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도 사회단체 보조금 심의가 30일 끝났다.
올해의 경우, 87개 단체에서 신청한 113개 사업중 14개 사업을 제외한 99개 사업에 대해 총 5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심의결과는 아쉬움이 많다.
심사만 하고 심의에 참여하지 않은 나로서는 아쉬운 표현조차 할 자격도 없다...
스스로가 ‘잘못을 잘못이라 말하지 못하고 이를 바로 잡지 못한 죄인’이거늘 아무리 보이지 않는 협박(?)을 견디지 못해 심의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변명으로 직무를 소홀히 한 죄로 무슨 할 말이 있겠나?;;;
그래도 한마디 해야겠다.
단체의 로비력, 심의위원과 안면이 많은 단체, 즉 힘 있는 단체(?)는 계속해서 보조금 지원을 받게 되고 힘이 없는 단체는 지원을 받지 못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공익적 사업의 성격보다는 일부 낭비성, 일회성 사업들에 보조금 지원이 결정됐다.
사회단체 보조금은 단체의 취지를 살리고 공공의 이익, 즉 시민 대다수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는 사업들에 지원되어야 맞지만 일부 단체는 소속단체 회원들에게만 집중되는 사업들을 신청 선정되기도 했다.
왜 이런 현상들이 매년 반복되는 것일까?
물론 내 생각과 다른 판단과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올해 심의에 앞서 시는 신청 ‘심의위원 심사점수+12년 정산평가+12년 정산 보조금카드 사용점수’ 등을 종합 평가하고,
지난해 8.13 수해시 수해복구에 참여한 단체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한편 12년도 보조사업을 지원받고도 사업을 하지 않고 포기한 단체에 대해서는 패널티를 적용했다.
또 기존단체의 보조금 의존도를 줄여 사회단체의 건전한 성장을 유도하고 신규 사업 신청폭주에 대한 재원마련을 위해 일몰(3년 이상 지원)제 적용 49개 사업에 대해서는 3%씩 일괄 감액하기로 했다.
이러한 지원기준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심의 의원들만 탓할 일도 아니다.
심의 전부터 각 단체 관계자로부터 로비가 들어오고, 삭감될 경우 쏟아지는 비난을 감당하기 어렵다.
나 역시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의 신분이기에 이런 논란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 심사만 했지 심의에는 참여조차 하지 않았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럼 사업별로 살펴보자..
남북화해의 모드가 필요한 시점에 아직도 한물 지난 안보를 외치며, 중고등학생과 시민을 대상으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 ‘대국민 호국안보 및 시민의식함양(820만원)’ 사업이 지원 결정됐다.
사업비만 가져가고 사업은 뒷전인 사업들도 있다.
모 단체의 ‘민원봉사의 집 운영’ 사업.
회원들의 현직 시절 경험을 살려 민원해결에 나서겠다는 사업에 800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됐지만 과연 이 단체가 민원인들을 민원봉사를 하고 있을까?
한번 사무실에 가 보시라~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단체의 성격이나 단체의 설립 취지와는 다른 중복사업 등에 지원됐다. 이는 자칫 타단체와 의 중복지원으로 단체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전직 공무원으로 구성된 모단체의 ‘서예교실 운영(850만원)’, 서예협회에서 알면 무어라 할까?
경제정의를 부르짖는 모 단체는 단체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 ‘비응도 바다축제(280만원)’를 한다고 한다.
‘청소년 선도 및 폭력없는 행복한 학교 만들기 운동(650만원)’ 청소년 관련 단체에서 추진하는 사업으로 생각했으나 신청단체는 전직 시의원으로 구성된 단체다.
사업의 효과성에 의문이 가는 사업도 있다.
‘군산시 인구증가운동 캠페인 및 아가사진 촬영사업(240만원)’ 출산율 증가를 위해 시에서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최근엔 조례까지 제정해 지원에 나서고 있으며, 보건소에서는 신생아 출생 기념으로 5만원의 상품권을 지급하기도 한다.
인구증가? 캠페인을 한다고 인구가 증가될까? 또 아가사진은 부모들이 아이의 탄생과 성장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과 비디오로 찍어 남긴다. 굳이 단체에서 쫓아가 사진을 찍어주는 사업을 왜 할까?
단순 일회성 행사로 전적지 순례 탐방사업도 지원이 결정됐다.
국립호국원 참배 및 미망인 돕기(300만원)‘, 전적지 순례(300만원)’, ‘안보전적지 순례(100만원)’, ‘전몰학도 의용군 6.25 참전지 순례 및 현충원 참배(130만원)‘,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 참배(130만원)‘
오히려 회원들이 순례를 할 일이 아니라 교육적 차원에서 학생들이 가야 하지 않을까?
아마도 그날 하루 회원들과 전적지 순례를 핑계로 관광을 하겠다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삭감이 결정된 14개 사업 중 아쉬운 사업들도 있다.
(사)패트롤맘의 학교폭력 예방사업, 월명서화학회의 ‘전국 초대작가 및 서화학회 전시회’, 군산일요화가회의 ‘제20회 군산 일요화가전시회’, 흙소리 타악공화국의 ‘군산 새만금 타악축제’, 녹색주민연대의 ‘군산시 도서, 어촌지역 해양관광 콘텐츠 발굴’사업들은 그 단체의 취지를 살리거나 문화예술 관련 사업들임에도 아쉽게 심의에서 탈락됐다.
아쉬움이 많은 2013년 사회단체보조금 심의결과다.
일부 의원은 사회단체 보조금 심의에서 탈락한 단체의 경우 다시 민간경상보조금으로 신청하기 때문에 사회단체 보조금의 폭을 넓혀 차라리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사회단체 보조금 지원의 궁극적 목적은 개별단체가 공익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부족한 사업비를 일부 보조하고, 그 사업의 영역이 단체 회원으로 제한된 것이 아니라 시민 대다수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는 공익적 사업에 지원되어야 맞다.
이러한 취지만 살려 지원하게 되면 5억원의 예산도 많다.
그러나 이러한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단체 회원수, 로비력, 시장과의 관계 등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부족한 것이다.
이러한 취지를 망각한 채 다른 단체도 지원을 받는데 우리 단체라고 못 받을 것이 뭐있나? ‘시청 돈은 공돈’이라는 그릇된 생각이 바로 잡히지 않는 한 아무리 정산을 철저히 한다한들 시민의 혈세는 앞으로도 엉뚱한 곳에 쓰일 수밖에 없다.
씁쓸한 하루다.
첫댓글 시민의 혈세 혈세........정치인들 입으로는 말하면서
정말로 혈세라 생각하는 걸까요??!!~~~걍~눈먼 돈으로만 보이니까
매해 같은짓이 반복 되는거겠지요~~
심의도 참석하지 않은 내가 할말은 없지만,,,,그저 씁쓸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