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비싼 커피 음료들이 인기가 좋습니다.
편의점에 가 보면 1000원은 넘은지 오래됐고,
1500원을 넘어서 2000원 가까이 하는 커피들도 있습니다.
예전에 캔커피가 600원에서 700원 정도 했던 걸 생각해 보면
두 배가 넘는 가격도 수두룩 하죠.
이런 음료들은 인스턴트 커피가 아닌 드립 커피 원액을 넣었고,
좋은 원두를 썼고 우유도 분유가 아닌 생우유를 넣었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앞면에 쓰여 있는 이야기입니다.
진실은 포장 뒷면에 있는 법입니다.
과연 뒷면에는 뭐라고 쓰여 있을까요?
먼저, 편의점에서 1500원 정도 하는 프렌치카페 골드라벨입니다.
전세계 생산량 가운데 1%도 안 되는 명품 원두에다가
아로마 테이크를 조화시켰다고 자랑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설탕도 안 넣고, 천연 메이플 시럽을 썼다는 자랑도 하고 있는데,
과연 뒷면에는 뭐라고 써 있을까요?
보이시죠? 합성착향료가 들어 있습니다.
카푸치노향과 시나몬향이 들어가 있습니다.
1% 명품 원두에다가 인공 커피 향료와 계피향을 잘 조화시킨 겁니다.
음식으로 말하면 화학 조미료 넣은 겁니다.
그리고 설탕은 들어 있지 않지만 액상과당이 들어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조삼모사식 웃기는 수작질을 하는 겁니다.
액상과당도 당뇨병이나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건 비슷비슷합니다.
게다가 수크랄로스란 인공감미료도 들어가 있습니다.
수크랄로스는 설탕에 화학 변화를 준 인공감미료인데,
미국 소비자 단체들은 이 감미료가 위험하다면서,
판매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 인공감미료 스플렌다 안전성 논란 ('스플렌다'는 수크랄로스의 상품명입니다)
이번에는 1700원짜리 카페라떼 바리스타입니다.
숯불로 배전해서 스모크향이 감도는 원두를 썼다고 자랑하고 있지요.
프리미엄 수제커피! 뭔가 대단할 것 같지 않습니까? 그럼 뒷면을 볼까요?
처음부터 아예 '합성커피향 첨가'라는 말이 쓰여 있습니다.
원재료명 마지막에 '합성착향료(커피향)'이라는 말이 떡 하니 쓰여 있습니다.
프리미엄 수제커피에 인공 커피향료를 넣는다는 말은 살다살다 처음 듣습니다.
그리고 기름과 물을 섞이게 하는 유화제도 들어 있네요.
보통 커피 음료에 많이 들어가는 성분인데,
역시 이것도 몸에 좋지 않다는 논란이 종종 나옵니다.
1700원 내고 숯불향은 물론이고 인공커피향도 나는 음료를 마시고 있는 겁니다.
이번에는 요즘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한참 인기 좋은,
공유 씨가 광고하는 칸타타 캔커피입니다. 1200원 정도에 팔고 있습니다.
캔에 담은 원두커피라는 광고를 하고 있지요.
캔에 'PREMIUM'이라는 글자가 떡 박혀 있습니다.
뒷면은 어떨까요?
합성커피향은 물론이고 합성우유향까지 들어갑니다.
인공조미료를 커피맛도 모자라서 우유맛까지 넣은 겁니다.
우유에다가 물이라도 탄 걸까요? 우유맛 조미료까지 넣게?
한마디로, 캔에 담은 원두 더하기 합성커피향 더하기 합성우유향 커피입니다.
공유 씨! 혹시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도 커피에 조미료 탔나요?
이번에는 커피 전문점인 엔제리너스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커피입니다.
세븐 일레븐 전용상품으로 1000원에 팔고 있습니다.
엔제리너스와 세븐 일레븐 모두 롯데 계열이죠.
뒷면은 어떨까요?
앞에 그려진 천사처럼 뒷면 역시 천사 같은 성분표일까요?
역시나. 이 녀석도 큼직한 글씨로 써 있는 '원유 55%' 아래에는
'합성착향료(커피향)'란 말이 조그맣게 들어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엔젤-인-어스'가 아니라 '조미료-인-어스'입니다.
이번에는 초콜릿 음료도 한번 보겠습니다.
유명한 브랜드죠.
허쉬에서 만든 다크 카카오 초콜릿 드링크입니다. 1200원입니다.
뒷면을 살펴볼까요?
합성 초콜릿향에 바닐라향까지 들어 있습니다.
셀룰로오스혼합제제와 유화제도 들어가 있습니다.
초콜릿 음료 역시도 결국은 '초콜릿맛 음료'였습니다.
이번에는 값싼 커피 음료를 살펴볼까요?
700원 정도에 파는 레쓰비입니다.
뒷면을 살펴 보겠습니다.
좀 아이러니하지 않나요?
오히려 싼 커피 음료에는 인공향료가 없습니다.
물론 프리미엄 음료는 드립 원액을 쓰고 이 싼 음료는 인스턴트 커피를 쓰긴 했지만,
천연커피향은 들어 있을지언정 인공조미료는 없습니다.
이밖에도 프리미엄급 커피 음료 대부분을 살펴봤지만
제가 발견한 인공향이 없는 커피 음료는
1800원짜리 스타벅스 브랜드가 붙은 음료 뿐이었습니다.
1800원 정도는 되어야 인공향 없이 커피음료를 만들 수 있는 걸까요?
프리미엄급 커피 음료는 싼 에스프레소 하우스에서
아메리카노나 카페라떼 사먹는 가격과 별반 차이도 안 납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인공향료를 넣어서 사람들의 감각을 속이고 있습니다.
아마도 커피를 적게 썼거나 원두의 질이 생각만큼 좋지 않아서
모자라는 맛과 향을 인공향료로 채운 거겠죠.
커피는 특히나 맛과 향이 무척 중요한 음료입니다.
커피가 가진 특유의 맛과 향을 즐기고 싶어서,
사람들은 적지 않은 돈을 주고 커피를 사서 마십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비싼 돈을 주고, 커피가 아닌 커피맛 음료,
심지어는 커피맛에 우유맛 음료를 마셔야 하는 걸까요?
좀 너무한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