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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자료 스크랩 충북알프스종주
푸드락 추천 0 조회 33 13.04.12 12:3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충북알프스종주

(구병산~속리산)

 

 

 

 

구병산 오름길에 본 천왕봉(우)과 문장대에서  관음봉 묘봉으로 이어지는 서북능선

 

 

 

 

충북알프스란

충청북도 보은군과 경상북도 상주시에 걸친 산줄기다.

충북 보은군 외속리면 서원리에서 보은군 산외면 신정리까지 43.9km 이르며

충북에서 가장 아름답고 풍광이 빼어난 구병산과 속리산 산줄기를 이어 충북 보은읍에서 1999년5월17일

'충북알프스'로 특허청에 업무표장등록을 하였다고 한다. 아울러 근간에는 날머리가 신정리가 아니라

미남봉을 거쳐 금단산,덕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활목고개까지 연장된 코스도 있다(44.6km).

'영남알프스'가 700리가 넘는 넓은 고산군과 억새로 대변된다면

'충북알프스'는  자연이라는 석공이 빗어낸 놀라운 석공예품 전시장이란 느낌을 준다.

9폭 병풍을 둘러 친 구병산의 칼바위암릉과 신선대를 오르내리며 거칠어진 호흡을 잠시 가다듬으면

다시 백두대간 능선길이 문장대까지 이어지고 마지막 서북능선 길은 마치 암봉의 진수를 보여주듯

잠시도 한눈을 팔 겨를을 주지를 않는다. 평균 800m대의 그리 높다고는 할 수 없는 산줄기지만

지리산에서 느낄 수 있는 육중함과 설악산의 골격미를 두루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충북알프스종주'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 산행 : 2011.5.28 ~ 29  무박 / 고온다습

 

  ◈ 산행지 : 충북알프스(구병산~속리산)

 

  ◈ 산행코스 및 구간 별 거리 (실거리 44.6km)

 

    서원교-2.1-510봉-1.3-665봉-1.1-670봉-1.4-735봉-2.6-구병산-2.0-785봉-0.7-신선대-2.2-

    헬기장-1.8-장고개-3.0-동관음고개-1.5-못재-2.0-형제봉-1.6-피앗재-5.8-천황봉-1.6-입석대

    -1.9-문장대-2.0-관음봉-3.9-묘봉-1.4-상학봉-3.7-미남봉-1.0-활목고개  / 실거리  44.6km

 

    * 구병산구간(서원교~구병산~못재):19.7km

    * 백두대간구간(못재~천왕봉~문장대):12.9km

    * 서북능선구간(문장대~묘봉~활목고개):12.0km

 

  ※ 구간종주자들은 교통편의 때문에 다음과 같이 구간을 나눈다.

 

 

 

 

 

 

① 2구간으로 종주 : * 1구간 : 서원리~피앗재 23.3k                           * 2구간 : 피앗재~활목고개 21.3km② 3구간으로 종주 : *1구간 : 서원리~장고개 15.2km

                          * 2구간 : 장고개~문장대 17.4km

                          * 3구간 : 문장대~활목고개 12.0km

 

 

 

 

 

                                

 

 

 

구간별 시간 및 총산행시간

    * 12:40  서원교  

    * 14:43  백지미재

    * 16:18 풍혈

    * 16;25 구병산

    * 17:16 853봉

    * 18:00 신선대

    * 18:50 헬기장(~19:20 저녁)

    * 19:39 장고개

    * 21:04 동관음고개

    * 22:10 못재

    * 23:17 형제봉

    * 12:00 피앗재

     * (천왕봉 일출시간 맞추려 3시간 정도 토막잠을 자며 진행)

     * 05:16 천왕봉(~05:40 일출)

    * 06:54 신선대

    * 07:30 문장대

    * 08:56 관음봉

    * 11:17 묘봉

    * 12:10 상학봉

    * 14:50 미남봉

     * 15:28 활목고개

 

 

   ※ 총산행시간 26시간48분(휴식,일출,운행중 수면시간 포함)

 

  ◈ 산행 및 교통정보

    * 보은 시외버스터미널 : 043)543-1850

    * 충북알프스 문의 : 043) 540-3391~4

    * 속리산개인택시(조병국) : 011-491-3234, 043-543-6262

    * 피앗재산장 : 016-761-7761, 043)543-1058

    * 참조지도 : 속리  NJ 52-14-08, 관기 NJ 52-14-15

 

 

 

속리산 휴게소에서 올려다 본 구병산

 

 

 

남도로부터 꽃소식이 전해진지도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어느 듯 신록의 계절로 성큼 들어섰다.

