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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정돈과 시스템구축(4)
[부제: 하드웨어적 정리/도시편]
글 들어가기 전에;
이미 올린 농촌편은 가난한 사람들의 정리정돈 상태와 그것의 변화 과정인데 이것 자체는 여러분의 정리 노하우 향상에 별 도움이 안 되었을 것으로 본다.
오늘 올리는 도시편은 내가 활용하는 노하우들이 나오는 데, 여러분 실생활에 도움되는 방법들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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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정돈을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강제적으로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번 글을 이해하려면 먼저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중국의 아파트에 대해 잠시 설명이 필요하다. 앞선 글에 몇 번 밝혔듯이, 장인어른이 주신 15만 위안을 기반으로(total 83.5만 위안) 구매한 아파트는 아래 사진과 같다.
<out1>앞에 보이는 으리으리한 놈은 아니고 같은 단지의 작은 평수(133m2, 40평). 돈이 없어서.
<out3, 6>조경? 죽인다. 그런데......,
<old2>처음 들어간 내부 모습. 허걱~ 아무것도 없다. 벽도 제대로 없이 기둥만 덜렁.
직접 설계 들어갔다.(다시 말하지만 나는 건축설계를 배운 적이 없다. 단 CAD는 잘한다) 하다보면 된다.
<plan>
내가 추구한 것은 다음 세 가지다. 순서가 빠를수록 중요도가 크다.
1. 편리할 것
- 최대한의 수납공간
- 최소한의 동선
2. 저렴할 것
- 이곳 아파트는 인테리어 비용이 얼마든 간에 매도 시 10만 위안으로 계산한다. 즉 비싸게 시공하면 나중에 10만 위안 초과 분 만큼 손해란 얘기! 나는 11만 6,000위안 들었다.(커튼, 가구, 전자제품 제외). 내 동료는 20몇 만 위안 들었다고 한다. 물론 그는 더 고급 자재를 사용했다. 그럼 팔 땐?
- 쓸데없는 것은 철저히 배제했다. 예컨대 천정을 입체적으로 하는 것 따위.
3. 예쁠 것
-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 예쁘게 하려고 노력했다. 물론 돈이 부족하니 한계가 있었다.
<kitchen 3> 현관을 열면 보이는 기둥엔 싸구려 액자 하나 걸고 한국에서 사 가져간 중국산 장식 시계를 달았다. 중국산이지만 정작 중국에서는 못 찾았다. 4년이 지난 지금은 더러 보이더라.
<kitchen1, 2> 주방은 이렇게 꾸몄다. 최대한 빈틈없이 꾸몄다.
Tip.
오른쪽 창문 옆에 있는 기다란 문안에는 온수보일러가 있는데 그걸 아래까지 길게 만들지 않은 이유는 인조 대리석 상판의 공간을 조금이라도 더 쓰기 위해서다.
<504-1-55342> 보이는 부분만 비싼 타일을 붙였다. 나머지는 아예 안 붙이려 하자 무조건 평평해야 한다는 장인어른의 고집에 나머지 부분도 싸구려 타일로 수평을 맞췄다.
<lu xing-50705> 이건 지인의 주방 타일 시공 현장이다. 왜 보이지도 않는 부분에도 타일을 붙였을까? 그건 타일 구매를 많이 하면 시공업자에게 떨어지는 리베이트가 크기 때문이다.
<tony-51672, 53033> 이건 다른 지인의 시공현장이다. 나더러 설계를 해 달래서 해주고 타일도 저렇게 붙였다. 위의 집보다 더 고급타일을 쓰고도 더 저렴하게 시공했다. 싱크대에 가려지는 부분은 당연히 타일을 시공할 필요가 없다.
Tip.
보이지 않는 부분에 돈 낭비하지 마라.
<kitchen4> 다시 우리 집으로 돌아와서; 밥솥은 슬라이딩 테이블 위에 올려서 밥 퍼낼 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저렇게 하지 않으면 위에 보이는 전자레인지는 싱크대 위에 위치해서 공간낭비를 할 것이고 부엌은 쉽게 어질러질 것이다.
