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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쉬운 사람입니다.
소설이든 영화든 공연이든 주인공이 정해지면 그사람에게 깊이 공감하는 타입이예요.
자 이제 슬픕니다. 하면 흑흑거리고
자 이제 기쁩니다. 하면 깔깔거리며 작가와 연출자의 의도를 잘 따라가는 쉬운 독자이고 쉬운 관객입니다.
지난주 토요일에 마리앙투아네트 뮤지컬을 봤어요.
주인공이 마리 앙투아네트인가..하고 극을 따라가다보니 혼란스러워지더라고요.
그렇게 설정하고 보면 프랑스 혁명을 일으키는 민중들을 우매하고 어리석고 탐욕스럽게 느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아무리 쉬운 관객이라지만 그렇게까지 생각없이 따라가지는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페르젠 백작과의 로맨스 물로 보자니 루이 16세가 선량하고 가정적으로 그려짐....
그렇게보면 페르젠과는 불륜 밖에 안되는 거자나.....ㅠㅠㅠ
차라리 마그리드 아르노를 주인공으로 보고 싶은데 그러기엔 너무 서사가 부족하고....
그래서 관람에 집중하지 못하고 생각이 많아지고 갈팡질팡하는데 그와중에 마그리드 아르노 역을 맡은 옥주현 배우는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계속 마이크를 통해 들려서 자세히 보니 얼굴이 눈물 범벅입니다.
그 모습을 보고 저는 더 혼란스러워졌어요.
심지어 배우조차 저렇게 콧물 소리를 내고 울면서 연기를 하는데 대성통곡의 대명사인 나는 왜 하나도 공감하지 못하는가.
그렇게 저는 공연 속에 홀로 길을 잃고 찝찝한 상태로 집으로 돌아왔고 다음날 저는 레미제라블을 보러 다시 공연장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공연이 시작한 지 20분 정도가 지나고 팡틴이 I dreamed a dream을 부르기 시작하면서 저의 폭풍오열은 시작되었습니다......
주변 사람에게 방해 되지 않도록 얼굴을 쭈그러트리며 눈물만 조용히 흘렸는데요 그랬더니 인터미션으로 주어진 20분 동안은 함께 흘러내린 콧물을 수습해야만 했어요.
그러고 인터미션이 끝나자 또 눈물꼭지 틀어놓고 좔좔좔....
제가 오글로 쓰는 쌍안경이 있는데 그걸로 보면서 어깨를 들썩거리고 눈물 흘렸더니 멀미가 나더라고요..;;;;;
장발장이나 팡틴, 에포닌 같은 개별 캐릭터에 깊이 공감되는 것은 물론 당시 시대상에 따른 학생들의 봉기에도 깊이 공감하고 마음이 이팠어요.
저는 이렇게 쉬운 사람이었다구요.ㅠㅠ
레미제라블을 보면서 아...명작은 괜히 명작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어요.
1막이 끝나는 장면도 너무 좋았고 바리케이트 장면도 연출이 정말 좋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자베르 캐릭터 너무 좋아하거든요.
카이 배우가 자베르였는데 정말 흠잡을 곳 없이 좋았고 다리에서 투신하는 장면 연출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에포닌도 정말 연기 잘했고, 그리고 희한하게 앙졸라에게 자꾸 눈길이 가서 알아보니 원작에서도 앙졸라는 빅토르 위고가 가장 외모에 공들인 캐릭터라고 나오더군요.
아폴론 급으로 묘사되었다고 해요.
어쩐지.... 자주 눈이 가더라.......ㅎㅎ
레미제라블 너무 최고라서 막공 전에 한번 더 보고 싶어요.
원래 일테노레 한번 더 볼까 했는데 저에겐 올해 본 공연 중 레미제라블이 압승이네요.
마리앙투아네트는 너무 안좋은 얘기만 쓴 것 같아서 칭찬해보자면 의상, 무대, 증오 가득한 눈 넘버 이렇게 3가지는 좋았습니다.
하필 레미제라블과 연달아 관람하는 바람에 매우매우 비교가 된 건 사실이었어요.....
하지만 레미제라블은 3월에 공연이 끝난다는 걸 빼면 흠이 없어요..
아 작년에 얼른 보고 올해 한번 더 볼 걸 후회가 됩니다.ㅠㅠㅠㅠ
원작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ㅎㅎㅎㅎㅎㅎㅎ 저거 언제 읽죠 ㅎㅎㅎㅎㅎㅎㅎ 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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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와 같은공연을 보고 이렇게 관람평이 다를수 있군요.
저도 두개 다 봤는데 저는 레미제라블 기대이하였거든요. 자베르역은 좋았지만 그 외는 2% 부족한 느낌?
그리고 마리 앙투와네트는 그냥 다 각자의 입장이 있는거라고 생각하면서 보니 그냥 보게 됐고 마리역을 연기한 이지혜 배우의 연기, 노래, 화려한 볼거리까지 아무 기대없이 갔다가 너무 좋았어요.
