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카카오맵 지도에는 노란 별들이 가득하다..아직 미답처인 곳도 있고 다시 가야할 곳이 더 많이 표시되어 있다. 머리가 복잡해도, 시간의 여유가 생겨도 그 지도를 보고 답사를 떠날 생각을 하면 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답사를 하고 그 별들을 하나씩 지워 나가는 것이 참 좋다. 오늘도 몇 군데를 지웠다. 별이 사라지고 또 생기는 것이 답사객의 숙명이겠지만 일단 지울 수 있어 좋다.
어제 밤새 비가 내렸다. 오늘 등산을 해야 하는 곳이 있어서 길바닥 상태부터 살폈다. 가야할지 말아야할지 애매하게 젖었다. 이럴 땐 직전 답사지에서 마음이 가는대로 하면 된다. 대충 씻고 첫답사지로 향한다.
남원 용담사 칠층석탑
8시 40분쯤 도착했다. 이른 시간인데도 절집에 차가 많다. 공양간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오늘이 절집 김장날이다. 노스님께 드론촬영 허락을 받고 촬영을 하는데 스님이 석불의 문화재 지정에 얽힌 비사를 이야기해 주신다. 석탑을 보수할 때 오층탑신석을 원부재를 빼고 시멘트로 보수했다고 한다. 석탑이 보물로 지정되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며 아쉬움 가득한 표정을 지으신다. 날씨도 흐리고 바람도 차가운데 스님의 말씀은 계속 이어진다. 커피한잔 하고 가라는 말씀을 갈곳이 많아 정중히 거절했다. 지난 번에 왔을 때는 비구니스님이 계셨는데 아마 노스님의 제자라고 혼자 맘대로 생각한다.
달넘새님의 표현대로 하면 아주 세장한 탑이다. 드론으로 봐도 특별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그냥 묵묵히 숙제하는 기분으로 살폈다.
남원 제바위 마애여래좌상
드론촬영을 위해 다시 찾았다. 몇년 전, 세종아빠님, 또르님과 함께 왔었다. 그 때는 산의 능선까지 가는 길을 못찾아서 고생을 했다. 축사에 있던 주민에게 잠시 주차한다고 허락받고 길을 물으니 친절하게 알려 준다. 30분이상을 올라가야 했던 기억이 남았는데 오늘은 바로 길을 찾으니 등산 10여분만에 도착했다. 누가 관리를 하는지 주변이 깨끗하다.
주변에 나무가지가 많아 드론을 띄우기 만만치 않다. 겨우 겨우 몇 장을 찍었다. 바위위에도 전각을 세운 구멍이 있다. 드론으로 본 얼굴이 생각보다 좋다.
남원 만복사지 문화재 다수
열심히 다니다 보니 미답처보다는 이미 다녀온 곳이 더 많아 졌다. 비지정이라 기억해야 할 곳도 있지만 예쁜 것을 좋아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인지라 남원에 올 때면 일삼아 들른다. 오늘은 구름이 가득한 날이라 조금 어둡지만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드론 사진을 몇 컷 찍었다.
남원 장국리 마애여래입상
위성지도에 주소를 찍어 놓고 근처로 향했는데 저수지가 보이지 않는다. 시나브로님의 블로그에서 주소까지 확인하고 나섰는데 헤매였다. 저수지라는 단어에서 큰 뚝방이 마을에서 보일 것이라는 내 편견이 부른 일이다. 일단 주소지를 향해 산으로 접어들었다. 5분도 되지 않아 작은 저수지를 만났다. 작은 뚝도 있는데 사람들이 다닌지 오래전인지 억새밭이 되어 있다. 부처님이 새겨진 바위주변을 대충 정리하고 몇 컷 찍었다. 기계로 깎아낸 흔적이 보인다. 발도 있고 대좌도 있다. 그냥 두었으면..가만히 그대로 두었으면..
순창 순화리 삼층석탑
드론을 찍을 수 있는 기회가 두번이나 있었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찍지 않는다..오늘에야 인연이 닿았다. 순창여중에 있는 탑이라 휴일이 아니면 촬영할 수가 없다. 상륜의 일부가 남아 있어 드론을 날려야 했던 탑이다. 건물을 피해 몇 컷 찍었다.