급변하는 현세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늘 일탈의 설레임을 꿈꾸지만

 이상과 현실은 언제나 엇박자로 논다.

지난주는 영남알프스태극종주 5주년 행사를 하느라 산내음을 조금 맡고 왔지만

성에 차지가 않고 4월 덕룡-두륜 산행 이후 오랜만에 장도의 배낭을 꾸린다.

 

이번 산행 길에 오르는 충북알프스는

  4년 전 종주를 즐기는 산방 악우들과 혹서기에 겁 없이 덤벼들었다가 혼줄이 난 채

피앗재에서 만수리로 중도 탈출한 기억이 있는 곳이다.

거리로만 본다면 크게 난이도가 높은 코스가 아니라고 보지만 식수를 보충 할 수 있는 곳이

신선대가 유일할 정도로 거의 없으며 암릉과 암봉을

오르내리며 갈지자 행보를 하는 등로가 이어지다보니 체력적으로 많이 부담이 된다.

당시 아픈 기억들을 되새기며 아직 미답지인 구병산과 천왕봉에서의 일출에 초점을 맞춰

산행계획을 잡다보니 토욜 느지막하게(09:30) 울산을 출발한다.

이제까지 산행을 하면서 이렇게 늑장을 부려 본 기억은 없다.

 

내가 처음 대간을 시작할때에 비하면 요즘은 어딜가든 교통망은 좋다.

국토의 동맥이라던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된지도 40여년이 흐른 지금

전국을  거미줄처럼 종횡으로 연결된 고속도로가 이젠 이름을 외우지 못할 정도다.

덕분에 예전에 비하면 원도 산행시 접근시간이 많이 줄어 편해진데 반해

자동차 시대라지만  자가운전이 많다보니 대중교통편은 도로 줄었다는

웃지 못할 소식도 들려온다

 

이번 산행지도 경부-중부내륙-청원,상주간 고속도로를 따른다.

모내기에 분주한  농부들과 전원의 풍경들이 차창을 스쳐 지나가는데

회색 콘크리트 숲을 벗어난 해방감 때문인지 갑자기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든다.

늘상 바삐 돌아가는 도회적 삶이 어느새 삶의 의미와 가치마저도 망각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잠시 머리를 어지럽히지만 막상 그 굴레를 박차고 나올 용기가

없기 때문에 현실에 순응할 수 밖에 없지 않나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속리산휴게소에 도착을 한다.

정맥을 오르내리며 심야에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곳이지만 날이 밝아서는

들린 기억이 없다. 때문인지 휴게소 뒤로 병풍처럼 펼쳐진 구병산의 모습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그런데 잦은 봄비와 남부지방으론 저온현상으로 농작물의 냉해 피해가 심각하다는 소식과는 달리

중부지방은 따가운 햇살과 습도 높은 날씨가 오늘 산행이 녹녹치 않겠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우선 민생고를 해결하고 속리산TG로 빠져나와 25번국도 장내삼거리에서 505지방도를

따르면 별 어려움 없이 서원리에 도착을 한다.

들머리에는 앞서간 등산객이 타고 온 승합차가 주차되어 있고

등산안내판과 간이화장실 의자 등이 갖춰져

보은군에서 충북알프스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쓴 흔적들을 볼 수 있다. 

 

 

 

서원리의 구병산 들머리

 

 

고온다습한 날씨 때문에

등산복도 하절기용으로 갈아입고 들머리에 선다.

처음부터 안내판 옆 나무계단을 따라 오름이 시작되는데 이글거리는 태양은

정수리를 내리쬐고 몸은 얼마 지나지 않아 땀으로 흠뻑 젖고 만다.