저도요! 반대! 마리 앙투아네트보고 엄청 울었고 레미제라블은 재밌게는 봤지만 별 감흥없었어요. 저도 이지혜 캐스팅으로... 쥔공은 마리보단 마드리드네 했고요 민중이 무식하다기보다는... 혁명의 와중에 민중의 광기, 언플의 위험성... 임오군란 때 왕비를 죽이려했던 것고 비슷한 맥락인듯요
최근에 레미제라블, 몬테크리스토 봤는데 어도 레미제라블이 더 재밌었어요~^^
눈물 콧물 다 짜고 ㅜㅜ진정이 안되서 ㅎㅎ 책도 일단 2권 샀고 올해 5권 완독하려고 해요! 서사 가득한 탄탄한 스토리라 이리 여운이 남나 싶어요!
게다가 며칠전 즤 동네에서 미니콘서트로 이지혜, 김성식(앙졸라) 배우가 왔는데 이지혜 배우 완전 고급진 목소리에 씩씩이(별명) 김성식 배우의 허당미에 재밌게 관람했답니다.
저도 레미제라블이 너무 좋았어요 정성화의 영웅,조승우의 오페라의 유령보다 최재림의 레미제라블이 훨씬 재미있었네요^^
어쩜 제가 느꼈던 감정하고 비슷하시네요 마리앙뜨와네트 아마도 초연인가 2014년에 관람후 아 이작품은 도대체 말하고자 하는게 무언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볼거리는 있는데 영 보고나서도 그래서 그후론 도전하지 않았던 작품이에요 공연들은 호불호가 있지만 저에겐 그랬어요 그에 반해 레미제라블은 2013년 국내 라이센스 초연을 처음 본 소감이 줄거리나 무대 연출의 어둡고 무거움 번안된 한국가사내용의 약간 부자연스러움 송쓰루 뮤지컬이라서 더 그런가 시대적배경까지 더해져서 저에겐 웬지 가까이 하기가 ...그후로 재연때도 안보고요 그러다가 이번에 2023년 부산서 첫관람을 했는데 이건 뭐 10년전에 내가 보았던 공연과 같은 작품인가 싶드라구요 무대연출도 그때하고 다르진 않을텐데 어쩜 작품배경에 맞는 적절한 연출에 가슴에 사무치는 넘버들까지요 아마도 십년이란 세월동안 저도 나이를 먹었고 우리나라 상황도 시시각각 변하고 이런저런 복합적으로 섞이다 보니 가슴을 울리는 작품이 되어 저에게 다가오드라구요 그래서 이번주 주말 세번째 레미제라블 보러가요 <최재림 김우형> <민우혁 카이> 마지막으로 <최재림카이>로요 앙졸라역 김성식배우도 새로운 주인공배우감을 발견한거 같구요
레미제라블 보면서 명작이 왜 명작인가를 새삼 느껴요 원작도 원작이지만 3시간이란 시간동안 입체적인 케릭터들을 다 잘 살렸고 하나하나 다 소중한 캐맄터들이라 악인이든 선인이든 이해가 가드라구요 특히 주옥같은 넘버들은 말하면 입아프구요 회전문 도는 사람이 아닌데 많이 봐도 두번인데 레미가 첨이네요 3번 도전하기는요 사실 지금 시즌에 볼만한 작품이 없기도 하구요 대극장뮤지컬에 익숙해서인지 대학로 뮤지컬은 너무 심심하드라구요
달곰님들 댓글 보니 레미제라블너무 보고 싶어요.
늦게까지 하면 서울까지 올라갈까 했는데 3월까지네요 ㅜㅜ
이제 레미제라블은 아주 한국관객의 입맛에 맞게 현지화가 된 것 같아요. 단역배우들 조차 서사 빵빵하게 깔아서 연기해주니 얼마나 좋게요. 개인적으로 지난 시즌이 별로였는데 그땐 과도기였는지 좀 이랬다 저랬다 정신이 사나웠다면 이번 시즌은 대중들이 원하는 포인트를 정확히 짚은 거 같아요.
저도 쉬운 관객이라서 공감 뿜뿜이요^^ 역시나 원작이 탄탄해야 감동이 되는군요. 오래 전 브로드웨이에서 생애 처음 본 뮤지컬이 레미제라블이었어요. 대사도 모르면서도 감동에 눈물 콧물 흘렸던 때가 떠오르네요. 3월까지 한다니 보러 가야겠어요.
레미제라블 저랑 관람 포인트가 비슷하시네요! 저도 폭풍오열을...ㅠㅠ 자베르 떨어지는 연출도 감탄하면서 봤어요.
전 마리앙투와네트는 안 봤지만..달곰님과 같은 이유로 그닥 보고 싶지 않았었어요. 근데 레미제라블은 보고 싶이지네요. 아니 근데 3월 까지라구요?ㅜㅜ
저도 김성식 앙졸라보고 뭐 저런 그림같은 남자가 있나했네요
전 마리앙은 넘버가 다 하나씩 부족하게 느껴져서 패스했고 레미는 보고싶었는데 요즘 넘 바빠서 막공 전에 못 볼듯요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