<neighbor-50052> 다른 지인의 집이다. 밥솥위의 50Cm는 활용 불가다. 그리고 윗 싱크대와 천정사이의 공간도 낭비다.
Tip.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라.
<kitchen5>와인바. 술은 안마시지만 각종 병을 정리할 때 유용하다.
Tip.
같은 item을 저장할 공간을 만들면 편리하다.
<kitchen6>인조대리석 상판의 중간에 뚜껑이 있고 아래에는 쓰레기통이 있다. 야채 다듬다가 뚜껑 열고 버리면 편리하다. 쓰레기통을 찾는 몇 초의 시간과 동선을 줄여주고 주방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
Tip.
쓰레기통은 안보이게 하되 필요할 때는 쉽게 쓸 수 있게 해야 깨끗하고 편리하다. 사진의 방법을 활용해라. 물론 쓰레기통엔 쓰레기봉투를 씌워야 한다.
<kitchen7> 이동식 아일랜드. 고정식으로 하기엔 집이 좀 좁아서 걸리적거리고 그렇다고 없으면 조리 공간이 부족해서 만들었다. 아래에 바퀴가 붙어 있어서 이동이 가능하고 손님이 많으면 보조 식탁으로도 쓴다.
Tip.
싱크대가 좁다고? 방법을 생각하면 나온다. 저 이동식 아일랜드는 정말 다용도다. 저기다 음식차려서 일요일에 자고 있는 아내 옆에 가져다가 브런치를 먹었다. 낭만적이지 않나?
<kitchen8>식탁. 뒤에 보이는 액자는 고등학교 때 조각해서 교내 미전에 출품했던 작~품 되시겠다. 식탁 위에는 나중에 강화유리 사다가 얹었다. 식탁은 6인 -> 4인용으로 길이 조정이 가능한 구조다. 즉 공간 활용이 가능하단 얘기다. 기본적으로 평범하다. 싸면 된다.
<504-4-56152,3> 식탁 옆에는 수도 인입배관이 있다. 없앨 수 없는 파이프다. 그래서 그 주위에 가구를 짜 넣었다. 우산 보관함으로 쓴다.
Tip.
한 뼘의 공간도 낭비하지 마라. 다 돈이다.
<living1> 거실. 별다른 장식없이 탄자니아에서 찍은 사진을 액자로 해서 붙였다. 싸면 된다.
<living2> 거실 앞부분. 돈이 없어서 최대한 저렴하게 꾸몄다. 벽지위에 남아공과 가나에서 찍은 사진 몇 장 붙였다. 중간에 비어있는 부분이 TV가 놓일 자리..
Tip
내가 TV를 안 산 이유
1. 돈이 없어서.
2. 가족을 위해서
- TV가 있으면 저녁 식사 후 아내는 설거지를 하고 나는 TV를 보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지만, TV가 없으니 할 일 없는 내가 아내의 설거지를 돕게 되고 그것이 부부의 화목을 돕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책을 보거나 운동을 한다. 즉 생산적인 곳에 시간을 투입한다는 말이다.
-> TV를 없애봐라. 1달 후에 많은 변화가 있음을 알게 될 테니
위 사진에서 얼핏 보이는 엄청난 크기의 하부 장식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56004,5> 공구, 테이프 류, 전구 류, 상비약 등을 item별로 서랍에 넣어둔다. 필요한 것은 3초 안에 찾을 수 있다.
<neighbor-50060> 이건 다른 지인의 거실이다. TV 장식장의 크기를 봐라. 저것도 다른 중국인들에 비하면 큰 편이다. Recessed ceiling, 할로겐 조명, 벽면 장식. 분명히 나보다 더 많은 돈을 들였지만 활용도는 확실히 떨어져 보인다. 디자인도 마음에 안 들지만 이건 기호가 다르니 넘어가자.
Tip
서랍은 많이 만들어라. 정리정돈이 자동으로 된다. 정리를 하고 싶어도 넣어둘 곳이 없으면 불가능하지 않겠나?
