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쯤에 적었던 일기입니다..
왠지....그때가 그리워지는게.....다시한번 펜을 잡고 문제집속에 파묻..........................힐바엔 자진할복하겠나이다!!!!
2003.5.23.금
아직까지 지구를 위협할만한 행성이 관측되지 않는 이 시점에서..
평생 주어질것 같은 이 하루하루는 그리 소중하지도 않고 새롭지도 않다..
뭐 특별할것도 놀랄것도 없는 이 무미건조한 일상생활에서
"일탈"이라는 외도는 얼마나 신선하고 충격적일까??
오늘 아침 눈을 뜨자 마자 머릿속에 떠오르는 하나의 단어가 있었노라면..
"일탈"이다...
빡빡한 시간적 관념에 사로잡혀 쫓기는 인생이 아니면서도...
하루종일 골통을 쪼개는 묵직한 고민이나 걱정거리도 없는 이 단순한 인생이면서도
종종 세상을 잠시 뒤집어 보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그렇다고 이 커다란 세상을 뒤집에 보기엔 내 자신은 너무나도 작은 존재이기에...
나 혼자 물구나무를 서서 뒤집어 보는것이 "일탈"이겠지..
어쩌면 너무나도 단순한 삶의 패턴이라 스스로가 "복잡함"을 선택하려 하는지도...
욕실에서 양치를 하면서 괴기스레 개거품을 물고 있는 거울속의 나를 보며
뻔한 하루 일과를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그러고 나서 대야에 담긴 물에 비춰진 내 얼굴을 보면서 "오늘하루는 그냥 확!!!"
이라는 위험한 유혹에 잠시 빠져들기도 하며 수시로 사고 회로가 극과 극을 오간다..
아침 내내...머릿속엔..일탈...일상탈출...외도....바람...
이라는 단어나부랭이들이 둥둥 떠다닌다...
어제 저녁까지만 하더라도
"공부가 세상에서 가장 쉬워요!!!!!"하며 엄지손가락을 들고 씨~~익 웃어보이던 나였는데...
하루아침에 슬럼프 구덩이에 빠진건지..."공부해야 겠다.."하는 마음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보름동안의 징글징글한 동거를 함께 했던....막내 오빠놈이 드디어 오늘
그 잘난 해병대로 복귀를 한다...
아주 빳빳이 다려놓은 군복을 입으면서 궁시렁 거리는 그녀석의 옹알이를 들었다..
간간이 들려오는 욕들과 "가고 싶지 않아~~~~~"라는 주제를 담고 있는 혼잣말을 하는 오빠를 보니...
왠지 측은해지면서 마음이 아려왔다...
그치만...이젠 좀..가라!!가!!!!!!
기어이 4만원을 뜯어가며 마지막 인사를 주고 받고 유유히 사라지는 오빠의 뒷모습을 보며...
브레이크 댄스라도 추고 싶구나야~~~~~~그래...이제 날도 더워지는데
죽도록 총질이나 해대라!!!!!음하하하하하하
나의 핏속에 알알이 녹아있는 악마의 피가 다시금 확인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아....혼자 어린이 대공원이라도 가서...짐승들이나 구경했으면 좋으련만...
오늘 날씨도 거슬리게 화창도 하구나...
하지만....나의 두 발은 도서관을 향한다..
마음이 무거워지면 발도 무거워지고...내가 땅을 걷는건지 땅이 내 발밑을 차는건지..
그야말로..터벅..터벅..터벅..터벅..
이렇게 수심가득한 표정을 짓고 힘없는 어깨를 하고 지나가는 이쁜 여인네를 보면
실~~~히게 생긴 남정네가 관심을 보이며 다가오지는 않을까??
하는 계획된 설정을 하고선 비틀거리며 산을 올랐지만...
나를 낮술먹고 도서관에 낮잠자러가는 여인으로 본건지 다들 관심이 없군..
도서관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이마에서 식은땀이 나고 속도 더부룩한게...임신이다!!!!!!!!!!
하는 발칙한 상상을 하다가 책으로 탑을 쌓아 엎드렸다..
오늘 컨디션이 영~~~아니구나...
도서관에 들어간지 1시간 만에 다시 짐을 싸서 나왔다..
4일만에 찾아오는 변을 확인하러 화장실에 들렀지만..
반가운 변은 아래로 나오질 않고 속이 울렁거리는게 역으로 식도행을 타고 올라온다..
