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의 나날들] 사진.글 박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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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책 읽는 방식 <어떤 책이든> 두드리며 읽는다(정독하기).
수 년전 그 해 내가 한참 동안을 홍차에 심취해. 홍차 강의를 열심히 듣던 그 시절.
강의가 끝나고 티타임에서, 지극히 홍차를 닮은 그 우아한 여인(입회원)으로부터 이 책을 선물 받았다
그리고는 지금껏 정독을 하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익히 아는 홍차이야기로만 여겼기에
그냥 대충 들춰 보는(눈으로 읽는)그 정도로 책장 속에 몇 해를 소장함이다.
그런데 그저께 책장에서 이 책을 꺼내 놓고, 책상 위에서 몇날을 또 방치해 뒀다.
그런데 이 책이자꾸만 나를 유혹한다. 나도 정독(나만의 책읽는 방식 - 두드리며 읽기) 해 달라며 웃고 있지 않는가 -
책을 만지작이며 다시 펼치다 내려 놓기를 몇 번을 반복하며 (돋보기를 낀 시간과 손가락이 아리는 생각에)고심을 함이다.
지금껏 하고 있는 매일 차학습 내용으로 [차고전] 읽기도 미룰 수는 없음인데, 그래
겸해서 해볼까의 각오가 섰다. 비로소 이 책을 두드리며 읽기(정독)를 한다.
( 이 책은 내게 있어 보통 인연이 아닌가 보다, 이제부터 함께 할 시간들의 소중한 벗이 될 것이다.)
혹여, 저자에게 민폐(나무라시면)라면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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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달콤한 홍차 레시피 p280 ~ 289
03. 특별한 홍차 한 잔, 나만의 블렌드 티
티 블렌딩
티블렌딩은 홍차에 있어 연금술과도 같다. 서로 다른 개성의 홍차를 섞어 새로운 차를 만들어내는
이 멋진 작업은 때때로 나에게 티블렌더를 꿈꾸게 한다.
만일 내가 스물일곱이 아니라 열일곱에 홍차에 빠졌다면,
지금쯤 나는 정말 티블렌더가 되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최초의 블렌드티는 다분히 상업적이고 현실적인 이유에서 만들어졌다.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상인들은 고급차에 값이 싼 찻잎들을 섞어 팔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블렌딩 기술은 점차 고급화, 다양화 되었고
오늘날에는 각각의 브랜드마다 그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블렌드티를 가지게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나 역시 초초의 블렌드티가 만들어진 것과 같은 이유로
블렌드티를 만들어 마시게 되었다는 것이다.
계절이 지나 묵은 차가 하나 둘 늘어나면 때때로 찻잎들을 한데 모아 아침차로 마신다.
묵은 차라고는 하나, 새 차에 밀려난 것일 뿐 여전히 좋은 맛과 향을 가진 차이기 때문에
블렌딩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맛있는 차를 맛볼 수 있다.
게다가 가끔은 놀랄 만큼 좋은 블렌딩이 만들어지기도 해서
한 번이 놀이에 빠져들게 되면 좀처럼 헤어 나올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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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 홍차
블렌드티를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찻잎에 말린 과일이나 향신료를 섞는 것이다.
잘 말린 레몬이나 오렌지 조각을 실론 찻잎과 함께 우려내면
쉽고 간단하게 레몬티나 오렌지티를 만들 수 있다.
겨울이면 말린 생강이나 계피 조각으로 밀크티를 만들어 마셔도 좋다.
아쌈 찻잎에 생강이나 게피 조각을 넣고 밀크팬에 끓여낸 뒤
설탕을 넣어 달콤한 밀크티로 마시면 소문난 카페의 시나몬티나 진저티가 부럽지 않다.
