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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와 가오리의 음식문화권 연구 - 광주·전남을 중심으로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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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문화역사지리 제28권 제2호(2016) / KCI등재 2016. 08
홍어와 가오리의 음식문화권 연구*
- 광주 · 전남을 중심으로 -
A study on culinary culture’s region of skates and rays*
- The case of Gwangju and Jeonnam -
조 정 규 (Jeongkyu Jo)**
요약: 광주 · 전남에는 영산강과 섬진강을 중심으로 음식문화권이 설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홍어와 가오리이다. 홍어는 광주 · 전남의 대표적인 지역음식으로 알려졌지만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소비되어 홍어권을, 섬진강 유역은 가오리가 주로 소비되어 가오리권을 형성하였다. 홍어와 가오리는 결혼식 피로연과 장례에서 소비되었다. 결혼식과 장례의 음식 제공의 변화가 홍어와 가오리의 음식문화권의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홍어와 가오리의 음식문화권은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라 권역의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홍어의 소비권역은 점점 더 확대되었고, 가오리는 위축되었다.
주요어: 홍어, 가오리, 음식문화권, 영산강, 섬진강, 홍어권, 가 오리권
Abstract : Gwangju & Jeonnam think there should be a culinary region around the Yeongsan River Basin and Seomjin River. Skate is especially known as a typical food of the Guangju & Jeonnam. In Gwangju & Jeonnam the food of skates is in Yeongsan River basin, in Seomjin river basin rays is situated in the replacement food. So Yeongsan River basin has been talking with skates region, Seomjin river basin has been talking with rays region. the consumption of Skates and Rays is absolutely in funeral and wedding receptions. The change in the wedding reception catering influenced the change of skates and rays food culture. Food culture region of skates and rays were beginning to show a change in the domain of food culture in Gwangju & Jeonnam according to the socio- economic changes. Skates was gradually enlarged the domain of consumption and rays have been shrinking consumption. Key words : skate, ray, culinary region, Yeongsan river, Seomjin river, skate’s region, ray’s reg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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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논문은 2013년도 정부 ( 교육부 ) 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13S1A5B5A07048525). ** 전남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지리학과 강사 (lecturer, Department of Geography, Chonnam National University, jjk3467@hanmail.net)
1. 들어가는 글
1) 연구목적
음식에 관한 인문학적 연구는 인류학에서 주로 다루어져 왔고 , 지리학에서는 별로 다루어지지 않았다 . 특정한 지역음식이나 토속음식은 그 지역의 기후나 생물학적인 조건과 결부되어 다른 지역의 음식과 차별되고 있다 . 이 경우 특정 지역 사람들이 오랜 기간 체득한 특정음식을 그 지역의 토속음식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 하지만 토속음식과 특 정한 지역과의 연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될 수도 있다 . 요컨대 . 토속음식으로서의 자리매김은 특정지역의 생물 기후학적인 조건과의 연계가 아니라 그 지역에 대한 명성과 이미지를 바탕으로 구축된 연계가 더 중요 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 따라서 ‘지역’이라는 의미는 지리적으로 한정된 특정 공간이 아니라 맥락에 따라 유동적인 준거가 된다 . 특정 음식에 대한 배타적 지역성을 가지는 음식이 존재하고 실제로 그 지역과 타 지역 사람들이 그 독특한 지역성을 인정하고 있다 . 지역성을 밝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지역성을 언급하는 것이 정말로 타당한가? 그리고 정말로 그 지역성이 존재한다면 그 구체적인 공간은 어디까지인가를 밝힐 필요성이 있다 . 그래서 본 연구가 필요한 까닭이다 . 광주 · 전남에는 영산강과 섬진강 유역권을 중심으로 막연하게 문화권이 설정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음식인데 , 특히 홍어와 가오리의 권역이 있다고 전하고 있다 . 현재 홍어는 전라도의 토속음식으로 알려졌는데 저는 전라남도 곡성군에 태어나 자라면서 어렸을 때 홍어요리를 먹어 본 기억이 없다 . 고등학교를 광주에서 다니면서 홍어를 접하게 되었다 . 곡성에서는 홍어와 비슷하게 생긴 가오리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
결혼을 하고 처가가 나주여서 처가를 방문할 때 마다 홍어를 먹고 있다 . 지리학을 공부하면서 하천을 중심으로 문화권이 형성된다는 사실을 알고 이 부분에 관심을 가졌다 . 목포대학교 인류학과를 중심으로 홍어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어 2009 년에 『홍어』가 출판되었다 . 과거에 관심을 가졌던 홍어와 가오리의 문 화권에 대한 호기심이 이 책을 통하여 나를 자극하였다 . 『홍어』에서 전라도는 흑산도뿐만 아니라 백령도 , 대청도 등 서해안에서 잡힌 홍어의 주소비지였다 . 전라도 안에서도 어선이 다니는 서해안 연안 항구와 포구 및 인접 지역인 목포, 나주, 함평, 영암, 광주 지역 등이 주 소비지였다 . 그러나 전라도 내에서도 순천, 여수, 광양 등은 홍어 소비권에 들지 않았다 . 홍어 대신에 가오리를 먹어 ‘가오리권’을 형성하였다 ( 윤현숙 외 2009, 22). 전라도의 여수, 순천, 광양에는 홍어를 먹지 않고 가오리를 먹어서 ‘가오리권’이라 부른다고 아주 짧게 언급되고 있다 .
