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활에서 과녁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여러분은 활을 쏘면서 과녁까지 화살을 보내시나? 혹, 과녁너머(?)에 보내면 어쩌까?
사법서를 보면 줌손 장지가락 솟은뼈를 과녁에다 대고 밀고 쏘라는 이야기를 한다.
“若示其革 而示其弝前 弝後 則遺其後者 推其前者 實其後勢 則似之是也 若示其革 而掩其弝 則示其弝之爲一判 是也
(약시기혁 이시기파전 파후 즉유기후자 추기전자 실기후세 즉사지시야 약시기혁 이엄기파 즉시기파지위일판 시야)
만약 과녁을 보아 줌 앞이나 줌뒤가 보이면 줌뒤로 보는 것을 버리고 줌앞으로 보는 것을 추천한다. 뒷 세력이 실하면 이와 같이 하는 것이 옳다. 만약 과녁을 보았는데 줌이 가리면 줌과 일체시키는 것이 옳다.” (이것을 쉽게 설명하면 줌손장지가락 솟은 뼈를 내 코와 과녁 사이에다 대고 쏘았는데 화살이 뒤가나면 각지손을 더 당기고, 화살이 앞나면 줌손을 더 밀어서 쏘라는 이야기다.)
대부분의 궁사들은 이것을 방향성을 이야기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줌손을 미는 거리로 생각한다면 어떨까?
내 줌손이 미는 거리라 해 봤자 관절 가동범위를 넘어갈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의지가 있으니까 줌손 미는 거리를 더 확장해서 멀리 민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상응해서 각지손을 더 끌어당긴다면 화살이 짧게 갈까? 아니면 멀리 갈까?
다음 그림은 우리 활쏘기에서 고고원원으로 거궁하고 전거정원으로 큰 원을 그려서 만작을 하되 발시했을 때 줌손이 떨어지는 거리(큰 원)에 대한 생각이다.
正射論정사론 第六 (제6편)
持彎放射之法 前肱後肱者 擧之高高遠遠 以戴憑虛於頭上之所圓
지만방사지법 전굉후굉자 거지고고원원 이대빙허어두상지소원
활을 열어 방사하는 법은 앞팔과 뒷팔을 높고 높게 멀고멀게 들어서 머리 위로 멀리 멀리 이어서 그려지는 허공의 큰 원에 의지하는 것이다.
1. 보라색 작은 원은 줌손을 팔길이 만큼 밀어 만작을 해서 줌손이 불거름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고,
2. 파란원은 의식을 좀 더 확장해서 줌손을 좀 더 멀리 밀어서 채주는 힘이 발바닥까지 떨어지는 모습을 의미하며,
3. 연두색 선은 줌손을 과녁까지 밀고 만작해서 쏘는 모습을 표현했고,
4. 빨간 원은 줌손을 채주는 힘이 지구 중심까지 밀어서 만작하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고,
5. 노란선은 궁사의 의식을 확장해서 은하계, 우주의 중심까지 밀고 쏘는 모습을 표현했다.
줌손 장지가락 솟은 뼈를 과녁에다 대고 밀고 쏘되 그 미는 방법•느낌을 방향으로 생각하지 말고, 미는 거리를 상정해서 밀어보라는 이야기이다. 과연 어디까지 밀수 있으며 의식을 얼마만큼 더 확장해서 밀수 있을지는 각 궁사의 몫이겠지만 말이다.
그냥 줌손 장지가락 솟은 뼈를 인체 관절길이만큼 과녁에다 대고 밀고 쏘았을 때 방향성과 화살이 발시되는 모양새•기세와 날아가는 거리와, 의식을 확장해서 줌손을 과녁너머까지 밀고 쏘았을 때 화살이 발시되는 모양새•기세와 날아가는 거리가 같을까?
여러분이 활과 화살이 있으니 직접 한번 쏘아보시고 그 결과를 이야기해 주시기 바란다.
그런데 양궁식으로 몸을 과녁의 옆면에 놓고 쏘았을 때와 턱밑살대 게발각지 같이 몸을 과녁과 45°로 비스듬히 놓고 쏘았을 때와 조선철전사법 별절궁체같이 배꼽과 이마가 과녁을 정면으로 보고 쏘았을 때 그 결과가 같고 변화가 없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몸을 과녁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쏘았을 때 채주는 힘과 양궁같이 과녁을 인체의 옆면에 놓고 쏘았을 때 채주는 힘이 다른데, 채주는 힘이 전혀 없는 양궁식으로 쏘아서 무슨 의식의 확장과 과녁너머를 이야기 할 수가 있겠는가?
간단한 의식의 확장 개념만으로도 우리활이 과녁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쏘는 신체정면과녁 이마바루서기 사법체계 별절궁체인 것이 명확하게 인식되지 않나?
여기에 살짝 들숨만작 호흡을 얹고 의식을 확장해서 쏘아보면 어떨까?
가보지 않은 길을 아무리 설명해 본들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시킬수도 없다.
여러 사법서에 숨과 기운을 들이마시면서 발시를 한다고 하니 줌손을 우주중심으로 밀면서 각지손도 또한 반대편을 돌아 우주중심까지 끌어당기면서 발시를 하면 혹 화살이 돌에 박혔다는 石虎석호의 전설이 남의 헛소리일까?
참으로 하고 싶은 가슴속의 이야기는 뜻이 있고 마음이 있는 이에게 구전으로 전해줄 수 있을 뿐, 참하 여기에 토하지 못한다. 한산이 배우고 익힌 것 중에 눈으로 볼 수 없는 부분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여러분이 이해하지 못하면, 지난날 쌍놈사법이니 개구리사법이니 패대기 사법이니 온갖 곡해와 음해에 덧붙여 정신이상자로 몰아갈까 솔직히 겁이 난다.
책 「조선의 궁술」이 별절사법서인데 별절로 쏘지도 않으면서, 별절로 쏠줄도 모르면서 책 「조선의 궁술」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잘쏜다고 자부하는 문파부터, 책 「조선의 궁술」과 상관없이 양궁식으로 쏘면서 국궁 쏜다고 착각하는 무식한 부류까지 그 어디를 살펴봐도 우리 국궁의 흔적을 찾아 볼 수가 없다. 국궁이 아닌 활을 쏘면서 국궁쏜다고 주장하고 수십년을 활터를 점령하고 기세를 떨쳤지만 정작 우리 국궁이 가고자 했던 궁극의 길 '과녁너머'에는 근처도 못 가본 슬픈 인생들에게 우리활은 '과녁너머'의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전해주고 싶다.
누구, 뜻이 있고 생각이 있는 사람은 우리활의 과녁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한 번 찾아보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