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참을 중얼거렸다. 정말 이게 봄비인게 믿어지지 않았다. 참으로 많이 왔다. 하지만.. 나의 정말 좋은 어머니덕분에!! 뭐 엄마라고 부르지만 말이다. 가방에는 카키색우산이 들어있었다. 히힛-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 참으로 물웅덩이도 많았다. 피도 억수같이 내렸다. 아잉.. 양말 다 젖었다. 그 때였다. 왜 난 뒤를 돌아보지 않았던가! 나는 심심했다. 고로! 난.. 우산을 돌렸다.
"아이씨!"
뒤에서 나는 소리였다. 나도 한 성질하기때문에 나의 쫙 빠진 몸매.. 가 아닌 중지손가락으로 승부하려고 했다. 근데.. 뒤를 돌았을 때는 키는 대략 170cm대로 보이고 쌍커풀도 없으면서 눈도 크고! 오똣한 콧 날에.. 여자보다 더 아름다운 입술을 가진..
"너 중학생이잖아!"
하지만 내 머리를 톡톡 건드리는 아주 싸가지 없는 인간이였다. 하지만 나는 상황파악이 빨랐다. 지금 내가 생각해도 그 머리로 공부했으면 멘사─IQ 상위 2 %의 인증을 받은 사람만이 회원으로 가입할 수 모입. 즉, 천재들의 모입─에 가입했을 것이다. 허리부근쯤에 물에 젖은 작은 점들.. 그 점들의 크기는 정확히 내가 돌린 우산에서 튕겨나간 가여운 물방울이였다.
"너 죽고 싶냐?"
"저 명줄 긴데요"
"도대체 사람이 많은 거리에서 뭐하자는 건데!!"
"여기에 둘뿐이거든요"
정말이였다. 정말 그.. 오.. 도저히 오빠라는 못하겠고 그냥 싸가지라고 말하겠다. 그 싸가지는 아주 썰렁한 거리에서 겨우 나와 싸가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많은 거리란다.. 나참! 3살짜리 꼬마애도 그렇게는 안 우겨요!
"둘 밖에 없는데 죽고 싶냐?"
"아니오"
"그러면 뭐하자는 건데?"
자기가 먼저 시비─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사과해야하지만─를 걸었지 않았는가! 물론 시비란... 是非! 옭고 그름을 따지는.. 커컥!
"죽고 싶냐구?"
잠시 한자를 생각하느라 싸가지를 잊고 있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싸가지의 얼굴.. 아니 그 녀석의 코는 거이 내 코에 닿아있었다. 이런- 보통때였으면..
'꺄아- 이런 꽃미남이 나한테?!'
라면서 좋아했겠지만.. 그 녀석의 이글이글타는 눈동자속에
'죽을래?'
라는 단어가 보이는 것 같아 두려움에 떨었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아주 잘 나신! 잔머리의 귀재! 황.재.은! 내 이름이다. 꼭 기역해라. 어쨌든! 이 황재은이 뭘 못 하겠는가! 그랬다! 나는 아주 치사한 방법을 썼다.
"저기.."
"딱 한 대만 맞아라"
"푹!"
"엿먹어!"
정확히 나의 검지와 중지를 이용하여.. 그.. 눈을.. 찔렀다. 그리고는 아파서 싸가지가 나와 거리를 둔 사이에 눈을 감고 있어서 못 봤겠지만 정확히 왼손 중지를 들어 나의 매끈한 몸매... 가 아닌 중지를 흔들고는 뛰었다. 와하하핫- 웅덩이를 너무 쎄게 밣아서 물이 교복에 다 튀었다. 이런 이런! 이런 저주가 있나!
"다녀왔습니다!"
"어서와"
저기서 나를 반갑게 맞아주고 있는 사람은.. 중 3인 나보다 어린 중 2의 사랑스러워 보일려는 내 동생.. 다른 인간들은 애교라지만.. 내가 보면..
"그만해! 그런 표정! 역겨워!"
"너무해.. 어떻게 하나밖에 없는 동생한테 그럴 수 있어?"
"너를 낳아준건 내가 아니라 엄마니까! 엄마한테 가서 하소연해!"
역시.. 나는 동생을 구박할 줄 아는 이 세대의 진정한 누나였다. 우선 방에 들어가서 젖은 교복부터 갈아입었다. 흐흠.. 젖으니까 좀 무겁기는 했다. 근데 누가 알았으랴! 내 등에 매고 있던 가방의 지퍼가 열러서! 안에 있던 나의 사랑스런..
"미야옹-"
체육복이 젖고는 그 안에는 작은 아기 고양이가 있었다. 짱 귀엽다! 너무너무 귀여웠다! 이렇게 어린 아기 고양이가.. 도둑 고양이일 리가!! 있지.. 아아- 고민되었다. 저 하얀 털의 아기 고양이.. 너무 귀여운 아기 고양이.. 꺄아- 아기 고양이-
"띵동- 띵동-"
시끄럽게 울린 벨소리에 기분이 좀 그랬지만.. 그보다 기분 나쁜 건 다른 것이였다.
