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3
1.
간밤에 비가 와서인지
한결 시원하다.
오늘뿐 아니라
이번 주는 좀 선선하고
주중부터 장마도 시작된다니
지난주보다 지내기가 수월할 듯.
다른 직원들보다
두시간쯤 일찍 출근해서
여유롭게 보내는 이 아침시간,
참 좋다
물론 바쁠 땐
출근하자마자 일을 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차도 마시고,
노래도 듣고,
뉴스를 검색하거나
내가 좋아하는
기아타이거즈 경기 하이라이트를
다시 보기도 한다
어제 참, 김도영이
류현진을 상대로 드디어 20-20 달성!
제 2의 이종범, 김도영 화이팅!!!! ㅋ
2.
뭘 했나 싶은데
벌써 6월의 마지막 주,
올해도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작년부터 내내 기다려온
좋은 소식이 있는데
일주일 남은 7월이 오기 전에
꼭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해외를 내 집처럼 드나들며
말처럼 뛰어다니며 일하던 사람답게
다시 전성기를 누리고 싶다
해외라고 하니까
내가 어릴 적에
어머니가 다니시던 절 주지스님이
내 사주를 봐주셨다던 일화가 떠오른다
3.
그 주지스님은 여승이셨고
기억이 어렴풋하지만
우리 희주, 우리 희주, 하면서
나를 엄청 이뻐하셨던 것 같다
(내 어릴적 이름은 희주(喜周)였다)
그 분이 어머니께 말씀하신
나의 사주는
첫째,
쇳소리나는 일을 할 것이다.
둘째,
온 세상을 돌아다닐 팔자다
셋째,
천금을 희롱할 운도 보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장가를 두번 간다
어머니는 세번째까지는
기분 좋게 들으시다가
네번째,
장가를 두번 간다는 말에
역정을 내셨다고 한다
아니 세상에,
이제 겨우 여섯살 먹은 꼬맹이한테
장가를 두번 갈 팔자라니
그게 할 소리냐며
그 날은 시주도 안하고
가져간 쌀가마도
다시 들고 와 버리셨다고 한다
어머니는 이 이야기를
내가 고등학교때 처음 해주셨는데
그때도 화가 덜 풀리셨는지
망할 땡중이라고 욕을 하셨다
하긴 재혼이 흠이던 시절이었으니
그러실만도 하지 ^^
4.
그런데 지나고 보니
놀랍게도
그 스님이 봐주셨다는 내 사주 중에서
세가지가 맞았다
발전소 관련 일을 하고있으니
쇳소리 나는 분야가 맞고
출장/여행으로
백여 나라 이상을 다녔으니
이것도 맞았고
재혼을 했으니
장가를 두번 간다는 것도 맞았다
그런데, 하나 틀린 것은
아직 천금을 희롱하진 못했다는 것
물론 그동안 나름 잘 벌긴 했지만
코로나 때 크게 넘어져서
상당한 재산을 날려 버렸으니
필시 이건 천금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 희망회로를 돌려 보자면
그 스님의 신통력으로 보아
틀린 말씀을 하실 분이 아니라서
작년부터 계속 기다리는
좋은 소식이 이번에 온다면,
그리고 그로 인해
내가 계획 중인 일들이
현실화된다면
천금을 희롱한다는
스님의 그 마지막 말씀도
혹시 들어맞지 않을까? ㅎㅎ
p.s
나는 불교에 호의적이지만
천주교 세례를 받았고
사주를 믿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어릴적 그 스님이 봐주셨다는
내 사주는
재미로 가끔 떠올려 보는 정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