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라토리엄 사태 이전의 상황 - 러시아 주가폭락…금융시장 마비
2) 러시아 외채 지불유예…90일간 모라토리엄 선언
3) 러 신용 또 2단계 내려…아시아 증시 연일 추락
4) 루블화 평가절하와 모라토리엄 이후 환전소와 생필품가게에 장사진
5) 루블화 평가절하와 모라토리엄 선언으로“옐친 퇴출”여론 빗발
6) 러시아 지불유예 원인…외채 갚기 안간힘 끝 '두손'
7) 러시아 모라토리엄 원인·파장
8) 러시아 지불유예 이모저모
9) 러시아 모라토리엄 파장…최대채권국 독일 타격
10) 러시아 모라토리엄 - 한국 기업도 대책 부심
11) 러시아 모라토리엄에 따라 불똥 튄 우리경제
12) 러시아 모라토리엄에 따라 아시아 주가 동반 하락세
13) 한국,對러차관.민간투자 1998년 6월말 현재 29억달러
14) 아시아와 러시아 경제 위기에 미국 금리 고수…주가 상승세
15) 러시아 모라토리엄에 따른 각국 반응
16) 러시아의 루블화 평가절하와 모라토리엄 선언 사태후 신중치 못한 對러 처방
17) 중국이 디플레 늪에 빠졌는가?
18)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국가채무 불이행) 선언에 따라 외국인·개인 '팔자'봇물…전업종 위축
19)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이 우리경제에 미칠 파장과 대책
20) 러시아 사태로 한국 자금조달 악영향
1998년 8월 15일 현재, 러시아가 주식시장 붕괴.국가신용도 추락.루블화 평가절하 움직임이 겹치면서 금융공황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이 바람에 아시아 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인도 등 신흥 시장도 줄줄이 무너지고 있었다.
모스크바 증시의 RTS지수는 지난주말 132.86에서 1998년 8월 13일 101.17로 떨어져 1주일 사이에 24% 가량 하락했었고 연초에 비하면 무려 75%나 폭락한 것이다. 주가가 폭락한 13일에는 다시 40여분간 거래가 중단됐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제적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S&P).무디스 등은 13일 러시아의 외화표시 채권 등급을 'B1' 에서 'B2' 로 한 단계 내렸었다.
영국의 피치 IBCA도 러시아 SBS 아그로 은행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올렸었고 신용평가기관들은 "국제통화기금 (IMF) 등 국제사회가 약속한 2백26억달러의 구제금융이 러시아 금융위기를 완화시키는 데 실패했다" 고 밝혔었다.
러시아 금융시장이 공황적 상태로 빠져들자 외국 투자가들은 서둘러 자금을 회수하였다. 크레디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 (CSFB).도이체 모건 그렌펠 등 서방 투자은행 딜러들은 장기물 채권 거래를 사실상 중단하고 1일물인 오버나잇 거래도 이자율을 상상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려받았었다.
러시아 국채의 유통수익률은 연 1백50%대를 오르내렸고 금융거래도 격감했다. 예컨대 주식거래량은 13일 평소의 1억달러 규모에 훨씬 못미치는 1천5백만달러 수준에 그쳤다.
외환시장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루블화 평가절하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외국 투자가들이 루블화를 서둘러 팔아치우고 나가면서 달러 품귀현상이 나타내었고 루블화 가치는 13일 달러당 6.31루블에서 6.37루블로 급락했다. 거래량은 극히 미미했고 이에 따라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주 1백92억달러였던 외환보유고가 13일 1백70억달러로 감소했다고 발표함과 동시에 일부 은행들의 외환거래를 제한했다.
러시아 경제가 이처럼 벼랑끝으로 몰리자 서방선진7개국 (G7) 각료급 고위관리들은 13일 긴급 전화회담을 갖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물론 세르게이 키리옌코 총리 등 러시아 관계자들은 "시장이 공황에 빠질 아무런 이유가 없다. 러시아는 루블화를 평가절하하지 않을 것이며 금융시스템 붕괴에 대한 정신병적 대응이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고 반박하고 있지만 사태는 전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금융전문가들은 대부분 루블화에 대한 15~25%의 평가절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다가 일부 은행의 지급능력에 대한 불신 ▶러시아 채권의 대량 매각 가능성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하락 등으로 러시아 경제가 혼란국면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던 러시아가 결국은 1998년 8월 17일 루블화 표시 외채에 대한 90일간의 모라토리엄 (지불유예) 과 사실상의 루블화 평가절하를 전격 발표, 아시아.유럽 증시가 폭락하는 등 세계경제가 큰 혼란에 빠졌다.
러시아 재무부가 지난해말 현재 1천2백50억달러라고 발표한 외채는 과거 파리클럽 채권국과의 협상 이후 상당부분 루블화 표시 채권으로 전환돼 있어 이번의 모라토리엄 선언은 사실상 국채 지불유예를 의미한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루블화의 환율변동 상한선을 달러당 6.3루블에서 9.5루블로 상향조정, 루블화를 53%나 사실상 평가절하했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휴가지에서 크렘린궁으로 급거 귀환, 세르게이 키리옌코 총리와 경제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키리옌코 총리는 이어 모라토리엄 선언이 있기 수시간 전에 도착한 국제통화기금 (IMF) 의 존 오들링 스미 대표를 만나 자금지원 문제 등을 협의했다.
모스크바 증시의 주가지수는 이날 5% 이상 폭락하다 정부 발표 후인 오후 3시 현재 지난 주말보다 2.09% 오른 117.41포인트를 기록했다. 루블화 환율은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6.5루블 안팎에 거래됐지만 시민들을 상대하는 시내 환전소에서는 최고 9.5루블에 달러화를 팔았다.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과 루블화 평가절하 조치의 충격에 따라 일본.태국을 제외한 홍콩.대만.싱가포르 등 대부분의 아시아 증시가 1998년 8월 18일에도 내림세를 보였다. 홍콩 증시의 항셍 (恒生) 지수는 전날보다 13.77포인트 (0.2%) 떨어진 7, 210.92로 거래를 마쳤으며 싱가포르의 ST지수도 소폭 하락했다. 뉴욕 증시는 17일 1.78%의 오름세를 보여 8, 574.58로 올라섰으며 런던.프랑크푸르트 증시도 뉴욕 증시의 오름세에 자극받아 막판에 소폭의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S&P) 는 17일 러시아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B - ' 에서 'CCC' 로 2단계 하향 조정했다.
