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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게 달려오던 2023년도 어느덧 막바지에 다가섭니다.
한 해를 돌아보면 저에게는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산에 대해서 알아간다는것이 저에게는 큰 기쁨으로 다가옵니다.
한 해의 끝자락을 산과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2023년 12월 30~31일
4주 만에 다시 찾아온 배치고개입니다.
금남호남정맥이 아니었다면 둘째 주에 와서 마무리했을 텐데
덕분에 12월 마지막을 낙남정맥 3번째 구간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도착을 하니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잠시 산행준비를 하고 차가운 공기를 살며시 밀어젖히며 산행을 시작합니다.
처음부터 미끌거리는 경사면을 발걸음 가볍게
쭉쭉 치고 올라가시는 규식님
어라!!
누군가 냄비를 걸어 두었습니다.
제야의 종을 대신해서 제야의 냄비를 통통통 타종하고 가시는 규식님
임도를 따라 올라가다 보니 감나무가 많이 보이는 것이 사유지인 듯합니다.
(규식님께서 감나무라 알려주셔서 감나무인 줄 알았습니다.)
산중에 누군가 그네를 설치해 두었습니다.
그냥 갈 수 없으니 산중에 선녀가 되어 그네 타기에 도전해 봅니다.
트랙을 확인해 봅니다.
매봉산이라고 되어 있는데 아무것도 없고 코팅산패만 하나 덩그러니 자리하고 있습니다.
철조망은 왜 쳐놓았을까요?
트랙을 확인하니 과수원인 듯합니다.
배치고개에서 출발해서 얼마 되지 않아 신고개에 내려섭니다.
어둠 속에 보이는 것은 없고 자그마한 도로를 지나서 다시 올라갑니다.
아무런 특색이 없어 여기에 산패가 없었다면 탕근재 인 줄도
모르고 지나쳤을 듯합니다.
그렇게 스치듯이 지나게 되는 탕근재입니다.
반가운 봉화동천님의 시그널이 보입니다.
제 트랙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325.5m 봉이라고 알려주시네요.
어두운 밤 산속을 거닐다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밝은 달이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잠시 달을 담아 보려 애를 써보지만 제실력의 한계치는
여기까지 인가 봅니다.
시작할 때는 싸늘한 추위가 옷깃을 여미게 하더니만 조금 걸었다고
그새 온몸에 온기가 퍼져 바람이 불어 주는 것이 시원하게 느껴지네요.
시그널도 보이지 않고 깔끔한 봉광산입니다.
생각해 보니 시그널이 없네요?
그 이유를 조금 지나 알게 되었습니다.
봉광산 주위에 누군가 시그널 무덤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시그널을 죄다 걷어서 이곳에 묻어 두었습니다.
누가 그랬을까요?
정상 주변 나무도 잘라서 한쪽에 이렇게 정리를 해 두었습니다.
정리한 것이 맞겠죠?
그렇게 봉광산을 지나가다 보니 한쪽에 다소곳이 길안내를
해주고 있는 비실이선배님 초병이 근무 중 이셨네요.
오늘은 오르락 내리락이 많아 만나는 재가 많다고 하더니
얼마 안 가서 다시 새터재를 만나게 됩니다.
내려왔으니 다시 올라가야죠.
오늘 정상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봉화동천님께서 234.8m라고 알려주십니다.
감사합니다.
필두산에 올라설 때쯤 되니 서서히 날이 밝아오려 합니다.
담터재로 내려가던 중에 일출이 올라 오려는지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좋은 자리에서 일출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담터재 내려오기 전부터 어디선가 꾸릿한 냄새가 풍겨오더니
담터재에 내려오니 거름냄새 인지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될 수 있는 한 빠르게 지나쳐야만 했습니다.
냄새 때문에 빠르게 이동을 하다 보니 용암산에 금방 올라왔습니다.
대신 땀은 좀 흘렸습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일출이 올라와 있습니다.
소리소문 없이 슬쩍 하늘 위에 걸려 있는 일출입니다.
일출이 올라온 하늘과는 다르게 다른 쪽 하늘은 구름과 파란 하늘이
조화를 이루며 눈을 다른 곳에 돌리지 못하게 합니다.
