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제도 관련 자료, 세계기록문화유산 지정 신청과 관련하여

[송만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로부터 온 답신입니다.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이동현입니다.

조선시대 과거제도 관련 자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관련 문의를 주셨다고 전달받았습니다. 이에 관련하여 간략히 답변을 드리고자 합니다. 유네스코 지정유산(세계유산, 무형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은 기본적으로 소정의 국내 절차를 밟은 후 국내 심의를 통과한 건에 한해 유네스코 본부로 등재신청서를 보내 검토 및 심의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한국의 경우, 문화재보호법에 의거하여 문화재청에서 상기 유네스코 지정유산의 국내 심사과정을 전담하고 있으며, 문화재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국내 지원 공고를 냅니다. 세계기록유산에만 초점을 맞춰서 말씀드리면, 국내 지원 공고문에 부착된 등재신청서(국문 작성 가능)를 작성하여 기한 내에 접수하면 이후 문화재청 산하 세계기록유산한국위원회에서 심의를 통해 유네스코 본부로 보낼 한국의 다음 번 세계기록유산 등재건 2건을 선정합니다.

(* 국내 공고는 보통 N-2년차 하반기에 있으며, 2023년 4분기에 공고가 있었고 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선정된 2건의 국내 등재신청서는 심사위원들의 코멘트를 반영하여 영문으로 번역 작성됩니다. 한국을 비롯하여 국내 심사를 거친 차기 세계기록유산 등재 후보군은 유네스코 본부에서 정합성(admissibility: 등재신청서 상 누락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 검증을 거친 후 세계기록유산 분야 국제전문가들이 모인 등재소위원회(RSC, Register Sub-Committee)에서 세계기록유산 등재 조건에 맞는지를 검토하게 됩니다. 여기서 기록물의 등재 여부를 권고하는 의견을 작성합니다.

(*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준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운영하는 다음 홈페이지를 참조해주십시오 : https://shorturl.at/stLUY

<접속 후 가장 오른 쪽 세계기록유산 탭 클릭>)

RSC 검토가 끝난 후에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 International Advisory Committee)에서 RSC의 권고 의견을 검토한 후 2차로 등재 여부를 판단하고, 이 과정이 끝나면 다음 번 열리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Executive Board)에서 등재 여부를 최종 승인합니다.

RSC와 IAC의 검토 과정이 1년 정도 소요되고, 국제 심사는 최소 1년 반 정도는 걸립니다.

작년 말 접수된 국내 심사건은 올해 유네스코의 국제 심사 과정을 거쳐 내년(2025년)에 등재 여부가 결정됩니다. 이에 세계기록유산은 2년에 1회(홀수해) 국가별로 최대 2건까지 등재가 가능하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 단, 여러 국가가 함께 등재하는 경우는 국가별 TO를 적용받지 않습니다.)

국내에서도 현재 차기 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자 준비하는 건이 많이 있습니다. 이에 말씀하신 과거제도 관련 기록물의 경우 등재 가능성 여부를 국내 심의과정을 전담하는 문화재청(세계유산정책과)에 한 번은 상의를 해보셔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오랫동안 기록유산 등재를 준비해온 지자체/기관 등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서 국내 심사를 통과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아울러 해당 기록물의 등재 가능성 및 필요성에 대한 학술적 배경은 필수적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A라는 기록물을 등재하고자 할 때 기록물의 수효와 범위가 잘 정리되어 있고 학술적으로도 등재 가능성과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여러 차례 언급된 점(특히 해외 전문가들의 코멘트가 포함되어야 해당 기록물이 한국과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는데 도움이 됩니다)이 등재신청서에 적시되어야 합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직접적으로 등재 과정에 관여하지는 않지만, 등재 관련 자문을 상시 제공하며 상기 세계기록유산한국위원회 심의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말씀드린 내용이 도움이 되시길 바라며, 관련하여 추가적으로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편히 알려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이동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