루블화 평가절하와 모라토리엄 (지불유예) 이 발표된 지 만 하루가 지난 1998년 8월 18일 오전 모스크바 중심가중 하나인 다라고밀로프스카야 거리. 생필품 상점마다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물가 폭등을 걱정하는 시민들의 사재기 행렬이었다.
'잠을 깨보니 전혀 다른 나라였다' '루블 하락의 허가증' 등 굵은 제목의 이날자 조간신문을 든 시민들은 언제 밀어닥칠지 모를 물가폭등에 대한 막연한 걱정과 두려움으로 수심이 가득찬 모습들이었다.
"며칠 후면 물가가 치솟는다. 빨리 사두지 않으면 물건들이 바닥이 날 거야" 라며 긴 줄에 조바심을 내고 있었다. 평소 오전 10시 문을 여는 키오스크 상점의 주인 막심 (33) 은 '노바야 체나' (새 가격) 라는 조그만 글씨 밑에 품목에 따라 평균 50코페이카에서 5루블 정도씩 오른 새 가격을 열심히 써넣고 있었다. "루블화의 가치가 평균 30% 이상 떨어져 우리도 가격에 반영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됐어요. " 그는 어제까지만 해도 6.5루블씩 받던 수입품 하이네켄 맥주를 8루블로 올려 받고 있었다.
같은 시간대 모스크바 키예프역. 우크라이나에서 밤새 달려 도착한 기차로 모스크바에 온 보따리 상인 이리나 (43) 는 환전소를 전전하다 겨우 한 곳에서 달러를 바꿨으나 하룻밤 사이 껑충 뛰어버린 달러값에 고개를 흔들었다.
"키예프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1달러에 6루블 30코페이카였는데 오늘은 9루블을 주고도 달러를 구하기가 어려워요. " 이번 사태로 더욱 어렵게 된 사람들은 연금생활자와 체불노동자. 이들의 분노는 거의 폭발 직전이었다.
연금생활자 입장에선 연금의 가치가 대폭 줄어든 반면 대부분이 수입품인 생필품의 가격은 올라 이중.삼중의 생활고를 겪게 됐다. 이들은 정부의 정책실패와 거짓말.무능을 비판하고 있다.
긴 줄 속에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던 이리나 (72) 할머니는 "오는 22일 투루도바야 로시야 (노동러시아).전러시아독립노조연맹 등이 주최하는 대규모 반정부시위에 적극 참여해 옐친의 사임을 요구하겠다" 고 각오를 다졌다.
루블화 평가절하와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러시아는 현 정부의 개혁정책.자본주의 실험.옐친 정권의 운명, 이 세가지가 모두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 이번 사태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할 경우 보리스 옐친 정권의 안위 자체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조치는 옐친 대통령의 신뢰도에 다시 한번 치명타를 가했다. 옐친 대통령은 지난 14일 "루블화 평가절하는 없다" 고 단언하고 "이것은 확고하고 명백한 결정" 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불과 3일 뒤인 17일 이 말을 정반대로 뒤집은 발표가 나왔기 때문이다.
러시아 최고의 정치분석가로 꼽히는 일간 시보드냐지의 미하일 베르그만 주필 겸 사장은 "17일의 조치는 현 옐친정권에 국민들이 갖고 있던 신뢰의 마지막 방울을 터뜨린 것" 이라고 말했다.
네자비시마야 가제타지도 1998년 8월 18일자 1면 머릿기사에서 "91년 8월 쿠데타가 발생했던 상황과 현 상황이 너무도 흡사하다" 며 현 정부의 무능을 질타했다. 러시아 언론들이 각 정파 및 지배집단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강력한 비판은 엘리트 지배집단 내부의 갈등과 동요를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 겐나디 주가노프 러시아 공산당 당수는 18일 국가두마 (하원) 차기 회의에서 옐친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정책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안드레이 일라리오노프 등 러시아의 저명 경제학자들은 "지난 6년간의 개혁은 금융재벌들과 외국투자가들을 살찌우고 러시아를 빚더미에 올려놓은 거품경제일 뿐" 이라며 새로운 정책을 촉구하고 있다. 옐친측도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18일 다시 휴양지로 돌아간 옐친 대통령은 보리스 표도로프 국세청장을 거시경제 및 국가부채문제 담당 부총리로 전격 승진시키며 여론무마에 부심하고 있다.
또 이번 사태는 공산당 등 야당이 의회에서 개혁법안을 통과시켜 주지 않아 사태가 촉발됐다며 법안만 통과시켜 주면 상황반전은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러시아 경제가 마침내 모라토리엄 (지불유예) 이라는 극약 처방을 택한 것은 한마디로 과다한 정부 부채에 그 원인이 있었다. 보리스 넴초프 부총리가 최근 밝힌 바에 따르면 대외부채는 현재 2천억달러 가량. 그중 단기국채 (GKO) 발행규모만 6백억~7백억달러에 이른다.
