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3호 cafe-글벗] 시나리오 / 박주연 [미드나잇 블루 midnight blue]
[ 형 식 ] 시나리오 (단편영화 20~30분)
[ 장 르 ] 드라마, 미스터리
[ 용어정리 ]
E Effect. 효과음, 삽입음악, 인물 없이 대사만 나올 때.
F Filter.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
N Narration. 내레이션.
씬 Scene. ‘신’이 바른 표기이나 편의상 ‘씬’으로 표기.
몽타주 Montage. 짧은 장면들을 편집한 화면.
플래시백 Flashback. 이전 씬의 일부 장면을 그대로 사용.
낮/밤 낮(해 뜰 무렵 ~ 해 질 무렵), 밤(해진 후 ~ 해뜨기 전)
[ 안내사항 ]
대사는 입말임을 감안해 맞춤법에 맞지 않아도 표현을 그대로 살림.
[ 등장인물 ]
김유인 여.
성윤제 남.
그 외 인물 병원 직원들.
씬1. 별장 전경 / 밤
인적 드문 곳에 위치한, 수목원처럼 꾸민 정원, 동화 속에 나올만한 별장.
(춘천 제이드가든 style)
2층짜리 본채는 불이 꺼져 있고, 1층짜리 별채에는 불이 켜져 있다.
씬2. 별채 화실 / 밤
화실 안 곳곳에 걸려 있거나 바닥에 놓인, 중세유럽풍의 그림들,
그림 대부분은 동화 속 한 장면이거나 패러디한 장면.
작업실 한쪽에 위치한, 지하실로 향하는, 푸른색 문.
그 옆에 걸린, 대형 캔버스, 동화「푸른 수염」의 한 장면.
(푸른 수염이 아내에게 지하실 문 앞에서 열쇠 건네는)
이젤에 올린 캔버스에 초상화(중세유럽풍)를 그리고 있는 유인.
암청색(푸른색이 좀 더 나도록)으로 염색한 긴 머리카락.
군데군데 붓 터치하는 부분만 보이고 (전체는 보이지 않게)
유인, 붓을 내려놓고, 감정 없는 얼굴로 그림을 잠시 보는,
(그림 부분은 보이지 않게)
한손으로 캔버스 윗부분 잡고 (마치 머리채 잡는 느낌으로)
푸른색 문으로 가서, 열쇠로 문을 연다.
문을 열고, 어두컴컴한 안으로 사라지는 유인.
저절로 닫히듯, 서서히 닫히는 문, 완전히 닫히면.
푸른색 문 위로 <타이틀> CG.
씬3. 강남역 전경 / 낮
수많은 성형외과 간판들.
씬4. 윤제 병원 진료실 / 낮
윤제, 가운 벗고 재킷으로 갈아입는다. (E)카톡 소리 두 번.
책상 위에 둔 핸드폰 집어 카톡 확인. 카페 지도와 대화.
대화 내용, “언니, 여기가 좋겠어. 이번 주 토요일 2시에 만나.”
윤제, 낯선 이의 문자에 스팸 취급하며 대화창을 나가려다가,
유인의 프로필사진에 호기심, 클릭.
프로필사진, 암청색 긴 머리카락 늘어뜨리고 환하게 웃는 모습.
윤제, 먹잇감 발견한 듯한 표정.
씬5. 카페 전경 / 낮
호숫가에 위치한 카페.
씬6. 카페 1층 / 낮
사람들로 가득한 카페 안.
잠시 후 출입문을 들어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 속에 섞여 있는 윤제.
윤제, 빠르게 1층을 훑는다. 사람들 중에 유인은 보이지 않는다.
씬7. 카페 2층 / 낮
윤제, 2층으로 올라와 훑는, 역시 유인은 보이지 않는다.
씬8. 카페 1층 / 낮
윤제, 구석자리에서 커피를 마시며, 출입문을 예의주시한다.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하면, 2시가 훨씬 넘은 시각.