"그 년 어딨어!"
이 목소리는.. 죽고 싶냐고 나한테 몇 번을 물어본.. 그 이름은! 싸.가.지... 나는 문을 열고 나왔다. 그 녀석은 씩씩 대고 있었다. 근데.. 동생은 나한테 약간의 미소를 보이고는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누나.. 내가 누나 낙동강에 뿌려줄께.. 아냐! 금강에 뿌려줄까? 나.. 나갈께.. 잘 싸워"
아기고양이를 뺏기고 싶지는 않았다. 아니! 아니! 뺏기는 것 자체가 싫었다. 싸가지손에 아기고양이가 들어가봐라! 어떻게 되겠는가? 분명.. 싸기지의 무관심속에 굶어죽을 거다.. 흐흑.. 아니면 도둑 고양이가 되던가..
"왜 말을 안해! 내놓으라구!"
"안돼요! 그건 동물 학대예요!"
아직 때리지는 않았지만 벌써 훤하다. 그 녀석은 인상을 한 번 찌푸렸다. 흐흣.. 잘 생겼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어째 내 우산에서 튀겨져간 물방울 자국이.. 꼭 침 뱉어 놓은 것 같아서.. 말이 이상하게 흘러갔지만 나는 싸가지를 계속 쳐다봤다. 내가 이걸 배우느라 일년을 고생했다! 짱구의 눈망울작전─눈을 반짝이며 부탁하는 작전─을 개시했다.
재영이 자식도 아직 중 2이라서 순진한 구석이 있다. 나처럼 중 3되봐라! 하하하! 통하지도 않는 수법에 걸려들었다. 근데.. 싸가지 이름이 민진이인가보군..
"재영아........................................"
계속 울었다. 최대한 싸가지의 동정을 얻기 위해.. 그 녀석은 나를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봤다.
"누나! 누나! 누나!!"
내가 끝었다. 나는 울면서도 입은 씩 웃었다. 싸가지가 거울을 통해서 동정하고 있는 표정을 나에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아싸!
"왜 그러는 건데?"
"지금.... 나.. 아니.. 돌아가줄래요?"
역시 울기란 좋은 기술이다! 그 어떤 기술보다 뛰어나다! 저런 싸가지를 동정하게 만드는 좋은 기술이다! 그 녀석은 씁쓸한 표정을 짓고는 일어섰다. 히힛- 나 연기자 할까봐! 그 녀석은 조용히 나갔다. 나는 크게는 못 외치고 조용히 웃으면서 말했다.
"아싸리요-"
그렇게 나의 천재성을 확실히 밣혀준 하루가 지났다. 그 날 아침은.. 정말 한가했다. 학교에 가서 엎어져 잤기때문이다. 근데.. 차라리 깊게 잠들지! 어째서 이렇게 얕게 잠들어가지고는!! 들었단 말인가!
"띠딩- 장은학생여러분께 전달.. 야! 황재은!!"
방송부의 목소리가 끊기고 싸가지의 목소리가 들렸기때문이다. 환청은 아닌가보다. 우리반애들이 다 나를 쳐다봤다. 하핫- 황재은이 한 두명이겠어..
"어제 내 앞에서 쇼한 황재은!!"
나다.. 나는 직감적으로 방송실을 향해 걸어갔다. 아니.. 원래 방송나오면 가는 곳이겠지만.. 복도를 걸어가면서 싸가지가 지꺼리는 말.. 아! 이건 정말!!
"어제 징질 짜고 지랄하고 있었어! 너 게다가 그거 어디로 빼돌렸어? 그거 실험에 쓰일거란 말이야! 게다가 내 눈 찔렀지! 나중에 삼촌네가서 진단서 끊어오면 너 죽어!!"
하하하하하하하.. 삼촌네에 가서 진단서를 끊어옵니까? 삼촌네가 병원인가보겠군요.. 근데 왜 당신은 그 따위로 살고 있습니까? 어제 미처 말하지는 않지만 그 녀석은 확실한 갈색 염색이였다. 방송이 끊긴 것 같았다. 내 귀가 덜 간지러웠기때문.. 나는 방송실로갔다. 그 녀석은 아무 무서운 눈으로 날 쳐다봤다. 진단서 끊어봐도 아무 이상 없을 것 같구나!
"황재은!"
"아하하하하하하하.. 왜.. 찾으셨죠?"
"너 내 손에 죽어야지!"
"하하하.. 저 명줄 길 거든요"
싸가지는 곧바로 내 쪽으로 뛰어왔다. 그리고 올라간 손.. 오옷-
"휘익!"
내 귀가 좋은 건가? 어째서 싸가지의 손이 바람가르는 소리가 들리는구나! 하하하하.. 하지만 나는 그래도 좋은 사람이였다.
"민진선배.. 이러시면 안돼죠"
이 구세주의 목소리는!! 완벽한 남.. 내 동생이였다. 제길! 하긴.. 그런걸 꿈꾸다는 건 바보짓이지.. 어쨌든 내 동생은 싸가지의 손목을 잡았다. 싸가지는 죽일 듯이 내 동생을 쳐다봤다. 하지만.. 역시 이 시대의 진정한 누나인 나는 내 동생을 감쌌다.