러시아 정부는 지금까지 매년 국내총생산 (GDP) 의 6%에 이르는 재정적자를 이자율이 연 60~1백50%나 되는 고금리의 GKO발행이나 차관도입 등으로 막아왔다. 이 때문에 뭉칫돈이 실물경제가 아닌 GKO에 몰려 실물경제는 망가지고 정부 부채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사태가 이렇게 돌아가자 올들어 1백억달러 이상의 외국자본이 러시아 시장을 빠져나가 금융시장은 공황의 늪으로 한발씩 빠져들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루블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금리를 연 1백50%까지 올렸으나 대세를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주 말 루블화 가치는 모스크바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6.3~6.4루블선에서 거래됐지만 시중은행에서는 7루블선을 넘어섰다.주식시장에서도 지난주에만 세차례나 폭락사태로 거래가 중단되는 소동을 빚었다. 특히 이번주에 러시아 은행들이 갚아야 할 외채가 13억달러나 되고 17일 하룻동안 3억달러의 상환만기가 몰린 것이 결정타가 됐다. 유일한 돈줄은 은행 보유의 GKO를 시장에 내다파는 것이지만 이를 사들일 정부는 사실상 능력이 없었던 것이었다.
모라토리엄 선언이 수출경쟁력을 높이고 단기외채 상환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으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러시아 정부가 세수 (稅收) 증대.재정지출 삭감 등을 위한 획기적 방안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사태는 수습하기 힘든 실정이다. 게다가 옐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공산당 주도의 국가두마(하원)가 각종 경제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러시아가 모라토리엄 선언을 함으로써 금융위기의 태풍이 아시아에 이어 남미.동유럽에까지 파급돼 세계경제 전체가 최악의 상태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997년 7월 태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이제 아시아 지역을 벗어나 신흥시장으로 확산되는 서곡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지난주 두차례의 주식거래 중단 사태가 발생했고, 러시아 국채의 유통수익률이 연 1백50%대를 넘어서는 등 공황상태를 면치 못해왔다.
특히 이번주에만 러시아 은행들이 갚아야 할 외채가 13억달러나 되고 17일 하룻동안 3억달러가 몰려있었다. 유일한 돈줄은 은행들이 보유한 러시아 정부의 단기 국채를 시장에 내다파는 것이나 러시아 정부가 이를 소화할 여력이 없었던 것이 이번 사태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
러시아의 외환보유고는 현재 1백70억달러에 불과하다. 지난주 국제적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S&P).무디스가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단계씩 하향 조정한 것도 상황을 악화시켰다.
러시아의 국가 두마 (하원)가 IMF와 합의한 재정개혁법안의 승인을 몇달째 미뤄온 것도 위기 확대에 한몫했다. 이 때문에 지난 14일 보리스 옐친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전화로 공동 대처를 약속한 것도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달 7월 24일 64억달러 규모의 단기 국채를 7~20년짜리 중단기 달러 표시 채권으로 전환했고, 2백26억달러 규모의 IMF 지원금으로 9월말까지 외화 표시 외채의 상환은 가능한 상태다.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은 일단 러시아 경제와 밀접한 동구권 국가들과 러시아에 대한 최대 채권국인 독일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전망이다. 옛 소련에서 분리 독립한 독립국가연합 (CIS) 의 전체 무역중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이르고 있다.
게다가 독일이 러시아에 빌려준 돈은 지난 7월말 현재 5백1억달러. 러시아의 총 외채규모 1천2백30억달러중 40%에 이르는 규모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무너지면 독일은행들은 거대한 부실 채권을 떠 안을 수밖에 없게 돼 마르크화의 약세와 증시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다.
유럽의 기축통화인 마르크화가 흔들리면 내년 유럽 단일통화 도입을 앞두고 있는 유럽 전역이 악영항을 받게 된다. 또한 독일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주변의 동유럽 국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동유럽 국가중 체코와 불가리아는 지난해 이미 외채 리스케줄링 (상환일정 조정) 을 하는 등 외환위기에 빠진 경험이 있다.
또한 러시아에 직접 타격을 받은 독일 금융기관 등 유럽계 자금이 아시아와 남미에서 이탈하게 되면 아시아 경제위기로 인한 원자재 하락 등으로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브라질 등 남미에도 연쇄 파급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일본의 엔화 약세를 더욱 자극하고 중국이 위안 (元) 화 방어를 포기할 경우 '제2의 외환위기' 는 불가피하다.
러시아 곳곳에서는 1998년 8월 17일 금융시장이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시민들은 물가폭등에 대비해 생필품 사재기로 북새통을 이뤘다. 러시아 지불유예 원인…외채 갚기 안간힘 끝 '두손'
○…러시아의 시중은행들은 빗발치는 시민들의 달러화 인출 요구로 몸살. 에호 모스크바 라디오방송은 은행들이 외화예금 계좌를 갖고 있는 시민들의 인출요구를 "상부의 지시" 라며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또 외화 송금도 외환시장 마비로 사실상 중단된 상태. 한편 국제 신용평가기관 피치 IBCA (영국) 는 이날 러시아 14개 대형은행들의 장.단기 채무에 대한 신용등급을 한단계 하향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모스크바 증시의 주가지수는 모라토리엄 선언 뒤 외채부담 경감 등에 따른 낙관론이 우세, 오후 3시 현재 지난 주말보다 2.09%나 반등. 그러나 외환시장에서 루블화는 지난 주말보다 달러당 0.12 오른 6.43루블에 거래가 이뤄졌으나 거래액은 2천1백만달러에 불과. 반면 시내 환전소에서는 최고 9.5루블에 달러화를 거래하는 등 모라토리엄의 한파를 실감케 했다.
○…북서부 발다이에서 휴가중이던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17일 사태가 심각해지자 모스크바로 급거 귀경, 크렘린궁에서 세르게이 키리옌코 총리와 대책을 숙의. 옐친 대통령은 경제위기가 본격화한 지난 주말까지도 자신의 귀경이 위기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며 고집을 부리다 마침내 크렘린궁으로 돌아오는 모양새를 연출.
○…키리옌코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환율 변동폭 확대가 루블화 평가절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고 주장. 세르게이 두비닌 중앙은행 총재도 "이번 조치는 러시아 시민과 국내 생산업자를 돕기 위한 것으로 외국 투기자금들이 피해를 볼 것" 이라며 대 (對) 국민 설득작업에 나섰다. 한편 그동안 정부의 개혁법안에 반대, 임시의회 개회를 거부해온 최대 야당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 당수도 "21일부터 국가두마 (하원) 를 열어 개혁안을 처리하겠다" 고 천명.
