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동안 눈팅만 하다가 이번에 자궁적출 수술까지 무사히 완료해서 처음으로 후기 적어봅니다.
예쁜미인에서 23년 1월에 완전 절제로 탑수술 진행하고, 자궁적출은 어제 진행했습니다.
우선 가슴은 제 몸집에 비해 유방 크기가 워낙 크면서도 한 쪽이 다른 한 쪽에 비해 많이 처져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여러 병원에서 상담 받은 결과, 전부 완전절제로 진행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고 어차피 완전절제로 진행할 거 가장 외적인 부분과 수술 후 관리에 신경을 쓰는 병원을 택하자는 생각이 들었기에 비용적 부담이 조금 있어도 예쁜미인을 선택했습니다.
전신마취를 하는 큰 수술이 처음이었던 데다가 FTM 관련 병원 후기나 정보는 찾기 어려운 편에 속하기에 처음에는 솔직히 걱정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상담 안내도 친절하게 해주신 점과 FTM 수술 병원 중에서도 좋은 후기가 많은 병원이라는 생각에 한 시름 내려놓고 1월에 수술을 받았고, 걱정이 무색할 만큼 좋은 결과를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제 유륜 크기가 많이 큰 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울퉁불퉁하거나 잘못 꿰매진 곳 없이 평평하게 축소가 되어있는 결과물을 보고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의학계열 종사자가 아닌 입장에서 보더라도 그 정도로 큰 크기의 유륜을 축소하려면 땡겨온 주변 피부가 울거나 울퉁불퉁해지기 십상이라 생각했는데, 수술 직후도 그렇고 8개월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봐도 정말 그런 거 하나 없이 매끈해서 감탄했습니다.)
이날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최소 1박은 입원했었는데, 새벽 내내 당직 간호사 선생님께서 잘 돌봐주시고, 원장 선생님께서도 드레싱이나 이런저런 면들을 꼼꼼히 살펴봐주셔서 많은 안심이 됐습니다.
탑수술 후 실밥도 뽑고 잘 회복하다가 정정 절차를 빨리 밟기 위해 8월 즈음에 자궁적출 관련 병원들을 또 알아봤고, 예쁜미인에서도 상담을 다시 한 번 받았었습니다. 아무래도 가격대가 높은 탑수술과는 달리 비용 측면에서 타 병원들에 비해 많이 비싼 편이 아닌 데다가, 산부인과 선생님이 협진을 하신다는 점이 큰 메리트로 다가왔습니다. 자궁 적출 수술이기에 산부인과 전문의가 수술한다는 사실이 안심 됐을 뿐만 아니라, FTM 커뮤니티에서 자궁 적출 수술을 산부인과 전문의에게서 받지 않으면 법원에서 보정 권고를 내린다는 글을 몇 번 본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담 받은 곳 중 산부인과 전문의가 수술하는 병원 두 곳으로 추렸고, 그중에서도 탑수술을 무사히 받은 기억이 있는 예쁜미인으로 최종 결정하게 됐습니다.
어제 막 수술을 받아서 아직 입원실에서 회복 중인데, 이번에도 수술 전에 원장선생님과 산부인과 선생님, 그리고 간호사 분들께서 친절하게 잘 살펴주셔서 안심되는 마음으로 마취에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눈 뜨고 보니 입원실 침대에 누워있었고 다행히 이번에도 수술이 잘 됐다고 하셨습니다. 원래 자궁적출 수술은 첫째 날 밤이 가장 아프다는 말이 있어서 염려를 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밤에 잠을 살짝 설칠 정도로 사르르 아팠었는데 다행히 진통제 두 번 먹으니 통증이 많이 줄어들어서 오늘 아침부터는 하나도 안 아팠습니다. 통증은 정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심한 생리통 하는 기분입니다. 진통제 먹으면 심한 생리통에 게보린이나 타이레놀 먹은 것처럼 사르르 아파오는 기분...ㅋㅋㅋㅋ 그래도 이번만 버티면 앞으로 평생 생리통 할 일은 없을 테니 마지막 생리통이라 생각하고 잘 참아낼 수 있었습니다.
어제는 수술 직후여서 그런지 계속 잠만 자고 그랬는데 오늘은 통증도 아예 없고 회복도 빠르게 되는 기분이라 이렇게 입원실에서 후기까지 적고 있습니다. 가슴과 자궁 두 수술 결과도 매우 좋은 것만 해도 너무 감사한 일인데, 데스크 선생님 두 분부터 모든 간호사 분들과 원장님까지 정말 친절하게 도움 주실 수 있는 부분 최대한 도와주시려 하는 모습이 보여서 많은 위안이 됐습니다.
사실 탑수술 받았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예쁜미인에 자주 FTM 분들이 드나드시고, 수술을 다 마치신 것 같은 분들도 꽤 오랫동안 연락을 취하시는 모습이 이해가 안 갔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수술까지 받고 나니 모든 환자분들한테 친절하시고 비용 이상의 측면으로 케어해주시는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단순히 돈만 내고 수술 받은 것이 아니라, 큰 수술임에도 좋은 기억으로 남길 수 있었어서 두 수술 모두 예쁜미인을 선택한 점에 후회가 없고 매우 만족합니다. 제가 개인 사정 상 사진을 첨부하지는 못하지만 나중에 정정까지 다 마치고, 특히 탑수술 흉터가 많이 옅어지면 기회가 될 때 한 번 사진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추가적으로 수술 받으실 분들께 팁을 드리자면,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술담배를 일절 안 했을 때 수술 후 회복이 월등히 빠르니 꼭 술담배를 하지 않으시길 권합니다. 두 수술을 모두 마치고 보니 가져올 물건이나 이런 것보다 술담배 안 하고 건강을 챙기는 것이 제일 큰 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빨대나 물컵 같은 건 웬만하면 병원에서 제공해줘서 핸드폰 충전기 말고는 딱히 가져올 물건도 없긴 합니다.)
제 게시글 말투가 조금 딱딱해서 나이 든 사람처럼 보일 것 같은데 ㅋㅋ 20대 초반인 나이와 술담배를 안 한다는 점, 그리고 평소 운동을 좋아해서 주 4회 운동하고 액상과당이나 기름진 음식을 안 먹었던 점 등등 평소 컨디션 관리에 신경을 쓴 덕분에 수술하고도 훨씬 기력도 빨리 회복하고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힘든 점이라고 하면 빨리 웨이트를 하고 싶은데 수술 후 2달 정도는 쉬어야만 한다는 점이 제일 힘든 점이겠습니다...
아무튼 두 수술 모두 잘 마치게 돼서 너무 감사하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엄청난 실력으로 좋은 결과물 보여주신 원장선생님, 매번 상담할 때마다 알려주실 부분 최대한 꼼꼼하게 알려주신 데스크 선생님들, 그리고 수술 중이나 수술 후에도 자주 드나드시며 상태 꼼꼼하게 체크해주신 모든 간호사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병원에서 기분 좋은 기억 갖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도 이렇게 기꺼이 긴 후기를 적을 의향이 생길 정도로 매우 만족스러운 두 수술이었습니다. 혹시 수술 고려 중이신 분들은 꼭 한 번 선택지에 넣어서 계획해보시길 적극적으로 권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dddt 님 수술 받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제는 잘 회복하시어 건강한몸으로 행복한 날들만 펼쳐지길 기도하겠습니다. 다른분들께도 도움되실수 있게 긴 글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