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 오케스트라가 토요버스걷기로 찾아간 곳은 천년사찰 마곡사, 지중해마을, 공세리성당 등 불교와 천주교의 성지, 그리고 이국적인 지중해마을이었습니다. 하루에 찾아가기에는 조금 벅찬 곳이지만 종교적 특색과 이국적인 곳 등 걷기와 문화공감을 즐기는 오케스트라가 찾아가기에는 적당한 곳이었습니다. 마곡사는 천년사찰의 무게와 더불어 백범 김구 선생의 고뇌가 서린 곳이었고, 인근 공세리성당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이기도 하지만 충청도의 대표적인 성지이기도 합니다. 경건한 마음으로 시작, 경건하게 마친 곳, 하루가 뿌듯하게 지나간 것 같습니다.
토요일 전날, 밤늦게까지 천둥 번개에 봄비가 요란했습니다. 사기청, 오보청이라도 일기예보를 믿었는데 역시 미세먼지없는 맑은 날, 모처럼 좋은 날씨를 많이 누렸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마곡사를 둘러싼 천연송림, 모처럼의 봄비에 찌든 때를 벗고 솔향을 그윽하게 풍겨줍니다. 어떻게 걸었는지 기억도 안날 정도로 솔향에 취해 걸은 길, 지중해마을과 공세리성당으로 짧은 코스를 걸었는데 그것이 아까울 정도로 모처럼 맑은 공기를 흠뻑 들이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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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 활인봉 정상에서... 44명 만차인원이 잠시나마 백범 김구 선생을 기억하며
마곡사는 오래된 사찰,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지만 속인들에게 그런 것 보다는 백범 김구 선생과의 인연이, '봄에는 마곡, 가을에는 갑사(춘마곡, 추갑사)'라고 할만큼 봄날 아름다운 마곡사가 더 다가옵니다. 2018년 6월 ‘산사, 한국의 산지선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선정된 마곡사, 이른 봄날이지만 가만히 있어도 좋은 곳을 찾아갑니다. 걷고 나서 생각해보니 마곡사와 태화산, 그리고 가장 한국적인 소나무군락지인 천연송림길이 유네스코 선정에 한몫 하지 않았나 합니다. 마곡사를 웬만큼 걸어도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 곳, 점심이 되어 근처 맛집이 태화식당에서 점심을 합니다.
점심 이후 아산시 탕정면에 위치한 지중해마을을 찾아갑니다. 탕정(湯井)은 뜨거운 우물, 근처 온양온천의 핵심지역으로 조선조의 세조는 이곳에 어실(御室)을 만들어 피부병 치료에 활용했는데, 그 효험이 신비할 정도로 컸으므로 ‘신정(神井)’이란 이름을 내세우기도 한 곳이죠. 세조는 계유정난을 일으켜 어린 단종을 죽이고 왕위에 오르자 생육신 중 한명인 김시습을 찾아 마곡사에 왔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가마를 내려놓고 소를 타고 한양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아마 돌아가는 길에 탕정에 들리지 않았나 합니다. 말년에 피부병으로 고생한 세조는 온천을 자주 찾았는데 “이 모든 것이 업보”라며 말년에는 후회속에 돌아갔습니다. 원래는 온양시 탕정인데 아산시로 바뀌었고, 이제 온천보다는 첨단 디지털로 무장한 곳, 어쩌면 전통과 예스러움보다 이국적인 것을 선호하는 지역특성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더 아쉬운 것은 지중해마을이라 하면서 지중해 스타일, 그 고유문화가 없다는 것, 그래도 한국땅에서 잠시나마, 조금이라도 이국적인 취향을 엿볼 수 있다는 것에 위로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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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 대광보전 앞에서
지중해마을을 나와 아산만에 가까운 공세리성당(貢稅里聖堂)은 충남의 대표적인 성지로 내포일대의 포교의 중심지역입니다. 순교의 피가 많은 곳, 그래서 더 역설적으로 아름다운 성당이 됐는지 모릅니다. 공세리, 발음은 이쁜데 원래 공세리란 명칭은 조선시대 충청도 서남부의 조세를 보관하던 공세창(貢稅倉)이 있었던 데서 유래합니다. 1895년 6월 드비즈(Devise, 成一論) 신부가 공세리로 부임하면서 본당이 설립, 초대 주임으로 부임한 드비즈 신부는 이미 매입한 10칸 정도의 기와집을 개조하여 성당으로 꾸몄고, 1897년 6월에는 다시 3대 주임으로 부임하여 공세창이 있던 일대를 매입한 다음, 1899년 그 자리에 성당과 사제관을 건립하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재미난 사실은 드비즈 신부님이 신자이던 요한 이명래에게 ‘고약’ 만드는 비법을 전수,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 민간에서 오래 사용된 ‘이명래 고약’의 발원지가 공세리성당이라는 것이죠.