특히 으슬으슬 감기 기운이 있는 날
큼직한 머그 잔에 가득 만들어 마시는 시나몬 밀크티는 몸을 한결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
말린 사과조각과 생강조각을 넣고 끓인 달콤한 밀크티에 시나몬 스틱을 꽂으면 애플 시나몬밀크티가 된다 <p283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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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몬티 만드는 방법
1. 밀크 팬에 밀크티용 아쌈 5g(밥숟갈 수북이 하나) 또는 티백 2개,
시나몬 한 조각, 각설탕 두 개를 넣고 물 100ml를 부어 끓인다.
2. 물이 끓기 시작하면 잠시 불에서 내려 차가 우려나도록 3분쯤 뚜껑을 덮어둔다.
3. 팬에 다시 우유150ml를 부어 약한 불로 끓인다.
4. 밀크팬 가장자리에 기포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불에서 내리고 찻잎과 계피 조각을 걸러낸다.
5. 잔에 완성된 밀크티를 따른 뒤 우유 거품이나 계피 조각, 시나몬 파우더로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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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 홍차
지난 봄, 우연히 차나무꽃과 홍매화를 구하게 되었다.
새콤달콤한 체리향을 가진 홍매화는 실론에,
은은하면서도 파릇하게 톡 쏘는 향을 가진 차나무꽃은
기문과 운남에 블렌딩해서 맛을 보았는데 두 가지 모두 매력적인 향의 블랜드티가 되었다.
특히 은은한 꽃향을 품은 기문과
달콤한 운남에 스며든 차나무꽃향의 고혹적이면서도 독특한 향이 좋았다.
이 차에는 차나무의 학명인 '카멜리아 시넨시스 Camellia Sinensis' 에서 이름을 따서
'카멜리아'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장미 역시 매력적인 블렌딩 재료 중 하나다.
다질링과 로즈버드, 실버팁스를 섞어 만든 '로즈 문 Rose Moon'은
지금까지 시도해본 장미블랜드티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블렌딩이었다.
여름 다질링과 장미꽃이 가진 각각의 섬세하고도 풍부한 향이 어우러져
마치 들꽃이 만발한 여름수풀에 부는 달콤한 바람처럼 향기롭고 아름다운 향을 만들어 낸다.
찻잎 사이로 은빛 솜털이 반짝이는 실버팁스는 맛이나 향보다 시각적인 느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인데.
기분 탓인지 화사한 장미향 사이로 은은하게 백차 특유의 서늘함이 느껴지는 듯하다.
그 느낌이 오후 햇살 보다는
보름밤의 달빛과 더 잘 어울리는 듯하여 '로즈 문'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게 되었다.
'로즈 문'은 6월의 보름달이 가진 이름 중 하나다.
이 우아하면서도 화사한 차에, 장미가 만개하는 계절의 만월은 참으로 잘 어울리는 이름이 아닌가.
차나무 꽃은 흰꽃잎에 노란 꽃술을 가지고 있다.
차나무 꽃을 블렌딩 한 '카멜리아'는 차나무 꽃이 만개하는 10월의 홍차로 그만이다.<p285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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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 + 허브
늦은 밤, 하루 일과를 모두 마치고 고단함과 나른함 속에서 맞는 휴식의 시간은 달콤하다.
침대 맡에 놓인 스텐드와 라디오를 켜고 드거운 허브티도 한 잔 우린다.
그리곤 간밤에 읽다가 덮어둔 책을 다시 집어 들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
눈꺼풀이 무거워질 때까지 보내는 그 느긋하고 고요한 시간.
'스윗 드림'은 그런 시간을 위한 허브티이다.
캐모마일과 페퍼민트, 레몬그라스에 로즈페탈과 라벤더를 섞어 만드는데,
산뜻한 허브와 은은한 꽃향이 어우러져 잠들기 전 뜨겁게 마시면 달콤한 행복감이 가득 차오른다.
마치 기분 좋은 굼을 꿀 수 있을 것처럼.
허브는 다양한 종류에 비해 각각의 가진 맛이나 향은 비교저적 부드럽고 순한 편이라
보통은 실패 없이 무난한 맛을 낸다.
대신 하나의 특색을 가진 블렌딩을 만들어내기는 그만큼 쉽지가 않다. 그래서
세 가지 이상을 섞거나 특별한 색깔을 강조하고 싶을 때는 포인트가 되는 향을 하나 선택하면 좋다.