참 오묘한 자세로 "웩~~웩~~"거리는 오바이트를 신나게 즐기다가 도저히 공부할 리듬이 아니라서 집으로 향했다..
뭘 잘못 먹은것도 아니고..아니 잘못먹었다 해도 그걸 다시 확인하려고 올린적은 없었는데..
술먹고 추태 겸 오바이트는 한적은 수도 없었지만 이런적은 처음이다..
내 몸의 신체장기들이 미쳐간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식사시간까지 마다하는 장기들때문에 오늘은 아침 한끼밖에 먹질 못했다..
약국에 들려 이상증세를 설명하고 약을 지었다...
약사님께선 병원으로 가보라 하지만...병원에 갈바엔 차라리 하루종일 벽보고 서있으련다...
병원은 무서버~~~~
집에 와서 계속 누워있었다..
머리에 열이 나고 두 볼이 발그스름한게...
아유.....이러고 나가면 남자 여럿 울리겠구나..으흐흐흐흐흐흐
불꺼진 방안에서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보며 끙끙 앓았다..
오늘 아침의 마음의 병이 신체의 병으로 전염되었나 보다..
쓸데없는 "일탈"을 꿈꾼다느니 하는 어긋난 생각때문에 벌을 받았나 보다..
오후 4시가 되어간다...
6시에 재즈학원수업이 있는데....돈을 9만원이나 처부어가지고 하루 안가면 3990원 가량의 손해를 보는데..
이마를 짚어보니 미지근하게 식어있다..
뭐야...아프려면 좀 확실하게...제대로 아프던가...잠깐"에~~~~"하니깐
열기운이 싹 가시고 없네...
이마의 열은 날아갔지만 이젠 팔다리가 쑤시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아.....마음의 병이 가슴병으로 발전하고 신체의 병이 사지로 뻗어나간다..
이러다가 갑자기 급사한뒤..아무에게도 발견되어지지 못해 일주일을 방안에서 썩어가고 있다가...
세금독촉을 하러오신 주인아줌마께 발견되어 시시하게 운명을 끝내게 되는건 아닐까??
현관문도 좀 열어놓고...방문도 열어놓고..쉽게 발견되어지도록 죽어야지...
유서란걸 써보는것도 참 의미있는 시간이겠지??
이제껏...길지 않지만 짧지도 않은 생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대한 성찰도 해보고..
고마웠던 사람...얄미웠던 사람...죽음의 문턱까지 질질 끌고 가고픈 사람...기억나지 않는 사람...
주마등같이 지나가는 기억필름을 회상하며 흰 여백에 마지막 목소리를 담는 행위....
"제 비밀 통장에 들어있는 비자금 240만원을 소년소녀가장에게 기부하고...
200만원 카드로 긁어 주고 샀는데 일주일 뒤에 홈쇼핑에서 90만원에 판매하던 나의 사랑스런 캠코더는
재활원에 기증하겠습니다....
이생에서 배고팠던 또라이테스는 다음생에 환생하여 배부른 돼지가 되렵니다..그럼..이만..."
유서치고는....참 허접하구나...
주위에 돌봐주는 이 없이 혼자 아프면 서럽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나의 아픈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지만...
코빼기도 안보이는 생물체들하고는..쯧쯧쯧...
5시에 자리에 일어나 옷을 차려입고...집을 나섰다...
학원에라도 가서 몸을 좀 풀면 기운도 차차 나겠지..
1시간을 스트레칭과 오두방정을 떠는 댄스를 배우고 나니..힘이 빠진다..
재수학원을 이렇게나 꾸준히 다녔으면 모의고사100점은 더 오르겠다..
땅거미가 지는 거리를 걷다보니 다시 "일탈"이라는 단어한마리가 잡힌다..
한번 크게 저질러 보고 싶지만 선뜻 행하기엔 뒷감당이 우려되는구나..
그렇다고 너무 일탈을 꿈꾸기엔....나의 평범한 하루도 나름대로 살만하다..
정적인것만 같은 매일인데도 이렇게 일기를 쓰면서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나를 보면서...
한정된 공간안에서 오고가는 하루지만 새로운 생각들과 작은 사건들이 있는 오늘같은 일상.....
그래서 하루하루가 재미있다...
집에 도착하니....어둡다...
잠시나마 집구석에서 발광을 해대던 오빠의 흔적이 사라져버렸군..
밤이 되면 감성이 짙어지는 탓에 괜히 울적해진다..
