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세시즈음. 드디어 원주에 도착했어요.
출발 전에는 오솔길 작은밥상에서 이모삼촌이 넉넉하게 주시는 건강한 분식 맛있게 먹고 왔지요.
이곳은 정확하게는 치악산 자연휴양림이에요.
기다리고 기다리던 물날이 되어 입가리개도 벗어던지고(!)
아니, 사실은 주머니에 잘 넣고^^
숙소에 짐을 풀었습니다.
오전에 또 한번 모둠별로 열심히 발표내용 검토하고 준비한 뒤에 온 터라
더더욱 원주에 도착한 것이 마냥 설레기만 했지요.
어? 새로운 얼굴이 보입니다~
마을의 재홍삼촌이 함께 오셨어요.
허허 웃는 넉넉함으로 함께 있는 기간동안 우리 기운도 한층 더 좋아질 것 같아요^^
열심히 함께 먹을 식사 재료들과 사용하게 될 물품들 정리하고 나니
이제 저녁 식사를 준비할 시간이 되어갔어요.
준비가 필요한 재료들을 나누어 그에 맞게 모둠을 만들었어요.
필요한 재료들이 좀 많았거든요.
저녁밥 꾸림은 '비빔밥'이었지만 같은 재료를 두배로 준비해서
다음날 둘레길 산행 때 들고 갈 '김밥'에도 넣을 수 있도록 하는 과제가 주어졌지요.
취나물을 데치고 버섯과 양파, 당근을 볶는 모둠,
계란을 부치고 시금치를 무치는 모둠,
어묵국을 끓이고 양념장을 만드는 모둠...
바쁘게 움직여 봅니다.
씻고, 썰고, 때론 울기도하고요^^(양파가...ㅜ)
간이 맞을까, 잘 익었을까, 고민과 걱정이 뒤섞이지만
한 모둠으로 있는 이들이 서로 간 봐주고 조언을 해주면서
하나씩 완성이 되어갑니다.
비빔밥의 면모를 갖추어가고 있네요.
밥도 넉넉히 준비되었지요.
어제 마을의 소농 이모들이 전해주신 손수 거두고 만든
밥과 고추장까지 있으니 그야말로 '서로 살리는 밥' 입니다.
함께 밥상 나누는 모습은.. 찍을 수 없었어요.
다들 너무 배가 고프고 함께 먹는 시간에 취해 아무도 찍을 수 없었다나요.. ^^
비빔밥 잔치는 상상에 맡깁니다.
놓고 먹을 상도 채 다 마련되지 못했지만,
학생들에게는 둥그렇게 둘러앉아 입가리개 벗고 먹고 이야기 나누며 웃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기가 막히게 맛있는 비빔밥 저녁밥이었어요.
따끈한 어묵국은 추억의 맛이 되었고요.
배가 부르니, 휴양림 주변을 산책하고 왔어요.
지난주부터 들살이 준비로 열심히 책 읽고 공부하느라 쉴틈 없었던 우리.
오늘 하루는 잘 쉬어갑니다.
이름하여,
'새빛들 노래 자랑 아닌, 노래 잘함!'
진행은 새빛들의 노래지기 솔솔이들,
1학년 솔이와 3학년 은솔이가 맡아 주었어요.
솔솔이들은 함께 부르면 좋을 곡들은 지난주부터 고민하며 모았고요,
덕분에 마음 따뜻해지는 노래들, 기운 북돋는 노래들, 재밌는 노래들
다같이 즐겁게 부르며 즐길 수 있었어요.
중간에는 대영선생님의 반주로 '아궁이 행진곡'도 불렀는데요,
이제는 화음이 저절로 나오는 애창곡이 되었지요.
먼 곳으로 놀러와 다같이 마음 모아 부르니 한가운데 모닥불이 타오르고 있는 듯
마음이 뭉근~해지기도 했네요.
대영선생님의 기가막힌 노래실력 한판 뽐내시니,
새빛들 학생들의 앵콜 요청이 시작됐어요.
그러자, 대영선생님이 시작하신 앵콜곡은-
"생일 축하합니다~"
바로 들살이 기간중에 있는 하나의 깜짝 생일 축하가 이어진 것이죠.
함께 노래불러주고, 정성 담긴 편지 전하며 하나와 보는 이들의 마음 따뜻해지는 생일날을 보냈어요.
이제 이렇게 원주에 자리를 잡았는데요.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하나된 마음으로 남은 시간을 준비하고 맞이했습니다.
저마다의 색과 향으로 버무러져 어우러진 비빔밥같은 우리들.
이런 시간들 통해 맛있고 멋있게 자라가렵니다.
첫댓글 그 춤추고 노래했다는 흥넘치는 잔칫날이였네요^^
같이 먹은 밥상도, 함께 보낸 시간도, 사진으로만 보기 너무 아쉽네요. 부러워요^^
오, 학생들 요리 솜씨가 점점 느는군요.
즐겁고 맛난 한때를 잘 누리고 일상으로 다시 돌아왔지요.
행복했던 기억은 길게 여운을 남기고, 어두워지려는 순간 찾아올 때,
다시금 살리는 힘이 될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