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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는 우리 근대사와 함께 달려왔다.
60-70년대 산업화 시기에는 자원수송 역할을 맡아 국가발전의 밑거름이 됐고, 이후 고속철도의 개통을 통해 속도혁명을 가져오며 지속가능한 발전의 핵심 교통 인프라로 기능과 역할을 해 왔다.
◆철도, 국토를 좁히다=철도는 4년 전 KTX의 개통과 함께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었다.
KTX의 개통으로 당일치기 부산, 목포 관광이 가능해 지면서 이 지역에 대한 신규관광수요가 크게 늘었다. 아침에 서울을 출발해 해수욕장 등 관광을 마치고 회를 떠 저녁에 서울로 돌아오는 새로운 풍속도도 생겨났다.
이는 고속철도 개통 후 경부고속도로(서울-부산)의 수송분담률 변화로 나타났다. 고속철도 개통 직전의 경부축 고속도로와 철도의 수송분담율은 각각 12.1%와 38.0%였다. 그리고 KTX 개통 1년차인 2004년 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의 수송분담율은 고속도로가 9.4%로 줄어든 반면 철도는 60.9%로 급증했다.
또한 국가균형발전이 본격화되면서 국토축의 다변화 수요에 맞추기 위해 기존의 경부축과 서해안축, 동해안축, 남해안축, 중부내륙축 등을 강화하기 위해 철도교통망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는 국가철도망구축계획(2006-2010)에 따라 총 40조4000억원을 철도시설 확충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건설 중인 동대구-부산 간 고속철도가 완공되면 2010년부터는 서울에서 동대구를 거쳐 부산까지의 노선을 2시간 이내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소요시간 2시간 40분에 비해 최대 50분 가량이 단축되는 것이다. 또 같은 해 KTX는 서울-순천 노선도 개통한다.
아울러 2014년에는 서울에서 강릉을 2시간에 도달할 수 있는 직선 선로가 마련될 계획이다. 전국을 딱 두시간만에 옆 동네처럼 누비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대륙 진출의 핵심...동북아 물류 중심국가 도약의 기틀= 이미 우리나라는 경의선, 동해선 등 남북한 연결교통망을 확충했다. 러시아도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의 연결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국제철도수송체계에서 한반도 철도망의 전략적 중요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반도가 아시아 및 유럽 대륙의 게이트웨이(gateway)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 서울-개성-평양-북경 간 철도는 이미 구축됐다. 일부 구간의 개보수와 정치적인 문제만 해결된다면 철도를 통한 대륙진출은 문제될게 없다.
우리 철도가 대륙철도와 연결되면 우선 유럽, 중국, 러시아 행 물류에서 엄청난 편익이 발생한다. 현재 유럽으로 가는 화물의 대부분은 해운을 통해서 운송되는데 대략 21일이 소요되지만 철도를 이용하면 일주일만에 도착할 수 있다. 이에 따른 물류비 절감효과는 수출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되고 결국 수출 경쟁력 제고로 이어진다.
여객 측면에서도 러시아와 중국 행 항공 여행객들의 상당수를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칼 호수를 낭만적인 침대 열차에 누워 구경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코레일은 이미 침대가 설치된 명품열차 ‘해랑’을 시범운행 중이다.
◆철도의 보너스 부가가치= 철도기술의 발달은 수송분담의 측면 외에도 추가적인 편익을 창출할 수 있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철도 기술은 좋은 수출상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아프리카 철도는 완전히 붕괴상태에 놓였고, 베트남 등 동남아의 철도의 경우 유럽진출을 위해 국제표준(1.435m)에 맞는 괴간(레일과 레일 사이)으로 전면적인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고유가 시대가 이어지며 미국 내 항공사들이 1000km 이하 구간을 포기하면서 철도를 통해 공백구간을 채우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태명 코레일연구원 경영연구팀 부장은 “첨단 철도 기술은 부가가치가 매우 높아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가 수출하기에는 매우 좋은 상품”이라며 “철도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의 과정에서 얻어지는 관련 기술들은 엄청난 국부창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철도 접근성 높여야= 철도의 육성을 위해서는 전국적으로 철도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철도망과 부족한 연계 교통 체계를 확충해 대량화물과 여객의 상당부분을 철도로 흡수해 도로의 수송효율을 높이면 ‘도로 경화’ 현상을 완화시킬 수도 있다. 이는 대도시권의 통행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장기적으로 남북 간 철도 및 국제철도의 연결을 위해서도 국내 철도망의 정비가 필요하다.
강경호 코레일 사장은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철도의 효율성을 살리고 각 교통수단의 장점을 연계시키는 종합적인 교통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