음식이 소비되는 사회문화적 맥락은 그 음식의 사회적 의미와 가치 , 음식에 대한 사회적 기억을 결정하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 . 가족 안에서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에 비해 공동체가 함께 먹거나 주고받는 음식은 집단 의 공동체의식 (communion), 공동체적 가치와 결속을 실현시키는 (substantialize) 상징적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 ( 김광억 , 1990, 17-18).
특정음식이 지역의 토속음식이 되는 것은 기후 , 식 재료를 운반하고 보관 · 저장하며 요리하는 과정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 흑산도와 서해안 일대에서 잡 힌 홍어가 되고 , 삭힌 홍어는 전라도의 토속음식이 된 다 . 전라도 내의 지역에 따라 유통과정에 걸리는 시간 과 홍어의 숙성 정도가 달라지는데 이것이 곧 지역의 홍어음식의 조리와 소비전통으로 연결된다 . 냉장시설 이 없던 시절에 사람들은 항아리와 짚 , 두엄더비 , 아랫 목을 이용하여 삭힘의 속도를 조절하였다 .
흥미롭게도 국내산 홍어가 희귀해지고 대신 수입산 홍어가 전국적으로 소비되기 시작하는 시기에 홍어는 전라도를 상징하는 토속음식으로 부상한다 . 홍어가 전 라도를 상징하는 음식으로 부상하는 것은 한국의 산업 화 과정에서 생긴 지역주의 , 음식생산과 유통 및 소비 의 지구화 , 수입 식재료의 토속음식화와 지역성 (locality) 의 상업적 이용 , 중산층의 성장과 외식 및 관광 소비문 화의 발달 등 다양한 사회문화적 요소들이 상호작용한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 ( 윤현숙 외 , 2009, 25).
『홍어』는 인류학적 관점에서 다루어진 내용이라 홍 어의 소비지역에 대한 공간적 분석이 명확하게 언급되고 있지 않다 . 『홍어』에서 다루지 않은 공간적 측면과 홍어와 대비되는 가오리를 공간적으로 비교 연구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현재 ‘가오리권’ 으로 이야기 되고 있는 섬진강 유역에서는 가오리의 소 비가 많이 줄어들었다 . 특히 혼례식과 장례식의 음식으로 이용되었던 가오리 요리가 그 자리를 홍어에게 물려 주게 되었다 . 가오리가 홍어에게 밀려난 이유가 무엇일까 ? 홍어와 가오리 어획량의 변화 , 두 생선의 소비에 대한 사회문화적 요인의 변화 , 혼례와 장례 절차의 변화 등 질적으로 홍어와 가오리의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고 또한 광주 · 전남 지방에서 홍어와 가오리의 소비권역을 공간적으로 확인하고 소비권역의 변화가 시기적으로 언제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도 조사하고자 한다 .
본 연구에서는 홍어권과 가오리권이 광주 · 전남 지방에서 존재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과거에 존재했던 권역을 확인하고 현재의 그 권역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 또한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 무엇인지도 밝히고자 한다 . ‘홍어권’과 ‘가오리권’이 전남지방의 주요한 하천인 영산강과 섬진강과의 관계를 밝혀보고자 한다 . 정말로 홍어권은 영산강 유역과 가오리권은 섬진강 유역과 얼마나 관련을 맺고 있는가도 밝혀보고자 한다 .
2) 선행 연구
홍어와 가오리에 대한 선행 연구는 강건희의 석사학 위논문인 「홍어의 세계적 분포와 기능성」에 대한 연구와 학술진흥재단 기초인문사회과제로 연구된 “토속음식과 지역정체성 : 홍어와 새우젓을 중심으로” 이 두 연구결과가 있고, 황석영과 허영만 , 주광현의 글에서 홍어에 관련된 글이 있다 .
강건희 (2003) 의 논문은 홍어의 기능성에 대한 분석 으로 홍의 성분분석을 주로 하였고 , 연구결과에 홍어의 분포를 언급하고 있다 . 사회과학적 측면에서 보면 의미가 없는 논문이다 . “홍어와 지역정체성” 연구의 결과물 인 『홍어』에서 다루는 주제는 제 1 부 홍어와 홍어 잡이에 관한 것으로 「선사 · 고대의 홍어 잡이」에서는 서남 해에서 신석기시대부터 철기시대까지 낚시와 그물로 가오리류와 홍어가 출토되었음을 확인하였다 . 「홍어 잡 이 어로방식」에서는 연승주낙에서 1970 년대에 걸낙방식으로 바뀌었다 . 「홍어 잡이 어로신앙」에서 어로작업 의 변화로 변화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 제 2 부는 홍어와 전라도에 관한 것으로 「홍어와 지역정체성」에서는 ‘전 라도 음식화’와 ‘탈지역화’와 ‘탈맥락화’된 수입산 홍어 가 전라도 음식으로 ‘재정주’화를 다루고 있다 . 「홍어요 리의 상품화와 전라도」는 수입산 홍어의 ‘전라도식 삭힘’의 조리방식으로 전라도 음식으로 ‘재정주’과정을 다루었다 . 「홍어와 지역축제」는 영산포 홍어축제와 흑산도 홍어축제를 다루었다 . 제 3 부는 홍어 요리로 전통 음식 , 웰빙 음식으로서 홍어의 식품영양학적 기능을 다루었다 .
