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겐의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마친 후 전용버스에 올라 스타방에르로 향한다. 오늘의 여정은 하우순드 부근에 있는 노르웨이 통일 왕국을 기념하는 하랄드스하우겐과 노르웨이 기독교 역사를 알려주는 Krosshaugen을 본 후 하우순드에서 점심을 먹고 스타방에르로 가 스타방에르의 곳곳을 둘러보는 것이다.
전용버스에 오르자 인솔가이드인 내일투어 신현주씨가 외곽 하우순드(Hausund)로 가는 길 중간에 있는 트롤드하우겐(Trolldhaugen)은 노르웨이의 가장 유명한 작곡가인 Edvard Grieg와 그의 부인 나나 그리그가 22년 동안 살았던 곳으로 지금은 그의 별장과, 오두막, 전시장, 콘서트 홀로 구성된 박물관이 있다고 설명하는데 우리는 시간이 없어 가이드 설명만 듣고 지나쳐 아쉽다.
베르겐에서 페리를 두 번 갈아타고 3시간을 달려 하우순드 북부 교외에 위치하고 있는 하랄드스하우겐 주차장에 도착한다. 하우순드 또는 하우게순드라고 하는 도시 북부에 있는 이곳은 노르웨이 국민들에겐 근대 노르웨이의 발상지, 바이킹이 시작된 곳, 현재의 노르웨이가 만들어진 곳 등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하랄드스하우겐(Haraldshaugen)은 하우순드에 있는 국립기념물로 노르웨이가 하랄드 페어헤어 왕(Harald Hårfagre)의 통치 아래 하나의 왕국으로 통일된 천년을 축하하는 의미로 1872년 7월 18일 오스카 왕세자(훗날 스웨덴 왕 오스카 2세)가 하프르스피오르 전투 1000주년을 기념하여 세웠다. 4만 여 노르웨이 국민들의 성금으로 건축한 이 기념비는 화강암 기념석으로 둘러싸인 큰 마운드로 구성돼 있으며, 기념비 주변에는 노르웨이의 역사적인 각 카운티에서 하나씩 29개의 기념 비석이 둘러싸고 있다. 마운드 꼭대기에는 17m 높이의 화강암 오벨리스크가 있고, 바닥 주위에는 4개의 청동 패널이 있는데 각 패널은 하랄드 1세의 삶에서 중요한 장면들을 묘사하고 있다고 한다.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Haraldshaugen은 Haugesund 남쪽 Karmøy 근처 Avaldsnes에서 933년경에 사망한 Harald I세 왕의 매장지이지만 현재 이에 대한 명확한 고고학적 증거는 없다.
Haraldshaugen 근처에는 Krosshaugen이란 10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돌 십자가가 있는데 이 돌 십자가는‘우리는 예수를 믿는다, 이곳에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 묻혔다, 이곳이 예배성소다’는 세 가지 의미가 있다고 한다. 무덤처럼 생긴 조그만 언덕 위에 세워진 돌 십자가는 균열이 와 하단을 쇠막대로 고정시켜 놓았다.
Haraldshaugen에서 버스로 5분 쯤 달려 하우게순드 시내에서 피자로 점심을 먹었는데 지금까지 북유럽 여행 중 먹은 식사 중 최악이다. 반 지하에 놓여 진 좁은 탁자에서 식사하는 것도 그렇지만 식당에서 제공한 4가지 피자는 짠데다 맛도 별로였다.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먹는 내 식성에 맛이 없다는 건 정말 최악의 음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점심식사 후 다시 전용버스에 올라 스타방에르로 출발한다. 스타방에르로 향하는 도중 또 한 번 페리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데 이번 여행을 하면서 지금까지 살면서 타 본 페리 승선횟수 보다 더 많이 페리를 탄 것 같다. 피오르와 섬이 많은 노르웨이를 여행하면 필연적으로 페리를 타야하는데 배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노르웨이 사람들에게는 구불구불한 해안선과 산악지형인 섬을 도로로 연결하는 것보다 배로 가는 것이 훨씬 편리하고 빠른 교통수단일 것이다. 또한, 베르겐에서 스타방에르로 가는 E39 고속도로처럼 페리와 자연스럽게 연계돼 있어 편리함을 더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우게순에서 두 시간 반 정도 달려 석유박물관 앞 스타방에르(Stavanger) 항구에 도착한다. 스타방에르는 길고 긴 노르웨이의 서남쪽 끝 쪽에서 북해를 마주하고 있다. 1425년 왕의 칙허를 받아 교역도시가 되었고 지금은 노르웨이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이자 석유수도라 불리고 있지만 과거 소박한 어촌이었던 스타방에르의 올드 타운은 불과 몇 백 가구에 불과한 작은 어촌이었다.
