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으로 해부해보는 男子 女子
수학적으로 볼 때 플러스 곱하기 플러스는 분명 플러스다. 그러나 이 공식이 모든 것에 적용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생물학적으로는 이 공식이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플러스와 플러스가 합쳐질 때 마이너스일 때도 있다는 말이다.
15년 전의 일로 기억된다. 국내 모 신문사가 주최한 국제 학술 행사에 레이건 미국 전 대통령의 아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헐리우드의 스타 케이트 허드슨은 유명한 미국 여배우 골디 혼의 딸이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미모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플러스 곱하기 플러스는 플러스” 공식, 생물학적으로 통하지 않아
할리우드의 최고의 미남과 미녀 사이에서 태어난 레이건 2세가 서울을 방문한 것은 뇌 과학과 관련해서다. 당시 행사에 주된 테마 가운데 하나가 뇌 과학에 대한 것이었다.
레이건 아들은 그의 아버지가 치매에 걸려 사망에 이르기까지 식구들이 겪는 고통이 어떤 지에 대해 직접 경험한 내용을 우리들에게 알려 주고, 그 경각심을 환기시키기 위해서다.
기자회견에서 만난 그는 아버지 레이건이 치매에 걸렸을 때 어머니 낸시 여사가 극진하게 간호했다는 말과 함께 집안 전체가 고생했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왜 그렇게 잘생기고 위대한 대통령이었던 아버지가 자식과 아내까지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몹쓸 병에 걸렸는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토로할 때는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도 목격했다.
그는 또 집안이 약간 풍족했기 때문에 좋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 아버지가 별 탈 없이 큰 고생을 하지 않고 죽음을 맞이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또한 미국이 잘산다고 하지만 사회보장은 유럽보다도 못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아들 레이건은 나중에 기회가 있어서 프랑스를 방문했는데, 프랑스에서는 치매에 걸린 경우 정부가 의료 혜택을 제공하는데 반해, 미국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유럽의 복지 정책이 미국보다 훨씬 낫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아들 레이건에게는 좀 미안한 이야기다. 기자회견장에서 본 아들 레이건은 그렇게 미남으로 생긴 얼굴이 아니었다. 못생기지는 않았다.
그러나 할리우드의 최고 꽃미남 미남 레이건 대통형과 그의 부인 낸시를 떠올리면 생각보다 미남은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남자는 미모의 여성을 찾지만, 여자는 다양한 선택을 해
우리나라의 대표적 미남 배우 장동건이나 배용준과 결혼하면 그들과 꼭 닮은 꽃미남 아들을 낳을 수 있으리라 상상하는 여성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답은 결코 그들의 기대를 만족시켜주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다. 다음 연구에 주목해 보자.
영국 세인트 앤드류 대학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콘웰(Elizabeth Cornwell)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남자 100명과 여자 100명의 본인 사진과 부모 사진을 통해 얼굴에 나타나는 특징을 매력, 남성 다움(남성성), 여성 다움(여성성) 등 세 가지 기준으로 점수를 매겼다.
유전자는 진화의 핵심이다. 진화는 꼭 덩치가 크고 화려한 것만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자연선택에 따른 유리한 적응이 결정한다.
부모의 얼굴은 자녀에게도 유전된다는 전제 하에 실험을 시작한 연구팀은 딸의 얼굴에서는 원하는 결과를 바로 얻을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유전된다는 것이다.
유명한 미국 여배우 골디 혼의 딸 꽃미녀 케이트 허드슨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딸이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미모는 바로 나타났다.
미국 여배우 골디 혼의 딸 케이트 허드슨의 경우
그러나 문제는 아들이었다. 부모 꽃미남과 꽃미녀가 결합한 경우 아들은 꽃미남이 아닌 경우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고민에 빠진 연구팀이 이 문제에 골똘히 매달린 결과 내린 결론은 "부모의 미모는 딸에게는 유전되지만 아들한테는 유전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왜 그럴까? 답은 간단하다. "딸은 예뻐야 하지만 아들은 안 예뻐도 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것은 인간 진화의 논리다. 그래서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연구팀은 "부모의 미모가 아들에게 바로 전달되지 않는 것은 미모가 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미녀가 힘이 센 못생긴 남자를 좋아한다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외모를 상대방 선택의 제1기준으로 삼는 남성과 달리 여성이 상대방 남성을 고르는 기준은 훨씬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에서 더욱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됐다. 잘생긴 미남-미녀 부부에서 미녀 딸이 나오지만 미녀 딸을 만들어내는 데는 엄마보다 아빠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엄마의 미모와 상관없이 아빠가 잘 생겨야 잘 생긴 딸을 낳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남- 미녀 부부의 경우 첫 아기로 딸을 낳을 가능성이 아들을 낳을 가능성보다 1.26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도 흥미롭다.
이는 세계의 화제를 모은 미남 배우 브래드 피트와 미녀 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첫 아기가 딸이었다는 데서도 입증됐다.
미모는 아들이 아닌 딸에게 물려줘야 딸이 뭇 남성으로부터 사랑을 받아 자손 번식에 유리하다는 진화론적 선택의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래서 그럴지도 모른다. 잘생긴 여자가 경쟁력이 있고 자손 번식에도 유리하다는 자연선택 때문일지도 모른다. 요즘 길거리를 걸어보면 못생긴 여자가 거의 없다.
잘생긴 여자는 뽐내려고 거리에 많이 나오고 못 생긴 여자는 소위 ‘루저(loser)’라고 생각해서 집안에만 틀어박혀서 그렇다고? 아니다. 보편적으로 여자들의 모습은 아름답도록 진화하고 있다는 연구는 많다.
꼭 그렇지는 않지만 필자는 여성들이 다 예쁘게 진화할 것이라는 데에 손을 들어주는 편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그런데 다 예쁘면 어떻게 될까? 예쁘다는 것은 상대적인데 말이다. 자연선택이라는 무형의 조물주도 이 점을 분명히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첫댓글 다 예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고를 필요가 없으니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