○…중국 외교부는 1998년 8월 17일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상황이 하루빨리 안정되기를 바란다" 는 성명을 발표. 중국측은 다음달 초순 옐친 대통령과 장쩌민 (江澤民) 국가주석이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인데다 ^엔화 약세^러시아 사태^아시아 위기 심화 등의 악재 때문에 위안 (元) 화 평가절하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을 우려하는 눈치.
○…북서부 발다이에서 휴가중이던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17일 사태가 심각해지자 모스크바로 급거 귀경, 크렘린궁에서 세르게이 키리옌코 총리와 대책을 숙의했다.
○…이번 루블화 평가절하로 식품점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수입상품들의 가격이 폭등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세르게이 두비닌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정부의 결정이 발표된 직후 "정부의 조치는 러시아 국민과 국내 생산업자를 돕기 위한 것이며 수개월 동안 러시아 시장을 빠져나가던 투기자금에 피해를 줄 것" 이라고 강조했다. 미하일 자도르노프 재무장관은 "평가절하가 러시아 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할 것" 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과 루블화 절하소식에 충격을 받은 한국 업체 등 모스크바 진출 외국업체들은 사태의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영업에 미치는 충격파를 파악하지 못하고 대책회의만 하는 상황이다.
○…이번 조치가 발표된 직후 러시아 금융시장은 공황상태에 빠졌으며 시중은행들은 시민들의 빗발치는 달러화 인출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이날 에코 모스크바 라디오방송은 러시아 은행들이 외화계좌를 갖고 있는 시민들의 외화인출 요구에 대해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997년 7월 태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 태풍이 아시아를 휩쓴 후 마침내 러시아마저 무너뜨렸다.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은 아시아 위기가 다른 지역의 국가로 처음 확산된 것이어서 세계 경제 전반에 만만치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금융기관 및 동유럽 경제의 타격 = 러시아의 사태로 일단 최대 채권국인 독일과 주변 동유럽 국가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말 현재 세계 민간 금융기관들이 러시아에 빌려준 돈은 7백22억달러. 그중 독일은 3백5억달러나 되고 프랑스.이탈리아가 각각 70억달러.43억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 금융기관들이 거대한 부실 채권을 떠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마르크화 약세와 독일 증시의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독일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크고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동유럽 국가들도 위기에 휩쓸릴 것이 뻔하다. 지난 주말 모스크바 증시가 폭락하자 동유럽에서 가장 건실하다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증시와 체코 프라하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동유럽이 위기에 휩싸일 경우 전체 수출량의 10%를 동유럽에 의존하는 독일 경제에도 주름살을 안길 것이며 이는 자칫 전체 유럽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
◇아시아.남미로 재확산 = 더욱 심각한 것은 러시아에서 타격을 받은 독일.프랑스 등 유럽 금융기관들이 아시아 등지에서 자금 회수에 나서고 동유럽 증시 침체로 미.유럽의 투자 자본이 신흥 시장을 이탈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아시아 위기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는 바람에 경제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브라질 등 남미 국가들도 위험지대에 들어오게 된다. 더 나아가 이같은 전세계적 금융 불안은 엔화 약세와 중국 위안 (元) 화 절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며 한국과 동남아 국가들엔 '제2의 외환위기' 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전세계 금융시장 혼란 = 아시아.유럽 금융시장은 1998년 8월 17일 당장 영향을 받아 일제히 동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도쿄 (東京) 증시에서 닛케이 평균주가는 은행.종합상사들의 주가 폭락으로 한때 올해 최저치를 경신했으나 종가는 329.27엔 내린 14, 794.66엔으로 마감됐다. 엔화가치는 도쿄 시장에서 달러당 1.57엔 떨어진 1백46.44엔으로 급락한 데 이어 싱가포르.런던에서 1백46~1백47엔대에 거래가 이뤄졌다.
또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증시가 3.6%나 폭락한 데 이어 싱가포르 2.9%, 타이베이 (臺北) 1.3%, 방콕 3.4%, 뉴질랜드.호주는 각각 1% 안팎의 하락률을 보였다. 또 러시아에 대한 최대 채권국인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증시 역시 17일 오전 2% 가량 떨어졌으며 런던.파리도 약세를 기록했다.
러시아는 우리나라 총 수출의 불과 1.2% (지난해 17억6천7백만달러) 를 차지하고 있어 전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연 5억달러에 달하는 '보따리 장사 수출' 에는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또 대 (對) 러시아 수출은 신용장 (LC) 보다 인수인도 (DA, DP) 조건의 외상거래가 일반적이라 1억~2억달러의 수출 미수금 발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 는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가전.자동차.식품류 등 주종 업종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 이밖에 라면.과자류 등과 같이 대 러시아 수출 의존도가 20%를 상회하는 13개 품목의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삼성.대우.동양제과.대상교역 등 국내 업체 등은 현재 기 (旣) 계약분에 대한 선적을 중지하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에는 현대.삼성 등 지.상사 1백개사,가전조립.섬유업 등 투자진출 업체 89개 등 총 1백89개사가 진출해 있는데 이들은 이미 외상거래 중단 및 제3국 은행 신용장거래 등의 방법을 통해 수출미수금 발생에 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KOTRA 모스크바무역관 서기원씨는 "러시아 금융위기가 안정될 때까지 러시아 업체와 거래 때는 서방은행 보증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외상거래는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는 "루블화 평가절하에서 파생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 지.상사를 포함한 현지법인은 외화표시 부채와 루블화 보유액을 최소로 줄이고 현지 판매가격은 달러화로 표시하는 등 자산부채를 관리하는 한편 불시에 닥칠지 모르는 세무사찰에 대비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한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물린 돈이 차관과 투자액을 합쳐 6월말 현재 29억1천만달러에 달하기 때문이다. 우선 정부 경협차관 17억7천만달러가 발등의 불이다. 이중 1억7천만달러는 당초 올해말까지 받을 예정이었고, 16억달러에 대해서는 상환일정을 협상중이었다.