방바닥에 어지러이 흩어진 알약들...
그리고 눈을 까뒤집고 쓰러져 있으면 아주 환상적인 컷 나오겠네~~~
2003.7.9.수
저번주에 했던 빠마머리를 보고...친구들은 눈물겨운 평가를 해주었다...
"음...다방 레지같기도 하고.....조금 술집여자 같기도 하다...확실히....창녀같애!!!!!"
머리통하나를 가지고....여러가지 의견을 나누는 저런 친구들이 있어....오늘도 "분노"라는 단어를 마음속에 새겨본다..
머리를 감을수록 더욱 풍성해지고 손댈수없어지는 컬의 빠마끼!!!!
엑셀랑스 크림으로 어찌 안될까나~~~~
근래에는 시원스레 내리는 장마비때문에....심각한 조증에 시달려야 했다..
친구들은 비가 오면....집에서 나오기도 싫고....움직이기 싫다는데...
난 비가 오면.....왜 이렇게 뛰고 싶을까....아주 허벌나게 달리고 싶다..
난 정녕 "하니"인걸까??
엄마~~~엄마 딸 하니는 엄마를 위해 달릴꺼예요~~~~~~엄마~~~~~~~~~~~~~~~~~~
그저께부터 현관문에 널어놓은 빨리는 아직까지 눅눅한게 젖어있다...
덕분에!!!!! 입고 있을 속옷이 없다....
노빤스로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자니...그러기엔..아직 난 덜 미쳤다...
오케이!!!!! 빤스가 다 마를때까지....오늘은 도서관을 땡까!!!!!!!!!!!!
음...고딩때나 써먹던.."땡까"의 발음은.....간만에 외쳐보니 상큼스럽구나...
어제가...수능 120일전이라 알고 있다..그럼 오늘은 119일...
십단위로 끊어질때는 모르겠지만...갑자기...뒷자리가 9로 바뀌니 굉장히 적게남은듯한 일수로만 느껴진다..
그것이....20000원짜리 반바지를 19900원에 내놓으면 불티나게 집어가는 사람들의 심리일까??
머지않아 100일이 오겠구나....
백일날 백일주 술마시면 수능을 쪽빡찬다는데....그런게 어딨어!!!!!!!!!!!
수능을 자주 치는것도 아니고....일년에 한번치는건데...백일전을 기념해야 할거아냐...
간만에.....기도로 넘어가는 알콜의 저주도 느껴보고....
그래서..작년엔 너무나도 성대하고 징하게 기념을 했다...
아뿔싸~~~그래서 지금 이모양인걸까??
아....암튼...백일주를 먹는 그날까지.....열심히 공부해야 겠지...
7월달이 접어들면서.....개념정리보다는..문제풀이 위주로 공부를 하고 있는데...
대체...내가 정리했다는 개념들은 개가 물어갔나??
도무지....문제를 풀수가 없다......
다시한번....개념을 훑어봐야...아~~~~이문제가 여기서 나오는거구나...할정도다...
손선생 사탐 1200제문제집을 당당히 펼치고...
새지우개도 옆에 놓는다...샤프는 저리가고....도루코칼로 매끄럽게 깍아놓은 연필을 쥔다...
왼손으론 옆장을 짚고...눈은 글자를 향한다....
20분뒤......옆에놓인 도루코칼로 머리를 빗으며...아주 엷은 미소를 띄고 빨간빗금을 바라다 본다...
그렇게나 열심히 사탐을 공부했건만.....20문제에서...13개 맞았다.....
틀린 문제중...두개는... 머리는 정답을 파악했으나....망할놈의 손이 지 의지대로 엉뚱한 답을 적어버렸다...
지금은.....연습이라 틀려도 되지만....수능날도 이런 신비스런현상이 일어난다면...
사탄의 짓이라고 알고..조용히 기도원에나 들어가야겠다...
사탐...............사탄................시읏..티읏.......간만에 해본...자음찾기 였다...
아...사탐도 날버리려 하오....과탐아......날좀 주워가지 않으련??
하지만......과탐 너희중 하나는 국사만큼이나 날 괴롭히는 한녀석이 있어....그리 내키지도 않구나...
물리....너는 대체....사회에서 어떻게 써먹으란 얘기냐??
약속에 늦은 친구에게...돌을 집어 던진 나의 행동을...이렇게 설명할까나..
