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거리를 걷노라면 이성에 대한 노골적인 애정 표현을 자제할 줄 모르는 "육탄 공세형"노래말들을 듣지 않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디 가요뿐이랴 CF를 필두로 결국에는 상술로 귀착되는 뻔한 성적 이미지 판매 전략들이 시도 때도 없이 들쑤워대니 하리오씨는 어쩌다 필요 이상 짜증을 내곤한다. "리오에서 온 사나이"라는 영화와 아무 관계는 없고 이름만 비교적 폼 나는 하리오씨, 벌써 노총각 히스테리가 발동하는 걸까? 중세 시대에 사는 것도 아닌데 이런 시대착오적 짜증에 사로 잡히는 그는 , 다만 외압성 작극에 내둘리지 않고 가급적 정숙하게 살고 싶을 뿐이다 우연이든 의도적이든 도처에서 창궐(?)하는 섹스 어필에 요즘 남자, 특히 "솔로"들은 아마도 아버지 세대보다 훨씬 더 지속적으로 성적 충동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테고, 그 역시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게 문제다. 대다수 남자들처럼 오로지 한 여자만을 사랑한 남자로 역사에 기록되고 싶은 하리오씨는 그럴수록 "올 가을엔 사랑하리오"라고 나지막한 혼자말로 굳게 다짐하는 것이다. 이도저도 안되면 트랜스젠더 하리수비슷하게 "암수 한몸"이 되는 수술이라도 받든가 해야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망상에까지 이르곤 한다 2001년 대한민국에서 솔로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는 최근 자료와 통계치를 통해 결혼과 미혼의 손익계산을 따지고 한국 미혼녀들이 요구하는 "애정의 조건을 확인", 자신의 노총각 신세를 벗어날 가능성을 형이하학적으로 가늠해 본다. 물론 노총각 독자들을 대신해서이다 일단 노총각, 아울러 노처녀의 기준부터 정해야겠다. 통계청의 2000년 혼인 이혼 통계 결과를 보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29.3세, 여자 26.5세이다. 따라서 서른이면 잔치는 끝났고 어디가서 노총각 대접을 받아 크게 억울해할 처지가 아니다. 70년 자료에는 남자 초혼 연령이 26.7세였으니 하리오씨는 아버지 세대때 평균 결혼 연령에서 무려 7년이 늦도록 독수공방의 궁상을 떨고 있는 것이다. 결혼은 왜 해야 하는가 우선 살기 위해서이다. 농담이 아니다. 영국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45세 이상의 독신 남자는 기혼남에 비해 각종 질병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23%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년말 소득공제 등 은근슬쩍 독신에 가해지는 불이익들도 수두룩하다. 탈 솔로 결심을 굳혔다한들 예식장에 들어서기까지는 넘어야 할 현실적 장애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유머 이데올로기"시대라 불러도 과하지 않을 정도로 요즘 젊은 여자들은 거의 연예인 수준의 유머 감각을 남자에게 요구한다. 수도권지역 미혼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69.6%가 이성을 처음 만났을 때 느끼는 유형으로 "말 잘하고 유머스러운 성격"을 꼽았다. 안그래도 지금 전국이 "개인기"열풍이 아니던가? 기교파만 득세하는 세태를 얹쟎아하며 과묵한 사내가 선호되던 시대를 그리원하는 노총각이 있다면 빨리 타임머신이 발명되기만을 고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호주머니 사정이 웬만큼 두둑하지 않고서는 명함도 못 내밀겠다. 한 정보회사에서 여성회원 1830명을 대상으로 예비남편의 희망 연봉을 물었더니 평균이 3200만원으로 나왔다. 그런데 연봉 4000만원 이상이면 나이차는 10년 이상도 충분히 각오할 수 있다는 여지가 수두룩하다니 이걸 그나마 위안으로 삼아야 하나, 신경질을 내야하나? 하리오씨가 우울해야 할 일은 아직 더 남았다. 형제 중 장남은 여전히 결혼 기피대상 1호라는 통계인데 다른 결혼 정보회사의 여성회원 5235명 중 15%가 아예 장남은 소개받지 않겠다는 조건을 사전에 내걸었단다. 다만 한가지 하리오씨가 다행으로 삼는 통계 하나, 서울지역 미혼 여성 280명을 상대로 조사했더니 65.4%가 병역필을 선호했다고 한다. 오 30개월 현역 복무한 보람을 여기서 찾는구나 미혼과 결혼의 대차대조표는 2탄으로 넘어간다 결혼의 조건 1) 유머 감각 2) 경제력 3) 장남 No 국민 김호경기자 2001년 8월31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