식품가공업, 특히 정어리와 같은 어류 통조림업과 조선업, 해운업 등이 1971년 처음 시추된 북해 석유 정유업과 더불어 중요한 경제활동으로 꼽힌다. 한편 발전단계에 있는 북해 석유·가스 산업과 관계있는 모든 서비스 활동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이곳의 부두는 노르웨이에서 영국과 가장 가까운 주요항구이다.
항구 앞 어시장을 중심으로 왼쪽은 구시가지, 오른쪽은 신시가지다. 항구를 따라 걸어가는 길에 는 노르만 양식의 큼직한 건물들과 멋진 벽화가 이어진다. 벽화를 지나 우측으로 난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면 알록달록한 목조건물이 줄지어 나타나는데 이 거리가 Øvre Holmegate란 거리로 스타방에르에선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거리라고 한다. 거리 1층 카페엔 한가롭게 커피와 간식을 즐기는 관광객들과 현지인들의 여유로운 모습이 보이고 기념품과 일상용품을 파는 가게는 한가롭게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언덕길을 따라 끝까지 올라가면 옛날 나무로 만든 집들을 지켜보기 위한 화재 감시탑이 올드 타운을 바라보며 우뚝 서있다. 좌측 항구에는 커다란 크루즈 선이 떠 있는데 금방 도착했는지 크루즈 선에서 관광객들이 줄지어 하선하고 있다.
항구를 따라 신시가지를 바라보며 걷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진다. 우비를 버스에서 안가지고 나와 급한 대로 인근 Clarion collection hotel 입구로 가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데 호텔 여직원이 나와 호텔 로비에서 기다려도 좋다고 안내한다. 참으로 고마운 친절이다. 감사인사를 하고 로비에서 20여 분을 기다리자 비가 그치고 다시 호텔 직원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나온다.
운치있는 식당과 가게들이 이어지는 길을 지나 석유박물관으로 향한다. 현재 노르웨이의 부를 불러온 석유에 관한 모든 것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고 산유국에 대한 부러움도 있어 석유 박물관을 관람하고 싶었으나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폐관시간이 다 돼 입장할 수 없었다.
친구가 가이드가 소개해 주었던 노르웨이 전통 술 Akevitt를 사 저녁에 호텔에서 한 잔하자고 한다. 이 술을 사기 위해 몇 군데 슈퍼를 들렀으나 슈퍼엔 맥주 이외의 주류는 보이지 않는다. 슈퍼 직원에게 Akevitt를 파는 상점을 물어보니 알려 주는데 이곳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가 알아듣기엔 무리가 있다. 술을 사기 위해 이곳저곳을 헤매다 가이드를 만났는데 가이드 역시 슈퍼에서 팔 거라는 것 이외의 정보는 없다. 할 수없이 항구 근처에서 지나가는 노르웨이 여인에게 물으니 근처 주류 전문판매점 VINMONOPOLET을 알려 준다. 그렇게 30여 분을 헤맨 끝에 주류전문판매점을 찾아 Akevitt를 살 수 있었다.
노르웨이에서 술을 사려면 맥주 등은 슈퍼마켓에서도 살 수 있으나 그외 도수가 좀 높은 술은 주류전문매장인 VINMONOPOLET에서만 살 수 있는데 월~금요일에는 10시부터 18시까지, 토요일에는 16시까지만 팔고 일요일에는 문을 닫는다. 따라서 일요일에 친구들과 술을 겸한 파티를 하려면 적어도 토요일에는 미리 사 두어야 한다고 한다.
노르웨이 전통 주 아케비트(Akevitt) Akevitt는 노르웨이의 전통적인 스피릿으로, 그 이름은 아라비아어‘Al-Kohl’에서 유래되었으며, 이는 생명의 물을 의미한다. 이 술은 주로 감자에서 얻은 디스틸레이트에 다양한 허브와 스파이스를 첨가하여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향신료로는 카라웨이나 아니스가 사용되며, 때때로 다른 허브도 첨가해 아케비트에 독특하고 복합적인 맛과 향을 낸다. 이케비트는 대부분 오크통에서 숙성시키는데 숙성하는 동안 오크통의 내부 벽면으로부터 성분을 추출하여 깊고 부드러운 맛이 나게 된다. 노르웨이에서 이 술은 크리스마스 때 가장 인기있는 술로 알려져 있는데, 일반적으로 소금에 절인 고등어나 다른 노르웨이 전통 요리와 함께 즐긴다. 이 술은 그 독특함과 전통성 때문에 스칸디나비아 문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다. - 다음 백과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