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6일
돌땡이 다섯 개 <물길 바람길> 쉼터에 자리했습니다.
강화 라이온스 클럽 40주년 행사 기념조형물을 만들 돌입니다 .
함민복 시, 박진화 설계
강화조형예술연구소 몽피, 오늘(정철환) 제작의 조형물입니다.
오늘 2011년 10월 23일
쉼터 공방에서 두 달 여 반만에 이 곳을 떠났습니다.
수천. 수 만번의 망치질과 정을
두둘겨 맞고 제 자리 찾아 갔습니다.
꿈 속에서라도 다시 드러날까 두려운 마음입니다.
내일 10월 24일(월)오후 2시 제막식입니다.
낑낑이 딛고 선 자리에 함민복 시인의 시를
달팽이 형상으로 "느림의 미학"을 담아 새겼습니다.
(강화문학관 양태부관장.입춘대길님의 아이디어입니다)
딱딱하게 발기만 하는 문명에게
거대한 반죽 뻘은 큰 말씀이다
쉽게 만들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물컹물컹한 말씀이다
수천 수만 년 밤낮으로
조금 무쉬 한물 두물 사리
소금물 다시 잡으며
반죽을 개고 또 개는
무엇을 만드는 법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함부로 만들지 않는 법을 펼쳐 보여주는
물컹물컹 깊은 말씀이다
이 글 담아 넣었습니다.
낑낑이도 딛고 사람들도 앉고
끝없는 바닷바람과. 해와. 달. 사람. 맞이할 것입니다.
생령들의 모습입니다.
박진화 화백의 두 얼굴 조각입니다.
강화에 정착한 지 19년.
분단 문제의 화두를 잡고 작업에 천착했던 박진화.
남과 북 두 얼굴에 함민복 시인의 물렁물렁한 갯벌의 힘,
돌에 함께 새겼습니다.
석상
나무(식물), 새(날짐승), 네발짐승, 물고기,인간, 해, 달
조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돌에 황토로 염(染)했습니다.
기존 공공조형물의 "바르게 살자" "착하게 살자" "근면 자조 협동"만 새겨넣었던
권위적인 조형물이 아닌
감상자 모두가
만지고, 건들고, 발고 차고, 고기 구워 먹고, 낮잠자고.자빠져도 되는
누구나 본인 쓰임새에 따라 유용하는 조형물입니다.
이 작품을 만들기까지 만만치 않은 여정이 있었으나
강화라이온스 유병우회장의 겸손함,
전임회장 남궁호삼님의 강화에 대한 애정,
오교창대표님의 예술성에 대한 깊은 혜안과 믿음으로
또 다른 강화의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졌다고 자부 합니다.
이 분들 때문에
작업내내 망치질이 가벼웠습니다.
이 모든 것
우주 생령의 근원입니다.
작업 내내 사람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동막 주민 한 분
커피를 배달해 주셨고 그 분은 자기가 좋아하는 동막시인 함민복시비(詩碑)가
만들어 져서 너무 좋다고 흥분했습니다.
시비(詩碑)가 아니라 그냥 함민복 시를 담았다고 말했습니다.
살아 생전 시비(詩碑)가 선다는 것이 시인에겐
얼마나 큰 부담이겠습니까.
시가 새겨진 돌 을 세우지 않고 바닥에 시비(詩碑)를 내 팽겨쳐서 좀 서운 하셨지만.
제 포스(pose)에 눌려 꼼짝 못해 불고 눈치만 보고 있었지만...ㅋㅋㅋ
결국 작업 끝나고 뒷처리 청소 그 분이 해 주셨습니다.
감사하고 고마운 일입니다.
항시 뒤치닥거리 했던 오늘(정철환)!!
또 몸 부뎌꼈습니다.
역사에서 드러나듯 경주 불국사를 김대성,아사달, 둘이서만 달랑 만들었겠습니까?
조형물 뒷벽에 숨겨 새겨 넣은 강화 라이온스클럽 회원명단 아래
조그맣게 오늘(정철환)제작이라고 이름 새겨주었습니다.
제 마음 한결 가벼웠습니다.
박진화화백 명태포에 한 잔 술 올리고
동막 갯벌에 작품 헌사했습니다.
오후 들어 밀려든 관광객들 신기한 듯
채 완성되지 않은 작품에 들어 앉았습니다.
함민복시인이 유명하긴 유명한가 봅니다. 모두들 함민복 시인의 시가 새겨진 자리에만 앉아서
전체 작품은 안중에도 없고 함민복시인의 시를 읽으며 기념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아직 채 수평이 맞추어 지지 않는 작품에 들어 앉아 밟고 서서 인증샷을 찍습니다.
작업중인 저희들 눈치를 보기도 하지만...
원래 작품의 의도가 그러하듯
멍석 깔았으니 드러누워 지랄발광을 해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조형물이라는 게 서울시 청계광장의 40억짜리
소라 고동처럼 혼자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인간과 모든 생령들이 함께 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 인정해 주셨던 강화라이온스클럽 회원님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강화도 동막해수욕장에 세워진 초라한
이 조형물이 당대 강화의 어떤 한 모습이었으면 합니다.
몽피-배(拜)
첫댓글 좋은 작품 감사합니다. 강화 동막을 찾는 많은 분들이 아끼는 조형물이 되었으면 합니다.
강화동막 해수욕장에 명물이 되길 바랍니다.
눈길만 주면 안되고 자세히 봐야 겠습니다.ㅎㅎ
수고들 많이 하셨습니다.
내일갈께요..고생하셨어요 몽피님~~~가까운곳에 있어주니 너무 감사하구요..우리 펜션 홈페이지에 올려놔야겠어요
땡쿠~~~~^^*
어제 마음만 그쪽으로 향해 동동거렸습니다.
엄마집 가을걷이. 감을 따느라구요.^^
오늘도 가긴 어렵겠지만.. 수고한 여러 손길들과 동막에 자리한 조형물에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오후 퇴근길에라도 그쪽으로 차를 돌리지 않을까~~ ㅎ
정말 애쓰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조만간 동막해수욕장으로 가야할것 같습니다...
몽피님....멋쪄요~~~
막걸리 사 드리러 가야하는데...^^
수고많으셨습니다...
동막해수욕장에 또 다른 멋진 작품이 자리를 잡았네요..^^
우와~~빨리 달려가보고싶습니다.
11월1일 화요일에 마니산~동막해수욕장으로 떨어집니다.
마음은이미 그 곳을향하여 달음질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