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People-아름다운 인생동행, 나를 기쁘게 하는 것들
나를 기쁘게 하는 것들이 있다.
아내가 따뜻한 아침밥상을 차려주는 것이 나를 기쁘게 하고, 내 사랑하는 손녀 서현이가 ‘할아버지’라고 외치면서 달려와 안겨주는 것이 나를 기쁘게 하고, 막 첫돌 지난 손자 서율이가 아장아장 걷는 모습이 나를 기쁘게 하고, 두 아들에 두 며느리 해서 가족들과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온라인 소통을 하는 것이 나를 기쁘게 하고, 원흥 사는 처제가 저녁상 차려놓고 퍼뜩 달려와 달라고 전화를 걸어주는 것이 나를 기쁘게 하고, 뜬금없이 친구가 전화를 걸어와서 ‘술 한 잔 하자.’라고 하는 것이 나를 기쁘게 하고, 내 저지른 잘못에 대해 ‘괜찮아.’라면서 내 허물을 묻고 넘어가주는 친구의 아량이 나를 기쁘게 하고, 내 다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우리 서울시민교회 담임이신 권오헌 목사님께서 가슴 찡한 설교를 해주시는 것이 나를 기쁘게 하고, 우리 교구 순장이신 안희국 권사님께서 귀한 깨우침의 글들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해주심이 나를 기쁘게 하고, 나와 아내의 만년 삶을 위해 마련한 고향땅 텃밭 ‘햇비농원’에서 꽃다지 열매를 따먹는 것이 나를 기쁘게 하고, 그 농원으로 달려와 모자라는 일손을 도와주는 친구들의 마음이 나를 기쁘게 하고, 세환이니 송길이니 종태니 해서 내 친구들의 트럼펫 색소폰 연주를 듣는 것이 나를 기쁘게 하고, 일흔 나이 넘어서 만나게 된 우리들 ‘실개천♡흘러가듯’ 밴드 회원들과 어울려 산을 오르고 강변 100리 길 트레킹 도전에 나서는 것이 나를 기쁘게 하고, 조선오페다란 최승우 대표나 김선국제오페라단의 김선 단장이나 르엘오페라단의 김경아 단장으로부터 오페라 공연에의 초대를 받게 되는 것이 나를 기쁘게 하고, SNS 페이스북에서 소통하는 친구들의 글을 챙겨 볼 수 있음이 나를 기쁘게 하고, 그 친구들이 내가 게시한 글과 영상에 ‘좋아요’ 표시를 해주거나 댓글을 붙여주는 것이 또 나를 기쁘게 한다.
손꼽아서는 도저히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하나하나 따져보면, 그 모두가 하나같이 내 마음이 동해서 얻은 기쁨들이다.
그러면서 얻은 깨우침이 있다.
행복을 마음으로 짓듯, 결국은 기쁨도 마음으로 짓는 것이더라는 사실이다.
그렇게 나를 기쁘게 하는 것들 중에서, 으뜸이다 할 정도로 내가 기뻐하는 것이 있다.
약속이 취소되어 여유시간이 생겼을 때가 그렇다.
그 중에서도 으뜸이 바로 골프약속 취소의 경우다.
여유시간만 생긴 것이 아니라, 쓸 돈까지 적지 아니 챙기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의 우리들 고향땅 명문 골프장인 문경GC에서의 골프라운딩이 계속되는 비로 인해 취소된 것도 그랬다.
덕분에 읍내 카페 ‘cafe 승민씨’에서 일행들과 차 한 잔과 더불어 대화를 나누는 품격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나는 이발 좀 하고 올게.”
내 그러면서 그 자리에서 먼저 빠져 나왔다.
딱히 이발이 필요해서가 아니다.
머리털이고 수염이고 덥수룩할 때까지 그대로 두는 습성에 익어 있어서, 이발을 해도 좋고 안 해도 그만이고 했다.
내가 그 자리에서 빠져나오는 핑계를 그리 댔을 뿐이다.
연장인 내 없는 자리에서, 젊은 그들만의 풍성한 대화를 바라는 마음에서, 내 그랬던 것이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읍내 중심의 중앙이발관이었다.
남편이 이발사이고 아내가 면도를 해주는 식으로 운영되는, 옛 분위기의 이발관이었다.
내가 그 이발관을 찾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이발을 잘해서가 아니다.
이발을 잘하고 못하고는 내 관심 밖이다.
이발을 잘했다 해서 달라질 내 얼굴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그 이발관을 찾는 이유는 딱 하나, 주인인 이발사와 노래자랑을 할 수 있다는 그 기회 때문이다.
이날도 역시나 노래자랑을 했다.
심심풀이 땅콩 삼아, 돈도 걸었다.
먼저 주인의 노래였다.
이렇게 불렀다.
사나이 한 번 나서
고향에만 살 수 있나
젊어서 한때라면 고생을 사자
부모님 슬하 떠난 이 못난 자식
눈보라 치는 길이 끝이 없어도
일곱 번 쓰러져도 일어설 테다
나그네길 인생길♪
나중에 알고 봤더니, 반야월 작사에 고봉산 작곡에 김해남이 노래한 ‘나그네길 인생길’이라는 노래였지만, 그때로는 내게 있어 낯선 노래였다.
그래도 추임새에 박수까지 쳐주면서 기쁘게 들었다.
첫댓글 난생 첨 듣는 노래
노랫말이 우리들의 삶이였구나.
나의 예기네.
공감이 가는군.
사나이 한 번 나서
고향에만 살 수 있나
젊어서 한때라면 고생을 사자
부모님 슬하 떠난 이 못난 자식
눈보라 치는 길이 끝이 없어도
일곱 번 쓰러져도 일어설 테다
나그네길 인생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