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루몽
[ 핵심 정리 ]
1. 갈래 : 고전 소설, 몽자류 소설, 영웅 소설, 군담 소설
2. 작자 : 미상(남익훈 설, 남영로 설, 홍진사 설 등)
3. 성격 : 전기적(傳奇的), 비현실적
4.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5. 구조 : 천상과 지상의 이원적 구조
6. 주제 : 주인공의 영웅적 삶과 애정
[ 줄거리 1 ]
옛날 중국 명(明)나라의 양창곡(楊昌曲)은 관음보살에게 발원하여 태어난 기남아(奇男兒)인데 16세에 과거를 보러가던 중 기생 강남홍(江南紅)을 만나 가연을 맺고 홍랑(紅娘)의 천거로 윤소저(尹小姐)와 인연을 맺는다. 장원급제한 창곡은 천자가 명한 황각로(黃閣老)의 딸과의 혼인을 거부하여 유배되나, 그 곳에서 기생 벽성선(碧城仙)과 가연을 맺는다. 유배에서 풀려난 창곡은 다시 황각로의 딸과도 혼인한 후, 대원수가 되어 남만(南蠻)을 치는데, 만국의 원수가 되어 있던 홍랑은 명의 원수가 창곡임을 알고 그에게 도망쳐 온다. 만국의 공주 일지련(一枝蓮)도 생포되었는데, 창곡은 그녀와 가연을 맺는다. 마침내 연왕(燕王)으로 책봉된 창곡은 윤부인 ·황부인 등 두 처와 강남홍 ·벽성선 ·일지련 등 세 첩과 함께 안락하게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다가 승천하여 다시 선관(仙官)이 된다.
[ 줄거리 2 ]
천상계에서 옥황상제가 백옥루를 다시 고쳐 짓고 선관들을 초대하여 낙성연을 베풀었다. 이 연회에서 문창성(文昌星)이 취중에 읊은 시 가운데 지상계를 그리워하는 면모가 엿보이자, 옥황상제는 지긋이 웃는다.
문창성이 선녀들인 제방옥녀(帝傍玉女)·천요성(天妖星)·홍란성(紅鸞星)·제천선녀(諸天仙女)·도화성(桃花星)과 마하지(摩訶池)에 핀 연꽃을 꺾어 술을 마시며 희롱한다. 이에 옥황상제의 밑에 있는 신불(神佛)은 자신의 법력으로 이들을 인간계로 내려보낸다. 그리하여 문창성은 양창곡(楊昌曲)으로, 제방옥녀는 윤소저로, 천요성은 황소저로, 홍란성은 강남홍으로, 제천선녀는 벽성선으로, 도화성은 일지련으로 각각 태어나게 한다.
한편, 지상계에서는 중국 남쪽의 옥련봉 밑에서 사는 양현(楊賢)이라는 처사가 마흔이 넘도록 자식을 두지 못하고 있다가, 관음보살의 석상 앞에 가서 기원한 뒤 창곡이라는 기남자(奇男子:재주나 슬기가 뛰어난 사내)를 얻는다.
양창곡이 과거에 응시차 상경하던 길에 적극적이고 활달한 성격에 남성적 기질을 지닌 기녀 강남홍을 만나 인연을 맺었는데, 강남홍(홍랑)은 양창곡에게 항주자사(杭州刺史)의 딸 윤소저를 그의 배필로 추천한다. 윤소저는 말수가 적고 인자하며 순종의 미덕을 지닌 전통적인 사대부집 여인상이다. 홍랑이 창곡을 황성으로 보낸 뒤 항주의 부중으로 들어가서 윤소저의 시녀가 되기를 자원하니, 둘의 우정은 깊어만 간다.
이 무렵, 소주자사(蘇州刺史) 황공이 홍랑의 미모를 탐하여 연회를 베풀고 홍랑을 겁탈하려 하자, 홍랑은 강물에 투신자살한다. 그러나 윤소저가 이 일을 미리 짐작하고 잠수를 잘하는 손삼랑이라는 여인을 잠복시켜 비밀리에 홍랑을 구출한다. 윤소저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홍랑은 어선을 타고 표류하다가 남쪽 탈탈국(脫脫國)에 도착하여 절에 가서 몸을 의탁한다.
한편, 창곡은 황성에서 편지를 받아보고 홍랑이 자살한 줄 알고 못내 슬퍼한다. 창곡이 장원급제하여 한림학사가 되니, 황각로와 노상서가 각각 자기의 딸과 혼인시키기 위하여 구혼한다. 그러나 창곡이 이를 거절하고 윤상서의 딸 윤소저와 혼인하자 창곡은 황각로의 딸과 혼인하라는 천자의 명령을 어긴 죄로 하옥된다.