20여분 만에 올라선 조망 터에서 돌아보면 서원계곡으로 이어지는 굴곡진

도로와 속리산 천왕봉에서 분기된 한남금북 산줄기가 손에 잡힐 듯하다.

조금 더 올라서면 첫 봉우리에 도착을 하는데 키 작은 잡목들 자생지라

시계는 열려있지만 높은 습도 때문인지 시야가 맑지 못한 것이 흠이다.

서서히 암봉이 모습을 드러내고 이어지는 암릉에는

줄지어선 송림들이 한층 운치를 더한다.

 

 

고도를 높여 갈수록 골은 점점 더 깊어져 가고 좁은 협곡을 막는 댐 공사가

한창인 곳도 내려다보인다. 거친 호흡을 몰아쉬며 잠시 뒤돌아보면 흘린 땀만큼이나

지나온 봉우리 수도 점점 늘어간다. 등로 양쪽이 움푹 패인 멧돼지 샘터를 지나는데

식수를 하기에는 너무 열악하다는 생각이 든다.

곧 119말뚝이 박혀 있는 능선 안부에 도착을 하는데 도상 백지미재가 아닐까

짐작만 할 뿐 별다른 표석은 없다. 다시 오름을 이어가면 삼가저수지

갈림길을 지나고 쌀개봉에 오르지만 이곳 역시 명찰은 보이질 않는다.

점점 짙어가는 녹음과 간간히 불어오는 골바람이 조금은 위안이 되지만

불볕더위에 암릉 길은 아무래도 더 많은 인내를 요구한다.

 

 

 

첫봉우리에 올라서며 돌아 본  외속리면 쪽 전경...우측 능선 끝지점의 건물이 고시촌이고 좌측은 서원교

 

첫 봉우리에서 북쪽방향으로는 한남금북정맥 산줄기가 조망된다.

 

첫 봉에서 남쪽 방향의 산야

 

가야할 산줄기... 중앙 빼꼼히 머리를 내밀고 있는 구병산

 

백지미재

 

삼가저수지 갈림길

 

구병산 가는길에

 

쌀개봉 오름 전 마로면 쪽 전경

 

쌀개봉을 오르며 돌아 본 지나온 연봉들

 

 

마지막 구병산 오름길엔 우리나라 3대 풍혈이란 안내판과 함께

풍혈이 입을 벌리고 있지만 냉풍은커녕 바람 한 점 나오지 않는다. 

풍혈 모양새를 갖춘다고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시멘트를 바르고 PVC파이프를

박아 놓은 꼴이 그런 결과를 초래한 것은 아닌지 모르지만

자연은 자연 그대로 일 때가 가장 아름답다는 가장 기본적인 상식조차도 모르는

무지한 자들이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한번 훼손된 자연을 복구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천문학적인 자금이 든다고 한다.

충북알프스란 타이틀을 특허청에 등재하고 대외에 알리려고만 혈안이 될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충북알프스를 더 이상 훼손되지 않게 지키는 것도

관련자들의 몫이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풍혈에서 나무계단 길을 오르면 바로 구병산 정상이다.

남쪽으로는 속리산휴게소가 내려다 보이고 돌아보면 지나온 암봉들과

가야할 853봉과 신선대도 시원하게 조망된다.

구병산보다 더 험하다는 853봉 가는 길도 만만치 않고 신선대까지는

여전히 암릉의 연속이다. 

이글거리던 해도 서서히 서산으로 기울고 충북알프스 산자락에도 어느새

길게 산그림자가 드리운다. 신선대를 지나자 출렁대던 등로도 유순해지며

지금까지 이어지던 암릉도 끝이난듯 육산의 포근한 감촉이 발끝으로 전해진다.

장고개 내려서기 전 넓은 헬기장에서 야행에 들어갈 열량을 채우고

낙엽송 군락지를 따라 내려서면 장고개다.