황석영 , 허영만 (2005), 주강현 (2006) 의 글은 학술적인 글이라기보다는 기행문과 같은 종류의 내용이다 .
3) 연구방법
본 연구는 홍어와 가오리라는 홍어목에 속하는 두 어류의 음식을 중심으로 문화권의 관점에서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 특히 광주 · 전남 지방에서는 이 두 어류의 문화권이 존재한다고 말하곤 한다 . 홍어는 영산강을 중심으로, 가오리는 섬진강을 중심으로 요리가 소비된다고 한다 . 본 연구에서는 홍어와 가오리의 음식 소비의 권역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밝혀보고자 한다 . 이 러한 내용을 밝히기 위해서 문헌조사와 현지조사의 연구방법을 통하여 진행하고자 한다 .
우선 홍어와 가오리에 대한 특징과 서식지 , 산지 , 소비지 , 어획량 등 기본적인 지식을 얻기 위한 문헌자료 분석과 이 두 어류에 대한 각종 통계자료를 분석한다 . 특히 우리 선조들이 홍어와 가오리를 어떻게 인식하고 다루어 왔는지를 조선시대의 문헌인 자산어보와 우 해이어보를 중심으로 파악한다 . 또한 기존에 출판된 홍어와 가오리에 대한 출판물의 분석을 통하여 홍어와 가 오리의 실체를 파악한다 .
본 연구는 홍어와 가오리의 음식문화권 형성과 변화 에 초점을 맞추고 연구를 진행하기 때문에 현지조사가 매우 중요하다 . 특히 음식문화권의 권역 설정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광주 · 전남 지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 . 모든 지역을 다 현지조사 할 수 없기 때문에 연구목 적에 적합한 지역을 설정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문헌조사와 병행하여 주대상과 조사 결정해야 한다 .
특히 현지조사에서 문화권 영역설정에서 하천 문화 권과의 관계를 고려하기 때문에 하천의 분수계 , 즉 영산강과 섬진강 하천 분수계를 이루는 지역을 조사함으로써 음식문화권과 하천 문화권의 영향력을 파악할 수 있다 .
특히 통계자료를 수집하기 위하여 현지 기관을 방문 하는 것과 현지 주민들에 대한 심층 인터뷰가 매우 중요하다 . 홍어와 가오리의 요리에 대한 소비를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변화하는 모습을 사회문화적 맥락 특히 결혼과 관련된 피로연 장소에서의 음식대접의 변화 , 장례식장의 형성 등과 관련하여 식당의 주인과 장례식장 운영자와의 심층인터뷰도 진행하여야 한다 .
2. 홍어와 가오리의 특징
1) 홍어
홍어는 우리나라 서 · 남해 , 동중국해 , 일본 중부이 남 해역에 주로 분포하고 산란기는 가을∼이른봄 ( 산란 성기는 11 ∼ 12 월 ) 이며 교미에 의해 수정되지만 난생으 로 4 ∼ 5 개의 알을 산란 , 알은 길이 약 4.8 ∼ 6.6cm, 폭 2.9 ∼ 3.7cm 로 직사각형인 단단한 물질에 싸여있고 , 그 네 모서리는 돌기물을 내어 해조류에 감겨 붙어 있으며 산란 후 3 ∼ 8 개월 만에 부화되어 체폭이 5cm 인 새끼가 태 어난다 .
척추골에 나타난 무늬로 나이를 추정하면 1 년생은 체폭이 12 ∼ 16cm, 2 년이면 22cm 전후 , 3 년이면 27cm, 4 년 33cm, 5 년 37cm 로 자란다 . 전장은 약 1.5m, 수명은 5 ∼ 6 년 정도이다 .
오징어류 , 젓새우류 , 새우류 , 게류 , 갯가재류 등을 먹으며 어류는 거의 먹지 않는다 .
가을에 황해북부의 각 연안에서 남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여 제주도 서쪽해역에서 남쪽해역에 걸쳐 겨울을 나며 , 봄이 되면 북쪽으로 이동하여 중국 강소성 , 산동반도 연안과 우리나라 서해안의 얕은 바다에 광범위하게 서식 분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
몸은 마름모꼴로 폭이 넓으며 , 머리는 작고 , 주둥이는 짧으나 돌출한다 . 눈은 작고 분수공은 눈의 바로 뒤쪽에 가깝게 붙어 있다. 가슴지느러미는 크고 배지느러미는 작은 편이며 , 꼬리에 2개의 작은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가 있으나 뒷지느러미는 없다. 꼬리의 등쪽 중앙에는 수컷은 1 줄 , 암컷은 3 줄의 날카로운 가시가 줄지어 있다. 꼬리 양편의 밑쪽에 있는 꼬리주름은 폭이 좁고 그 앞쪽이 제 1 등지느러미의 기저까지도 달하지 않는다 . 수컷은 배지느러미 뒤쪽에 막대기 모양의 2 개의 교미기가 있다 .