괜한 짓 한 건가, 슬슬 짜증나려는 순간, 걸려온 전화. 모르는 번호
윤제 : (받고, 매너 있게) 여보세요. 네, 그런데요? (점점 난감해지는)
씬9. 카페 주차장 / 낮
윤제, 다급히 출입문을 나와 자신의 차를 보면,
윤제의 외제차 보조석 문을 보며 서 있는 유인.
암청색 긴 머리카락, 유인임을 한눈에 알아보고 저도 모르게 피식 웃는 윤제.
이내 표정 관리하고, 유인에게 다가간다.
윤제 : 전화 주신 분이죠?
유인 : (목소리는 미안해하면서, 얼굴은 무표정) 예, 여기… (하며 문 가리키는) 뭔가 긁히는 소리가 나서 보니… 제 가방에 있는 체인에 긁힌 모양이에요. 죄송해요.
윤제 : (문을 확인해보면, 멀쩡한, 안심시키는) 멀쩡해 보이는데요?
유인 : (가방에서 명함 꺼내, 오른손으로 건네며)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사고 접수하고 연락주세요.
윤제, 유인의 명함 보면,
<김유인, 서양화가, 연락처>만 적혀 있는 명함.
윤제 : (본인 명함 꺼내 건네며) 접수까지 할 정도는… (하며 유인을 보면)
유인 : (명함 받았으나 확인하진 않고,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돈, 왼쪽 손목에 자해한 흔적)
윤제 : (손목 보고) 저… 손목에 그…
유인 : (당황하지 않고, 자해흔 감추려는 듯 손목 가리는)
윤제 : (오해하는 줄 알고) 아, 저 이상한 사람 아닙니다. 언제 시간 되시면 저희 병원에 한번 들르시죠. (하며 손에 든 명함 보라는 제스처)
유인 : (무표정으로 명함 보는)
윤제 : (의사라는 자부심, 유인이 넘어올 거라는 자신감)
유인 : 네, 한번 들르도록 하죠. (부드럽지만 어딘지 비웃듯 묘한 미소)
윤제 : (그럼 그렇지, 매너 있게 웃는)
씬10. 윤제 병원 진료실 / 낮
노크 후 문 열리고, 들어오는 유인.
윤제 : (반갑게) 어서 오세요. 앉으세요.
유인 : (자리에 앉고, 윤제만 보는)
윤제 : 상처 부위 좀 볼까요?
유인 : (말없이 윤제만 보는)
윤제 : …유인씨?
유인 : 치료는 필요 없어요.
윤제 : ?
유인 : 윤제씨 보러 왔어요.
윤제 : !
씬11. 몽타주
-카페, 미술관, 영화관, 드라이브 등 데이트 하는 두 사람.
-윤제의 외제차 안, 키스하는 두 사람.
-윤제의 병원 데스크, 먹을 것 건네는 유인. 뭔가 눈치 보는 듯한 간호사들.
윤제와 밖으로 나가는 유인을 보며, 수군대는 간호사들.
-고급레스토랑에서 청혼하는 윤제, 받아들이는 유인.
씬12. 별장 입구 / 낮
자동으로 열리는 고풍스런 대문, 안으로 들어가는 유인의 외제차.
씬13. 별장 정원 / 낮
정원 한쪽에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는 두 사람.
윤제, 별장 규모 보고 놀란, 이내 횡재한 듯한 표정.
씬14. 별채 화실 / 낮
화실 안으로 들어온 두 사람.
유인 : (입구 근처에 서서) 그림은 주로 여기서 그려요.
윤제 : 화실이 아담하네요. (돌아다니기 시작하는)
유인 : 공간이 넓으면 집중이 안 되거든요.
윤제 : (끄덕이는, 계속 둘러보며 이것저것 구경하는)
유인 : (자리에 서서, 눈으로 윤제 쫓는)
윤제 : (파란 문 보고) 여긴 보관실인가 보죠? (하고 열려는데, 잠겨 있는)
유인 : (매섭게 노려보듯)
윤제 : (별 생각 없이) 잠겨 있네? (농담하듯) 비싼 것들만 넣어 놨구나? (열기를 포기하고 다른 것들 구경하는)
유인 : (윤제가 본인 쪽으로 걸어오자, 눈에서 독기 빼는)
씬15. 별장 정원 / 해질 무렵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는 두 사람.
