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네이유의 의지비극과 라신의 정념비극(인간은 정념의 노예이고,그 정념에 사로잡힌 인간은 스스로를 구할 의지도,능력도 없다)

[시냇물]

https://m.blog.naver.com/yooseok/221014677160

장 라신 - 페드르와 이폴리트[+줄거리 요약](1677)

고대 희랍의 비극 작가 에우리피데스의 작품 "힙폴
리토스"를 새롭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페드르와 이폴리트"라는 제목을 희랍어로 표현하
면 "파이드라와 힙폴리토스"가 됩니다.
라신의 재해석이 가미되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이
야기는 에우리피데스의 힙폴리토스와 유사합니다.
몇 가지 큰 차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따라서 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에우리피데스의 힙
폴리토스를 읽는 것이 권하고 싶습니다.
재해석의 가치를 이해하려면, 원본을 먼저 알아야
하지 않을 가요?
에우리피데스와 라신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차이가 있는데, 미리 염두에 두면 좋을 듯합니
다.
첫째, 에우리피데스는 페드르가 죽으면서 유서로
모함을 하고 있지만, 라신은 유모가 거짓말을 해서
모함을 합니다.
둘째, 에우리피데스는 이폴리트가 여성 혐오증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라신은 다른 여자
(아리시)를 사랑하기 때문에 페드르의 사랑을 거부
하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셋째, 에우리피데스는 아르테미스 여신을 통해 이
폴리트의 무고함을 설명하고, 라신은 유모와 페드
르의 고백을 통해 무고함을 밝히고 있습니다.
16C-17C 루이 14세 시대 프랑스 고전주의 비극은
많은 부분 고대 희랍 비극에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프랑스 고전주의 비극을 이해하려면,
고대 희랍 비극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합니다.
프랑스 고전주의 비극을 대표하는 작가로는 코르네
유와 라신을 들 수 있습니다1.
코르네유가 라신보다는 시간적으로 약간 앞선 세대
의 인물입니다.
이 두 사람 모든 당 시대의 고전주의 희곡 원칙에
충실한 작가들입니다.
대부분 그리스 로마 역사와 신화에서 인물과 주제
를 가져와 작품화했습니다.
하지만 코르네유와 라신은 그들의 작품세계에서 다
음과 같은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한 마디로 라신과 코르네유를 구분할 때, 코르네
유 작품은 "의지 비극"이라 하고 라신 작품은 "정
념 비극"이라 구분합니다.
그러면 "의지(意志 비극"이란 무엇이고 "정념(情
念) 비극"이란 무엇일까요?
한자 단어를 이해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의지(意志) 비극"이란 인간의 이성적 의지 능력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반해, "정념(念) 비극"이란
인간의 감정적 능력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동일한 비극적 상황에 직면한 작품 속의 인
물들의 모습이 극명하게 달라집니다.

인간의 이성적 의지 능력에 중점을 두고 있는 코르
네유의 경우, 절망적인 상황에 도달한 작품 속의 인
물들이 이성적 판단과 놀라운 의지를 통해 상황을
타개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반면에, 인간의 감정적 능력에 중점을 두고 있는 라
신은 극심한 정념에 사로잡혀 절망적인 상황에 도
달하고, 이러한 절망적 상황에서 해소할 수 없는 나
락으로 빠져들어가, 결국은 극복하지 못하고 파멸
하는(자살하거나 죽고 마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
다.
이러한 특징은 다음과 같은 라신의 비극관에서 기
인합니다.

"인간은 정념의 노예이고,
그 정념에 사로잡힌 인간은 스스로를 구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

이 작품 역시 라신의 비극관이 아주 잘 표현되었다
고 할 수 있습니다.

"페드르와 이폴리트" 역시 정념 비극의 훌륭한 예
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입니다.

비록 친자식은 아니라 해도 이폴리트는 페드르의
자식이고, 페드르는 이폴리트의 어머니입니다.
하지만 자식을 사랑하는 욕정에 사로잡힌 이폴리트
가 무작정 욕정에 파묻혀 있는 것이 아니라,
아들에 대한 자신의 욕정과 어머니로서의 윤리적
도덕적 죄의식 사이에서 고통스럽게 갈등하는 모습
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고통을 극복하지 못하고, 종국에는 비극적
상황을 더욱 심화시킴으로써, 파멸에 이르는 모습
은 정념 비극의 좋은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원체 고대 희랍 비극을 좋아하기 때문에, 새로운 해
석 작품이 당연 재미있을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이름과 지명이 영... 글을 읽는데 어려움을
주네요....
희랍어, 라틴어, 영어로 된 인명과 지명까지는 어느
정도 커버가 되는데,
불어(佛語)로 인명과 지명이 나오니 참... 난감합니
다...

파이드라 -> 페드르
힙폴리토스 > 이폴리트
테세우스> 테제
아이게우스 -> 에제
트로이젠 >트레젠
코린토스 코랭트
아케론 강아켈롱 강
엘리스 -> 엘리드
이카루스->아카르
타이나론 테나르
페이리토스 -> 피리토위스
어쨌든...

기대를 앉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간단한 배경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페드르는 크레테 섬의 미노스 왕의 딸입니다.

먼저 간단한 배경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페드르는 크레테 섬의 미노스 왕의 딸입니다.
어머니는 파이드라2는 아버지인 태양 신 헬리우스
가 아프로디테와 아레스의 저주를 받아3 황소를 사
랑하게 되는 저주를 받았고, 이로 인해 황소를 닮은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낳았습니다.
그녀의 언니는 테제(테세우스)로 하여금 미노타우
로스를 해치우고 아테나이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
와주고, 테제(테세우스)와 함께 아테나이로 가던 도
중에 테제(테세우스)에게서 낙소스 섬에 버림받는
아리아드네입니다.4
페드르에게 있어서 언니를 버렸던 테제(테세우스)
는 원수 같은 존재일 수도 있습니다.
이제 아버지 미노스 왕이 죽고, 그녀의 오빠가 왕위
에 올랐습니다.
그녀의 오빠는 아테나이와의 동맹을 위해 정략적
목적으로 페드르를 테제(테세우스)와 결혼 시킵니
다.
정략적 목적으로 테제(테세우스)와 결혼한 페드르
는.....
아테나이에서 전처소생의 이폴리트에게 한눈에 반
해, 헤어날 수 없는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어찌 어머니가 자식을 사랑할 수 있으랴!
비록 친자식이 아니라 하더라도...
파이드라는 사랑의 정염과 윤리적 양심 사이에, 고
통스러운 삶을 이어가면, 차라리 자신이 죽기만을
기원합니다.

이러한 갈등이 이 작품을 움직이는 비극적 동력으
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영웅은 호색이라 했던가요?
천하의 호색한. 아테나이의 영웅 테제(테세우스)
는...
그의 절친인 텟살리아의 왕자 피리토위스(페이리
토스)5와 함께, 하데스 왕국 저승으로 가서 하데스
의 부인 페르세포네를 납치하려 합니다6.
그러나 페르세포네와 하데스의 기지로, 오히려 피
리토위스(페이리토스)는 죽음을 당하고, 테제(테세
우스)는 망각의 의자에 앉혀서 저승에 갇히게 됩니
다7.

하지만, 이승에서는 테제(테세우스)가 죽었다고 생
각합니다.
하데스의 세상으로 갔으니... 죽은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요?
살아있는 사람은 갈 수 없는 세상이니 말입니다.
바로 여기까지가 이 작품의 배경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작품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 작품의 배경은 아테나이가 아니라 트레젠(트로
이젠)입니다.
아테나이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펠
로폰네소스 반도에 있는 도시국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