그렇게 그 자리에서 한참을 멍하니 하늘을 바라다봅니다.
그사이 규식님께서 가져오신 즉석 컵떡국을 내어 주십니다.
그렇게 용암산에서 파란 하늘과 함께 먹는 즉석 컵떡국은 먹어본 사람만이
안다는 바로 그 맛입니다.
잊을 수 없는 맛입니다.^^
어라!!
조금 전 용암산에서 컵떡국도 맛있게 먹고 왔는데
여기에 삼각점과 함께 용암산이 또 있습니다.
궁금하기는 하지만 계속 지체할 수 없으니 이동을 합니다.
갑자기 등산로가 이상하게 변합니다.
벌목을 한 것도 아닌 듯한데 나무들을 죄다 잘라 넘어뜨려놨습니다.
잘랐으면 등산로 옆으로 치워 두면 참 좋으련만 제 마음 같지 않은 모양입니다.
다음에 만나는 도로까지 길이 이 모양입니다.
어쩔 수 없이 조심조심 내려갑니다.
청록님 시그널도 잘라진 나뭇가지에 매달려 땅바닥에 내동댕이 처져 있습니다.
다른 시그널까지 수거해서 정리하기에는 갈 길이 바빠 안 되겠고 그래도
아는 인연이니 풀어서 좋은 자리에 걸어 드려야겠습니다.
살짝 내려섰다 다시 올라서는 둥 마는 둥 하는데 옥녀봉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는 왜 옥녀봉 인지 잘 모르겠을 정도로 등로상이라 봐야겠네요.
남성치로 내려가는 도로도 역시 간벌을 한 것 같지는 않은데
등산로를 엉망으로 만들어 놨습니다.
가까운 어디선가 나무를 자르고 있는지 기계톱소리는 계속해서
요란하게 들려옵니다.
잘라둔 나무들 사이로 요리조리 피해서
남성치에 내려섰습니다.
이번구간 만나는 도로가 많습니다.
내려섰으니 또 올라갈 준비를 합니다.
낙남정맥 하시는 분들 길 잘 찾아가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조금 전 수거했던 청록님 시그널을 걸어둡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참 따사롭습니다.
그리고 낙엽 쌓인 길도 너무 포근하네요.
지금 이 길을 걷고 있는 이 시간 서울에서는 함박눈이 쏟아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곳은 햇살이 따사롭기만 합니다.
봉화동천님 덕분에 고도를 편안하게 확인합니다.
4등 삼각점이 있는 벌밭들입니다.
벌밭들 무슨 뜻일까요?
네이버도 알려주지를 않습니다.
깃대봉?
트랙상으로는 깃대봉은 조금 더 가야 있는 것으로 나와 있는데
잘 모르는 사람은 많이 헷갈릴 듯합니다.
저도 그 잘 모르는 사람 중에 한 명이다 보니 아리송합니다.
여기는 조망 맛집입니다.
잠시 가야 할 곳을 응시해 봅니다.
한참 동안 안보이시던 규식님께서 이곳에서 기다리고 계시네요.
산에서도 인터벌 운동 하신다며 열심이십니다.
하늘에 구름 모양이 바뀌었습니다.
뭔가 저쪽을 향해 날갯짓하며 날아가는 느낌입니다.
갑자기 비실이선배님 새 시그널이 불쑥 나타납니다.
늘상 오래된 시그널만 만나다가 깨끗한 시그널을 만나니 의아합니다.
한적한 산속 갈림길에 싸부님께서 떡하니 버티고 계십니다.
그리고 비실이선배님 시그널이 왜 이곳에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월아지맥 분기점이 위에 있었다고 합니다.
평장이 잘 정돈되어 있네요.
클럽 월아지맥 시그널이 이곳에 있습니다.
첫 번째 지원장소인 발산재에 도착을 합니다.
발산재에서 가까운 양촌리로 이동을 해서 제주낚시 갈치조림으로
속을 든든하게 채웁니다.
예전에 신도로가 나기 전에는 양촌리 쪽으로 지나는 차들이 많아
식당마다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은 신도로가 나는 바람에 이쪽
양촌리에 들리지 않고 지나는 차들이 많아 장사가 많이 안된다고
사장님 께서 하소연을 하십니다.