"아!!지금 이 돌은 연직상방운동으로 날아가 친구의 해골을 쪼개겠지??
중력이 없다면 이 돌맹이가 너의 머리위를 지나쳐 직선으로 날아갔겠다만...
모든 물체는 중력가속도를 받기때문에...
궤적이 직선을 그리지 않고 날아가면서 g만큼의 가속도로 포물선을 그리겠지...
그래서...난 니 골통을 쪼갤수 있었던거야...."
아주..흥미진진하겠구먼....
오늘은..이상하게도 비가 한방울도 안내리네....
오후 2시쯤 되어 빨래를 만져보니...얼...보송보송한게...감이 좋구나....
이틀동안 옷걸이에 주렁주렁 걸려있느라 고생했다...빤스들아...
워낙 남성같은 상체를 가진 나의 안타까운 신체구조상...왠만한 쫄티를 입지 않는 이상...
상의속옷은 생략한다....3년 넘게....천대받고 있는...상의속옷...
오늘은 함 입어준다!!!!!!!!!!!!!
옷을 차려입고.....빗물이 고여있는 골목을 빠져나온다...
점심시간이라..그런지....밥짓는 냄새가 여기저기서 새어나온다...
어떨때는....
"아줌마 학교 다녀왔습니다.."하고 남의 집에 들어가 태연스레 점심밥상을 맞이하고 싶을때도 있다..
그만큼.....누군가가 차려주는 밥상이....많이 그리워 진다...
엄마!!!!!!!!!!! 제발좀........집구석에 있으라니까요....가출은 이제~~~그만~~~~~~~~~~~~흐흐흐흐
새로산....나이키 샌들.......
나이키의 문양을 남이 볼수 있도록 천천히 발을 옮겨주는 나의 이 세심한 배려심....
며칠전....배가 심하게 아파오는것도 참으며....
시내의 나이키매장에서....30분이나 떨어진 상설매장까지 얼마나 뛰었던가...
그래서...6000원이나 싸게 주고 샀다만..그때의 다급했던 고통을 생각하면...치가 떨린다...
도서관에 앉아..문학문제집을 펼쳐놓고.....흥이절로나는 고전문학을 풀어본다...
"시집살이"라는 고전시가만 나오면.....왜그리 반가운지...
리듬을 타면서 속으로..
"형님온다..형님온다" 부터해서..."쌍쌍이떼 들어온다"까지 읊어댄다..
주제가 "시집살이의 한과 체념"이라는데...
다시한번...한의 정서를 살려...읊어본다...
읽으면 읽을수록....리듬에 중독이 되어...풀라는 문제는 뒷전이고
주구장창 눈만 굴려댄다...형님온다..형님온다...형님온다..형님온다..형님 왔다!!!
5시반이되고....째즈댄스학원으로 신나게 달려간다...
어제부터....가요댄스 수업이 시작되었는데 어찌나 즐거움이 배가 되던지
굵은 허벅지가 유난히 돋보이면서도 맨앞에 서서 혼자 좋아라 흔들어댄다...
수업이 마치면.....샤워를 해서라도 수강료 뽕을 뽑겠다는 지독한 심보로
때밀이까지 살짝 준비해서...찬물을 끼얹는다..
아~~~~~~~~상쾌하여라....노폐물이 씻겨나가는 이 산뜻한 기분...
학원을 나와....북적거리는 시내를 되도록이면 빨리 빠져나오기 위해..뛰었다...
나의 우스꽝스런 머리를 시내죽돌이 친구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지하도 계단을 내려가며...습관처럼..난간을 잡는데......
으~~~~~~~~~~~~~~싫다....싫다!!!!!!!!!!!!!!
누가 난간에다가 침을 뱉어놨다...
나의 왼손에 타인의 노폐물이~~~젠장........
천천히 손을 떼니....윽!!!!!!!!!늘어나는 침줄기여.....
바지에 슥슥 닦아보려고도 했지만....오늘따라 흰바지다...
이젠 마음놓고 난간도 잡지 못하는 이 더러워진 세상!!!!!!!!!!
역내 화장실에서....아주 지문이 지워지도록 문질러 씻었다...
"침조심" 이라고 적힌 문구를 붙여놔야 될지도 모르는...불결스러운 사회구먼...
생각이 있는 사람들인지...
노약자들이 사용하는 난간에다가 어쩜그렇게 구질구질한 짓거리를 해놨는지...