라벤더나 민트처럼 향이 강한 허브도 좋고,
레몬이나 오렌지 껍질처럼 선명한 향을 가진 과일을 활용해도 된다.
겨울밤이라면 매콤한 맛을 내는 생각이나 시나몬티를 만들어도 좋다.
찬바람이 불거나 감기 기운이 있는 밤, 생강이나 시나몬을 넣은 허브티는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허니부쉬와 루이보스 잎에 말린 생강과 계피 조각, 그리고 구운 사과 조각을 섞어 만든
'아프리카 선셋 Africa Sunset'은 나의 첫 번째 루이보스 블렌드티였다.
허니부쉬와 사과 조각 때문에 은근한 단맛이 났는데,
꿀을 한 숟갈 넣은 뒤 꼬냑을 몇 방울 떨어뜨려 마시면
으슬으슬 하던 몸이 노곤하게 풀리는기분이 그만이었다.
나중에는 꿀을 듬뿍 넣은 '아프리카 선셋'에 바져 말린 생강을 따로 더 넣기도 했는데
직접 만든 블렌드티의 가장 좋은 점이 바로 이런 점이다.
내가 좋아하는 재료를 마음껏 넣을 수 있다는 것.
한 번 블렌딩 놀이에 재미를 붙이면 세상의 온갖 허브가 궁금해진다.
아마 다 맛보려면 평생이 모자랄 지도 모른다 <p287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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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 + 홍차
허브와 꽃, 말린 과일 블렌딩으로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기고 나서는
과감하게 찻잎을 섞어 아침차를 만들거나 여름 아이스티용 블랜드티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모닝 밀크티용 홍차인 '웨이크업티Wake Up Tea'이다.
CTC 아쌈과 패닝급 실론을 6 : 4 비율로 섞어 만든 '웨이크업티'는
무난하면서도 제법 맛있는 모닝 밀크티여서
나중에는 아쌈과 실론 말고도 온갖 찻잎을 섞어 갖가지 버젼의 '웨이크업티'를 만들게 되었다.
물론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절반쯤은 시패했고, 가끔은 섞어버린 찻잎이 아까운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찻잎을 섞고, 이름을 붙이고, 들뜬 마음으로 첫 잔을 맛보는 순간은 즐겁고 신이 났다.
무엇보다 내가 블렌딩한 차에 딱 맞는 이름을 지어줄 때의 뿌듯함이란, 그렇다,
이 재미있는 놀이의 백미는 사실, 얼마나 잘 어울리는 이름을 붙여주는가에 있다.
설령 블렌딩은 실패해 차맛은 별 볼일 없다 하더라도,
마음에 쏙 드는 이름을 가진 나만의 블렌드티를 만드는 것은 늘 즐겁고 신나는 일이니까.
가장 최근에 만든 웨이크업티는 골든팁이 드문드문 섞인 아쌈과 운남, 기문을 블렌딩 해서 만들었다.
스트레이트티로 마시기에 좋은 깔끔한 맛과 풍부한 향이 그만이다 <p289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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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티백 간편함의 미학
티백
내 홍찻장 맨 위 칸에는 티백만 따로 모아 놓은 상자가 하나 있다.
잎차를 우려 마실 여유가 없을 때를 위한 것인데,
뜨거운 물이 담긴 머그나 찻잔에 티백 하나만 뜯어 넣으면 간편하게 홍차를 즐길 수 있어 좋다.
티백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뉴욕의 차거래상이었던 토머스 설리번은 때때로 고객들에게 샘플티를 보내곤 했는데
이때 작은 모슬린 주머니에 찻잎을 담아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차가 든 모슬린 주머니를 받은 고객들이 이것을 풀지 않고 그대로 뜨거운 물에 넣어 마셨고,
그 편리성이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면서 '티백 Tea Bag'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우연이 만들어낸 실로 놀라운 발견이 아닐 수 없다.