김창록 (金昌錄)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장은 17일 "1억7천만달러는 알루미늄.방산물자 등으로 예정대로 연말까지 돌려받고, 지난달부터 협상중인 16억달러에 대해서도 이달중 상환일정을 확정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달러가 아닌 현물로 돌려받는 만큼 주요 채권국과 보조를 맞추기보다 개별 협상을 통해 최대한 받아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러시아의 태도는 미지수다.
은행.종금사 등 금융기관이 러시아 국.공채에 투자한 돈이 지난 4월말 현재 10억2천만달러다. 이는 주로 홍콩 금융기관들이 만든 러시아 펀드에 투자했다가 물린 것이다. 김우석 (金宇錫)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러시아 국.공채 가격 하락으로 손실이 불가피하다" 며 "다만 금융기관들이 최근까지 러시아 국.공채를 계속 처분해왔으므로 10억2천만달러보다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 고 밝혔다.
민간기업도 1억2천만달러를 직접투자했는데 투자손실이 불가피하고, 루블화 평가절하로 평가손도 클 전망이다. 투자한 돈 외에도 손실이 적지 않다. 재경부는 지난해 이후 감소세를 보인 러시아 수출 (올 상반기 7억3천만달러) 이 더욱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개발도상국의 대외신인도가 추락하면서 한국이 유탄을 맞을 수도 있다. 특히 러시아에 큰 돈을 물린 독일 등 유럽 금융기관들이 아시아 투자자금을 회수할 경우 사태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자칫 제2의 외환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엔화 약세로 몸살을 앓고 있는 아시아 각국의 통화가치와 주가지수가 17일 러시아가 사실상 모라토리엄 선언과 함께 루블화 평가절하 발표에 영향 받아 일제히 떨어졌다. 일본 엔화가치는 도쿄 (東京)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달러당 1.57엔 떨어진 1백46.44엔으로 급락했다.
또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329.27엔 떨어진 14, 794.66엔으로 마감돼 올들어 세번째로 15, 000선이 무너졌다. 아시아 각국의 주가지수는 이날 오후 싱가포르 증시 1.8%, 말레이시아 1.3% 등의 하락률을 보였다.
우리나라도 러시아에 대해 지난 1998년 6월말 현재 29억달러의 차관과 투자액이 물려 있어 이번 모라토리엄 선언이 국내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 정부와 금융기관.기업이 러시아에 투자한 돈은 정부 경협차관 17억7천만달러, 금융기관 유가증권 투자 10억2천만달러, 민간기업 직접투자 1억2천만달러 등 총29억1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재정경제부는 1998년 8월 17일 러시아와의 경협차관 상환협상을 당초 일정대로 이달말까지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이지만,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라고 밝혔다.
아시아와 러시아 경제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 는 당분간 기준 금리를 현 수준 (연 5.5%)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미 연준은 1998년 8월 18일 (현지시간) 금리 조정을 위한 정례 협의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 조짐이 아직 미미하고^월별 무역적자가 악화되지 않아 금리를 그대로 유지할 여력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7월까지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연율로 1.5% 올라 지난해 (1.7%) 보다 더 안정됐으며 6월중 무역적자는 5월 (1백55억달러) 보다 8.9% 감소한 1백42억달러였다. 그러나 미 상무부는 2분기 전체 무역적자는 4백40억달러로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고라고 지적했다.
한편 금리 고수 결정으로 미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는 이틀째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백39.80포인트 (1.63%) 오른 8, 714.65에 마감됐다.
러시아의 루블화 평가절하와 모라토리엄 선언에 대해 국제사회는 비교적 차분하게 상황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러시아가 이미 수차례나 외채위기를 겪어 상환 만기일 재조정을 한 적이 있는데다 평가절하 조치도 어느 정도 예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각국 반응 = 미 백악관은 일단 이번 사태를 '단발성 사건' 으로 규정하는 한편 러시아가 국제통화기금 (IMF) 의 권고 조치들을 신속히 이행하도록 촉구했다. 마이클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은 1998년 8월 17일 "러시아 정부는 시장의 신뢰를 재구축하는데 노력을 집중해야만 한다" 고 말했다.
요사노 가오루 (與謝野馨) 일본 통산상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교역에서 수출보다 수입이 4배 가량 많고 신용 공여액이 미.유럽에 비해 적다" 며 일본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반면 러시아의 최대 채권국인 독일의 헬무트 콜 총리는 우려를 표시하면서 "러시아 상황이 조속히 안정되길 희망한다" 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전문가들은 "독일 은행들이 러시아에 대출한 3백5억달러 중 90% 이상이 독일 정부.보증보험기관의 지급보증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것" 이라고 보고 있다.
◇ 신용평가기관.시장반응 = 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S&P)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은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S&P는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기존 '' 에서 2단계 내린 'CCC' 로, 영국 피치 IBCA는 '' 에서 '' 로 3단계나 내렸다.
이날 유럽증시는 러시아 사태로 대부분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뉴욕증시의 상승세 반전에 자극받아 런던.프랑크푸르트 증시가 소폭 오르고 파리.취리히 증시는 내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독일 마르크화도 달러화에 대해 이날 강세를 나타냈다.
◇ 러시아의 대책마련 = 모라토리엄 선언이 정부의 지불능력 고갈에서 비롯돼 무엇보다 IMF가 요구한 정부지출 축소.세제개혁 등에 대한 의회의 신속한 승인이 시급하다. 국가 두마 (하원) 는 21일 임시회의를 열고 정부 법안을 심의할 예정이나 반대 의견이 많아 논란이 예상된다.
러시아는 지난달 IMF와 합의한 대로 금융지원을 조건으로 ^국내총생산 (GDP) 대비 재정적자폭 축소 (6→2. 8%) ^조세징수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 ^부실은행 개편을 통한 금융구조 개혁 등에 합의했다.
