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 석유 매장 분석 발표 회사, '1인 기업'으로 드러나
- 연 매출 작년 530만 달러로 급등...동해 석유 수주 프로젝트 영향인 듯
- 주 업종 '직업훈련과 관련 서비스'인데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평가 전문기업'?
조하준 기자 승인 2024.06.05 10:00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석유 매장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문제의 Act-Geo 본사. 그냥 가정집 같아 보인다.(사진 출처 : 클리앙)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브리핑에서 경상북도 포항시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 매장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하며 시추를 즉각 승인했다고 말한 뒤로 온 나라가 떠들썩해졌다. 정부의 발표는 미국 Act-Geo란 회사의 분석을 근거로 이루어졌다는데 뉴스버스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사실상 1인 기업이라고 한다. Act-Geo의 분석 결과가 신빙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4일 뉴스버스는 〈'尹 '석유 발표' 근거 세계 심해탐사회사는 '1인 기업'〉이란 제목의 단독 보도 기사를 냈다. 이 기사를 쓴 사람은 작년 부산엑스포 유치전 당시 외신 보도를 꼼꼼하게 분석해 부산이 큰 격차로 리야드에 밀릴 것이라고 예측했던 미국 애틀란타 주재 이상연 기자다.
미 인구조사국 NAICS(미국산업분류시스템) 공식 자료.(출처 : 뉴스버스)
뉴스버스는 미국 인구조사국에 등록된 기업 정보를 확인한 결과 문제의 Act-Geo는 직원 숫자는 1명 뿐이었고 연방 정부에 보고된 연 평균 매출은 2만 7,701달러인 '1인 기업'이라고 전했다. 본사 주소지는 전 날 본지에서도 보도한 대로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에 소재한 어느 가정집이었고 그나마도 월세 7,000여 달러 임대를 내놓은 상태였다.
그 직원 1명은 이 회사를 창업한 브라질 출신의 지질학자 빅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박사이고 회사 주소지로 등록된 곳은 아브레우 박사의 집으로 돼 있었다. 회사라고 했음에도 사무실 같지 않고 가정집 같은 분위기가 났던 것도 다 이 때문이었다.
그런데 뉴스버스는 이 Act-Geo에 대해 이상한 점을 발견했는데 미국 기업정보사이트(zoominfo)를 확인한 결과 연 평균매출이 2만 7,700달러 정도에 불과했던 회사가 작년에 530만 달러를 기록해 약 250배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가정집에 차린 1인 기업이 어떻게 매출을 250배나 뻥튀기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미국 기업정보사이트(zoominfo)에 나와있는 액트지오 관련 정보. 25명 미만의 소기업으로 분류되고 있다.(출처 : 뉴스버스)
이상연 기자는 Act-Geo 회사 홈페이지나 페이스북 링크드인 등에 다른 사업을 진행한 흔적이 나오지 않는 점으로 볼 때 작년 매출은 한국 동해 석유 프로젝트 수주가 결정적이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로 볼 때 윤석열 대통령이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평가 전문기업"이라고 띄운 Act-Geo의 분석과 신뢰도에 의문이 갈 수밖에 없다.
본지에서도 전 날 Act-Geo 본사가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에 위치한 어느 가정집이란 점을 보도하며 ‘페이퍼 컴퍼니’일 가능성을 밝힌 바 있다. 뉴스버스의 보도에 따르면 Act-Geo의 미국 공식 법인명은 ‘아브레우 컨설팅 앤 트레이닝’으로 지난 2017년 설립됐다. 이 회사는 텍사스 주정부와 세무국에 자신들의 업종에 대해 ‘직업훈련과 관련 서비스’라고 신고했고 ‘지리 컨설팅’은 부업종이라 밝혔다.
즉,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브리핑에서 Act-Geo를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평가 전문기업’이라 띄웠지만 실상 이 회사는 실체가 있는지도 불분명한 페이퍼 컴퍼니로 의심될 뿐 아니라 주업종 또한 직업 훈련 서비스 제공 회사로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평가 전문기업’이라 하기엔 뭔가 이상하다.
Act-Geo는 지난 5월 31일 영국 출신의 지질학자 르네 종크(Rene Jonk) 박사를 새로운 디렉터로 영입했다고 밝혔으며, 종크 박사는 링크드인(linkedin)을 통해 "영국에서 업무를 보게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회사의 링크드인에 소개된 관계자들은 정규 직원이 아닌 외부 계약직으로 종크 박사를 제외한 나머지 4명 가운데 2명은 박사학위 소지자, 2명은 석사학위 소지자다.
이 가운데 물리탐사 전문가로 자신을 소개한 브랜드 하퍼 박사는 "한국과 카자흐스탄, 미얀마, 브라질, 우루과이, 파키스탄에서 실시된 탐사 프로젝트를 보조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 소개된 전화번호는 통신사에 등록된 번호가 아니라, 구글(google)에서 제공하는 가상 인터넷 전화 서비스(VoIP)였다. 이후 뉴스버스 측에서 아브레우 박사에게 Act-Geo가 매장량 추정 프로젝트를 수주한 경험이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한 질문을 이메일로 보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보다 앞서 산업부는 3일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되었을 가능성을 발표하며 이를 분석한 Act-Geo가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이고 아브레우 박사가 전 미국 퇴적학회장 및 전 엑슨모빌 지질그룹장으로 세계 심해지역 탐사 권위자라고 설명했다.
또 아브레우 박사는 미국 라이스대에서 지질학·지구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브라질 국영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브라스와 미국의 메이저 석유 회사인 엑슨 모빌에서 25년 가까이 일한 전문가로 소개됐다. 문제의 아브레우 박사는 5일 한국을 방문, 정부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볼 때 과연 Act-Geo의 분석이 신뢰할만한 것인지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회사 자체도 아브레우 박사 1인 기업인데다 본사 주소도 가정집이고 전화번호도 가상 인터넷 전화 서비스 번호라는 점을 보면 그저 이름만 걸어놓은 회사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또한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다는 것도 ‘매장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 확실하게 그만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있는지 없는지는 아직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 ‘매장 가능성’을 크게 부풀려 마치 석유와 천연가스가 지금 당장이라도 나온 것처럼 보도했고 언론 역시 그에 대한 검증을 하지 않은 채 ‘산유국’ 꿈을 떠들었다.
이 때문에 윤석열 정부가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등으로 정치적 위기에 몰리자 급히 이슈를 전환하기 위해 성급하게 이 건을 터뜨렸고 Act-Geo 역시 크게 한탕 치려고 접근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https://www.goodmorningcc.com/news/articleView.html?idxno=310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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