"재영이한테 그러지마.."
점점 작게 들릴 것이다,내 목소리가!! 왜냐면.. 나는 그 불꽃 튀는 두 인간을 남겨 놓고 점점 문쪽으로 가서 방송실을 빠져나올려고 했기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사람한테는..
"어딜가!"
양팔이 있었다.. 싸가지의 남은 팔은 나의 손목을 낚아 챘다! 안돼요! 이러면! 소녀는 한아비만 섬겨야 할 몸입니다! 정령 이러신다면..
"엿먹어"
나는 매끈하게 빠진 중지를 보여줬다! 그리고 뛰려는데.. 깜빡했다! 내 손목이 잡혀있다는 사실을!
"꺄아아아아아- 놔- 놓으란 말이야- 꺄아아아아아아아아-"
나의 확실한 비명소리가 통했나보다. 나는 문쪽으로 뛰었다. 하지만.. 이 세대의 진정으로 불필요한 동생이란 존재는..
"나 나갈께"
그러고는 나보다 먼저 나가버렸다. 게다가..
"탈칵!"
정확히 내 귀의 판단으로는 방송실문에 달려있는 좌물쇠를 열쇠로 잠그는 소리였다. 나는 싸가지를 쳐다봤다. 약간 화가 가라앉아보였지만.. 오히려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냉정하게.. 무섭게 나한테 복수할지도 모른다. 나는 상당히 쫄아있었다. 하하하하.. 이 때는 미인계를..
"황재은 너 죽을래?"
"아뇨.."
미인계따위는 소용없다! 그런게 통했으면 벌써 통했다!! 나는 싸가지가 두려웠다. 하하하하.. 하하하.. 하하.. 하하하하하하... 하하하.. 하하하.. 나 실성했나보다. 그렇다! 여기서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수는 없다! 나의 인생.. 겨우.. 중 3인생지만! 쥐도 구석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 뭐 언제가 구석에 몰려있었지만! 나는 싸가지한테 달려들었다. 작전? 그런거 없었는데.. 하지만.. 내 키는 싸가지의 키에 비해 작았다. 크흑.. 작다는 느낌은 안 들고 살았는데....
"뭐야!"
"죄송해요!"
사과냐고? 아니다! 앞으로 내가 할 일을 경고하는 거였다. 나는 정확히 양손을 이용해서 그 녀석의 옆구리를 꼬집었다. 하지만 그 전에 나는 싸까지의 양팔에 가두어졌다. 나는 이제 죽었다.
"아프잖아!"
"엄마.. 아빠.. 그리고 재영아.. 하아.. 제 인생은 여기서 바이바이구나-"
"그럼 죽어야겠네!"
나는 그냥 몸을 맡겼다. 하하.. 이제 죽는 마당에 뭐 정조를 지키고 지랄염병떨수 있겠는가? 나는 눈을 딱 감았다. 어떻게 죽을까? 이 녀석 나를 토막살인할까? 아니면 칼로 찌를까? 아니면!! 굶어죽이는 건 아니겠지! 아아- 나는 학교괴담하나를 만들 수 있겠군..
"그럼 이제 죽은거야"
"예?"
나는 상당히 놀랬다. 나는 싸가지를 쳐다봤다. 그 녀석의 눈에는.. 살기는 안보였다. 다행이였다. 나는 우선 싸가지로 부터 분리─합체 된 적도 없지만 그 녀석의 팔이 나를 가두고 있었다. 이상한 상상 금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또 꼬집으려고?"
싸가지의 질문과 함께 약간 팔에 힘이 빠진사이에 싸가지를 나를 더 끌어안았다. 아아- 재수없어. 나는 어쩔 수 없이..
"재영아........."
한 번 썼던 수법을 다시 쓰기로 했다. 울었다. 계속 울었다. 근데.. 싸가지! 왜 반응이 없는 거야. 나는 그냥 보고 있잖아! 나를 풀어달란 말이야! 여기는 대한민국! 한 사람의 자유가 허락되어야 해!!
"그 놈이 누구냐?"
"예?"
"아까 내 손을 막은 놈이냐?"
"예"
하하하하.. 재영이는 싸가지를 아는데 싸가지는 재영이를 모르는 모양이다.
"그 자식하고 깨져!"
"뭘깨요?"
어찌! 우애를 끊으라는 말씀이신가요! 싸가지!! 도대체 우애를 끊으라니!
"앞으로 너 나한테 엮인거다. 알았어?"
"아니오"
"그냥 알아들어!"
그리고는 문으로 갔다. 근데.. 문이 자동이였던가?
"탈칵!"
어찌 내가 갔을때는 잠기고 싸가지가 가면 열리는가? 싸가지는 방송실을 나왔다. 근데.. 나는 진짜 싸가지하고 엮이고 말았다! 어찌되었냐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