티백을 빼놓고는 오늘날의 홍차 문화를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티백을 즐긴다.
심지어 티백이 없었다면 영국은 오늘날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사람들은 티백을 통해 더 쉽고 빠르게, 그리고 간편하게 차를 마실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티백이 매력이 비단 편리성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독특한 사각뿔 형태의 티포르테 티백이나 고급스런 마리아쥬 프레르의 모슬린 티백,
티백의 단점이라고는 찾아볼 수없는 이니카의 드립백처럼
디자인뿐만 아니라 찻잎의 품질과 디자인에서도 결코 고급 잎차에 뒤지지 않는
멋진 티백들이 얼마든지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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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슬린 티백
면사에 찻잎을 담아 실로 묶어 만든 모슬린 티백은
그 생김이 마치 손으로 하나하나 정성것 만들어낸 수공예품처럼 고급스럽다.
같은 모슬린 티백이라해도 브랜드마다 그모양이 조금씩 다른데
마리아쥬 프레르와 립톤의 모슬린 티백은 둥근 주머니 모양으로 천을 묶어 라벨을 길레 달아 놓았다면,
쿠스미티나 TWG의 모슬린 티백은 납작한 베게 모양을 하고 있다.
모슬린 티백의 가장 큰 장점은 종이나 실크 대신
비교적 성긴 형태의 면사를 사용했기 때문에 찻잎이 훨씬 잘 우러난다는 점이다.
더불어 100년 전 처음 토머스 설리번이 만들었던
모슬린 주머니를 상상하게 만드는 클래식한 생김은, 차를 우리고 마시는 내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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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포르테 - 실크 인퓨져
티포르테는 2003년 미국의 디자이너 피터 휴윗이 만든 브랜드로 그 역사는 짧지만,
'Art of Tea'라는 슬로건답게 독창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 브랜드이다.
동양의 다례 문화에 매혹되어 차를 연구하기 시작했다는 그는
현대적이면서도 동양적인 느낌의 차를 만들고자 했고, 그 결과 다른 브랜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패키지의 핸드 메이드 실크 인퓨저와 다구를 만들어냈다.
드 중에서도 특히 나무처럼 곧게 선 사각뿔 모양의 실크 티백은
뾰족한 탑처럼 생긴 도도하고 고급스런 모습으로 시선을 끈다.
티백 꼭대기에는 연둣빛 찻잎이 하나 매달려 있는데,
티백 공지로서의 역할도 하는 동시에 차가 가지는 싱그러운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이 재미있는 형태의 티백이 무엇보다 칭찬 받을만한 점은
티팟이나 숙우를 따로 쓰지 않아도 넉넉한 공간을 가지고 있어,
홀리프 타입의 큼직한 찻잎까지도 잘 우러나게 한다는 것이다.
때때로 아껴두었던 티포르테의 티백을 꺼내 차를 우리는 날이면
디자이너의 차에 대한 열정이 결코 보여지는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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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카 드립백
미국의 유기농 홍차 브랜드인 이니카는 히말라야에서 재배된 유기농 차를 판매하는 미국 브랜드이다.
여느 차 브랜드에 비해 규모도 작고 차의 종류도 단촐하지만
차의 패킹부터 티백의 형태까지 여느 브랜드와는 다른 독특한 디자인을 가졌다.
흡사 약이나 쿠키가 들었을 거서럼 보이는 직사각 형태의 매끈하고 세련된 알루미늄 틴과
그 속에 나란히 누워 있는 드립백 티백은 독특함을 넘어 신선하기까지 하다.
티백에 담긴 찻잎 역시 홀리프 타입에 섬세한 맛과 향이 살아 있어, 고급 잎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커피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드립백은 찻잔이나 숙우에 걸었을 때
넉넉한 사각형의 공간에서 차를 우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찻잎이 우러나는 모습을 눈으로 감상할 수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찻잎이 우러나는 모양을 감상하며 섬세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드립백은 티타임의 낭만과 여유를 더한다.<p297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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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혹여 오타- 있으면 양지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