칼칼한 갈치조림 다음에 또 먹어보고 싶네요.
갈치조림 맛있게 먹고 다시 발산재로 이동해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초입은 살짝 까칠한 오르막이 반겨줍니다.
그리고..
봉화동천님의 길안내가 시작이 됩니다.
288.5, 235.0, 272.3 계속해서 알려주십니다.
밥 먹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찐빵을 계속 선사해 주는 구간입니다.
영봉산 방향으로 길이 너무 좋습니다.
앞에 시그널이 없었다면 길 좋은 영봉산으로 갈 뻔했습니다.
이럴 때는 시그널이 고맙기만 합니다.
가던 길 잠시 발길 멈추게 하는 소방호스입니다.
나무에 못질을 해서 소방호스를 박아 두었네요.
안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해놓은 것일까요?
아니면 올라가고 내려갈 때 미끄러우니 잡고 오르내리라고 해놓은 걸까요?
밥 먹고 이제 겨우 6km 정도 왔는데 벌써 배가 고픕니다.
커피 한잔에 삶은 계란과 함께 합니다.
삶은 계란 너무 맛있습니다.
계속해서 고도를 알려주고 계시는 봉화동천님
감사합니다.
클럽시그널이 여기에도 누워 있네요.
수거해서 좋은 위치에 모셔 줍니다.
고개 같지 않은 고개 큰정고개입니다.
고개는 고개인데 능선상에 있으니 알 수가 없을 듯합니다.
봉화동천님의 시그널 덕분에 큰 정고개임을 확인하고 갑니다.
이건 뭐냐고요?
이 근처는 바위가 이런 식으로 생겼습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해서 찰칵해 봅니다.
이러다 보니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ㅜㅜ
규식님께서 갑자기 여기서 사진을 찍고 가야 한다고 하십니다.
왜요?
여기가 블야인증장소랍니다.
네 알겠습니다. 찰칵입니다.
시그널 뭉탱이
누군가 이렇게 수습을 해두었습니다.
오랜만에 반가운 준희선생님 산패를 만납니다.
선생님 뵌 듯이 반갑게 인사를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미산령에서 잠시 보기로 한 싸부님께서 오곡재에 쨘 하고 나타나셨습니다.
미산령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왜 오곡재에 계세요 했더니 미산령으로 가는
길은 막아 둬서 갈 수가 없어 오곡재로 오셨답니다.
어디든 적재적소에 나타나 주시니 저희는 아무런 걱정 없이 편하게 걸을 수
있어 너무 감사합니다.
그렇게 간단하게 정비를 하고 여항산을 향합니다.
오곡재를 지나 봉우리를 오르는데 하늘이 심상치 않습니다.
꼭 뭐라도 올듯한 분위기입니다.
여항산 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해가 떨어지기 전에 가면 조망이 좋을 것 같은데 해 떨어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 앞으로 미산령이 보이고 여항산도 먼발치로 조망이 되며
가야 할 산줄기가 보기 좋게 펼쳐집니다.
갑자기 저쪽 마을이 궁금해집니다.
그래서 트랙을 확인해 봅니다.
굽이굽이 저 마을길을 따라가다 보면 낮에 식사를 했던 양촌리가 나옵니다.
지도가 어떻게 생겼는지 트랙이 뭔지도 모르던 별하가 이렇게 알고 싶은 곳을
확인할 수 있다니 일취월장이 따로 없습니다.
살짝 암릉지대가 나오며 내려서면 미산령인 듯합니다.
싸부님께서 여항산이 바라다 보이는 바위에서 맨발산행을
시작하신 득도의 바위가 있다고 산행시작 전에 몇 번이나 말씀하셨는데
그곳이 이곳이 아닐까 싶어 찰칵해 봅니다.
미산령의 이모저모를 찰칵
벌써 어디론가 슝 하고 사라져 버린 규식님
저 혼자 이리저리 두리번거려 봅니다.
이정목에 미산봉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지나온 곳을 살며시 돌아봅니다.
그리고 건너편에서 보았던 양촌리 방향도 한번 돌아보고요.