몸 빛깔은 등 쪽은 암갈색 바탕에 크고 작은 담색의 둥근 반점이 불규칙하게 흩어져 있으며 , 특히 가슴지느러미 기저 부근에 좌우로 암갈색의 큰 둥근 반점이 한 쌍 있고 배 쪽에 큰 암색부분이 있다 .
2) 가오리
가오리의 분포는 우리나라 서 · 남해 , 일본 중부이 남 , 발해 , 황해 , 동중국해 , 인도양이고 , 바닥이 모래질인 비교적 연안의 얕은 바다에 주로 서식한다 .
형태는 몸은 거의 5 각형에 가깝고 편평하다 . 주둥이는 짧고 약간 뾰족하다 . 아래턱 안쪽에는 큰것 3 개 , 작은 것 2 개의 피질돌기가 있다 . 꼬리는 채찍 모양으로 길어 몸통길이의 1.5 배∼ 2 배이다 . 배지느러미는 작으며 , 등 · 꼬리 지느러미가 없다 . 몸등 쪽에서 꼬리에 걸쳐 1 줄의 작은 가시가 줄지어 있으며 , 뒤쪽으로 갈수록 날 카롭다 . 난태생어로 5 ∼ 8 월경 연안 또는 내만의 얕은 바다에서 10 마리 내외의 새끼를 낳으며 , 부화 후 2∼3 년이면 성숙한다 . 성장하면 전장 1m 이상으로 자란다 . 겨울에는 다소 깊은 바다에서 서식하다가 봄이 되면 연 안으로 이동한다 . 가오리는 주로 게류 , 새우류 , 갯가재 류 , 단각류 , 갯지렁이류 , 작은 어류 등 대부분 저서동물 들을 먹는다 . 몸 빛깔은 등쪽은 회갈색으로 몸통 가장 자리와 배지느러미 주변은 황색을 띠며 , 배 부분의 중 앙부분은 옅은 황색 , 배지느러미 가장자리와 꼬리의 시작부분은 짙은 황색을 띠고 있다 .
3) 간재미
한국서 , 남해 , 일본 남부 , 동중국해 , 남중국해 , 피지 등의 태평양 서부에 분포한다 . 난태생 종으로서 5 ∼ 8 월에 연안 또는 내만에서 10 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는다 . 먹이는 게류 , 새우류 , 갯가재류 , 단각류 등의 갑각류를 주로 먹고 다음으로 갯지렁이류 , 작은 어류를 먹는다 . 체반의 가장자리는 일직선 형태로, 가슴지느러미 모서리는 비교적 둥글지만 폭이 좁고 주둥이 앞끝 부위는 뾰족하다 . 체반장보다 체반폭이 더 크며 체반폭보다 꼬 리가 더 길다 . 눈은 작고 바로 뒤에 분수공이 위치한다 . 체반 등쪽 정중선을 따라 미세한 돌기물이 1 줄로 나있 으며 꼬리의 기부에 2 개의 작은 가시가 있고 조금 뒤쪽 에 1 개의 기다란 독가시가 있다 . 꼬리에는 등쪽과 배 쪽에 낮게 융기된 피습이 있는데 꼬리의 등쪽 피습은 독가시의 끝에서 시작되며 , 배쪽 피습은 독가시의 기부 에서 시작된다 . 구강 내부를 보면 아래턱 안쪽에 3 개의 구강 돌기가 있다 . 체반 등쪽은 갈색을 띠며 , 가슴지느러미 바깥쪽은 붉은색을 띤다 . 체반의 배 쪽은 희지만 체반의 앞쪽 , 가슴지느러미 및 배지느러미는 선명한 황색을 띤다 . 부화 후 2 ∼ 3 년이면 성숙한다 . 암컷과 수컷은 각각 체반폭 50cm, 30cm 이상이면 성숙되고 , 최대 체장 1m 까지 성장한다 . 꼬리에 있는 가시에는 독이 있어 쏘이면 통증을 유발한다 .
3. 홍어와 가오리의 문화권 형성
특정한 지역음식이나 토속음식은 그 지역의 기후나 생물학적인 조건과 결부되어 다른 지역의 음식과 차별되고 있다 . 이 경우 특정 지역 사람들이 노랜 기간 체득한 지식이 특정 음식 ( 요리 ) 을 그 지역의 토속음식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 하지만 토속음식과 특정지역과의 연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될 수도 있다 . 요컨대 , 토속음식으로의 자 리매김은 특정 지역의 생물 기후학적 조건과의 연계가 아니라 그 지역에 대한 명성과 이미지를 바탕으로 구축된 연계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 따라서 ‘지역’이라는 의미는 지리적으로 한정된 특정 공간이 아니라 맥락에 따라 유동적인 준거가 된다 ( 윤현숙 외 , 2009, 116).