다행히...천성이 맑디 맑은 내가 그 침들을 손으로 싹 닦아갔기 때문에..뒷사람들은 편히 난간을 잡고 지나갔겠지...
내가 1%만 더 사악했다면.....내 손에 묻은 그 침의 샘플을 국가과학 연구소에 보내
성분조사 의뢰를 신청할텐데....
그러기엔...의뢰할 돈도 없고..난 너무 착했다!!!!!!!!!!!!!!
찝찝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왔다...
여전히 끝을 보이지 않는 동네 골목공사...
장마온다고...이상한 천으로 공사중인 골목을 덮어버려 그런지...
꼬물꼬물거리며 지 살길 살아가고 있는 지렁이친구들도 오랜만에 본다...
아...이제.....야식먹고..자야지....
2003.7.26.토
2달전 고장난 캠코더를 수리점에 맡겼는데..얼마전 그 수리점에서 연락이 왔다..
수리비가 무려 30만원이라한다..
이 뒈져먹을 캠코더가 골고루 애먹인다..
처음엔 뭣도 모르고 카드로 긁어 200만원에 산 니녀석의 몸값이 나중에 90만원이라고 알게되었을때에도
난 아무말없이 넘어갔지...
제품 설명서를 다 읽고 나서야 "캡쳐보드"가 빠져있어 10만원을 손해봤다는것도 그냥 넘어갔지..
너의 그 말도 안되는 화소에도 디자인이 이뻐 봐준다하고는 넘어갔지...
하지만........90만원짜리의 약값이 30만원씩이나 나온다는건 도저히 용납할수 없구나..
줴~~~~~~~~~~~기럴..........
인간인 나도 태어나서 그렇게 강한 약값은 안써봤다 이눔아!!!!
안그래도 요즘 생활비가 없어 돈에 눈이 뒤집혀있는데....줴길....
생계를 유지하는데 써야될 생활비를 친목도모에 힘쓰고자 술값으로 탕진해버린.....으~~쫌만 신중할것을...
냉장고를 열어보니.........이놈의 집구석 잘~~~~돌아간다...
그 흔한 김치쪼가리도 없이.....썩은 대파몇가닥만이 냉장실을 뒹군다...
내가 결혼을 한다는건 내생의 인간승리다만 ..만약 결혼을 해서 살림을 한다면 참 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쌀은 시골서 무상으로 보내주는거라 언제나 남아돌지만 항상 반찬이 밑을 보인다..
신동엽이 아침은 꼭 먹고 다니랬단 말이다...아침을 먹어야돼!!!
할머님집에가서 반찬을 훔쳐와야했다..
찌그렁 텅.............녹슨 대문의 경첩소리...
아무도 없다....할머님......제발 약장사는 그만 따라다니시죠...
두루말이 휴지 꽁짜로 준다고 이렇게 집구석을 비우다간 저같은 절도범이 기승합니다요..
할머니집에서 계란두알을 훔쳐서 나왔다..
절도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스릴이건만.......오늘은 거저먹는 게임이라 너무 아쉽구먼..
집으로 돌아오는길........골목에서 딱 마주쳐버린 할머니......
양손에 계란 두알을 들고 싱글벙글쑈를 연상케하며 걸어오는 손녀딸을 보고...
그지도 저런 상그지가 있으려나....하셨겠지...
아침밥을 앉히고 잠시 인터넷을 하다가........기면발작(긴장 또는 피곤할때 갑자기 쓰러져 잠을자는 병..)
의 새로운 병이 생겼나...............잠이 들고 말았다..
오전 9시반에 다시 깨어나서 냉장고문을 여는데....
난 정말 우리 할머니가 너무 좋다..
어느새 계란 두알이 새끼를 깠다....말이 되나...암튼 냉장고선반위에 올려진 계란 4알...
할머니의 사소한 배려에 괜히 또 울컥하다가 배가고파 잠시 멜로풍은 접기로 했다..
자그마한 밥상에 계란후라이 두알...양푼이 만한 밥그릇...땡초5개..고추장...
거지왕 "김춘삼"도 거들떠보지 않을 밥상이여...
모레가 수능 100일 전이다..
그날은 인간이길 포기하련다...아주 초반부터 강한 독주를 시작해서
막판 올리기까지......아주 신기어린 주정을 행사할 예정이다..
주위에 있는 재수친구들은...절대 그날은 술을 안마신다 한다..
