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속, 장애 인권 보장을 위한 장애 이해 교육의 방향
우리는 최근 이슈가 되었던 드라마 ‘이성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장애인에 대해, 특히 드라마 속 장애 유형이었던 자폐성장애에 대해 다른 때보다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또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한 배우 ‘정은혜 캐리커처 작가’의 그림 실력으로 인해 다운증후군으로 인한 지적장애에 대한 편견을 조금이나마 줄여준 시간도 있었다. 이처럼 뜨거운 이슈가 되는 드라마나 뉴스, 각종 미디어 속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장애인들의 사례는 또 하나의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가장 좋은 교육 자료가 될 수가 있다. 이렇게 사람들의 관심이 있을 때, 관심의 힘을 빌려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들의 장애 인권과 장애 이해와 관련된 교육을 한다면 탄력을 받아 좀 더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와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렇게 좋은 기회가 주어졌을 때 학생들에게 수업 속에서 장애 인권과 장애 이해를 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 방향에 대해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장애 인권과 장애 이해에 대한 명확한 의미 이해의 필요성
특수교육대상학생이 소속되어 있는 일반학교에서는 장애 인권 교육과 장애 이해 교육이 각각의 프로그램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두 프로그램에 대한 기본적인 의미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장애 인권 교육과 장애 이해 교육의 내용이 혼재되어 목적에 맞는 교육이 되지 못할 때가 많다. 또한 담당자도 혼동하여 장애 인권 교육을 해야 하는 상황에 장애 이해 교육을 하여 학교에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경우가 종종 있어 그것을 지켜볼 때마다 난감함을 느낀다. 그러므로 장애 인권과 장애 이해에 대한 의미를 명확히 해 둘 필요가 있다.
먼저 장애 인권에는 3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보편적인 권리로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권리’ 혹은 ‘인간이면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포함한다. 둘째, 학생으로서 보장받아야 할 권리를 의미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을 권리와 건강하게 보호받을 권리 등 학생으로서 누릴 권리를 의미한다. 셋째, 장애가 있는 학생으로서 특별하게 지원받아야 하는 권리가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3가지 의미를 포함하는 장애 인권에 대해 다시 정리하자면, 특수교육대상학생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도록,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의도적으로 제외하지 않는 것,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빠짐없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더불어, 장애로 인해 특별하게 지원받아서 누리는 권리 등으로 사람에게 가장 근본적으로 필요한 의미를 포함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장애 이해가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살펴보면, 장애에 대한 개념을 알게 하거나 장애에 대한 잘못된 개념이나 각 장애 유형이 가지고 있는 특성 등에 대한 개념을 알도록 하여 편견을 없앤다는 의미가 있다. 위에 설명된 장애 인권과 장애 이해의 의미를 보면 확연히 차이가 보이는 것과 같이 각각의 다른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수업에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때는 해당 교육의 의미에 알맞은 목적으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업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장애 인권 교육과 장애 이해 교육의 실제
장애 인권 교육은 장애 이해 교육보다 늦게 시작되었다. 장애 인권 교육은 2011년 12월 23일 장애학생 인권보호 지원 방안으로 국립특수교육원 내 인권보호팀이 신설되고, 전국 모든 교육청 내에 장애학생대상 학교 (성)폭력 예방을 위한 ‘장애학생 인권보호 상설모니터단’이 설치된 후 시작되었다. 그러므로 학교는 장애 이해 교육에 보다 익숙하다. 장애 인권 교육에 대해서는 낯설어 하거나 장애 이해 교육이 명칭을 변경한 것 또는 비슷한 교육쯤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장애 인권 교육은 주로 인권의 이해, 인권감수성 향상, 인권 옹호 방법, 장애 인권 침해사례와 그에 따른 해결방안 등의 내용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장애 이해 교육은 장애의 정의, 장애 유형, 장애 유형에 따른 특성,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편견 및 오해를 바로잡는 것에 초점을 두어 교육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에는 장애 인권 교육이나 장애 이해 교육 모두 ’서울특별시교육청 특수교육 학습공유 공간(SELC; Special Education Learning Commons)‘에 탑재된 교사용 지도 자료와 활동지를 수업에도 활용하고 있다.
