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과 ‘세종시’의 엇갈리는 부동산 명암
정부 청사의 세종시 이전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공무원이 대거 빠져나가는 과천시와 들어올 지역인 세종시의 부동산시장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과천시 부동산은 한동안 '준강남'으로까지 불리며 승승장구하다가 중앙부처의 세종시 이전 계획에 따라 부동산 값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침체에 빠져있는 과천시의 경우 부동산경기 침체 영향도 있지만, 중앙부처 이전 후 공동화 우려 등으로 아파트 거래뿐 아니라 상권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반면 행정수도가 들어서 ‘제2의 과천’이라 불리는 세종시 부동산시장은 높은 아파트 청약경쟁률을 잇따라 기록하며 상승무드를 이어오며 지방 부동산 시장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달 들어 중앙행정기관의 이전이 본격화돼 인구 유입이 꾸준히 늘면 행정중심복합도시로의 틀이 잡혀나가게 되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수혜 중심지라는 점도 더해져 앞으로 현재와 같은 수요층의 관심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격 하락 ‘쇼크'에 빠진 과천시
한때 전국에서 아파트 값이 가장 비싼 지역이었던 경기 과천시 주택시장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수도권을 통틀어 가장 조용하고 살기 좋은 지역으로 소문난 과천은 2000년대 중반 한 때 3.3㎡당 아파트 가격이 서울 강남권보다 높게 형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파트 값이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그래도 찾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거의 끊겼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집이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과천 집값이 하락하는 이유는 과천청사에 입주해 있는 중앙부처의 세종시 이전으로 행정도시로서의 매력이 반감되었을 뿐 아니라 이에 따른 주택 수요 감소,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투자수요가 확연히 줄어서다. 또한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심리적인 불안감과 맞물려 부동산 경기침체에 민감한 재건축 단지가 다수 위치해 있다는 점도 있다. 올해 들어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재건축 투자수요 유입이 뚝 끊기면서 과천시 집값을 더 끌어내리고 있는 것이다.
과천시 일대 상가 매매와 임대도 거의 끊긴 상태다. 청사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던 호황기에 1층 점포 33㎡(10평)당 권리금이 1~2억 원 정도 형성돼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5000만 원 이하로 떨어지거나 권리금 없이도 들어갈 수 있는 상가가 많고, 매물로 나온 상가들도 점점 늘고 있다. 과천 상권은 인구 7만 명의 소도시로 상권 색깔이 바뀌는 데 한계가 있어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과천 부동산 시장은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과 재건축 아파트의 투자심리 위축 등이 맞물리며 거래부진과 가격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연말이 가까울수록 매물이 더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향후 청사 앞 대규모 유휴지의 개발 추진과 GTX 수도권 고속철도 노선 결정 등 굵직굵직한 변수가 많은데다 천혜의 주거환경과 뛰어난 서울 접근성으로 인해 부동산가격의 급락은 단기 현상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시 부동산 '호황 중'
세종시의 분양시장과 전세거래는 활기를 띄고 있다. 특히 중소형 아파트 전세 매물이 부족하다. 전용 84㎡ 전셋값은 1억~1억3000만원 전후에 형성돼 있다. 전세난이 이어지면서 접근성이 좋은 대전과 조치원 등 주변지역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집값 급등으로 조치원 주택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연초만 해도 7000만원 남짓했던 전세금은 1억2000만 원까지 올라 절반 가량 뛰었다. 그마저도 소형 매물은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는 투기수요가 거의 사라지면서 기존 분양가에서 약간의 웃돈이 형성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청사 이전 몇 개월 전만해도 가격상승 기대감이 높았으나 입주 지정기간이 지나면서 분양가 이하의 매물이 늘고 있다. 큰 평수를 중심으로 분양가 이하의 싼 매물도 나오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 가치와 조망권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공급과잉의 여파로 현재는 수 천 만원의 프리미엄의 거품이 거의 빠진 상태다.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의 청약경쟁률이 뜨겁다. 푸르지오시티 오피스텔의 경우 평균 50~6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내 인기가 높다. 지역 브랜드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소형 주거시설 공급부족에다 호수공원 등의 입지조건에 의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 데 성공했다. 소형주택이 부족한 탓에 다가구주택에 투자해 임대수익을 바라는 투자자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세종시와 충청부동산은 과학벨트 호재와 맞물려 당분간 가격상승 여력이 충분해 상승 탄력을 받으며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가격상승이 반영된 만큼 중장기적으로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간 공급이 과잉된 여파가 내년 이후까지 나타나고 분양가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본인의 자금 사정과 투자환경을 고려해 장기 투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굿옥션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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