언제부턴가 전설처럼 내려오는 "100일주 챙겨먹으면 미끌어진다"라는 옛말에 많이들 쫄아있다..
평소에는 미신따위...과학으로 증명할수 없는 현상들은 믿지않는다고 하는 녀석들이
이상하게 수능에 관련된 미신에는 민감해서리...고개를 젖는다.
내가 미친듯 술잔을 기울일때 그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있겠지..
미신의 영역을 초월해 저주를 퍼붓고 말지어다~~~~~~~~으하하하하하하
난 성악설에 근거한 인간이로다...으허허허허허!!!!
100일 이후로는........정말 안구가 파이도록 책에 집중을 해보자꾸나!!!
도서관에 들렀다가...친구가 다니고 있는 재수학원을 찾았다..
밖에서 충분히 기다려도 될 여유로운 상황이였으나
친구에게 원한을 사고 싶었다..
녀석이 수업을 받고 있는 교실.....뒷문을 확 열어재껴 들어섰다..
일시에 수십개의 눈깔들이 나를 향한다..
난 아무렇지 않게 비어있는 뒷자리에 앉았다..
학원선생님도 의아한듯 나를 쳐다보았으나...지각한 학생이려니 하고 다시 분필을 드신다..
내 앞에 앞에 앞줄에 앉아있는 친구녀석..뒤도 돌아보지 않는걸로 봐선
저인간이 내 친구라는걸 인정하고 싶지 않는듯한 눈치이다..
연습장을 찢어 쪽지하나를 접었다..
그리고는 열심히 공부하는 앞사람의 등을 쿡쿡 찔러...
"저기....주황색 남방입은 여자애한테 좀 전해주세요..."
했더니....일순간..분단 전체가 웅성거리며...
'주황색 남방..주황색 ..주황색 남방한테...저여자애...주황색 옷 입은...'
이란 말들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맑은 시냇물을 흐리는 미꾸라지 한마리로 거듭난 또라이...
수업 마침 종이 울리고 개거품을 문채 내쪽으로 돌진하는 친구녀석...
친구의 저런모습이 참 발랄스러운게..보기좋다..
친구와 가볍게 담소를 나누다가....이왕 남의 학원에 들어왔으니
공짜로 수업이나 들어야지 하는 얍삽한 마음에 4시간동안 연습장 하나 딸랑 들고
책상에 앉아있었다..왜 책상에 엎드려 있다보면 종종 경기를 하는지...
쪽팔려서 경기한 자세를 자연스레 기지개를 펴는 행동으로 이어나갔다..
간만에 학원수업을 듣다보니....좀이 쑤셔서 가만히 앉아있질 못했다..
허리를 비틀고....책상 끝을 잡고 뒤로 의자를 덜렁덜렁~~~~괜히 옆에 앉은 사람 노트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이상한 미소를 띄고 수업하시는 선생님과 눈을 마주칠려고 하고...
다시 고등학교로 돌아온듯한 기분이였다..
고등학교는.....시끄럽고 감당안되는 녀석들은 맨 앞줄에 앉히기 일쑤였다..
나역시 맨 앞줄..정 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0교시 보충 수업을 하는데
국어교과서를 들고 내 앞으로 왔다갔다하시는 남자 선생님이 상당히 신경쓰였다....
내 머리위로 그분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진다는게 왠지 내 삶의 어두운 미래를 연상케 했다..
수업내내 남선생님의 급소부분을 심하게 노려보았다..
그후로..그선생님께선 절대 교탁아래로 내려오는 일이 없으셨다...
내려오신다해도..양사이드에서 자릴를 잡으시고 수업을 하셨다....
남선생님을 성추행한 여고1학년생...
기회가 되면 그 선생님께 죄송하다는 사죄를 드리고 싶다..
문학동아리 카페 운영자님과 회원한분이 술자리를 가졌다고 연락이 왔으나
모레의 거대한 술잔치를 생각해...정중히 거절하였다..
참...드문 일이였다....내가 술자리를 마다하다니...
집에 돌아와 컴퓨로로 마작을 즐기고 있는데..밖에서 누군가가 문을 두드린다..
"누구세요??"
"아빠야.."
오~~~~~~~~~~갓뎀!!!!!!!!!!!
예고도 없이 대전에서 들이닥치신 아버님...
얼~~~~~~~~다행이다..오늘 만약에 술자리를 가지고 집에 들어왔으면
정말..환상적인 부녀구타컷이 나왔으리라~~~~~~~~
친척중 한분이 어제 갑작스레 돌아가셔서 문상하러 부산으로 내려오셨다 한다..