유인 : 서울에서 오기엔 좀 멀죠?
윤제 : 오히려 좋아요. 일부러 한적한 곳으로 여행가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유인 : 결혼해서도 전 여기서 지내는 날이 더 많을 거예요.
윤제 : 편할 대로 해요. 나야말로 당신 그림 그리는 데 방해하기 싫으니까.
유인 : 식 올리기 전에… 몇 가지 부탁할 게 있어요.
윤제 : 얘기해요.
유인 : 신혼여행은 당분간 미뤄야겠어요.
윤제 : 아, 전시회 얼마 안 남았다고 했죠? 신혼여행이야 천천히 가면 되죠. 뭐 급하다고. 걱정 말고 전시회에만 집중해요.
유인 : (감정 없는 말투) 고마워요.
윤제 : (매너 있는 미소) 다른 건? (하고 차 마시려는)
유인 : 부부관계는 내가 원할 때만 해요.
윤제 : (차 마시다 사레들린)
유인 : (태연하게 보는)
윤제 : (기침 잦아들자 간신히) …유인씨, 그게 무슨? (어이없는) 혼전순결 지키고 싶다고 해서 지금까지 간신히 참고 있는데, …뭐, 그건 그렇다 쳐요. 근데 부부관계까지 선을 긋는 건 좀 아니지.
유인 : (태연한)
윤제 : (짜증나지만, 참고) 예, 그럽시다. 아예 안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유인 : (감정 없는 말투) 고마워요, 이해해줘서.
윤제 : (끓어오르는 한숨) 또 있어요? 이젠 듣기 겁나네.
유인 : (묘하게 명령조) 화실에서 봤던 파란 문엔 관심 갖지 말아요.
윤제 : …
유인 : 화실에 들어가는 것까진 상관 안 해요. 대신, 그 문엔 신경 꺼줬으면 좋겠어요.
윤제 : (살짝 기분 나빠진) 어째 명령으로 들리는데?
유인 : (다시 감정 없는 말투) 전시회가 코앞이라 예민해졌나 봐요.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요.
윤제 : (빈정 상할 대로 상한)
씬16. 본채 거실 / 밤
윤제, 현관문에 벌컥 열고 들어온다.
화를 삭이려다, 결국 주체 못하고 소리 지르며 발악한다.
윤제 : 뭐? 신경 꺼? 시건방지게 어따 대고! (씩씩대며 창밖을 보면)
거실 창밖으로 보이는 별채. 불이 켜진 화실 안으로 보이는 유인.
윤제 : (유인을 노려보며) 넌 운 좋은 줄 알아, 예전 나였으면 벌써 넌, (하다 마는) 혼전순결? 지랄하고 자빠졌네.
씬17. 별채 화실 / 밤
화실 창밖으로 보이는 본채.
거실 창안의 윤제. 별채를 보다, 잠시 후 안으로 들어간다.
유인, 빈 거실을 싸늘하게 바라보다, 화실 안으로 고개 돌리면서,
한쪽 입꼬리 올리며 비웃듯 미소 짓는다.
2부로 이어집니다
첫댓글 우리과에 다양한 재주를 가지고 있는 주연 학우죠~
멋져요
동감입니당~
최대한 짧게 쓴다고 했는데도 게시글이 3개나 됐네요.
이 시나리오에 대한 작의는 세번째 게시물에서... ^^
우와~~~~
소설 쓰고
시나리오 쓰고
존경하오~^^
오우!!박주연~ 그대가 무지 궁금해지오...
이리 다재다능한지 미처 몰랐다오...
어떤 결말일까? 궁금하며 읽었습니다. 천천히 숙성시키며 읽은 보람이 있네요ㅎㅎ
영화를 한편 보는듯
눈이 호강을 했어요
학우님
코로나 시기에 글로나마 재미를 느끼게 해주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