러시아로선 또 외국투자가들의 신뢰를 회복시키고 통화가치 안정 및 외채 구조 재조정을 해나가야 하는 난제를 앞에 두고 있다.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과 상사원들은 요즘 한.러 관계 현안에 대처하는 정부 당국의 수준에 당혹하고 있다. 조성우 (趙成禹) 참사관 사건 당시 보여준 정부의 협상능력 부재와 일부 공무원의 기강해이, 비 전문가들의 주먹구구식 발언과 정책결정, 러시아 사회에 대한 정보 및 전략부재 등이 이번 러시아의 루블화 평가절하와 모라토리엄 선언 사태를 맞아서도 똑같이 재연되고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우려다.
상황 발생후 국내 정치권은 즉각 대러 차관회수 방안을 촉구했고 정부는 양국간 채널을 총가동해 차관 조기회수와 현물상환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 는 수출상품의 선적을 당분간 중단하는 것이 좋겠다는 내용을 공표했다. 이에 질세라 수출입지원업무를 맡은 은행들은 러시아은행들이 지급보증한 수출 신용장 (LC) 과 지불보증서 (LG) 는 아예 할인하지 않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러나 교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수출진흥을 책임진 기관이 어떻게 양국관계에 대한 고려없이 수출선적 중단을 권고하고 수출입업무를 지원하는 은행들이 다른나라 은행들과는 달리 무조건 "러시아 것은 할인을 안해주겠다" 는 식의 반응을 보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더구나 사실상 조기회수가 불가능해 몇년을 끌어온 경협차관 문제에 대해 마치 우리가 노력하면 조기상환이 가능한 것처럼 다시 거론해 한.러 양국을 자극하는 당국자들의 태도도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을 발표한 뒤 세계 어느나라도 이와 같은 반응을 공개적으로 내놓은 곳이 없다. 정부나 전문기관의 임무는 평상시보다 위기때 빛이 난다.
지난해 1997년 7월 금융위기가 터진 뒤 한국.태국.인도네시아 등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경기후퇴와 소비감소.실업급증 등의 문제에 부닥치고 있다. 이는 지구촌 차원의 성장둔화와 반도체.철강 등 주요 제품의 공급과잉, 유가.원자재값 하락추세와 맞물려 전세계적인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디플레이션이란 임금.물가.부동산값 등 경제 전반에 가격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물건을 살 능력보다 공급이 더 많아짐을 의미한다. 디플레가 계속 진행되면 생산.소비가 연쇄적으로 위축돼 기업도산 및 대량실업으로 이어지는 극심한 불황이 빚어질 수 있다.
◇ 공급과잉과 상품가격 하락 = 석유 등 주요 원자재 시장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전세계 실물경기 위축이 감지되기 시작됐다. 지난해초 배럴당 23달러선을 유지하던 중동산 두바이유 (油)가격은 최근 절반수준인 12달러대를 맴돌고 있다.
미국의 커머디티 리서치 뷰로 (CRB) 사가 밀.옥수수.구리.금 등 17개 주요 원자재 가격을 가중평균해 산출하는 CRB - 브리지 선물지수는 지난해 5월 255선에서 최근 202선까지 하락했다.
또 반도체.철강 등 세계경제의 기둥 역할을 했던 주요 산업들도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다. 미 조사기관인 ICE는 올해 전세계 반도체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12%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64메가D램의 경우 지난해 연초 개당 47달러에서 현재 9.5달러까지 떨어져 있다. 철강도 올해 7천5백만t 정도의 공급과잉이 예상됨에 따라 국제가격이 1년전보다 30% 가량 떨어진 상태다.
◇ 주요국의 디플레 우려 = 일본 경제는 지난해 사상 최저수준인 마이너스 0.7% 성장을 기록한 뒤 침체의 늪에서 좀체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7월중 도매물가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2.2% 하락, 5개월 연속 하락행진을 벌이고 있다.
쾌속 항진을 계속했던 중국 경제도 올해 8% 성장목표가 사실상 물건너갔다. 지난 4년간의 긴축정책으로 소비가 위축, 상반기 소비자물가는 2.1% 하락했다.
중국인민은행 (중앙은행) 은 올해 두차례나 금리를 내려 경기부양을 시도했지만 수출둔화.홍수피해 등으로 상황은 여의치 않다. 특히 수입은 6.4%나 줄어들어 내수침체를 그대로 반영했다. 러시아 사태 이후 가뜩이나 불안한 남미.아시아.동유럽 경제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미국 경제는 성장.물가.고용 등에서 체력이 좋은 편이나 일부 지표들은 이상 (異常)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98년 6~7월중 산업생산증가율이 연속 마이너스를 보인 데 이어 7월중 공장가동률은 80.5%로 92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디플레 확산 우려 때문에 미.유럽 등은 1차적으로 일본의 과감한 경기부양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그 효과가 아시아 위기를 흡수할 만큼 클 것인지 아직 미지수다. 결국 위기탈피의 핵심역할은 결국 미.유럽 등 세계경제를 이끄는 선진국에 달려 있다.
그러나 내수보다 수출을 통해 위기탈출을 내심 염두에 두는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 과연 선진국들이 '자국 이기주의' 에서 탈피, 세계경제의 리더십을 발휘할 것인지 확신할 수 없는 현실이다.
