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샘별곡 Ⅲ-2]아름다운 사람(34)-영원한 교장선생님 정영우
‘
아름다운 사람’ 시리즈는 계속된다. 34번째 주인공은 나의 오랜 벗이다. ‘아름다운 친구’라는 타이틀이 더 어울리겠다. 73년 고교 1년때 같은 반 인연으로 지금껏 이어지고 있는 교장선생님. 정년한 지 4년쯤 되었을까? 여전히 활동적인 게, 그 에너지가 어디에서 나오는지 볼 때마다 신기하다. 선생님 하는 동안에는 1992년부터 재직하는 학교마다 문제학생들을 중심으로 연극반을 만들어 연극을 지도한 것으로 유명했다. 오죽했으면 연합뉴스가 인터뷰를 통해 <제자사랑 연극사랑 20년, 울고 웃긴 선생님>이란 제목으로 대서특필을 했을까? 경기도교육감상을 비롯하여 청소년연극제 특별상, 지도교사상 등을 수상했다.
심지어 본인이 직접 배우가 되어 개인연기상도 몇 차례 받았다. https://cafe.daum.net/jrsix/h8dk/410
"연극을 하게 되면 학생들의 자기표현력 신장은 물론 협동심과 바른 인성이 함양되어 학생교생활에 적응을 잘 하게 되고, 결국 자기주도적 학습능력도 뛰어나게 된다” 인터뷰때 그가 한 말이다.
퇴직 이후 오산지역 시민단체 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로도 2년, 오산문화재단 이사장으로 3년 봉사했다. 외모는 조금 비대한 편이어서 운동신경이 없을 듯한데, 전국을 돌며 각종 테니스대회에서 우승소식을 간간히 보내온다. 당구, 골프, 등산 등 친구나 지인들과 어울리는데 그의 얼굴이 늘 빠지지 않는다. 테니스 구력이 30년도 더 됐다. 우리 나이에 우승은 고사하고 출전만 해도 어디인가. 현재도 동탄 주민자치위원으로 지역봉사를 하고 있고, 스포츠클럽 탁구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의 내공이 놀라운 이유이다. 소문난 고교동창 모임때마다 대학로 연극 단체관람을 성사시켜, 우리는 그를 한때 ‘문화대통령’이라 불렀다. 연극계 인맥이 탄탄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연극 문외한인 우리들의 문화생활을 충족시켜준 고마운 친구였다. 얼마 전에는 어느 모임에서 도종환의 <흔들리는 꽃>이라는 시를 낭송하는 사진을 보내오기도 했다. 별 일이다. 아무튼 쉴 틈이 없는 듯 보이는데 '영양가'까지 있있으니 대단한 일이 아니고 무엇인가.
특유의 휴먼 네트워크는 그만의 노하우가 있는 듯. 경기카네기 CEO클럽 리더십 아카데미를 수료, 경기도내 오피니언 리더들과 활발한 교류도 그의 활동의 폭을 넓히는데 일조를 한다. ‘인생 제2막’의 막을 제대로 올렸고, 그 막이 언제 내려질지 짐작할 수도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어쩌면 그 친구야말로 ‘인생을 연극처럼’ 사는 지도 모르겠다. 보통사람이 어찌 열 가지를 다 잘 할 수 있으랴. 하지만, 그는 무슨 일을 하든 열과 성을 다하는 에너저틱한 친구로서 자랑스럽다. 말하자면, 끼도 끼이지만 다재다능하다. 그처럼 열심히 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금세 나태해버리기 쉬운 나이인데, 건강과 체력 그리고 무엇보다 타인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씨가 없으면 어림없는 일들을 거뜬히 해나가고 있다.
그러기에 20여년 전, 그의 호를 ‘상암常巖’이라고 지어준 까닭이다. 늘 푸른 소나무처럼, 상록수처럼 제자들을 비롯해 그를 아는 모든 친구들을 감싸안는 든든한 너럭바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은퇴를 했지만, 이렇게 사회를, 주변을 밝게 만드는 친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겠는가. 여기에서 밝히지만, 그는 중학교 때부터 별명이 ‘쌩뎅이’였다고 한다. 쌩뎅이는 좀 설익은 감을 연상시키지만, 조금만 지나면 ‘빠물레기’(폭싹 익은 감을 뜻하는 전라도 사투리)가 될 것이 틀림없는 것처럼, 그는 점점 더 늙어가는 게 아니고 점점 더 익어가는 듯해 보기에 심히 좋은 친구이다. 게다가 나와는 군발이 초기시절에 잠시잠깐 함께 울고웃었다. 보직은 달랐으나, 육군병장 3호봉으로(27개월 복무), 같은 부대를 같은 날 제대한 잊지 못할 전우이기도 하다. 어느 철학자가 65세에서 75세가 인생의 황금기라 하던데, 그는 아마도 85세까지도 너끈기 황금기를 이어갈 것같다. 건강과 발전을 빈다. 사랑한다. 쌩뎅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