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1955년에 출간된 톨킨의 명작 '반지의 제왕 3부작'은 현재까지 가장 뛰어난 소설로 기록되고 있다. 특별한 심의를 기울여 이 삼부작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것은 이 시대 최대의 이슈이다. 뉴라인은 원작의 개봉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위험성을 안고 도박에 나섰다. <반지의 원정대>는 톨킨의 삼부작 중 첫편이다. <두개의 탑> <제왕의 귀환>이 연이어 개봉될 것이다.
개봉이 다가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숨죽여 기다리고 있다. 영화가 기대만큼 나왔을까? 그동안 학수고대해온 관객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까? 그 대답은 모든 측면에서 확실히 '예스'이다.
<반지의 제왕>은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을 것이다. 팬들은 영화에 빠져들 것이고, 원작을 모르는 관객들도 영화사상 가장 뛰어나고 화려한 시각효과에 완전히 제압당하는 기분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영화는 중간 세계의 이야기를 꺼내는 여성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된다. 중간 세계는 요정과 난쟁이, 호빗, 마법사 등 여러 종족이 사는 공간이다. 여러개의 반지가 중간 세계에서 가장 고상하고 가장 영리한 종족에게 전해진다는 이야기를 한다. 둠 산에서 나온 하나의 반지는 다른 반지들를 통제하는 능력을 지녔는데 어둠의 마왕 사우론의 손에 있다. 사우론의 전투와 어떻게 그가 결국 반지를 잃어버렸고 하층 종족인 골룸이 발견했는지 설명한다. 반지는 마침내 빌보 배긴스라는 호빗의 손에 넘어가게 된다. 그리고 삼부작은 시작된다.
샤이어의 화창한 날. 샤이어는 호빗의 평화로운 고향이다. 농원과 버드나무가 가지를 길게 늘어뜨린 길로 마차가 달린다. 마법사 간달프가 오랜 호빗 친구인 빌보 배긴스(이안 홈)을 찾아가고 있다. 빌보의 생일이다. 그러나 빌보는 파티를 즐길 생각보다 샤이어를 떠날 생각만 하고 있다. 빌보는 어떤 근심으로 마음이 매우 무겁다. 간달프는 그를 가까이서 보고있다. 그날 저녁, 빌보의 생일파티는 아름다운 불꽃놀이와 함께 화려하고 즐겁게 진행된다. 이 장면은 지금까지 본 영화 장면 중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다. 빌보가 손님들에게 갑작스런 발표를 하는 순간 간달프는 빌보가 아주 중요한 반지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간달프는 빌보에게 반지를 포기하고 어린 프로도(엘리야 우드)에게 줄 것을 권유한다. 반지의 비밀이 마침내 밝혀지자, 프로도는 곧 샤이어를 떠나라는 경고를 받는다. 여기서 모험은 시작된다.
3시간에 가까운 길이에도 불구하고 <반지의 제왕>은 전혀 시간이 아깝지 않다. 영화의 모든 씬은 원작에 최대한 충실했다.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원작에서 전하는 이야기를 가장 적절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영화사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기록될 것이다.
필자는 책을 20년전에 읽었지만 영화를 보는 순간 예전의 기억들이 생생하게 떠오르면서 상상의 공간들이 스크린으로 확장되었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화면들이 펼쳐졌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샤이어의 풍경은 정신을 잃을 정도로 아름답다. 언덕 위의 오두막, 엘브족이 사는 리벤델의 아름다운 산장. 게다가 둠 산과 몰더의 어두움은 아름다운 풍경과 대조적으로 철저히 험악하게 연출되었다. 카메라는 가장 낮고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촬영되었다.
세트는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멋있다. 사루맨의 숲과 고딕 양식의 이센가드, 간달프가 갇힌 탑은 정말 눈을 의심스럽게 할 정도다. 카메라가 탑의 벽면을 따라 위 아래로 훑어 전체를 보여 주는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다. 불안한 운명을 나타내듯 내려치는 비와 세찬 바람이 어우러져 더욱 그러하다. 탑 아래에서 카메라는 불타는 지옥 속으로 쑥 들어가 더욱 실감나게 하고 갑옷과 무기들 또한 정교하게 제작되었다. 원정대가 여정에서 통과하는 산 속의모리아 게이트는 한때 광부 난쟁이들이 살았던 곳이다.
