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두 번의 시연을 남기고 교수님과 함께 하는 마지막 수업날이다. 낯설었지만 설레임이 컸던 첫날부터 매주 내 삶의 활력이 되었는데 조금은 아쉬운 마음도 든다. 어리목의 초록빛이 반가운 얼굴들에 가득하다.
어리목 일대는 물이 좋아서 그 물로 들어가는 목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곳의 물이 도금천,외도천, 광령천,무수천으로 흘러 내려간다.
조선시대 지도에는 '아곡'으로 표시되어 있던 와이 계곡,
좌측에 족은드레 오름,우측에 사제비 동산,가운데 민대가리 오름이 있다.
제주도 특산 식물인 솔비 나무 제주말로는 '솔피낭' 이라 한다.
제주도의 상징꽃은 참꽃, 상징새는 큰오색딱따구리, 상징나무는 녹나무 이다.
'어승생'이란 임금님이 타는 말이 태어난 곳,어승마가 자라는 곳을 뜻한다. 정조때 이 곳에서 태어난 말을 조정에 보냈는데 임금님이 감탄해서 '노정' 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벼슬도 주었다고 한다.
얼마나 멋진 말이였을까? 지금도 들판에 있는 말들 속에
제2의 노정이 있을지도...
'낭은 돌 의지하고 돌은 낭 의지한다' 라는 제주도 속담이 있다. 나무는 돌밭에 떨어진 돌수저라 해도 결코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식물은 스스로 자살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그걸 이겨내려고 다른 어떤 나무 보다도 튼튼한 삶의 근육을 키우고 살아간다.이런 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을 힘겨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무엇보다 귀한 생명이니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나무처럼 살아내자고~~
산책로 옆 나무에 밧줄을 매 놓았는데 나무가 패일 정도로 상처난 걸 보니 마음이 무거웠다. 고무로 감싸기는 했는데 이것 또한 나무에게 불편해 보였다.
다른 좋은 방법이 없을까? 대안이 필요한것 같다.
정상에 오르니 일제가 2차 세계대전 말기 제주도를 마지막 결전지로 삼고 설치한 토치카와 진지 동굴이 있다. 이 높은 곳에 이걸 짓느라고 우리 조상들은 또 얼마나 힘들었을까? 안으로 들어 가려다가 너무 어둡고 무서워서 그냥 나와 버렸다.
한라산은 옛부터 '영주산' 이라 불렀고 신들이 살고 있는 산, 18000 신들의 정원이라 한다.
한라산은 '운한가라인야' 라는 시구에서 따온 말로 '은하수를 끌어 당길 수 있을 만큼 높은 산이다' 라는 뜻이다.
마음 가득 한라산을 담아본다.
백록담을 한 번 보고 왔는데도 친구가 된것 처럼 가깝게 느껴진다. 그리 힘들지 않게 올라와서 이리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니 왠지 선물 받은 기분이다.
숲의 천이 과정을 설명해 주실때 윤선생님의 서어 나무는 양수인가요? 음수인가요? 질문에 진하샘이 간단 명료하게 답을 하셨지요. 교수님께서 오늘은 도와주는 사람도 있다고 웃으셨어요. 어느덧, 함께 하는 시간 속에
저희들이 이 만큼 배웠습니다. 일본식 표기라며 야생화를 들꽃으로, 야채를 채소로, 아름다운 우리말을 쓰자며 우리의 의식도 조금씩 바꿔 주셨고요. 감사합니다.
제게 제주도는 보물섬입니다.
구석구석 멋진 보물들이 숨겨져 있어 매주 하나씩 발견하는 기쁨이 크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배우는 기쁨도 컸습니다. 제 마음도 제주의 보물로 가득 차 제주를 아끼고 사랑하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저희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신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함께 한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어승생악 답사후기 올리셨네요.
미니한라산으로 일컬어지는 오름으로 조망이 좋고 화구호도 자리하며 명산인데 여지없이 일본인의 진지 구축에 영육을 바친 아픔이 스며있어 어둠의 그림자가 남아있지요.
후기 읽으며 많은 공감을 합니다.
한라산을 가장 가까이서
바라보며 느낄 수 있는 곳이
어승생이가 아닌가 합니다.
저녁노을이 물드는 시간에 올라보면
또다른 벅찬 감동을 주는 오름이라
좋아하고 자주 오르는 오름입니다.
글쓴이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따뜻한
후기입니다, 수고하셨어요~^^
오 저녁노을 보러 가야겠네요. 기대됩니다.
저녁노을 저도 보러가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보경샘 후기에 감동먹었어요. 선생님의 애정이 마구마구 느껴졌어요~감사합니다
'운한가라인야'라는 말에 감탄했어요.
달도 아니고 별도 아니고 은하수라니....
한라산이 이름이 이리도 예쁜 산이었네요.
아, 그리고 오타 하나 찾았어요. 도금천->도근천
달도 아니고 별도 아니고 은하수~~!! 🤗👍
진하쌤, 멋진 표현입니당
도근천이군요ᆢ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참, 이성계의 팔준마 중 제주도 말이 있는데 이름이 기억안나신다고 하셔서 집에 와서 찾아봤어요.
응상백(凝霜白) : 위화도 회군 때 탔던 말로 '서리가 응결한 듯한 흰 말'이란 의미라고 합니다.
응상백! 이었군요👍
보경쌤~정성 가득한 꼼꼼한 후기 감동으로 읽었어요~~🥰 제주도는 보물섬이라는 말에 공감하는 1인입니다! 매주 목요일을 기다리며 오늘은 또 어떤 보물이 있을까 기대하며 설레였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요
보경쌤의 환한 미소를 떠올리며, 멋진 후기 잘 읽었어요 감사합니당
글을 읽다 보니 정말 선물 같았던 그날의 풍광과, 몇 달 동안 함께하며 배우고 나누었던 날들이 머릿속에 스쳐가요. 따뜻하고 멋진 보경선생님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후기 고맙습니다☺️
꼼꼼하고 정성 가득한 후기 잘 읽었어요. 평소 보경샘의 높은 탐구심과 열의가 잘 느껴지는 듯 해요. 수고 하셨습니다~~~^^
글을 읽으며 제주에 대한 애정어린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그 마음에 세번이나 반복해 또 읽었네요. ㅎ~
샤릇 샤릇한 보경샘은 해맑은 샘이 솟는 보석입니다.
후기도 멋지고 사진도 좋아요.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