<corridor1> 복도. 중국 아파트는 항상 복도가 있는 구조다. 엄청난 공간 낭비다. 최대한 활용하는 구조로 설계했다. 부엌과 가까운 곳에는 장식장을 달았고 안쪽 벽은 안방과 거실에 쓰고 남은 벽지와 띠벽지를 이용해 투톤으로 마감했고 싸구려 그림으로 포인트 처리했다.
Tip.
어차피 있어야 하는 복도라면 그 벽면에 빌트인 장식장을 배치하여 장식장을 벽면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해서 만든 구조가 저거다. 그리고 장식장 뒤편의 서재는 별도의 벽이 없이 장식장+장농의 구조인데 이건 벽면 두께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왜? 공간은 돈이니까. 1m2를 더 넓게 쓴다는 얘기는 15,000위안짜리 공간을 공짜로 쓰는 거니까!
<bath1> 메인 욕실이다. 별거 없다. 수납공간으로 케비넷과 카운터를 달았다.
<master1> 침실이다. 그냥 싼 벽지 붙이고 하얗게 보이는 선반은 직접 만들어 붙였다.
Tip.
1. 간단한 것은 스스로 해봐라. 재미있고 돈도 아낀다.
2. 침대 옆 서랍장에는 항상 종이와 볼펜을 놔둬라. 자다가 갑자기 생각난 것을 적어두기 좋다.
3. 머리맡에 있는 스위치가 보이는 가? 두 개가 있다.
1) TV 전원 차단. 전기아낀다고 귀찮게 플러그 뽑고 자시고 하지 말란 말이다. 스위치만 끄면 된다.
2) 방안 조명 스위치. 방문 입구에 있는 것과 연동되는 2WAY-TYPE이다. 즉 들어올 때 켜고 침대에 누워서 끌 수 있다는 말이다. 모든 방이 이 시스템이 되어 있다. 그리고 현관과 복도에도 이 스위치가 설치되어 있다.
<master2> 옷장. 엄청난 수납공간이 보이는가? 사진은 인테리어가 아직 다 끝나지 않은 상태이다. 수납공간이 부족해서 옷 하나 꺼내려면 여러 개가 딸려 나오는 것이 싫어서 넉넉히 마련했다. 제일 저렴한 방법인 무늬합판에 니스 칠로 붙박이장 해 넣었다. 아내와 내가 각기 한쪽씩 쓴다.
Tip.
수납공간은 최대한 마련해라. 위 사진에서 빈틈이 보이는가?
<56003> 서랍장 내부. 무엇이 필요하든 1초면 된다.
<56001> 맨 위쪽에 보이는 여권과 그 옆의 핸드폰 충전기가 보이는가? 한국에 갈 땐 저것만 챙기면 된다. 1초면 된다.
<55998> 양말과 팬티를 1칸에 각 2개씩 넣는다.
Tip.
아래는 팬티 접는 요령. 팬티뿐만 아니라 내의, 런닝도 이렇게 접어두면 꺼내 쓰기 정말 편리하다.
<55992~6> 쉽죠~잉.
<56000> 넥타이 보관서랍.
<55999> 허리띠, 장갑 보관 서랍.
<56006> 아내의 서랍 안.
Tip.
저 많은 악세사리를(다 싸구려다) 저렇게 보관하지 않으면 도대체 어떻게 찾는가? 연출 사진이 아니고 평소에 저렇게 보관한다.
<chen-50288> 또 다른 지인의 집이다. 옷장이 과연 충분할까?
<master4> 화장대와 TV 선반. 아직 마감이 끝나지 않은 상태다. 화장대는 시중에서 구매했다. 싸지만 비싸 보이는 것으로 중간에 웃고 있는 해바라기는 필리핀 출장 때 장만했다. 지금은 딸아이 때문에 TV가 있고 액자도 하나 걸려있다.
Tip.
모든 것을 완벽하게 구비하고 결혼할 필요는 없다. 빚을 내서 TV를 사지 말고 버티다가 돈 생기고 나서 사도 안 죽는다. 그리고 내가 안 쓰더라도 팔 때를 대비해서 케이블은 깔아 둬야한다.