홍어는 우리나라의 서남해에 주로 분포하는데 흑산도 , 백령도 , 대청도 등에서 많이 잡히는 어종으로 주로 목포를 중심으로 소비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영산강을 따라 확산되게 되었다 . 홍어는 나주시의 영산포가 소비 와 공급의 중심지가 되었는데 과거 흑산도 등 서해의 섬들에 거주하던 사람들이 공도정책에 의해 섬에서 육지로 이주하는 과정에서 영산포에 정착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홍어의 소비도 같이 이루어졌고 , 그 이후 홍어는 영산강과 호남선을 따라 확산되었다 . 광주 · 전남의 서부지역으로 중심으로 홍어 음식문화권을 형성하 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
가오리는 홍어와 비슷한 해역에 서식하는데 남해안 쪽에서 더 많이 서식하여 주로 여수항에 위판되어 소비 되었는데 이러한 관계로 가오리는 섬진강과 전라선과 신작로를 따라 광주 · 전남 지역의 동부지역의오일장을 중심으로 소비되어 확산되어 가오리 문화권을 형성하게 되었다 .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홍어와 가오리는 광주 · 전남지역의 토속음식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고 , 특히 관혼상제의 음식으로 등장하게 되면서 더더욱 토속음식으로서 자리를 굳히게 되었다 . 전라도에서 잔치집에 홍어가 빠지면 먹은 것이 없다고 할 정도로 홍어는 잔치집의 주요한 음식이 되었다 . 특히 결혼식과 장례식의 음식으로 홍어와 가오리가 등장하게 되면서 더욱 그 지역의 음식을 대표하게 되었다 . 홍어는 회와 무침으로, 가오리는 무침으로 제공되었다. 특히 홍어는 음식화 되는 과정에서 독특한 향을 가지고 있어서 그 지역 외의 사람들이 섭취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더욱 토속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고 , 특정한 문화권을 형성하게 되었다 . 가오리는 섬진강 유역에서 혼례식과 장례식의 음식으로 제공되면서 영산강 유역의 홍어와 비슷한 생김새 때문에 비교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섬진강 문화권으로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 그림 2 에서 홍어와 가오리의 문화권을 행정구역으로 나뉘어 보았다 . 일반적으로 전남의 동부의 여수시 , 순천시 , 광양시 , 곡성군 , 구레군 , 보성군 , 고흥군 지역이 가오리 문화권으로 , 나머지 전남의 서부 지역은 홍어 문화권으로 알려져 있다 . 홍어와 가오리 문화권을 구체적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 그래서 대략적으로 행정구역을 중심으로 구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 많은 사람들이 전남의 섬진강 유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동부 6 군을 언급하면서 가오리 문화권을 연상한다 . 동부 6 군은 순천시 , 여수시 , 광양시, 구례군, 보성군, 고흥군으로 순천시를 중심으로 밀접한 지역 연계를 갖는 지역이다 . 여기에 곡성군은 과거에 광주와 순천의 영향력하에 있어서 동부 6 군에서 제외되었다 . 하지만 섬진강 유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음식문화권에서는 같은 영향력 하에 있다 .
4. 홍어와 가오리의 소비 변화
홍어와 가오리는 일반 가정에서 소비되는 양이 많기는 하지만 대부분 관혼상제나 잔치 , 야외행사 등에 음식을 제공할 때 반찬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더 많다 . 특히 장례와 결혼식 피로연에서 소비는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 홍어와 가오리의 소비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도 장례와 결혼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 결혼식에서 제공하는 피로연 음식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 1990 년대 중반까지는 결혼식장 주변의 식당에서 피로연이 제공되는데 손님에게 제공되는 음식은 주로 갈비탕이 제공되었는데 식당은 갈비탕과 기본 반찬만을 제공하고 혼주가 손님에게 제공할 반찬을 따로 준비하였다 . 이 때 영산강 유역에서는 홍어회를 제공하고, 섬진강 유역에서는 가오리무침을 제공하였다 . 여기에서 두 강 유역의 음식문화가 확연히 차이를 보여주었다 .
그림 2. 광주전남 지역의 홍어와 가오리의 문화권 경계
1990 년대 후반 결혼식 피로연 음식 제공 방식에 변 화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 결혼식 피로연 장소를 제공하는 식당이 모든 음식을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 혼주는 따로 음식을 제공하지 않게 되면서 피로연 음식 제공의 주체는 식당이 되었다 . 그래서 결혼식이 어디에서 열리느냐가 중요하게 되었다 . 영산강 유역이냐 , 섬진강 유 역이냐에 따라 홍어와 가오리의 제공이 갈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 특히 섬진강 유역의 중상류에 해당하는 지역 에서 자녀의 결혼식이 지역보다는 대도시인 광주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홍어가 결혼식 피로연의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고 , 섬진강 유역의 주민들도 홍어를 맛보게 되었고 , 홍어의 독특한 맛에 길들여져 자기 지역에서도 홍어를 먹게 되면서 홍어의 문화권이 확대되어 갔고 , 그와 반대로 가오리는 영역이 축소되어 갔다 .
표 1. 홍어와 가오리의 어획량 (생략 / 원문 참고)
장례는 과거에는 일반 가정에서 장례식을 거행하였기 때문에 대부분은 각 가정에서 문상객에게 대접할 음식을 장만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 지역의 토착음식을 제공하였고 홍어와 가오리도 두 지역에서 자연스럽게 제공되었다 .