그렇게 여항산을 향해 가는데 날이 어슴프레 어두워져 가며
하늘에서는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겨울비는 맞는 게 아니라는데 어쩌겠어요.
내리는 비 피할 수도 없고 맞는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헬기장에 도착을 하니 제법 빗줄기가 굵어지네요.
여기서 탈출할 곳도 없고 어차피 탈출할 생각도 없었으니
한치 까지는 계속 가야 할 듯합니다.
여항산에 도착을 합니다.
반겨주는 것은 어둠과 빗방울이 전부네요.
여항산에서 일몰과 멋진 조망을 기대했었는데 그런 호사는
다음기회에 누려야 할 듯합니다.
겨울비 도중에도 다행인 것은 바람이 강하게 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비 오는데 바람까지 불었으면 생각만 해도 춥습니다.
어둠 속 앞만 보고 걷다 보니 여항산에서 1.5km나 이동을 했습니다.
어둠 속에서 보일 듯 말 듯 산줄기가 어슴프레 합니다.
혹시나 싶어 찰칵해보지만 제 실력의 한계 인가 봅니다.
어둠과 빗줄기를 이겨내고 서북산에 도착을 합니다.
낮에도 산에서 본 사람은 없었는데 야간에는 사람이 더 없을 듯합니다.
그게 당연하겠죠?
서북산 정상석 위로 살짝 올라서니 헬기장과 함께 삼각점이 반겨줍니다.
빗방울은 쉬지 않고 꾸준하게 내려앉고...
이럴 때면 도대체 내가 무엇을 하고 있나 싶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머릿속에서 혼돈의 아우성을 합니다.
서북산에서 내려오는 등산로가 비가 와서 더그런지 몰라도 얼었다가
녹은 진흙 같은 것이 발만 올리면 쭉쭉 미끄러지는 바람에 하산하는데
꽤나 시간도 지체되고 잘못하면 넘어져 엉덩방아는 물론 강제 머드팩
까지 할 뻔했습니다.
그래도 조심조심 살얼음 걷듯이 조심해서 내려선 덕분에 넘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쉬기 좋은 곳이 나왔습니다.
평상도 있고 바람을 막을 수 있게 가림막도 해두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
편해 보이는 임도가 나타납니다.
하지만 진행 방향과는 맞지도 않습니다.
임도는 버리고 트랙을 따릅니다.
그렇게 어둠 속을 걷는데 어디선가 종소리가 들려옵니다.
무슨 종소리일까요?
귀를 기울여 보니 절에서 치는 타종소리 같습니다.
가까이에서 들려오는 듯 크게 울려 퍼집니다.
한 시간 전에도 2.6km 남아 있던 봉화산까지의 거리가
아직도 2.1km 남아 있다면 한 시간 동안 400m 왔다는...
웃음만 나옵니다.
대부산에 가까워지니 빗줄기가 약해집니다.
그렇지만 이미 촉촉하게 젖어 있는 등산로는 많이 미끄러워서
조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넓적하게 생긴 바위
저는 신기한 게 너무 많습니다.
이렇게 넓적한 바위도 신기하니 말입니다.
다시 임도가 나옵니다.
조금만 내려서면 한치에 도착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다시 한봉우리 치고 올라야 하네요.
한치가 가도 가도 안 나옵니다.
억울해서 저도 다녀 갔어요 하고 시그널 하나 걸어 봅니다.
드디어 한치에 거의 다 내려선듯합니다.
이상하게 생긴 건물들이 보이고..
저 멀리서 렌턴빛이 반짝거립니다.
저 불빛이 어찌나 반갑던지..
반가운 마음에 기분이 들떴었나 봅니다.
이때까지 조심조심 안 넘어지고 잘 왔는데
여기서 그만 미끄덩해서 엉덩방아를 찍고 말았네요.
에혀~
그래도 너무 반가운 불빛입니다.
내려서 보니 예전 휴게소 자리에 글램핑장을 만들었나 봅니다.
조금 전 위에서 보았던 조형물이 글램핑 하는 분들이 쉬는 곳이었나 보네요.