이 장면이 이 영화의 CG가 가장 돋보이는 곳이다. 산속에 사는 오크 군대가 우리의 영웅과 싸우는 장면이다. 카자드 덤의 다리가 무너지는 장면 또한 이 영화의 멋진 장면이다. 우리의 영웅이 오크족에게서 화살로 공격당하는 장면이다. 마법사 간달프에게 궁극적으로 도전한다. 역사상 관객은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관객의 상상력의 최대치에 도전하는 세상을 열었다. 이 영화는 시각적으로 최고의 작품이다.
또, 영화는 매우 어두운 부분도 있다. 이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중간 세계의 가장 무서운 종족을 현실적으로 표현했다. 링레이스를 보고, 어둠의 병사들은 죽지도 살아있지도 않은 존재이고, 끝없이 원정대를 추격한다. 이 영화는 롤러코스터 의자를 탄 듯한 느낌으로 관객의 마음을 하워드 쇼워의 음악을 타고 숨가쁘게 달린다.
이 영화가 뛰어난 작품으로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캐스팅의 힘이 크다. 프로도, 엘리야 우드의 어린 얼굴은 항상 밝고 호기심으로 가득차 있다. 그의 그윽하고 푸른 눈빛은 원정동안 변화되는 내면 상태 잘 표현하고 있다. 그는 중간 세계의 호빗 역할에 가장 완벽한 인물이었다. 간달프는 필자가 기억하는 책과는 조금 달랐다. 인물에 대한 신비러운 묘사는 원작과 조금 달랐지만 그가 보여주는 마법은 아주 재미있고 귀여웠다. 뾰족한 모자를 쓴 노인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화가 날때만 관객은 마법의 변화를 볼 수 있다. 영화의 초반에 빌보가 반지를 포기하는 것을 망설이는 부분에서 간달프는 화가 나는데 이 장면도 가장 멋진 씬 중의 하나이다. 샘 갬지(숀 오스틴)은 평생 친구 프로도를 보호하는 뚱뚱한 호빗 친구로 적합했다. 피핀 툭(빌리 보드)와 메리 브랜디벅(도미닉 모나간)도 말썽꾸러기 소년 또한 귀중품이 위험에 처하는 모험에 일조를 하면서 좋은 연기를 보인다. 모든 캐릭터가 필자가 책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그 이미지 그대로 잘 표현되었다. 많은 캐릭터 중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엘븐의 지도자 엘론드(휴고 위빙)이다. 그는 중간세계에 존재하는 영리하고 고상한 고대 종족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의 얼굴 표정은 톨킨의 책에서 그려보았던 이미지와 똑같았다. 그는 영화 초반의 군대 인물 중 가장 돋보이고 후반부에서 자신의 고향인 리벤델에서 다시 등장한다. 정말 완벽한 캐스팅이다! 가장 우려를 샀던 캐릭터는 요정 아웬역의 리브 타일러 였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그런 걱정은 버려도 된다. 그녀의 연기는 힘이 있고 아름답고 신비롭고 요정의 캐릭터를 잘 살렸다. 그녀의 대부분의 대사는 영화 전반에 걸쳐 고대 엘븐 언어를 잘 구사하고 있다.(자막 처리가 되어 있다) 프로도가 링스레이스에게 쫓겨 죽어가는 순간 그녀가 말을 타고 구해주는 장면은 이 영화의 가장 멋진 장면 중 하나이며 리브 타일러는 빛을 발한다.
필자는 영화 전반에 걸쳐 명장면을 2부분 꼽는다. 하나는 간달프(이안 맥캘린)와 마법사 사루맨(크리스토퍼 리)이 같이 등장하는 장면이다. 두 마법사의 마법 대결이 가장 멋진 장면으로 기억된다. 특히 간달프가 바닥을 마구 도는 장면. 또 다른 장면은 프로도가 자신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고 사라지고 어둠의 세계로 나타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의 특수효과는 관객들이 움찔할 정도로 놀랍다.
뉴라인 시네마의 최대의 도전인 <반지의 제왕>은 3시간 가량되는 길이이지만 모든 관객들에게 어필될 만하다. 원작을 읽은 팬은 그 묘미를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반지의 제왕>은 많은 사람이 불가능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이루었고 스크린으로 옮겼다. 원작에 아주 충실하면서도 눈이 튀어나올 정도의 멋진 특수효과들로 <스타워즈> 시리즈를 능가하는 신 세기의 작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