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일(수) 저녁 7시, OBS 경인TV를 통해 첫 방송된 <서진영 박사의 CEO와 책>이란 프로는 유명 CEO들이 출연,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삶과 그 밑거름이 된 책을 소개하는 신규프로로 자신의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을 소개하고 그 속에 숨겨진 성공코드를 찾아보는 것으로, 진솔한 대화를 통해 CEO들의 치열했던 삶을 조명하는 프로이다. 그 첫회 방송에 (주)농심의 손욱 회장이 출연해서 책과 인생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손욱 회장 서진영 박사 (경영컨설턴트 연구소 자의누리 대표)
방송이 시작되면서 자막으로 "책의 아름다운 향기가 당신을 움직입니다." "하바드대학 졸업장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동네의 도서관이다.(빌 게이츠)" 등의 문구가 이 프로그램의 품격과 분위기를 말해주는 것 같다.
진행자가 손욱 회장을 '변화와 혁신의 선두주자'로 소개한다. 손 회장은 평범한 어린시절을 보냈고 가족사진을 보니 어머니와 많이 닮으신 것 같다. 독서는 취미가 아닌 일상이라 시간 날 때마다 독서한다고 하시면서 침을 발라서 책장을 넘기면 기가 빠져서 안된다라는 나름의 독서관을 보여주시고 고생없이 손에 넣은 물건은 소중하지 않은 것이라는 가치관도 피력하신다.
키가 크신 것 같다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어릴 때 국수를 많이 먹어서 그런 것 같다라고 답하자 국수를 많이 드셔서 라면 회사의 회장이 되신 것 같다라는 죠크로 방송의 긴장감을 풀어준다.
최근에 집중하고 계신 게 뭐냐?라는 질문에는 고객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끝임없는 노력으로 좋은 재료와 정성으로 장수식품을 만드는 것 이라고 답변하신다.
본인의 저서 중 소개하고 싶은 책이 어떤 것이냐?라는 질문에는 삼성의 혁신사례를 집대성한 <12지 경영학>을 꼽으시며 12지 동물들의 순서 속에 조상들의 삶의 지혜와 교훈이 담겨있다고 하신다.
패널로 참석한 개그맨 김영철이 자기는 호랑이띠인데 어떻게 사는 게 좋으냐라는 질문에 호랑이는 새끼를 낳으면 절벽에서 떨어뜨려 올라오는 새끼만을 키운다라고 말씀하시면서 과감한 의사결정력이 필요하고 전력을 다한 도전정신으로 살아야 한다라고 답변하신다.
손 회장님이 추천하는 책은 의아하게도 손오공 이야기로 잘 알려진 <서유기>였는데 중국 明나라가 멸망하기 전에 지식인들이 나라를 걱정하여 국민 계몽을 위해 삼형제 오공(손오공), 오능(저팔계), 오정(사오정)을 설정하고 이야기를 꾸민 것이라 한다. 오공(悟空)이란 오만한 마음을 경계하라는 교훈이고 오능(悟能)이란 능력이 있어야 함을 오정(悟淨)이란 올바름을 깨달아야 명나라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단다.
손 회장님은 '고전은 현재와 미래의 지침서'라는 인식을 갖고 계시고 500여년동안 사랑을 받아온 동양문학의 대표작 서유기가 독자에게 주는 메시지는 삽장법사가 손오공의 초능력을 꾸짖으신 것처럼 진정한 능력은 과시하지 않음이라는 가르침이고, 이기적인 행동이 남에게 주는 피해를 경계함이라고 풀이하신다. 자신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공동의 선을 향한 올바른 목적의식을 가진 삶을 추구해야 함을 가르쳐주신다.
서진영 박사의 미니특강에서 경영학적 관점에서 서유기를 풀이했는데 삼장법사가 인도까지 먼길을 찾아가는 것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목표의식이고 팀을 만들고 이끌어가는 오너로서 삼장법사를, 전문경영인으로서 손오공은 저팔계, 사오정과 팀을 조직하여 이끌어가는데 손오공이 팀을 잘 이끌 수 있었던 것은 '인화'의 개념이라고 풀이한다.
진행자가 "손욱 회장께서는 자신을 손오공에 비유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하자 손 회장은 자신도 손(?) 씨고 원숭이 띠며 전문경영인이기 때문에 손오공과 같이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위해 도전하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하신다. 손오공의 머리띠(금고아)는 자만에 빠질 때 머리를 조아서 항상 경계하라는 뜻이란다. 손 회장의 집무실에는 '계영배'라는 찻잔이 있다고 하는데 물이 넘치면 없어지게 하는 찻잔으로 항상 욕심을 경계하라는 뜻에서라고 한다.
서유기를 전하고 싶은 사람은 어린이라고 하시며 목표의식과 형제간 사이좋게 지내라는 교훈을 주고 싶어하신다.