주가지수 300선이 붕괴됐다. 18일 종합주가지수는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국가채무 불이행) 선언과 이에 따른 세계 금융위기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 전날보다 10.47포인트 하락한 291.15로 마감됐다. 이로써 지난 1998년 6월30일 297.88를 기록한 뒤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주가지수 300선이 한달반만에 다시 무너졌다. 이날 주식시장은 장초반부터 외국인.개인투자자의 '팔자' 가 쏟아져 12.38포인트가 급락했으나 뉴욕.도쿄 증시가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우려만큼 세계 금융시장의 혼란이 크지 않아 소폭 회복세로 돌아섰다. 업종별로는 광업만이 오름세였을뿐 나머지 전 업종이 내림세를 기록했다. 삼성전자.포항제철 등 핵심 우량주들이 대부분 약세권에 머무르면서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금강산 개발 참여 발표로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던 통일그룹의 한국티타늄이 내림세로 돌아서는 등 최근 강세행진을 펼쳤던 재료.실적주들도 경계.차익매물이 쏟아져 대부분 하락했다. 반면 충남방적.한솔전자.동원.쌍용증권 등 38개 종목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2백60만주가 거래된 국민은행이 거래량 1위를 차지했다. 상업은행.금강개발.한국티타늄.쌍용증권 등도 1백만주 넘게 대량거래됐다. 외국인들은 이날 상업.국민은행 등 은행주를 대량 처분, 1백20억원어치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도 15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반면 기관 투자가들은 은행주를 중심으로 60억원어치를 사들여 대조를 이뤘다.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이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국과 동남아 외환위기에 이어 일본.중국 경제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터진 러시아 사태로 인해 금융 공황이 전 세계로 확산되지 않을 까 하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특히 경제회생에 나선 한국의 노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본지는 경제전문가 3인이 참석하는 긴급좌담회를 마련했다. 이들이 분석하는 사태의 파장과 우리의 대처방안을 들어본다.
▶사회 :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지만 러시아가 모라토리엄 선언과 루블화 평가절하를 단행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세계 경제가 파국으로 가는 조짐인가요.
▶李원장 : 아직 그렇게까지 얘기할 단계는 아닙니다. 그러나 동남아.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 경제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러시아까지 연쇄적으로 문제가 터져 상승효과를 낳으리란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게 사실이죠.
▶사회 : 러시아가 모라토리엄 선언까지 하게 된 이유를 어떻게 보시는지.
▶兪위원 : 외환위기에서 시작됐으나 근본원인은 러시아의 재정적자 때문이죠. 러시아 정부가 적자를 만회하려고 무리수를 쓴 탓입니다. 재정위기의 원인으로는 러시아의 지하경제가 번창하고 세금 안내는 소득이 많았던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정부의 관리능력. 리더십 부재가 문제지요. 아직은 러시아 국내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李 : 러시아의 개혁입법이 통과되지 않고 옐친 정부와 공산당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사회 : 러시아 사태의 파장을 짚어봅시다. 90일간 지불유예가 단기적으로 어떤 파장을 불러올까요.
▶李 : 러시아의 공공채무 2천억달러중 루블화 외채는 6백20억달러 정도입니다. 러시아의 대외지불 능력이 완전히 바닥났다고 볼 수는 없어요. 루블화를 평가절하하면서 단기자본이 빠져나갈 우려가 커 모라토리엄이란 처방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아요.
▶兪 : 러시아는 동유럽에 많은 위성국가를 거느린 나라입니다. 사회주의 국가는 내부거래가 많죠. 러시아의 모라토리엄은 동유럽 국가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겁니다. 동유럽을 신흥시장으로 꼽고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우리에게도 이런 점에서 영향이 있겠죠.
▶사회 : 러시아 사태와 최근의 엔화약세.위안화 위기 등이 연관을 맺지 않을까요. 독일 등이 아시아에서도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兪 : 아무래도 국제금융시장에 심리적 불안감이 커지겠죠. 러시아에 꿔준 자금이 상당기간 묶이면 신규자금 공급이 어렵지 않겠어요. 일본이 동남아에 1천억달러를 물렸지만 그 자체로 일본의 타격이 크지 않았던 예로 보면 독일도 직접적인 타격은 심각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국제금융시장에 미칠 심리적 악영향이 문제죠.
▶사회 : IMF는 재원이 바닥 나 사태수습에 적극 나서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요.
▶兪 : IMF의 출연금 2천억달러는 이미 거의 바닥 났고 미국에 1백80억달러를 추가 출연토록 요청중이나 의회의 반응이 소극적입니다. 러시아 문제는 아직 국내적 위기라고 하지만 사태가 확산되면 조정자가 없어 문제가 될 겁니다. 그러나 사태가 악화되면 IMF뿐 아니라 G7이 나서서 막을 것으로 봅니다.
▶사회 : 러시아 문제로 인해 아시아와 한국으로 들어올 돈이 적어질 가능성이 있는데 외자도입이 절실한 우리에게는 큰 악재가 되지 않겠습니까.
▶李 : 미국은 한국에 대해 좀 더 두고 보자는 입장입니다. 현대자동차 노사분규와 기아자동차 국제입찰, 서울.제일은행 매각 등 세가지가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어요. 이 문제의 처리방향에 따라 외국인이 한국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느냐 마느냐가 달려 있는 셈이죠. 미묘할 때 대외여건이 불리하게 움직이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사회 :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은 아직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은데 이처럼 대외여건마저 나빠지고 있으니 어떻게 해야 합니까.
▶兪 : 외국인은 한국을 두가지 관점에서 보고 있어요. 하나는 구조조정의 성공 여부고 두번째는 한국 경제가 되살아나겠느냐 여부죠. 우리는 아직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외국인이 기대하는 수준까지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하건, 경제를 빨리 회복시키건 하나를 선택해 보여줘야 합니다. 한국은 러시아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돈을 들어올 겁니다.
▶사회 : 러시아 문제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兪 : 실물경제쪽 영향은 거의 없다고 봐요. 우리가 진출대상으로 삼는 동유럽쪽에 간접적인 영향은 미치겠죠.
▶李 : 우리의 대 러시아 공식수출은 17억달러 정도이나 음성거래는 이보다 더 크다는 얘기가 있어 이 부분에 문제가 있을 수 있죠.
▶兪 : 루블화에 투자했던 국제투기자금이 엔화나 위안화에 입질을 해볼 수도 있으며 이에 따른 교란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사회 =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할까요. 우리 힘으로 해결이 어려운 부분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李 = 무엇보다 외국 투자자들에게 러시아와 달리 한국은 투자를 해도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게 필요합니다. 또 외자조달 이외에도 국내저축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은 저축이 많이 되도 돈이 돌지 않기 때문에 신용경색을 풀어 자금순환을 시키는게 급선무 입니다.