눈이 빠알갛게 충혈되신 아버님....
겉은 보수적이고 차가우신 아버님이시지만
오늘 얼마나 많이 슬퍼하셨는지 짐작이 간다..
큰방에 이불을 깔아드리고.......인터넷 강의를 본다는 핑계아래
다시 마작의 도박에 중독되어가고 있을때쯤...
큰방에서 "휴우~~~~~~~"하는 아버님의 깊은 한숨이 들려온다..
자주 만나지는 못했어도 살아있다는것 하나만으로 힘이되어주던 한사람이
고인의 자리로 돌아가 커다란 부재의 상태로 남아버렸다..
급사라는 어이없는 죽음에 더 원통하신듯...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시고 계신다..
내가 가서 아버님 팔이라도 주물러 드려야 겠다..
이제........60을 바라보시는 우리 아버님....
주위의 것들이 하나씩 하나씩 떠나는것을 지켜보게되는 아버님의 길지않은 생..
잘해드려야지...
하고 아버님의 한쪽 팔을 다정스레 잡으니.....경기를 하신다..
아버님...딸이 잡은 손에 경기를 하시다뇨....섭섭하구료....
참으로.....오랜만에 이 카페를 찾았습니다...
항시 "자주가는 카페"목록의 5번째에 자리잡고 있으면서도
"재수"라는 단어가 예전만큼은 가슴에 와닿지가 않는지
무심코 스크롤바를 내리기 일쑤였습니다...
고된 알바를(좋게 말해 파트타이머직이지...이건 3D노동기피에 속하는 엄청난 일거리...)마무리하면서
가게 냉장고에 꽁쳐둔 양주를 가볍게 꺽고
집으로 돌아오니........문득 일년전 제모습이 생각 났드랬죠....(문법 또 신비스러워진다...)
한창 야동폴더를 정리하며 취기를 더해가다가
작년에 쓴 일기폴더를 발견하고........잠시 시간을 빌어 쭈~~욱 일어나갔습니다...
다시 한번 느끼지만..............내 일기는 왜 이렇게 긴겐지.....
쓸데없는 내용까지 아주 구구절절 담아 올려
스크롤바의 압박을 가해놓고..........마지막 문구는
언젠가 꼭 독단재 카페의 유행어로 밀어보겠다며 외치는
"오늘도 화이팅!"으로 끝을 맺었습니다....어찌나 유치함의 절정을 달리던지...
암튼.........50편수를 넘는 일기를 하나하나 살펴보며 느낀점이 하나 있다면...
그래도....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사고활동"을 펼칠때가....작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조금은 편파적이고 독선적인 말투의 문체로
나의 개인적인 사고를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떠벌이기도 하고...
시시껄렁한 개그식의 글귀로 상당히 가벼워보이는 "재수생"의 이미지를 그려내기도 했습니다...
뭐...........그려냈다기보다...어찌보면 확실한 제 모습이 아니었나 싶네요..
흐흐.........오랜만에 이 카페의 분위기에 심취되어 키보드를 놀리려니
옛날기분이 납니다...........
전 지금 대학생입니다...
작년에 수능을 치루고.....대학을 가니마니 아버님과 혈전을 다투다가
처음엔 모든 대학을 포기하고 내 의지로 꿈을 이루겠다며 잠깐 가출을 시도하였습니다...
근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어차피 혼자사는 처지였는데..
왜 굳이 집을 나왔는지......미스테리입니다...
합격한 4년제 국어국문과를 갈것이냐...아님 내가 하고픈 학과로 새로이 원서를 넣느냐...
여러곳을 돌아다니며 다시한번 내 장래에 대한 불안감과 현실도피증에 휩싸여
잠시 게토레이가 되었습니다..
재수하는 내내 꿈꾸고...그려오고..동경하던 모습이....
겨우.....거대 바다앞에 무력하게 쭈그려 앉은 내 모습이였나...
하는 엄청난 허무함과 상실감에.........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습니다..
이 대목에서 주목해야 할점은 "박차고 일어나다" 입니다...흐흐....정말 박찼습니다!!!
그리곤....반가출 상태에서 부모님 몰래 경기도에 자취방을 얻어
3년제 대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지금은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을 저주하시며 부모님께서
저의 만행을 용서해주셨지만.......
