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9일(일)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정기 시민해설 후기
*활동일시 : 2023년 7월 9일(일)
*활동장소 :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날씨 : 흐리다 장대비 오다 멈추고 또 오고 멈추고
*안내시간 : 10시15분 ~ 11시 44분 (89분)
*관람객 : 성인 4명(현장 모객, 두 분은 중간에 가심)
*함께 한 길라잡이 : 김선정샘
*특이사항 : 원래 예약자들은 다 취소되어 당일아침 현장 모객.
비가 계속 와서 그런지 원래 예약하신 분들이 모두 취소하고 비정기 안내 요청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비정기 안내 요청을 어떻게 소화할 것이며, 우리의 정기 안내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의논을 듣습니다. 그래서 우리 안내 듣기를 원하는 팀의 비정기안내는 매우 소중하므로 가능하면 해설해드려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가능한 해설자 여부를 통해(감사하게도 형우샘이 해주시기로) 신청을 받고(해설자가 없다면 거절할 수밖에) , 우리의 정기안내는 사수하자는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6월부터 시작된 공개적인 정기 시민안내인데 예약자가 모두 취소하는 일이 벌써 생겼지만 정기 안내 시간에 현장에 나오기로 한 것입니다. 준비하는 해설자와 진행자 모두 그 날의 활동을 위해 미리 시간을 빼두고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하는지라 현장에 나와 시민들을 모객하고 안되면 다른 활동(도슨트 안내를 듣거나, 진행자 대상으로 시연을 하거나, 다른 전시를 관람하거나 등등)을 하는 것입니다. 장사꾼이 손님이 없어도 가게를 매 약속한 일정한 시간에 문을 여는 것처럼.
저도 지난 5월 셋째, 넷째주 시연, 시범 시민해설을 한 후 덜 잊기 위해 빠르게 신청해 한 달여 만에 하는 안내인데도 다시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안내 일주일 전에는 매뉴얼을 다시 읽어보고, 부족하고 헷갈리는 부분의 책을 읽어보고, 새로 알게 된 것을 전달하기 위해 자료를 준비하고, 전날에는 기념관에 나와 전체를 둘러보며 다음날 어떤 말씀을 드리는게 좋을까 고민하며 떨리는 마음으로 잠도 설친 채로 안내준비를 하지만 역시나 한참 부족합니다. 그래도 위안을 삼는다면 안내준비하는 동안 다시 책을 들여다보고 전시물을 한 번 더 살펴보며 밑빠진 독에 물을 한 번 더 붓는. 그렇지만 어디선가 콩나물은 자라고 있지 않을까 하는 안심이 좀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매주 안내를 할 수도 없고... 망각과의 싸움은 역사만이 아니라 내 자신과도 쉼없이 해야 합니다.
기념관에 9시 50분 도착하니 오가며 만나는 시민도 거의 없어서인지 너무 이른 느낌입니다. 예약을 받아 길라잡이 선생님들과 함께 만날 때는 알지 못했던 것이라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현장모객하기에 열악한 시간대에 비까지 올 날씨, 거기에 11시 도슨트 안내에 대한 상도덕 문제까지.... 잠시 후 도착한 선정샘과 이야기하다보니 똑같은 생각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럼에도 일대일 모객에 성공한 선정샘의 노력으로 두 분을 모시고 2층에서 예정시간보다 15분 앞서 시작했습니다. 뭣이 중헌디.
대한민국 정부 관보 1호의 연호를 살피고 헌법 1조를 읽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키네틱아트와 시간을 맞추고 싶었으나 가서 좀 기다렸습니다. 대동단결선언은 모두 처음 들으시나 봅니다. 3.1운동은 너무 방대해서인지 늘 버버거립니다. 차라리 선언서 내용을 중심으로 간단하게 해야겠다 싶습니다. 써클영상을 보고 있는데 선정샘이 트래킹 복장의 부부를 모시고 들어옵니다. 남편분은 2층 끝까지 듣는 동안 적극적이었고 새로 알게 된 내용이 많아 보였는데 시간이 없다고 중간에 가셔서 아쉬웠습니다.
임시정부의 행정, 군사, 여성, 교육, 외교, 재정을 다 하고 문 밖으로 나와 의열투쟁을 조금 설명하고 윤봉길 의사의 홍커우공원 의거를 설명했습니다. 백선엽 이야기를 꼭 해야 하기에 필요한 빌드업입니다. 보훈부장관 박민식이 백선엽의 친일반민족 행위 글자를 지우겠다 하여 백선엽의 창씨개명을 알려야 했습니다. 바로 시라카와 요시노리. 그 이름은 백선엽에게 존경스러운 이름일 것입니다. 홍커우 의거 때 폭살된 상하이 파견 총사령관 시라카와 요시노리입니다. 임정기념관의 엄청나게 많은 양의 전시물은 사진도 글씨도 너무 작아 해설자나 관람자 모두에게 불친절합니다. 그렇지만 방대한 자료의 어느 한 끝에라도 잇대어 더 드러내고 알려나갈 것이 많기에 역사적 진실을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장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렇게 폭로하고 알려나갈 인물 사건은 무궁무진할 것입니다. 2층을 45분여 만에 끝냈습니다. 다시 두 분만 모시고 3층으로.
3층에서는 제시의 일기를 곁들여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4층에서는 환국 때 임정요인들이 개인자격으로 입국하는 것을 서약하는 서약서를 혜정샘에게서 받아 시민들과 함께 해석하며 읽어보았습니다. 조소앙 선생님 육성연설 자리에서 연결에 보았는데 가슴이 아팠습니다. 해방 후 정국에서 모스크바 3상회의에 대한 오보가 동아일보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 해군 태평양 함대의 잡지 기레기 기자(그 뒤의 막강한 미국의 힘) 작품이었다는 것도 소개했습니다.
비가 많이 와 옥상에는 또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끝까지 들어주신 시민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비록 예약자분들은 취소하셨지만 준비한 해설을 시민들께 할 수 있어 참 다행이고 감사했습니다. 보람있는 시간입니다. 적극적으로 모객해주시고 진행 맡아주신 선정샘과 점심도 먹고 커피도 한 잔 하는 귀한 시간도 가졌습니다.
첫댓글 여러모로 어려운 조건에서 포기하지 않고 모객해설을 해내신 두 분 쌤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중.꺾.마!!! 한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많은 시민들과 함께 하게 되리라 확신합니다. 수고하셨어요~~~
저도 얼마전에 백선엽이야기를 듣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실전에서 사용하시다니 멋지십니다^^
역시 4층이네요 ㅋ
적막한 임시정부기념관에서 어떻게해서라도 시민들과 만나겠다는 두분의 의지가!!!! 통했네요. 우리 선생님들도 대단하고, 마음을 열고 안내를 들어준 시민들도 감사하네요. 2006년 서대문형무소 해설을 처음 할 때도 관람객이 적어서 우리끼리 북치고 장구치고~ 모객해보고 없으면, 우리가 관람객이 되어 해설을 시작하고, 그러다보면 누군가 와서 함께 듣고... 2015년, 2016년 남영동대공분실에서도 그랬고.. 우리의 처음은 항상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하나씩 둘씩, 셋씩 쌓고 다지고 그러는 과정임을 다시한번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해설 들을려고 매번 마음은 먹는데 실천이 안되네요ㅠ
후기를 보니 격하게 안내를 들으러 가고 싶습니다. 궂은날씨와 악조건 속에서도 빛나셨을 쌤을 항상 응원합니다.
고생 하셨습니다~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