공세리성당을 나와서는 드넓은 아산만방조제에서 낙조를 보고 싶었습니다. 맑은 날씨였지만 오후들어 쌀쌀해진 날씨, 마곡사부터 지중해마을을 거쳐 공세리성당까지 왔어도 해는 아직 떨어질 줄 모르고 말갛게 하늘에 떠 있더군요. 아쉽지만 아산만방조제를 지나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모처럼 맑은 날씨, 미세먼지도 없었던 날, 하루를 꽉 채우고 경건함과 충만함을 가득 느낀 날, 함께 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낙화는 유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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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산 마곡사 일주문. 위엄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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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는 유네스코 세계유산도시라고 할 만큼 작지만 역사문화유적 풍부한 곳, 4월 6일에는 공산성, 무녕왕릉, 황새바위성지를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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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 올라가는 길. '봄 마곡, 추 갑사'인데 이른 봄에도 걷기 좋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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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스테이도 하고 싶은 곳. 기운이 아주 좋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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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 솔바람길 코스를 무시하고 백련사, 마애불 방향으로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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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 불모비림 설명문인데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선정된 곳 치고는 너무 심하네요. 마곡사 재정이 풍부한 곳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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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는 백범 김구 선생과 인연이 깊은 것을 유난히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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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김구 선생 머무시던 곳으로... 표기에 일관성이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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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의 수행공간 백련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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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마애불. 무슨 소원을 비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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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 솔바람길 지도입니다. 이 지도로는 솔바람길 입구도 못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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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도를 보면 황당한데 2코스와 3코스가 차이가 500m 밖에 안납니다. 마곡사 솔바람길 후기를 보면 지도가 엉망이라 길을 못찾았다는 원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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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암에서 활인봉 올라가는 길 후미진 곳에 있는 지도가 유일하게 백련암에서 활인봉 가는 길을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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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전날, 천둥 번개에 봄비까지 내려 미세먼지 등 찌든 때가 사라진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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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바람길이라 그런지 솔향 그윽한 곳을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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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423m인 활인봉 정상, 가볍게(?) 올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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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봉 가는 길 중간에 생골로 해서 마곡사로 내려갑니다. 산책하듯이 천천히 부담없이 걷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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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문에 이어 천왕문을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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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의 연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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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아닌 연등을 달아 봄기운이 물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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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도 드문 라마교(티벳불교)식 오층석탑과 대광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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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전 방향, 고풍스러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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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광보전은 단원 김홍도의 스승인 표암 강세황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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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광보전 주련에 붙은 문귀. 백범 김구 선생이 해방 이후 환국해서 마곡사를 찾아 '유여몽중사-모두가 마치 꿈속의 일과 같네'라는 문구를 보고 한참동안 회고에 잠겼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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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형식의 대웅보전. 대웅보전 편액은 산라의 명필 김생의 글씨라고 하는데 임진왜란시 전소되고 후에 중수한 것, 원래는 이곳이 경전을 모아놓은 대장전(大藏殿)임을 생각하면 김생의 글씨와 상관없는 곳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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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보전 주련 글귀도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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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 입구 맛집인 태화식당에서의 표고버섯전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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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한 밑반찬. 사찰이나 강원도 정선 등에 가족단위나 단체로 가서 산채정식으로 먹으면 손해. 버섯전골 등을 시키면 산채정식은 기본으로 나오니 전골로 시키는 것이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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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를 나와 탕정면 지중해마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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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만 지중해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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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지중해스타일인가요? 콘텐츠가 문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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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중해스타일 흰색 바탕의 음식점들만 많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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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넓은 규모의 공세리성당, 조선시대 아산 당진 일대 공세를 모은 곳이라 아람드리 수목이 많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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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의 피가 많을수록 더 아름다운 곳... 공세리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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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리성당 안내문. 이명래 고약의 발상지라는 것이 흥미로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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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주님의 재능기부, 신입단원들에게 명찰을 제작해 주시고 비용은 카페기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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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찰을 챙기는 그대가 진정한 오케스트라인~~ 깜콩님 안젤라님 제이엠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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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님 우정님 수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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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열정단원과 운영자 니키타님 기념촬영. 건축왕님 로데오님 니키타님 꽃편지님 하늘호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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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의 여인 같이... 소월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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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 잔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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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주민이라 더 반가웠다는 심플님과 하늘호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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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인봉에서... 수내님 오늘님 우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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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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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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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월님 안젤라님 깜콩님 네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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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인봉 정상에서 백범 김구 선생의 '답설야중거'를 낭송하시고 뜻을 설명해주신 청풍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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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님 여고동창생 멤버들... 수학여행온 컨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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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유님 이슬님 뒤로 오리님 또또님 곰이네님. 원래는 홍제파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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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바람길의 소월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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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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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님과 일랑일랑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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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님 이슬님 물망초님 오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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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프님과 버지니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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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월님과 청풍님이 들고 있는 것은... 오케스트라 연등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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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세에서 극락으로 넘어가시는 분들~~ 다리 이름이 극락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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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보전 올라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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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진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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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명당 마곡사의 기운을 듬뿍 받으신 분들...
* 지중해마을, 공세리성당은 다음편에서~~
첫댓글 자세한 설명 잘 써주셔서 다녀온길을
다시 한번 기억하게 해주네요.
너무 수고 많으셨고 감사 합니다.
고색창연, 깊고깊은 세월의 색으로 변한
대광보전은 감탄사가 절로~정말 아름답더군요.
가을 어느 고요한 날, 다시 찾아봐아겠어요.
솔향기 가득한 명상의 길,
마곡사, 공세리성당...
마음의 위안을 주는 곳 찾아
평안한 하루 만들어 주신 낙화님...
정말 수고많으셨습니다.
낙화님 수고 많으셨어요 덕분에 잘즐기다 왔어요 ~~^^
매번 이렇듯 멋진 후기로 여행을 마무리해 주시니 저의 눈과 머리와 마음도 커지는듯 합니다.
먹거리까지 일일이 신경써 주시고..
마지막 누룽지까지~^^
최고입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낙화님의.... 세세한 설명에 다시 한번 마곡사와 백범 김구선생님의 인연... 마곡사 탑, 대광보전의 글씨...
잊을 수 없는 솔향기의 태화산을 생각합니다.
제천에 이어 넘 좋은 여행 다녀와서 행복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낙화님 여행 두번째 참석했는데 어쩜 회원님들을 가족같이 챙기시고 하나라도 흐트러짐
없는 리더심과 사랑과 배려에 감탄스러웠습니다.
그냥 둘러보는 여행이 아니고 공부도하고 생각을 해보는 낙화님의 여행 정말로 뜻깊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