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6월 1일
네팔 디펜드라 왕세자, 국왕 일가족 등 9명 살해
네팔의 디펜드라 왕세자.
2001년 6월 1일 네팔의 나라얀히티 왕궁에서 디펜드라 왕세자가 부모인 비렌드라 국왕과 아이슈와리야 왕비를 비롯, 왕자·공주 등 국왕 일가 9명을 총으로 살해하는 참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그동안 사귀어 오던 애인과의 결혼을 자신의 어머니가 반대하자 순간을 참지 못한 디펜드라 왕세자가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하자 네팔 국가평의회는 긴급회의를 소집, 국왕의 섭정이었던 갸넨드라 공을 새 국왕에 추대한다고 선포했으나, 사고경위를 믿지 않는 국민들은 “정확한 사건 진상을 밝히라”며 연일 시위를 벌였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디펜드라 왕세자는 밤 9시쯤 나라얀히티궁 왕족 가족실에서 빠져나갔다가 군복으로 갈아입고 M-16 소총과 우지(Uzi) 기관단총을 들고 나타났다. 이때만 해도 참석자들은 새로운 게임을 하는 줄 알았다고 한다. 디펜드라는 먼저 아버지 비렌드라 국왕을 총으로 쏴 죽이고, 응접실에 있던 왕족들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디펜드라는 자동 총기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총구가 위아래로 향하며 천장과 바닥 양탄자에도 총탄이 박혔다.
이어 정원으로 나간 디펜드라는 뒤따라온 어머니와 남동생을 죽였고, 다시 방으로 들어와 총질을 한 뒤 머리를 쏴 자살했다는 것이다. 목격자의 친척은 디펜드라가 살려달라는 숙모와 여자 사촌에게도 총을 쐈고, 15분여 총을 난사하는 동안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으며 표정에도 전혀 변화가 없었다고 전했다. 당시 모임에는 왕족 30여명이 참석해 있었는데, 왕세자의 총에 9명이 죽고 20여명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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