해 떨어지기 전에 한치에 도착을 했다면 이곳에서 식사를 했을 텐데
너무 늦은 시간이라 식당도 문 닫고 퇴근을 하셨네요.
이곳은 싸부님 화개지맥 할 때 모셔다 드린 곳인데 이렇게 다시 보니
그때가 생각이 납니다.
행동식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비에 젖은 옷 말리며 차에서 편안한
휴식을 합니다.
그리고...
한참을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새벽 찬 공기 마시며 다시 광려산을
향해 갑니다.
처음은 편안하게 올라갈 수 있게 해 줍니다.
까칠하다 더니 별거 없네 하고 임도를 따라 올라섭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부터
등산로도 좋지 않은 데다가 헉소리 나게 까칠합니다.
한참을 그렇게 땀을 흘리고 있는데 싸부님께서 세르파님과 함께 계시네요.
주무시게 살며시 나왔는데 이곳에서 힘내라고 해주십니다.
한참을 용을 써가며 기다시피 올라섭니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고 돌아 서니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쳐갑니다.
그 시원함이 너무 상쾌합니다.
광려산 삿갓봉에 도착을 합니다.
준희선생님께서 화개지맥분기점에 오느라 고생했다 시며
반갑게 맞아 주시는 것 같습니다.
조금 전 까칠하게 올라설 때는 차가운 바람이 시원하고 좋게만 느껴지더니
지금 불어대는 차가운 바람은 너무 싫습니다.
이렇게 사람의 마음이 간사하게 수시로 바뀌나 봅니다.
땀 흘리고 올라설 때 불어주는 차가운 바람은 고마웠다가도
정상에 잠시 머물며 부는 찬바람은 싫으니 말이에요.
새벽 찬공기를 버티며 고도를 알려주시는 싸목싸목 봉화동천님
차에서 푹 쉬었는데도 졸리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보이는 벤치에 잠시 앉아 쉬어 가려하니 뒤쪽에서 무슨 바람이
그렇게도 세게 불어대는지
도저히 추워서 쉴 수가 없어 잠시 앉아 있다 이동을 합니다.
요즘은 궁금하면 트랙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저 아래 불빛이 궁금해서 들여다보니 광산사랍니다.
요즘은 지도가 잘 되어 있으니 어지간한 궁금증은 빠르게 해결이 됩니다.
차가운 바람 속에 힘을 주시는 준희선생님 감사합니다.
안내판이 떨어져 반으로 접혀 있네요.
떨어지면서 충격으로 반으로 접힌 것 같습니다.
야경 한번 찰칵해보려고 하는데 결과물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바람 불고 추워도 졸려도 걸음은 멈추지 않습니다.
계속 꾸준히 걸어가다 보니 대산이 반겨 줍니다.
야경 속 저 멀리 마산 앞바다가 희미하지만 눈에 들어옵니다.
등산로를 걷다 발견한 광산 먼 등 이랍니다.
광산먼등 은 어떤 뜻이 있을까 싶네요.
산에 대해 지명에 대해 잘 모르는 별하는 역시 아직 멀고 멀었나 봅니다.
서서히 어둠이 물러갈 때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윗바람재봉에 올라섭니다.
정상을 확인하고 뒤쪽을 보니 4등 삼각점이 반겨줍니다.
뒤에 서있는 안내판은 오래되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네요.
어둠이 물러나며 마산 앞쪽 바다가 슬그머니 눈에 들어옵니다.
밤하늘 밝게 비춰주던 달도 집에 가기 아쉬운지 저곳에서
아래쪽을 살피고 있습니다.
바람재봉을 내려서던 길 뒤돌아 보니 잘 가라며 달님이 인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여기 나무들이 진달래나무 같네요.
봄에 꽃피면 볼만하겠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쌀재가 나오겠지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가 쌀재가 아니었습니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하나 더 넘어야 했습니다.
에효~
하면서 올라선 매산입니다.
이곳을 넘어 내려서야만 쌀재였던 것이었습니다.
매산 정상석 위에 누군가 비 맞지 말라고 모자를 씌어둔 듯합니다.
오늘 일출은 어디로 갔을까요?
일출 찰칵해보겠다고 찰칵거리는데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일출이 저 멀리서 메롱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트랙을 따라 가려다 보니 길이 막혀 있습니다.