<shower2,1> 부부욕실이다. 심플하게..
Tip.
옆에 콘센트가 보이는가? 돈이 없어서 비데는 설치하지 않았지만 팔 때를 대비해서 마련해 두었다. 집을 내가 100년을 쓴다는 보장이 없잖은가? 반드시 나중을 생각해야 한다.
<child> 처제가 쓰고 있다. 아이가 쓰게 되면 내부 인테리어가 바뀌게 되겠지... 침대보는 낡은 것 재활용. 아~ 딸리는 자금.
<55987> 처재의 옷장. 정리가 잘 되어있다.
Tip.
처제는 게으름 여왕이다. 그런 처제도 저렇게 정리를 한다.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을 만들면 된다. 아내가 정리를 못한다고 말하지 말고 시스템을 만들어줘라.
<reading1> 서재의 책장. 붙박이로 짜 넣었다. 책을 많이 읽는 아내를 배려해서 최대한 크게 만들었다. 천정까지 한 치의 틈도 없다. 저 많은 공간도 이제는 꽉 찼다.
Tip.
구매하는 가구는 반드시 위에 많은 공간이 있다. 그건 낭비다. 빌트인이 답이다.
<reading2> 서재. 여러 사람들이 자기 집도 인테리어를 해달라고 해서 부업으로 설계를 할 공간이다. 레이저 프린터와 컬러 잉크젯 프린터도 장만했다. 최소한의 투자이다.
Tip.
저런 상황이라도 절대 사무실을 내는 무모한 짓은 안하는 것이 좋다. 손님 없으면 손실이 몇 억 날 수도 있다.
<balcony> 발코니. 테이블과 의자는 생활비 아껴서 구매했다.
<55988> 저 구석에도 케비넷을 짜 넣었다. 청소기 따위를 보관한다. 발코니가 넓어졌다.
chen-50167> 한 지인의 집. 신발장의 크기를 봐라. 내가 해준 설계에는 분명히 천장까지 붙는 거 였는데 말이다. 밖에 둔 신발은 넣는 게 귀찮아서 그런 게 아니다. 신발장 안에는 여자 겨울 부츠까지 겨우 6켤레만 들어간다.
Tip.
수납공간이 많다고 후회하지는 않지만 부족하면 불편하다.
결론.
1. 수납공간은 최대한 많이 만들어라.
2. 한 뼘도 낭비하지 마라. 당신이 산 아파트의 평당 가격을 생각해라.
3. 사용하지 않을 곳에는 돈쓰지 마라.
4. 동선을 줄여라.
5. 슬라이딩, 뚜껑, 바퀴 등 기능이 있는 자재를 쓰면 편리하고 공간 이동이 가능하다.
6. TV는 사지마라. 가족관계가 좋아진다.
7. 벽면을 만들 때는 그 두께만큼 낭비임을 깨달아라. 장식장 따위를 만들면 결국 벽면 두께는 장식장의 뒷면 재료 두께만큼 밖에 안 되는 셈이다. 100mm -> 20mm 가 된단 말이다. 80mm 가 어디냐?
8. 케이블 같이 내가 필요 없는 설비도 팔 때를 고려해서 설치해라.
9. 간단한 것들은 스스로 해봐라. 재미도 있고 돈도 아낀다.
10. 침대 옆에는 메모 도구를 준비해 두어라.
11. 케비넷이나 장농은 땅바닥 표면만 사용하던 것에서 사용공간을 수직적으로 확대시켜 준다. 특히 빌트인으로 하면 낭비 공간이 전혀 없다.
12. 서랍장을 만들면 내부를 구분하라.
13. 보관은 Item별로 나눠라. 찾기 쉽다.
14. 팬티 접는 법을 활용해라. 찾기도 쉽고, 꺼내기도 쉽고, 깔끔하다. 얇은 옷은 모두 접을 수 있다.
15. 당장 급하지 않은 물건을 무리해서 사지 마라. 하나씩 살림을 늘려가는 것도 재미다.
16. 정리 못하는 아내를 탓하지 말고 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라.
- 끝 - 출처-세이노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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