장애 이해 교육은 오랜 시간 학생들에게 교육해 온 것만큼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초기에는 주로 장애인 보조기구를 활용하여 편의시설을 이용해 보는 장애 체험 프로그램이나 일반 강사에 의한 장애 특성 등을 전달하는 강의식 방법이 주가 되어 활발하게 운영이 되었다.
최근에는 예술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장애인 음악 강사와 일반 강사가 2인 1조로 짝을 이루어 진행하는 교육프로그램이 있어 학생들에게 많은 호응을 불러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먼저 장애인 음악 강사가 2~3곡의 악기 연주를 한 후 학창 시절부터 현재까지 악기를 접하게 된 계기부터 시작하여 장애가 있어 더디게 실력이 향상되더라도 피나는 연습 과정을 통해 일반 악기 연주자와 버금가는 지금의 연주 실력을 뽐내게 된 과정을 설명한다. 조금 더 정확한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 수업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일반 강사가 장애 유형에 따른 특성이나 편견, 오해를 바로잡는 교육과정을 통해 장애인식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학생들은 바로 눈앞에서 실제 사례를 접하게 되어 장애 이해 교육을 받기 때문에 교육 효과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수업 속에서 쉽게 접하고 활용할 수 있는 영화나 도서 등도 장애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에 방송되었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한 캐리커처 작가이자 영화 ’니얼굴‘의 배우인 정은혜 작가는 일상에서 장애 이해나 장애 인식을 쉽게 할 수 있는 좋은 예시가 된다. 최근 뉴스에서 접했던 장애인 연극배우들의 활약도 장애 이해 교육의 좋은 사례가 되어 장애에 대한 편견을 바로 잡을 수 있다. 이처럼 장애 이해 교육은 조금 더 오래된 것만큼 프로그램이 최대한 학생들에게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각양각색으로 운영이 되고 있고 ’장애 이해‘ 관점에서 좀 더 나아가 크고 넓은 의미의 ’장애 공감 문화‘로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장애 인권 보장을 위한 장애 이해 교육으로의 방향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장애 인권 교육과 장애 이해 교육은 연관성이 매우 커 자칫하면 그 의미에 알맞은 교육 내용과 방법 등을 혼재하여 사용할 가능성이 크고 실제 그렇게 운영이 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장애 인권 교육은 ’인권‘이라는 용어에서 오는 다소 무거운 의미로 인하여 학교급에 알맞은 교육 내용과 방법 등을 찾는 과정이 장애 이해의 교육 내용과 방법으로 혼용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가장 기본이 되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 그 목적에 알맞은 교육이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또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지키기 위한 장애 인권 교육은 장애가 있다고 해서 무시되고 제외되는 것이 아닌, 장애라는 특수한 상황을 존중받도록 그 권리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학생들이 지내고 있는 교실 속, 일상에서의 사례를 찾아 학생들에게 쉬운 이해가 될 수 있도록 교육적인 접근을 해 나가야 한다. 더불어, 장애 이해 교육은 누구나 누려야 할 장애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 장애에 대해 바로 알고 장애 특성을 인식하게 하여 그에 알맞은 누구나 누려야 하는 인권, 장애를 지녔기에 조금 더 추가된 장애 인권이 지켜지도록 하는 교육이 되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장애 인권 교육과 장애 이해 교육은 의미를 구분하여 교육하되 서로의 연관성을 보완하며 학생들에게 왜곡된 시선보다는 바른 시선, 그리고 관점을 정립할 수 있는 교육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 글 : 김주원 서울특별시동부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 교사
- 출처 : 교육정책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