그 뒤 창곡은 다시 노상서의 모함으로 강주로 유배된다. 양한림 창곡은 이곳에서 본부 기생으로 음률에 능하며 우아한 여인 벽성선을 만나 가연을 맺는다. 이후 다섯 달 만에 유배생활에서 풀려나 예부시랑이라는 벼슬을 제수받고는 천자의 명령에 따라 황각로의 딸과 다시 혼인한다.
이 때 남만(南蠻)이 중국을 침공하여 창곡은 대원수로 출정하고, 홍랑은 적국의 지휘관으로 출전함으로써 서로 대치한다. 그러나 홍랑은 상대편 장수가 명나라의 양창곡임을 알고 명진(明陣)으로 도망하여 창곡과 상봉하고, 명군의 부원수가 된다. 한편, 적국인 축융국(祝融國)의 공주 일지련은 홍원수와 접전하다가 생포되어 명진으로 오게 된다. 명나라 진영에서 양원수를 본 일지련은 연모의 정이 생겨, 만진(蠻陣)으로 돌아가 부왕을 움직여 명나라에 항복하게 한다. 일지련은 근면, 검소하고 총명한 여인으로 강남홍과 벽성선의 장점을 나누어 가진, 이들의 중간적 인물이다.
이 때 양부(楊府)에서는 황부인이 선랑(仙娘)을 투기한 나머지 벽성선을 암살할 음모를 꾸미나 곧 실패한다. 선랑은 시골의 한 암자로 가서 숨어 살지만, 다시 모함을 받아 온갖 고초를 겪는다. 양창곡이 개선하고 입성을 하니 천자는 양원수를 연왕(燕王)에 봉하고, 홍원수를 만성후(蠻城侯)에 봉한다. 또한, 천자가 황부인의 죄상을 밝혀 처벌하고 유배시키자 황부인은 곧 개과천선한다. 이렇게 해서, 연왕 양창곡은 두 부인인 윤부인·황부인과, 세 첩 강남홍·벽성선·일지련과 함께 온갖 영화를 누리다가 마침내 천상계로 돌아가 다시 선관이 된다.
[ 이해와 감상 ]
상 ·중 ·하 3권 3책. 64회로 된 장회소설(章回小說)로 〈구운몽〉분량의 3배나 되는 대장편이다. 작자가 숙종 때의 파은(坡隱) 남익훈(南益薰)이라는 설, 홍진사(洪進士)라는 설, 헌종 때의 담초(潭樵) 남영로(南永魯)라는 설 등이 있으나, 확실하지 않다. 불교적 인생관에 바탕을 두고 일부다처의 애정생활을 미화한 장편소설이다. 주제와 줄거리가 《구운몽(九雲夢)》과 비슷하며, 등장 인물의 성격묘사 등에서는 《구운몽》보다 오히려 높이 평가할 수 있으나, 한문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쉽다. 1915년 회동서관(匯東書館) 발행의 한문본이 있고, 국문본이 사본으로 전한다.
이 소설은 조선 후기에 가장 많은 인기를 모은 소설 가운데 하나로서, 구성이 치밀하고 규모가 방대하며 표현력이 빼어날 뿐 아니라 여성들의 성격이 아주 개성 있게 창조되어 있어서, 고전소설 가운데 백미(白眉)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영웅적 주인공 양창곡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군담이 곁들여지고 있는 이른바 영웅소설·군담소설에 해당한다. 그러나 강남홍에 초점을 맞추어본다면, 여걸소설 혹은 여장군소설에도 속한다.
〈구운몽〉을 환골탈태한 작품으로 볼 수 있는 〈옥루몽〉은 그 구조나 주제·사상 등에 있어서는〈구운몽〉과 사뭇 다르다. 〈옥루몽〉은 유교사상을 골격으로 하고 불교 및 도교사상을 대승적 견지에서 수용하여, 현실과 인생을 긍정적 시각에서 다루고 있다.
왕도정치를 펴면서, 과거시험의 부정을 척결하고 간신들의 악행을 막아 선정치민(善政治民)하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현실개혁의 의지와 방법을 담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질서가 붕괴되고 새로운 가치관이 형성되는 19세기 중엽에 저작된 이 작품은 현실적인 공리주의에 입각한 인간의 이상과 염원을 구현하고 있다.
옥루몽-권회별 요약.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