장례가 각 가정에서 장례식장으로 바뀌게 되면서 홍어와 가오리의 소비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 장례식에 제공되는 홍어와 가오리의 공급방식에서 변화가 소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 홍어는 회로 제공되므로 장례식장에서 따로 손질하지 않고서도 공 급업체에서 가져온 것을 그대로 제공할 수 있지만 가오리는 따로 손질해서 무침을 만드는데 시간과 비용이 더 들어서 장례식장에서 선호하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장례식장 음식에서 제외되었다 .
홍어와 가오리의 소비에 있어 사회적 변화가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홍어와 가오리의 어획량과 공급량의 변화도 중요하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사 료된다 . 흑산도를 비롯한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홍어의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하게 되었다 ( 표 1).
홍어의 소비 공간의 확장은 택배 , 냉장시설 , 수입홍어 , 인터넷 ,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의 발달에 힘입은 바가 크다 . 이들 요인들 덕분에 홍어가 대중 소비재가 될 수 있었다 . 홍어 소비가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과 더불어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대폭 확장되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 새로운 종류의 마케팅 기 술과 포장용기 및 규격의 다양화는 이전까지 홍어를 소비하지 않았던 지역과 집단으로 그 소비층을 확장시켰 다 . 수입산은 가격이 저렴하여 자본이 적은 영세상인들도 쉽게 취급할 수 있게 되고 냉동 · 냉장 기술의 도움으로 저장 문제가 해결 되었기 때문이다 ( 윤 현 숙 외 , 2009, 142).
우리나라에 외국산 홍어가 수입된 시기는 1960 년대 말이지만 품질이 떨어져 가오리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 . 그 후 1981년 동원수산 ( 주 ) 이 미국산 홍어 110 톤을 반입 하였다 . 이것이 외국산 홍어 수입의 시초이다 . 1980 년 대부터 북한산 홍어들이 중국을 거쳐 국내에 반입되기 시작했지만 1990 년대 중반 이후 어획량 감소와 채산성 악화로 중국산 및 북한산 홍어 수입이 중단되었다 . 한편 , 우리나라의 원양회사들이 1990 년부터 포클랜드 , 뉴질랜드 , 우루과이 , 아르헨티나 등지로 출어하면서 외국산 홍어들이 다른 어획물들과 함께 국내로 반입되기 시작하였다 . 국내업체들이 1995 년도부터 홍어를 전문적으로 수입하는 회사를 설립하면서 수입산 홍어가 본격적으로 들어왔다 . 1997 년부터 홍어 수입이 완전개방되면서 수입산 홍어가 급증하였다 . 수입 초기에는 주로 칠레 , 아르헨티나 , 우루과이 등에서 홍어가 집중적으로 들어오다가 점차 미국 , 캐나다 등지로 확대되었다 ( 나주 투데이 , 2010. 10. 1 일 자 ).
홍어의 소비는 증가하는데 국내 어획량이 부족해지 면서 우리나라 연근해의 홍어와 비슷한 맛을 내는 칠레와 아르헨티나 산 홍어가 대량 수입되면서 국내 수요를 충족하였고, 가격 또한 대폭 낮아지면서 더욱더 소비가 촉진되었다 .
수입산 홍어는 저렴한 가격과 좋은 품질로 이전에는 홍어를 먹지 않았거나 먹었지만 가격 때문에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사람들을 홍어 소비시장으로 끌어 들였다 . 수입산 홍어가 국내의 홍어 소비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늘어난 수요는 다시 공급 증대를 유발시켜 홍어 소비시장이 활성화되었다 . 대량으로 수입한 홍어는 냉동시설과 택배업의 발달로 인해 전국적으로 소비 시장을 확대하였다 . 특히 대형 백화점과 마트에서 소량으로 포장된 숙성 홍어를 진열하고 판매함으로써 일반 인들의 소비욕구를 자극하였다 . 수입산 홍어가 대량으로 들어오고 홍어판매 시장이 유통업체와 결합되면서 홍어가 일종의 ‘패스트푸드’처럼 규격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 이로써 홍어는 특정 지역 소비의 일상음식 혹은 잔치음식에서 벗어나 전국 어디에서 언제라도 접할 수 있는 ‘상품화’된 음식이 되었다 ( 나주 투데이 , 2010. 10. 1 일 자 ).
표 2 홍어와 가오리 수입 현황
http://www.fips.go.kr/jsp/dp/pr/pr_kind_list.jsp?menuDepth=040302( 수산정보포털 )
수입자유화이후 국내에서도 외국산 수산물 유통이 급증하게 되었다 . 국내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했던 홍어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수입이 늘어났다 . 홍어는 수입 식품이면서도 국내에서 가공을 거치면서 지역의 명칭을 상품명처럼 달고 소비되고 있는 음식이 다 . 홍어에 대한 선호는 과거에 종종 그것을 먹었고 또 즐길 만큼 익숙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 반대로 과거에는 홍어를 구하기 어려워서 먹어보지 못했지만 지금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겨 새로운 즐거움을 추구하면서 생겨난 것일 수도 있다 . 홍어가 수입되기 이전에는 품귀현상으로 인하여 고가에 거래되면서 홍어가 일부 상류층의 소비재 , 즉 선물로 소비되기도 하였다 ( 윤현숙 외 , 2009, 128).
