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수료생 박경태입니다.
다큐포럼2020에서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1998년 운파상을 수상한 <본명선언>에 대해 수상 취소 요구 서명을 안내드립니다.
- 부산국제영화제는 2020년 페이스북 입장문에서 표절을 인정하는 듯 애매한 태도를 보이지만 상의 법적 시효가 10년이라며 수상취소는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큐포럼의 질문이 "상에 시효가 있다면, 부산국제영화제가 수여하는 상은 10년 뒤에는 가치가 사라지는가?" 입니다. 이렇게 시효가 정해진 상을 본 적이 있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 이런 경우 영화제가 민주적 공론장이 살아있다면, 객관적 검증을 위한 표절심의위원회 같은 것을 두고 판단을 한 뒤 결정하면 될 일을 이상한 궤변을
늘어놓으며 스스로 영화제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있는 셈입니다. 영화제는 비교 상영과 재심을 할 수 있어야 그 자율성과 공공성을 지켜나갈 수 있을 겁니다. 특히 부국제처럼 막대한 예산을 정부지원과 기업후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영화제는(점점 마케팅 축제로 변하고 있는 듯 하지만) 스스로 그 원칙에 엄격해야 할 것인데, 법적시효 등의 변명은 지원을 받을 때만 자율성을 외치고 책임을 지고 공론장에 답해야 하는 의무 앞에서는 법의 언어 뒤에 숨는, 바로 이중적인 잣대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 이 서명에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고 계시지만, 부국제가 과연 성의를 다해 응답할 지는 회의가 듭니다. 왜냐하면, 문제제기를 할 때 언제나 듣는 뒷 말들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이야기가 "다 끝난 일을 왜 자꾸 거론하는가"입니다. 이용관 이사장이 세 번에 걸처 양영희 감독에게 사과를 했고, 물론 사실과 다릅니다. 그리고 양영희 감독의 <수프와 이데올로기>로 서울독립영화제, DMZ 영화제(정상진 집행 위원장) 등에서 수상을 했고 아트나인(정상진 대표)에서 배급까지 했으면 충분히 위로가 되었으니 다 끝난 일이라는 겁니다. 계속되는 문제제기는 피곤하고 공동체를 파괴한다는 것입니다.
- 한나 아렌트가 말했듯 이러한 ‘진부한 서사’는 사람들을 망각의 구멍으로 빠트리는 회색지대 사람들의 전략에 불과합니다. 자칭 진보라 불리는 사람들에게서 국가폭력의 협력자, 혹은 노조를 와해시키는 자들의 수사법을 만나게 되니 당황스럽긴 하지만, ‘진영주의’가 서로의 허물을 감추는 관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뿐이라 새삼스럽지는 않습니다.
- 끝으로 이 문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공개적인 검증 과정을 거쳐 수상취소에 이르기 전까지 끝난 일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서명에 동참해 주시고 계십니다. 만약 부국제의 침묵이 이어진다면, 영화제는 민주적 공론장의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서두가 길었습니다. 아래 서명 링크를 남겨두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박경태 드림
2022년 부산국제영화제에 다시, 묻습니다. (~10/13 12:00)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dM1e4Xuk-rX6H0tKDexdZtiMpJQKYwfTZs9Y9UICVO16JMwA/viewfo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