당시엔 꽤나 무모한 행동에 저 또한 앞날이 막막하더군요...
현재는 꽤 만족된 대학생활을 하다가......방학에 접어들었습니다...
제가 느끼는 대학이란거.............
우선적으로 대학은 초.중.고등학교와는 차별되는 "대학문화"가 있습니다.....
그것이 술과 향락으로 대변되는 요즘 우리시대의 표면적인 대학문화말고
개개인의 자유로운 토론과 견해에 맞춰 모임이 주선 또는 행사가 계획되어지며
그것을 즐기며 운영해나갈 사람 또한 개개인이 모인 우리들......
그런 자율적의 의지가 수반된 정신을 함양하고자
사회에 입문하기전 대학이란 학업제도에 발을 들여놓는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의지를 전 강의시간을 마음대로 조정하며 빼먹는데에다 전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V )
학업에 충실하고 자기 미래의 목적의식에 따라 열심히 수행정진하는것도 일순위이겠으나...
그런건 여타의 전문학원에서도 가능한 배움입니다...
고등단계에서의 외우는 "배움"이 아닌 익히는 "배움"을 위해
대학을 들어온것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실제 제 학교의 예를 들면.......
원하던 학교의 학과에 들어와도 그 분위기를 타지 못해서
자신이 하고자 했던 "이상"을 포기하고 자퇴를 내는 친구들이.....과마다 세네명은 있습니다...
대학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학과마다의 실질적인 차이만 있을뿐이지...
분위기는 4년제나 전문대나 대략 다 비슷비슷합니다..
물론 제 의견이 백번 맞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제가 직접 느껴본 대학에 대해 주절거려봤습니다..
상당히 외람된 발언일수도 있겠으나....마지막으로 이말은 꼭 전하고 싶습니다..
내가 하고싶은거 다 하고는 못산다 하지만 지금아니면 영영 할수 없는 일도 있습니다..
지금 열심히 공부하는것도...나중..대학원서를 접수하는것도....더 나중...합격된 대학들중 하나를 선택해야하는것도...
"하고싶다"하는 마음이 기우는 방향으로 결정하셨음합니다..
여러모로 수고가 많으신 재수생님들...
화이팅 입니다요...
참....작년 마음만 앞서 사재기를 해버린 문제집들이...
일년넘게 농안에서 썩어가고 있습니다...
작년 수행시절때 쓴것이라 6차교육과정이지만..
설마....7차교육과정으로 바뀌었다해서
태조왕건이 한글을 창조하시다....라고 학습내용까지 바뀌진 않았을거라 생각합니다...
몇장 손도 안대고 중간에 집어던진것들이니...
혹시나....참고하실분들은 제게 메일주세요...
저의 시큼한 미소를 얹어 제공해드리지요..
참....부산지역에 사시는 분들에 한해서 입니다...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재수생분들의 방
잡담
아~~~작년이 그리워집니다...
또라이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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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51
04.07.08 00:16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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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스크롤 압박이오...못읽게소^^;
또라이짱님 진짜 오랜만에오 살아는 계신게요?ㅋㅋ 일기 기다리다가 목 빠져서 접합수술한지는 내 좀 되었으나 다시 돌아오시다니 이제 또 한동안 목이 늘어날것만 같소.ㅋㅋ
우와... 시선을 뗄 수 없게 하는 글의 묘미가 있네요. -ㅅ-(뭐래;) 7월 9일꺼부터는 내일봐야지~ ;
와~ 정말 오랜만이다아~ 난 저기 올린 일기 다 읽었던 거! 완전 팬이였어요!-_-ㅋㅋ 또라이짱님~ 오늘도 화이팅!*^^*
와ㅏㅏㅏ///타고난 말재주?글재주?정말 재밌고 한편으론 짠한~글을 다 읽었어요ㅎ
또라이짱님 작년에 일기 연재하실때 저도 다 읽었어요 아까 찾아봐서 50편이 넘는 일기를 다시 한번 다 읽어보니 재밌기도 하고 많이 그립네요 오늘도 화이팅!!
글 너무 잘 쓰시네요.. 잘 읽고 가요..
오..자네씻었으...정말 오랜만이네요...outsoar님도 작년...현재접속자명단(무슨 사망자명단같은..)에서 자주 뵈었던...이 카페는 언제와도 편안한 곳이네요~~
또라이짜앙~!!!!! (괘니 친한척..;; ) 정말 방갑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