표 2 는 2003 년 ~2015 년 사이 홍어와 가오리의 수입현 황이다 . 홍어는 2003 년 12631 톤을 최대로 계속해서 수 입량이 감소하다가 2008 년부터 약 20% 정도의 양이 감 소하는데 그 이유는 표 1 에서 2008 년부터 국내 선박에 의한 근해와 원양 어업을 통해 어획한 홍어의 양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 표 1 과 표 2 에서 가오리의 어획량과 수입량은 큰 변화가 없는데 그 양도 홍어의 양보다 훨씬 많은데 이는 전라도 이외의 지역에서 찜 등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 즉 광주 · 전남 지역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 홍어를 대신하여 가오리가 홍어를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
5. 홍어권과 가오리권의 변화
광주 · 전남 지역의 홍어와 가오리 권의 변화는 음식 기호의 변화 , 음식 소비패턴의 변화 , 음식 재료의 생산량의 변화 , 음식의 공급양식 ( 방식 )의 변화 , 음식에 대한 정치적 상징 등에 따라 음식문화권이 변화가능하다 .
현재 광주 · 전남 지역의 홍어와 가오리 음식 문화권은 홍어 문화권으로 변화하고 있다 . 그 변화의 과정은 어느 한 가지 요인에 의해서 발생하기 보다는 위에서 언급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변화하였다고 할 수 있다 .
가오리와 홍어에 대한 기호의 변화에 의해서 문화권 의 변화가 나타난다 . 홍어는 영산강 유역에서 즐기는 음식이었는데 홍어자원의 고갈로 홍어의 어획량이 급속히 감소하고 , 홍어를 잡는 어선의 감소가 나타나면서 언론에서 지속적으로 홍어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일반인에게도 홍어에 대한 홍보가 많이 되면서 일반인들이 홍어에 대한 호기심이 증가하고 , 그와 더불어 수요도 증가하게 되었다 . 그러한 분위기에 수입산 홍어가 대량으로 공급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홍어를 맛보게 되면서 전라도 음식에서 전국적인 음식으로 소비가 확대되었다 . 광주 · 전남 지역에서도 홍어의 소비는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는데 , 이러한 분위기가 전남의 동부 6 군에도 영향을 미침으로써 홍어의 소비가 증가하게 되었다 .
결혼과 장례 음식에서 홍어와 가오리의 제공의 변화는 광주 · 전남의 홍어와 가오리 음식에 대한 기호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 결혼식장의 피로연 음식제공에서 홍어와 가오리의 제공 여부와 장례식장에서도 동일하 게 홍어와 가오리의 제공 여부가 홍어와 가오리의 음식 문화권 변화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 홍어는 영산강 유역의 음식으로 가오리는 섬진강 유역의 음식으로 그 지역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던 음식에 대한 인식을 변화를 초래하였다고 할 수 있다 . 냉장 · 냉동기술의 발달과 유통시설 및 유통망의 확대이다 . 냉장 · 냉동 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계절과 기후변화에 상관없이 홍어는 이제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었다 . 또한 택배업의 발전은 홍어를 특정 지역의 특정한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 아니라 누구나 취향에 따라 선택해서 먹을 수 있는 상품으로 바꾸어 놓았다 . 대형 마트와 백화점 등에 소포장으로 납품되면서 홍어가 마치 패스트푸드처럼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품화’된 음식으로 탈바꿈되었다 ( 윤현숙 외 , 2009, 148). 홍어는 이러한 변화에 적합한 음식으로 되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가오리 음식문화권을 잠식해 가게 되었다 .
홍어와 가오리가 주는 음식에 대한 맛도 문화권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 대체로 홍어는 식힌 상태로 , 가오리는 삭히지 않은 상태로 음식이 제공되는데 음식 맛에 대한 기억이 삭힌 홍어는 뚜렷하게 기억되는데 반해 가오리는 그 맛에 대한 기억이 약하다 . 그리고 삭힌 홍어가 주는 묘한 맛에 중독성이 있다고들 말한다 . 음식 맛에 대한 독특함과 장례식장과 결혼식장의 식당에서 제공되는 음식이 홍어로 단순화되면서 홍어가 가오리의 음식권역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다 . 결혼식 피 로연 문화의 변화가 홍어와 가오리 음식 문화권 변화에 도 영향을 미쳤다 . 광주 · 전남 지역의 결혼식 문화는 1980 년대까지는 자신의 지역 , 즉 전남 동부 6 군은 순천이나 여수의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1990 년대 들어오면서 광주에서 결혼식을 치르는 비율이 증가하였다 .
결혼식 피로연 음식 제공의 변화도 홍어와 가오리 음식 문화권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 결혼식 피로연 음식 제공은 1990 년대 초까지는 결혼식장 주변의 식당에서 피로연 음식이 제공되었다 . 이 식당은 밥과 탕에 기본 반찬만을 제공하고 나머지는 혼주가 장만하였다 . 혼주의 거주 지역에 따라 홍어와 가오리가 제공되었다 . 그런데 1990년대 중반 이후 예식장 주변 식당의 음식 제공 방식의 변화가 있었다. 식당에서 모든 음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변한 것이다 . 이제 홍어와 가오리의 음식 제공은 식당주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었다 . 광주 지역의 식당은 홍어와 가오리 중 홍어를 선택하여 제공함으로써 결혼식의 피로연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홍어를 먹게 되었다 . 홍어 맛의 독특함이 그 맛을 본 사람 들의 뇌리에 남아 홍어를 다시 찾게 됨으로써 홍어가 광주 · 전남 전 지역으로 확산되게 된 것이다 .
