 길을 되집어 가기 싫어서 옆으로 넘어가면 계곡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남산아지매님에게 이야기 하니 없는 길을 찾아서 간다. 산허리 한참 돌아서 부흥사로 올라가는 계곡을 만났다. 잔머리 굴리다가 개고생하고 시간도 더 걸렸다. 늘 이렇다. 아는 길로 가는 것이 더 쉽고 빠르다는 것을 여러차례 경험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잔머리를 굴리는 것이 인생인가 싶기도 하다. 부흥사 아래에 있는 불상인데 불두만 옛님으로 보인다. 남산아지매님은 바둑바위에 있는 불신의 불두이라고 말한다. 그런 듯도 하다.
늠비봉 오층석탑
거의 새로운 부재로 탑을 다시 세웠다. 원래부재는 옆에 별도로 두었다. 남산아지매님의 친구는 하는 일이 문화재 복원이라 2003년 하면서 왜 있던 부재를 다시 사용안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우동마루가 굵다. 남산에 우동마루가 있는 탑이 몇 기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탑곡 위에 있는 탑만 기억난다. 이 탑이 지방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데 좀 그렇다. 거의 새탑인데 왜 지정했는지 의문이다. 사람들이 많아서 피해서 찍을 수가 없다.
포석곡 7사지 석탑재
금오봉으로 가는 길에 만났다. 제법 많은 부재들이 있어서 찬찬히 살펴본다. 갑석이 많고 3층 옥개석의 크기가 큰 편이다. 남산아지매님이 옆에 있는 무덤 근처에서 탑재를 더 찾아 낸다. 눈썰미가 대단하다. 정비하는 사람들은 그 옆에 있는데도 찾지 못했는 것 같다. 옥개석에 정공이 보인다. 아래쪽에 풍탁공은 없다.
삼릉계 9사지 마애선각여래좌상
금오봉 근처에서 환대님을 만나서 점심을 먹었다. 환대님은 오전 일이 있어서 오지 못할 줄 알았는데 일이 일찍 마쳤다고 여기까지 올라왔다. 환대님은 우리가 가고자 하는 코스를 지나와서 셋만 내려갔다가 올라올 예정이었다. 나는 금오봉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될 줄 알고 여기를 거쳐 잠늠곡으로 하산할 예정이었다. 남산아지매님이 이 곳은 다음에 육존불 보면서 보라고 했는데도 '못무도 고!!'를 외치며 금오봉을 출발했다. 한참을 내려와야 했다. 다시 올라갈 일이 꿈만 같고 잠늠곡을 헤매기에는 친구분이 많이 지쳐 보였다. 급하게 코스를 수정하고 환대님께 전화해서 어쩔 것인지 물었다. 환대님은 통일전으로 하산한다고 한다. 좀 미안하게 되었다.
나무들 사이로 드론을 겨우 날렸는데 잘 보이지도 않는다. 앞에 소나무 한 그루가 막고 있어서 더 보이지 않고 가까이 붙일 수도 없었다. 바람이 조금 불어서 드론이 옆으로 흐르는 상황이라 겨우 몇 장만 찍었다. 이런 곳에 있는 마애불을 촬영하기에 드론이 제격인데.. 애초에 새겨진 것이 너무 희미해서 의미가 없다.
삼릉계 마애석가여래좌상
탐방로 입구를 막아 놓았는데 허가를 받은 터라 당당하게 울타리를 넘어서 갔다. 그런데 어떤 아저씨가 같이 따라온다. 출입금지구역이라고 말을 해도 법은 자신이 알아서 할테니 신경쓰지 말라고 한다. 마애불입구에 출입금지 표지판 전까지는 출입이 가능하고 그 쪽부터는 안된다고 그렇게 해석한다. 그래서 당당했던 것 같다. 내가 알기에는 여기 전부가 출입금지 구역인데..
오랜만에 봐서 좋다. 뒤로 살짝 기울어져 있어서 드론으로 촬영하면 잘 나올 것 같았다. 눈웃음을 살포시 짓고 있고 입술을 잘 새겼다. 인자해 보인다.
삼릉계 선각육존불
오늘 계획에 없던 부처님이다. 세종아빠님이 전에 함께 왔을 때 11시 전후에서 빛이 가장 좋을 때라고 했는데 역시 잘 보이지 않는다. 선각마애불은 빛이 어떤가에 따라 그 모습이 확연하게 다르다. 그래도 몇 컷 찍었다. 위에 있는 물끊기 홈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삼릉으로 하산하게 되어서 다시 포석사로 갔다. 아침에 잠늠곡에 차 한대를 주차해 놓고 포석사에 주차하고 등산을 시작했는데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이틀 간의 남산 촬영이 끝났다. 아직 남산에서 촬영해야 할 곳이 몇 군데 남았다. 가끔 전에 갔을 때 촬영할 것을 이라고 생각도 들지만 늘 그렇듯 다시 봐서 좋고 다시 갈 수 있어서 더 좋다. 오늘 답사는 여기까지다.
첫댓글 고생 하셨습니다 저는 통일전 하산 탑곡 제1사지 보고 청기와오리로 인근 커피숍 마무리 했습니다 다시 문화재단 인터뷰를 마지막 마무리 했습니다
우리 만나러 등산한다고 고생했는데..잠늠곡을 오늘 못간 것도 팔자려니 해야죠..
고생많으셨습니다~ 경주 저는 한참 남았네요~
하나씩 하다보면 금방 끝납니다..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상선암 마애불은 계속 출입금지인가요?
위에서 내려다 보니 상호가 참 좋습니다~
볼 사람은 다 보는 것 같기는 한데..일단 진입로는 막혀 있어요..
고맙습니다 ~~^^
힘든 등산길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드론님에게 (굽 ~ 신)
삼릉계 마애석가여래좌상,
비바람에도 굳건하게 잘 지내시는 군요.
한 덩치하는 부처님이시니.. ㅎ
***
가끔 '카메오'로 출연하시면 사진이 더 쟴 있을 듯 함돠.
잘 찾아보시면 카메오로 출연합니다..
남산이 항상 저는 마음에 남는 곳이네요~
덕분에 잘 보았습니다.
언제 가도 좋은 남산이죠..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