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아들과 모친은 전생에 어떠한 원한이 있기에
이승에서 서로에게 이리 아프게 할까 ~?
지금의 늙은 아들은 작은 두눈에 눌물 마를새 없고
지난 세월의 모친또한 작은 두눈에 눈물 마를새 없었을 것이다
알수도 없는 전생의 인연 원한은 도대체 어떠한 것일까 ~?
양반가의 끝트머리 라지만 가세가 기울고 조실부모한 본가에
시집을 오시니 본가엔 끼니걱정을 할만큼 바늘하나 꽃을 땅 한평 없었다
모친은 안산김씨 선비요 마을 학당 훈장 이셨던
휘 낙용의 막내 따님이시고 휘 기섭의 매 이셨다
안산김문 집성촌이요 선비의 집안 이시니 넘치진 않았어도 부족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내리 녀식 다섯을 낳으시고 끝으로 두형제를 두셨는데 그중에 늙은 아들은 막내이다
어려선 다부져 근병치래는 아니 하였다 하나 홍역과 식중독으로
작은 가슴에 멍이 들었다 하신다
귀하게 기른 자식 버릇 없는거는 다반사이니 말로는 형언할수 없을 터이고
열서너살 때부터 속을 썩이고 애간장 태우기가 끝이 없었다
가출도 한두번이 아닐뿐더러 찾아오면 또 나가고 또 나가기를 수번이고
공부는 뒷전이고 결석도 마다치 않았고 버릇 없기는 두말이 아깝다
군을 제대하고 사회생활을 하기를 하루 가면 다음날 관두고 이틀가면 다음날 관두고
이내 교통사고도 내어 온가족을 구렁텅이로 몰아 넣기도 두어번
술만 마시고 나면 넉두리는 밤을 새고 대못질에 뭔 불만이 그리 많은지~~
성질은 청천벽력 같았으니 관례도 못 치르고 나이 오십도 한참 넘었는데
짝도 없이 불꺼진 어두운 방 홀로 드가는 뒷 모습에
모친의 작은 가슴 애간장은 새카맣게 다타고 딱지가 되었을 것이며
두눈에 눈물 마를새 없었을 터
전생에 어떤 죄를 지어 웬수로 태어나 이리도 애를 태우나 싶었을 것이다
몸안에 들었을때 지우려 가진애를 썻어도 지워지지 않았고
서너살 적인가 탁발승의 말이 큰 넘은 사람구실 하고 살것인데
작은 넘은 전생의 업이 많아 사람구실 못할터
절로 데려가 부덕으로 업을 씻어줘야 한다고 달라고 하셨다 했단다
모친께서는 어린아이를 두고 어찌 그런 불경스런 말을 하냐며 내 쫒으셨다 한다
차라리 그때 보냈었으면 이리 가슴에 멍울은 없었을 거라는 회한도 ~~~!?
그래도 그런 늙은 아들은 모친께서 백수는 너끈히 버텨 주실거라 믿었는데
금년봄에 실내에서 낙상하셨는데 고관절 골절이라
연세도 97세 어렵게 수술을 하고 회복을 기대 하며 간호하였으나
녀식도 아닌 아들이라 할줄 아는게 하나 없으니 그 간호가 오죽 하였겠는가
그러니 회복은 커녕 하루하루 쇄약해 지시는지라
할줄 아는게 하나 없어도 봉양할 방법도 없었다
그때 부터인가 늙은 아들도 작은 두눈에 눈물 마를새가 없었다
케어가 안되고 쇄약해 지시니 북망산이 눈앞이라
어찌할수 없이 응급실로 향하고 경관식으로 연명하며 다시 요양병원으로 이원 되셨다
그 모진세월 어찌 사셨누~~
왜정때 나시어 장대비 같은 장마철 엄동설한의 동란을 격으시고 춘궁기 보릿고개는 어찌 넘으시고
줄줄이 달린 일곱자녀들 그중 둘은 잃으셨으나 남은 다섯은 어찌 길러 냈을까
작은 땅에 농사지어 나물죽에 꽁 보리밥 그것도 쉬 못 드시고
자식 입에 넣으니 풍족하긴 커녕 제비 둥우리 같았을 것이데 어찌 사셨을까
지금 생각해도 가엽고 가여운 우리 엄마 불쌍한 우리 엄마
그리 기른 자식들 효도는 커녕 위안은 커녕 봉양도 못받고 이리 버텨주시는 우리 엄마
늙은 아들의 작은 가슴도 속이 타고 애가끓어 마치 죽을것 같은데
우리 가여운 엄마는 어찌 사셨누 ~~
백수만 누려 사시라고 그리 애원 하였건만
늙은 아들이 속만 덜 태우고 애만 덜 태웠어도
그때 지워지고 그때 절로갔으면 이리 가슴 아프진 않았을 것인데
이제와 어쩌누 어찌하누 ~~
전생에 어떤 죄업이 이리 많기에 애가 다 타는가
진작에 절에라도 가서 업을 씻었으면 되었을 라나~~
너무도 안스럽고 가여워서 애가 타서 죽을것 같다
차라리 내 목숨 버려서라도 당신을 살릴수 있다면
당신의 아픔 슬픔 내가 대신할수 있다면
지금이라도 절에가 업을 씻을수만 있다면 그리할것이다 그리 하고싶다 기꺼이 하겠다
이토록 아프고 아프니 그리 할것이다
이 아픔 마져도 당신의 고난과 고통엔 에 비할순 턱도 없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