손 회장님의 독서의 신조가 "책을 가마니로 읽어라."라고 하는데 이는 우리나라에서 최고가 되려면 2,000시간(4가마니), 세계최고가 되려면 10,000시간(20가마니) 정도 책을 읽고 공부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이를 <2,000, 10,000의 법칙>이라고 말씀하신다, 김연아 선수도 10,000시간 이상 연습하여 세계최고의 위치에 이른 것이라 풀이하신다.
손 회장이 농심 회장으로 취임하시면서 농심제품연구소에서는 일주일에 한번 <회장님과의 시식회>를 갖고 있다 하는데, 이 시식회에서 손 회장은 "여섯 사람이 먹다가 다섯 사람이 죽어도 모를 맛을 만들어야한다."라고 강조하신다. 또한 취임 초기에 <음식문화 도서관>을 만들어 요즘도 자주 찾고 있다고 하는데 600년전 자료로부터 최근까지 식품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모아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존경하는 사람으로는 세종대왕을 꼽았는데 조선 500년동안 가장 잘 사는 시대였으며 한국형 리더십의 전형,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 창조정신 등을 본받아야 한다라고 하신다.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구하시는가?라는 질문에는 일상의 모든 것이 아이디어의 원천이며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라고 답하신다.
<최악의 순간>을 묻는 질문에는 1998년 IMF시절 삼성SDI 대표이사로 게시면서 임원들을 내 보내야 할 때였는데, 어떤 임원을 어떤 말을 하며 내보내야 할지가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라고 회상하시면서, 지금 OB모임에서 그들을 만나면 그 때 일을 모두 이해해주어서 잘 지내고 있다고 하면서 웃으신다.
또한 삼성에서 농심으로 막 옮겨 조직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농심 과자제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위기에 대처하는 생각으로 "이 어려운 위기를 기회로 삼자.", "근본원인을 파악하여 바꾸자."라는 생각으로 5 why로 참원인을 파악해보니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걸 파악하고 <쓴소리 모임>, <HOT LINE> 등을 만들어 고객과의 대화를 꾸준하게 하고 있어서 지금은 '농심은 안심'이라는 세간의 평을 듣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씀하신다.
같이 근무했던 직원들이 자료화면을 통해 말하는 손 회장의 인물평에서 "소박, 원칙, 정도를 통한 투명경영을 하시며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시는 분" "시간관리를 철저히 하여 공부, 연구, 체력관리를 꾸준하게 하시는 분" "남의 말을 경청하고 책 속의 말까지도 경청하여 자기 것으로 만드시는 분"이라 한다.
저는 손 회장님과는 삼성SDI 시절 회사의 스텝조직이었던 구매부문의 임원으로 3년을 모신 것이 직접적인 인연이었으며, 이외에 삼성전자 구매부장때에는 삼성전기 연구소장께 부품의 개발품질개선등을 요구하는 관계로, 이후 서울공대 AIP주임교수시절이셨을때 AIP17기 출신인 제가 모임에서 뵈온 것, 지금도 회사 퇴임임원 모임인 전자사랑회, 성관회 등에서 만나뵙는 관계에 있지요. 꽤나 많은 인연이 있었지만 항상 윗분으로 모시는 어르신이었답니다.
저는 손회장님께 여러가지를 배우고 훈련 받은 기회를 가짐을 큰 행운으로 생각하지요. 회장님께서는 목표를 제시하시고는 기다려 주시는 분이십니다. 얼마나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여쭈어도 능력 껏이라 하십니다. 물론 본인께서는 시간을 계산하시겠지요. 느긋하시고 천천히 행동하시지만, 결과는 결코 늦지 않게 하는 지혜가 있으시며, 본인이 많이 알고 계시는 과제라도 남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꼭 필요한 틀린 것만을 지적하시어 스스로 깨닫기를 기다리는 여유로움이 부하들을 편안하게 해주셨고, 스스로 알아서 일하는 풍토로 조직관리를 하셨지요. 그러나 거짓과 과장은 용서가 안되는 철저함을 보여주시어 말로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저승사자 노릇도 하셨답니다.
앞에서 잠간 언급이 되었던 IMF 직후 임원 정리시에 과거 잘못의 전력이 있었던 저로서는 각오하고 있었는데... 현재의 제가 있도록 도움 주셨음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가능한 책을 많이 읽고, 요즈음 제가 변변치 않지만 글을 쓰는 것은 회장님의 가르침 덕택이다 생각되네요.
서진영 박사가 시청자들에게 추천하는 손욱 회장의 저서로는 삼성SDI 혁신의 방법론을 집대성한 <변화의 중심에 서라>였다.
손 회장의 삶의 목표를 묻는 마지막 질문에서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 답변하시면서 책을 쓰고 강연에 다니는 것도 알고 있는 것을 남과 나누기 위한 것이라고 하시면서 나눔과 베품의 참된 의미를 일깨워 주신다.
OBS 경인TV 방명록에 아래와 같이 방명하는 장면으로 방송이 마감되었다. cho
품격 높은 국가 지혜로 국민을 이끌어 주시는 멋진 프로 되세요.
2009. 6, 29 손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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