곡성 가곡리 오층석탑
태안사에서 4시에 드론촬영을 허락받았는데 시간이 남는다. 곡성에 있는 답사지 두어군데를 들렀다 가면 얼추 시간이 맞을 것 같아 들렀다. 사진이 다 그렇겠지만 태양의 위치에 따라 찍는 방향이 다르다. 이미 드론을 찍었지만 다른 각도에서도 보고 싶어 몇 컷 찍었다. 가을이라서 어디서 찍어도 좋다.
곡성 도림사 목조아미타삼존, 동종, 후불탱
지난 번에 왔을 때 저녁에 도착해서 사진의 촛점이 맞지 않아 엉망이다. 오늘은 부처님 뒤의 탱화가 눈에 띈다. 전에는 복사본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진품처럼 보인다. 색감이 좋다. 삼존불은 본존불과 협시보살의 코가 뭉툭하다. 보광전 한구석에 동종이 있는데 좀 뚱뚱하다. 명문이 있는데 사십몇년이 보인다..위에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데 희자 같기도 하다. 강희면 거의 3백년 전인데 비지정문화재이다.
주차장 근처에 부도가 몇 기 있다.
곡성 태안사 삼층석탑
지난 여름에 드론을 들고 찾았는데 촬영허락을 받지 못했다. 며칠 전에 종무소에 연락해서 허락을 받았다. 차를 몰고 비포장으로 진입한지 얼마되지 않아 공사중이라고 차량을 통제한다. 500m를 걸어서 절집에 도착하니 종무소 문이 닫혀 있고 아래에 있는 찻집에도 사무장님이 안계신다. 사전 허락을 받았으니 편하게 찍었다. 오늘은 탑만 봤다.
구례 논곡리 삼층석탑
시간이 남으면 하동 칠불사에 있는 부도를 볼까했는데 시간이 모자라 이곳으로 향했다. 가을의 느낌은 어떨까 하고 몇 컷 찍었다. 가을이라서사진이 잘 나온다. 이번 답사는 여기까지다. 1박 2일이라서 아쉽다.
첫댓글 노마드님 덕분에 좋은글과 사진 잘 보고 갑니다.
언제나 열심이신 모습이 부럽습니다.
늘 읽어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주 맑고 고운 가을날이네요.
제바위는 그때도 편안히 찾았습니다. 견두산과 혼동하셨을까요?
수능이 오니 곧 뵙겠습니다~
그랬던가요? 이번에는 능선까지 아무런 어려움없이 올랐는데..ㅎ
동종 명문에 雲興寺가 보입니다.
공간이 좁아서 제대로 찍지를 못했습니다. 연호는 어떻게 되는지요?
@노마드 “'강희 45년 내성 4월일 운흥사 종'이라 양각되어 있어, 그 연대는 1706년으로 원래 나주군 차도리에 있는 운흥사에서 주조된 것임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https://emuseum.go.kr/m/detail?relicId=PS0100100500500043300000
@또르 근데 왜 지정을 하지 않았을까요?
@노마드 운흥사에 뺏길까봐 숨기는 걸까요?
@또르 그럴 수도 있겠네요..
부지런하게 다니시는군요
덕분에 잘보고갑니다
아직 가야할 곳이 많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귀한....
소중한...
그렇죠? 옛님은 다 귀하고 소중하죠..ㅎ
가곡리탑은 증평사는 어떤 여인같네요ㅋ
늘 다녀온 곳을 아낌없이 보여주셔서 편하게 봅니다
즐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역시 요새 드론으로 보여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탑을 다른 시각에서 보는 느낌이 드네요~
가을이라서 주변 풍경과 잘 어울립니다.
멋진 항공사진으로 호기심이 많이 해소되는 자료사진 잘 봅니다.
고맙습니다. 노마드선생님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로운 시각의 신세계를 봅니다~
애써 찍으신 사진 공유로인해 또 다른 시각으로 볼수있게 사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곁들여 답사 다녀온것을 재차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양한 시선으로 살필 수 있어 좋습니다.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중을 나는 이 느낌, 고맙습니다.
'제바위 마애불' 보고 싶네요.
지금 가면 길 찾기가 쉬워서 10분 올라가면 됩니다..
넵, 기회 만들어서 함...
감사합니다
덕분에 즐감합니다
남원 둑적골 마애불입상은 -- '남원 장국리 마애불입상'입니다. 둑적골 석불입상의 명칭은 '남원 유암리 석조여래입상' 이구요 ~ 참고해 주세요~ ㅎㅎ
수정했습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