개인사유지인 듯 보여 우회하게 됩니다.
역시 조금 내려서니 역시 철문이 가로막고 있는 사유지입니다.
쌀재고개에 내려와 라면 하나 먹고 가야지 했는데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합니다.
여기서 라면 먹고 가겠다고 열심히 내려왔는데 라면 끓이기가 애매합니다.
차로 마산시내로 이동을 해서 콩나물해장국밥으로 뜨끈하게 속을 든든하게
채우고 다시 쌀재로 돌아와 산행을 시작합니다.
도로를 개인사유지가 막고 있습니다.
사유지 농장을 뒤로 돌아서 대곡산을 향합니다.
대곡산 오르는 곳까지 와서 배웅을 해주시는 싸부님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고 고생이 많으십니다.
아침을 든든하게 챙겨 먹어서 인지 힘들이지 않고 대곡산에 올라섭니다.
그리고..
들여다본 풍경은
어제 내린 비로 하늘이 이렇게 맑게 변했나 봅니다.
비도 왔고 새벽에 강한 바람도 불었고 하니 하늘이 저리 맑게 변한 듯합니다.
시그널 편하게 걸 수 있게 누군가 자리를 만들어 주었나 봅니다.
앞서간 선배님들의 시그널이 주렁주렁입니다.
와!!
신기한 모양입니다.
"장승 솟대 훼손하지 마세요. 신들린 조각"
이라고 되어 있네요.
장승과 오리솟대입니다.
가끔 소나무 뿌리가 저렇게 올록볼록한 게 있던데 그런 것으로
만든 듯합니다.
등산로 옆에 살짝 이동해서 약수터가 있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물맛을 안 보고 갈 수는 없겠죠.
한 모금 하니 찬기운이 입안을 얼릴 듯 시원합니다.
무학산을 오르던 중에 살짜기 찰칵
지나온 길과 마산 앞바다도 살며시 들여다봅니다.
푸른 하늘과 함께 뭉게구름이 너무 좋습니다.
어느 산을 가든 제게는 첫 산행지입니다.
이곳 무학산 역시 처음 오는 곳이네요.
그러다 보니 저는 너무 좋습니다.
모든 것이 첫 산행이니 말이죠^^
바람은 불어도 기분은 짱으로 좋습니다.
힘이 들어도 마음은 힘들지 않고 행복합니다.
무학산 정상에는 헬기장도 있네요.
한참을 이곳에서 머물며 조망을 즐겨봅니다.
무학산 정상에는 여러 가지 볼거리가 있습니다.
공룡발자국 이 있는 바위도 있습니다.
규식님 이곳에서 꼭 사진을 찰칵해 달라고 하십니다.
무슨 용도로 찍은 것일까요?
그건 비밀입니다.
이렇게 한참을 무학산 바람맞으며 조망에 흠뻑 취하다
다시 산행을 이어 가는데 좀 전에 보았던 솟대와 장승이
또 서있습니다.
좀 전에 보았던 그 장승과 솟대를 만드셨던 분이 만들어 설치해 두신 것 같네요.
안면도님 시그널이 이곳에 있네요.
진행하신지 얼마 되지 않으셨는지 시그널이 깔끔이입니다.
춥지 않고 시간만 있다면 잠시 누워 쉬어 가면 좋을 벤치입니다.
언젠가는 저런 곳에 쉬어 놀멍쉬멍 하는 날이 있겠죠.
하늘은 맑고 푸름이 너무 좋습니다.
하지만 마재고개로 내려서는 등산로는 질퍽거리며 미끄러워
조심조심 내려서야 합니다.
그렇게 기듯이 조심해서 내려서다 보니 착한 등산로가 쨘하고 나타납니다.
조심히 잘 다니라며 준희선생님께서 응원해 주십니다.
봉우리마다 손수 수기로 고도를 적어서 알려주시는 봉화동천님
께서도 응원을 보내 주십니다.
그렇게 마재고개에 도착을 합니다.
이때까지 와는 다르게 마재고개에 오니 사방이 차들이 지나가는
소음으로 시끄럽습니다.