▶사회 = 아무리 돈을 풀어도 산업자금화가 안되는 게 현실입니다. 내부적으로는 만기연장 외에 신규 대출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 해외차입이 불가피한데, 러시아 사태가 터지는 바람에 금리가 더 올라가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것으로 우려됩니다.
▶兪 = 그렇겠죠. 러시아 사태때문에 조금이라도 위험 가능성이 있는 나라는 신인도가 더 떨어지고 금리는 높아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것입니다. 지금같이 한국의 국가신인도가 낮은 상황에서는 신인도가 높은 선도은행을 만들어 이를 통해 외화를 조달하자는 것이지요.
▶李 = 우리가 구조조정을 하는데 고통이 크다고 하면 외국인들은 두가지 반응을 보입니다. 하나는 개혁하기 싫기 때문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이 그 정도로 어려운 줄은 몰랐다는 것입니다.
▶사회 = 외환정책은 어떻습니까. 4백억달러를 넘은 외환보유고를 놓고 너무 많다, 그렇지 않다는 논란이 있습니다. 또 환율 적정수준에 대한 논란도 있는데 어느 정도가 적정하다고 보십니까.
▶李 = 종전에는 '외환보유고는 연간수입의 3개월치' 가 적정하다고 했으나 지금은 위기상황이므로 단기외채 규모의 외환보유고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환율 역시 수출이 중요한 만큼 엔화 가치 변동에 따라 적절히 평가절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兪 = 같은 생각입니다. 외환위기를 겪지않은 싱가포르.일본.중국.대만 등은 공교롭게도 8백억달러 이상의 충분한 외환보유고가 있으니 국제투기자금의 공격 여지도 없었다고 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우리도 위기를 벗어날 때까지는 충분히 쌓아놓아야 할 겁니다.
▶사회 = 민간기업들은 러시아 사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兪 = 우리 기업은 동유럽에 자동차.전자등의 분야에 많이 진출해 있는데, 중장기적으로 약간의 타격이 우려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러시아 사태로 인해 입을 직접적인 타격은 크지 않을 것입니다.
▶李 = 단기적 파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 동감입니다. 러시아에 대한 우리 수출비중은 1.2%로 미미하고 경협관련 채권도 완전히 못받는 것은 아니거든요.
▶사회 = 당장 파장이 크지는 않을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 지고 이는 결국 한국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텐데요.
▶兪 = 비관적.낙관적 시나리오가 다 있습니다. 주로 원자재를 수출하는 러시아가 덤핑에 나서게 되면 기초원자재 가격은 안정될 것이라 우리에겐 유리할 수도 있겠죠. 비관적으로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엔.위안.루블화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고 국제 경제주체들의 내몫챙기기에 나서면 경색이 올 수도 있습니다.
▶사회 = 도쿄.뉴욕시장의 반응은 아직 차분한 것 같은데요.
▶兪 = 러시아와의 채권이 미미한 등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판단한 때문일 겁니다.
▶사회 = 전체적으로 종합해 볼 때 당장 국제자본의 이동이 있을지는 몰라도 세계시장에 큰 영향은 없다는 것 같은데, 그래도 국제 금융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兪 = 그렇습니다. 중국이 무너지면 경합관계인 아시아 전체에 충격이 크겠지만 러시아는 다를 겁니다.
▶李 = 러시아 사태의 고리를 러시아 선에서 끊어줘야 합니다. 여기에는 G7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사회 = 오랜 시간 감사합니다.
러시아의 루블화 평가절하와 모라토리엄 (외채지불유예) 선언 파장이 세계경제뿐 아니라 한국경제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8일 국내 종합주가지수는 291.15를 기록, 300선을 깨뜨렸는가 하면,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의 10년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가 하루만에 0.65%포인트나 뛰었고, 한국전력 15년만기 채권의 가산금리도 7.6%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국제금융시장의 차입여건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국내 몇몇 대형 투신사와 증권사가 모라토리엄 대상인 러시아 단기 재정증권에 5억달러를 집중 투자한 것으로 밝혀져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금융기관의 러시아 채권투자 규모는 ▶단기 재정증권 5억달러 ▶유로본드 3억4천만달러 ▶금융채.회사채 1억8천만달러 등 총 10억2천만달러인데, 단기 재정증권에 투자한 돈은 앞으로 러시아 정부에 의해 상환일정이 재조정되는 등 회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우선 정부는 17억7천만달러 규모의 러시아 경협차관에 대해 독자 협상에 나서기로 했으며, 대우.LG전자 등 업체들은 대 (對) 러시아 수출품 선적을 중단하거나 계약을 재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특히 경협자금 상환을 위해 이규성 (李揆成) 재정경제부장관이 연내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사태로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돈 빌리기가 훨씬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되며 알루미늄 등 일부 원자재 조달에 차질이 예상된다.
삼성경제연구소 오승구 (吳承九) 박사는 "러시아의 경제위기가 아시아 지역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한 미국.유럽 등에서 한국기업에 대출해줄 가능성이 더 낮아져 한국의 자금 압박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 말했다.
유한수 (兪翰樹) 포스코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 사태가 장기적으로 일본 엔화.중국 위안 (元) 화 약세를 부추기고 한국.동남아 등 세계 금융시장에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부와 업계는 러시아에서 상당부분을 수입하는 알루미늄괴.빌레트 (강판).원목 등 원자재의 수입에 차질이 예상됨에 따라 다른 수입선을 찾아나서기로 했다.
또 ㈜대우는 이날부터 러시아행 수출품의 선적을 전면 보류, 현지 바이어의 대한 (對韓) 신용조사에 착수했으며 LG전자는 추가 수출주문을 하지 않고 있다.
또 2천만달러 상당의 자동차 연불수출을 추진 중이던 현대는 이번 사태로 계약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쌍용.SK 등도 러시아 정부의 대외지불 능력이 확인될 때까지 선적을 중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