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화엄사 홍매화 보러 간 자료 정리를 하다가 예전에 다녀온
화엄사 부속암자 구층암 모과나무기둥과 마주했다.
두 번을 갔었는데 이번에 시간에 쫓겨서 못 가본 게 괜히 미안하다.
그래서 또 계획을 해 둔다.
절 마당의 모과나무에 새 잎의 연두색이 짙어지면 다시 가리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매천 황현선생이 화엄사 근처에 살았는데
어릴 때 이 암자에서공부를 했다.
그리고 나이 들어 어릴 때 봤던 동자승이 이 암자의 주지로 왔을 때
‘구충암중수기’를 써 주었다.
흐뭇한 이 풍경 그곳에서 느낄 수 있다.
유학자가 부처의 길을 가는 스님에게 옛날을 회상하면 써주는 글!!
350년 된 모과나무를 기둥으로 해서 암자를 중건했다.
아마도 임진왜란 때 불타서 고목으로 서 있었을 것이다.
350년 동안 풍상에 시달린 아픔의 옹이가 첫 만남 때 아주 강렬했었다.
그리고 죽어서도 암자를 지키는 기둥이 되었으니 살아서나 죽었으나
쓸모 있는 존재라.
쓰레기로도 쓸 수 없는 인간들이 우글거리며 세상을 어지럽히고 그런 인간들을
묻지마 맹종하는 정신분열자들이 혼탁하게 하는 세상을 떠나 모과나무 기둥에
잠시 기대어 위로를 받아보리다.
아직 이 구층암에 안 가보신 분들은 꼭 한번 가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다음에 갈 때는 연기암에 올라가서 일출도 보리라!!
2024.4.2
모과향 짙게 나는 듯한 아침에
첫댓글 저도 모과나무 기둥에 잠시 기대어 위로를 받아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