이리저리 건널목도 건너고 고속도로 위로 넘고 해서 다시 등산로에
진입합니다.
또다시 서서히 올라서는 길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시는 분이 계시네요.
저분을 보니 아산 동막골산장에 계시는 산적두목님이 생각납니다.
자전거를 힘들게 끌고 올라오시더니 보상이라도 받으시듯이
먼저 가겠습니다. 하시며 쌩하니 달려가시네요.
준희선생님과 봉화동천님께서 함께 하십니다.
그리고 내려서는 길...
오늘의 종착지인 곰태고개에 도착을 합니다.
그러고 보니 날머리 인증사진이 없네요.
무엇이 그리 바빴는지 신발 벗고 진흙 털고 하다 보니
날머리 인증사진 찍을 생각도 못하고 산행을 마무리했습니다.
뒤풀이는 함안에서 하자고 미리 검색까지 하고 오신 규식님
그럼 어디로 갈까요 했더니 함안에 금성한우한돈무한리필 이라고 하는 곳이
맛도 좋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며 그곳으로 가자고 하십니다.
네비검색해 보니 멀지 않고 가깝네요.
그럼 함안 칠원에 있는 무한리필집으로 바로 이동을 합니다.
친절하신 사장님 께서 내어주신 맛깔난 소고기로 송년회 겸 뒤풀이 겸 겸사겸사
깔끔하게 마무리를 합니다.
그리고 인근 사우나에 들려 깔끔하게 변신을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올 한 해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지난 한해동안 함께 매주 동거동락 해주신 싸부님 규식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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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해를 마무리하는 날에 낙남정맥을 진행하셨네요.
꼬박 하루 반나절 가까이 걸려 60km를 걸으셨구요.
두분이서 걸은 한해의 멋진 피날레 산행을 축하드립니다.
한해동안 수고많으셨고, 새해에도 즐겁고 건강한 산행되시길 바랍니다.
화이팅!하세요.
2023년 마지막 산행을 낙남정맥을 걸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끝내게 되어 너무 행복합니다.
비록 비가 와서 절대 하지 말아야지 했던 겨울 우중산행을
하기는 했지만 그 또한 평생 해보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니
기분 좋게 걸을수 있었습니다.
에이원 방장님 께서도 새해복많이 받으시고 좋은일만 가득
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2023년을 아주 뜻깊게 보내셨군요.
백토재가 진주와 경계쯤 되나요. 진주에서 시작해 고성을 지나 마산으로 들어갔네요.
준봉 고종후장군은 제봉 고경명장군의 큰아들로 진주전투에서 아버지의 원수를 갚을려다 순국하셨습니다.
고경명장군은 금산전투에서 작은아들과 함께 전사하셨구요.
원래 제주 고씬데 장흥으로 들어와 성공한 케이스지요. 장흥, 강진, 화순에는 탐진 최씨도 엄청 많아요.
제봉산 고경명장군 묘 아래에 있는 큰며느리 또한 안동댁입니다.
발산재와 서북산은 낙동강 방어선 6.25격전지에요.
이쪽은 전선을 미군이 맡았는데 마산 앞바다에서 함포사격을 엄청 때렸습니다.
윗바람재봉은 마창진 종주와도 겹치는 지점이네요.
마창진...
창원은 마산의 조그마한 뒷동네였는데 군수기지로 성장해 지금은 마산과 진해를 잡아먹을 정도입니다.^^
낙남정맥도 이제 한 구간만 더하면 끝내시겠군요. 속도가 어마무시합니다.^^
아~ 그리고 값진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한발 한발 앞으로 내딪다 보니 연말연시를 산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백토재가 진주와의 경계 인줄은 잘 모르겠어요. 저는 눈길 한번 주고
살며시 지나온곳을 퐁라라님께서는 그 내력을 너무 잘 알고 계시면서
이렇게 상세 하게 알려주시니 지식이 1+ 됩니다.
그 지역이나 내력 역사 등에 관심을 갖으면 알 수 있을 텐데 저는 하늘 보고
별 보고 땅 보고 걷는 것에 바쁘다 보니 알지 못하고 지나쳤던 부분들이네요.
퐁라라님 께서 도 갑진년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