장례 또한 홍어와 가오리 문화권 변화에 영향을 미 쳤다 . 장례식장 출현 이전에는 장례식은 가정에서 치려 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 이 때 문상객에게 제공되는 음식은 그 지역의 음식이 제공되었다 . 하지만 장례문화 가 장례식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문상객에 대한 음식제공도 역시 장례식장 주의 선택에 달렸다 . 그 선택은 홍어였다 . 홍어는 회로 제공되는데 그 회는 가공처에서 가공되어 제공되기 때문에 장례식장 주의 일손을 덜어주고,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면서 홍어를 선택하게 되어 홍어가 광주 · 전남의 장례식장의 주요 음식으로 자리를 잡게 되면서 홍어문화권의 확대가 이루어졌다 .
이와 더불어 광주 · 전남 지역의 홍어와 가오리 음식 문화권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심리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에 기인하다고 할 수 있다 . 홍어는 김대중씨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국민의 정부를 상징하는 음식이 되었고 또한 전라도의 대표 음식이 되었다 . 전라도의 모든 지역에서 홍어를 찾게 되었고 가오리는 그 자리를 홍어에게 넘겨주게 됨으로써 전라도의 음식 문화에서 홍어와 가오리의 문화권은 옛 기억으로남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
6. 나오는 글
특정한 지역음식이나 토속음식은 그 지역의 기후나 생물학적인 조건과 결부되어 다른 지역의 음식과 차별되고 있다 . 이 경우 특정 지역 사람들이 오랜 기간 체득한 특정음식을 그 지역의 토속음식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 하지만 토속음식과 특정한 지역과의 연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될 수도 있다 . 요컨대 . 토속음식으로서의 자리매김은 특정 지역의 생물 기후학적인 조건과의 연계가 아니라 그 지역에 대한 명성과 이미지를 바탕으로 구축된 연계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 따라서 ‘지역’이라는 의미는 지리적으로 한정된 특정 공간이 아니라 맥락에 따 라 유동적인 준거가 된다 . 특정 음식에 대한 배타적 지역성을 가지는 음식이 존재하고 실제로 그 지역과 타지역 사람들이 그 독특한 지역성을 인정하고 있다 . 광주전남에는 영산강과 섬진강 유역을 중심으로 문화권이 설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 특히 홍어는 전라도의 대표적인 지역음식으로 알려졌다 . 광주전남에서 홍어는 영산강 유역의 음식으로 섬진강 유역에서는 가오리가 그 대체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 그래서 영산강 유역은 홍어권 , 섬진강은 가오리권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
홍어와 가오리는 관혼상제나 잔치 , 야외행사 등에 음식을 제공할 때 반찬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더 많다 . 특히 장례와 결혼식 피로연에서 소비는 절대적이다 . 결혼식 피로연 음식 제공의 변화가 홍어와 가오리 음식문화권의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 피로연을 제공하는 식당이 음식 전체를 담당하게 되었다 . 광주전남의 결혼식이 광주에서 열리게 되면서 홍어가 제공되어 홍어가 결혼식 피로연의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 섬진강 유역의 주민들도 홍어를 맛보게 되었고 , 홍어의 독특한 맛에 길들여져 자기 지역에서도 홍어를 먹게 되면서 홍어의 문화권이 확대되어 갔고 , 그와 반대로 가오리는 영역이 축소되어 갔다 .
장례는 과거에는 일반 가정에서 장례식을 거행하였기 때문에 대부분은 각 가정에서 문상객에게 대접할 음식을 장만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 지역의 토착음식을 제공하였고 홍어와 가오리도 두 지역에서 자연스럽게 제공되었다 .
장례가 각 가정에서 장례식장으로 바뀌게 되면서 홍어와 가오리의 소비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 장례식에 제공되는 홍어와 가오리의 공급방식에서 변화가 소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 홍어는 회로 제공되므로 장례식장에서 따로 손질하지 않고서도 공급업체에서 가져온 것을 그대로 제공할 수 있지만 가오리는 따로 손질해서 무침을 만들어야 다음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더 들어서 장례식장에서 선호하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장례식장 음식에서 제외되었다 .
홍어와 가오리의 음식문화권은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라 광주전남 지역에서 음식문화권의 권역의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 홍어의 소비권역은 점점 확대되 었고 , 가오리는 소비가 위축되었다 . 현재 가오리 음식은 장례식장과 결혼 피로연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 광주 전남 지역의 모든 장례식장과 결혼식장의 음식에 홍어가 등장하고 있다 . 홍어의 독특한 맛이 가오리의 영역 을 침입하여 차지한 것이다 .
과거에 존재하였던 광주 · 전남 지역의 홍어와 가오리 음식문화권의 구분은 사회경제적 변화에 의해 음식 문화권이 분명하게 변화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 우리나라에 과거에 존재했던 음식문화권이 현재는 많이 변화되고 있어 이러한 변화과정을 연구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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