장고개는 경북 상주시와 충북 보은은 가장 단거리로 이어주는 고개라고 하는데

교통량은 그리 많지가 않다. 고갯마루 아래로 개짓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 것을 보면 

멀지 않은 곳에 민가가 있는 모양이고 식수가 고갈된다면 그곳에서 보충 할 수도 있을 듯.

 

 

 

풍혈...냉풍은 커녕 바람 한 점도 없다

 

 

 

구병산 오름길...산마저도 명성에 따라 대접이 다른 듯

 

구병산

 

구병산에서 짚어본 지나온 산줄기

 

구병산에서 본 가야 할 853봉(중)과 신선대(뒤)

 

구병산에서 남쪽 방향... 중앙으로 넓은 공터 같이 보이는 곳이 속리산휴게소 

 

 안부 갈림길의 이정표

 

853봉 오름길

 

853봉을 오르며 돌아 본 구병산

 

853봉... 암봉으로 조망권은 구병산 보다 오히려 더 좋다

 

신선대 가는길에

 

신선대

 

좌,우 직벽 낭떠러지의 이런 칼등같은 암릉도 지나

 

암반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신선대에 도착을 한다.

 

신선대에서 내려다 본 가야 할 길

 

장고개 직전의 헬기장...해가 넘어가기 전 지친 다리도 풀겸 민생고 해결

 

장고개 안내판

 

 

 

장고개에도 서서히 어둠이 찾아들고 야간 운행장비를 챙겨 형제봉쪽 산길로 올라선다.

어둠에 조금씩 익숙해질 무렵 헬기장이 있는 무명봉을 지나고

얼마지나지 않아 산신을 모신 제당인 듯한 ‘율령산왕각’도 불빛에 포착이 된다.

산행시간도 이제 8시간을 넘어서지만 낯의 더위에 비하면 서늘한 밤길은

발길을 가볍게 한다.

시멘트 포장도로가 지나는 동관음고개를 지나면 백두대간 마루금에 올라서야 되는데

아무래도 이쪽으로는 등산객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라 등로도 확실치 않는데다가

능선이 아닌 사면으로 우회하는 길이 많아 야행에는 신경을 써야 할 곳이다.

자침에 방향을 의지한 채 도상 721봉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데

느닺없이 불빛에 비치는 이정표는 ‘못재’라 적혀있다.

그러니까 도상 721봉은 능선이 아니라 산허리를 타고 등로가 못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장고개

 

율령산왕각(산신각)

 

못재

 

 

백두대간 종주를 하면서 이 길을 지나간지 벌써 6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대간의 이름난 고개나 산정은 구조물들로 몰라보게 변했지만 이곳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은 것이 더 반갑고 고맙게 느껴진다.

우려했던 길도 헤쳐 나왔고 내일 아침 천왕봉 일출시간까지는 넉넉한 시간이라

갈령삼거리 나무의자에 누워 쉬었다 가려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얼른 피앗재로 가서 땀으로 찌든 몸이라도 씻으려 걸음을 다잡아 형제봉에 오른다.

 

암봉에 누워 간만에 별자리도 짚어본다. 옛적 여름밤이면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려보던

철부지 소년시절을 회상을 하면 이제 반백의 중년이 되고 보니 참 세월이 덧없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낮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렸다고 하지만 땀이 식으니 능선을 넘는 밤바람은 서늘하다.

형제봉에서 피앗재 가는 길은 급경사로 떨어지며 지쳐가는 육신 때문인지

옛 대간 때 생각하던 거리보다 엄청 멀게 느껴진다.

밤도 깊어 어느새 자정이 다되어가고 간간이 산짐승 울음소리만 들려 올뿐

사방은 그야말로 적막강산이다. 

 

 

 

갈령삼거리 이정표

 

형제봉

 

 

산을 즐겨 찾는 사람중에도 야간산행을 하는 것에 대해 비꼬듯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것도 볼 수가 없는 야간에 무슨 산행을 하느냐는 이야긴데

글쎄 사람의 신체가 시각만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물소리, 바람소리, 산새들의 노래소리

초록의 싱그러운 산내음과 향기로운 꽃내음도 시각으로 볼 수 있는지...?

음기 충만한 보름날 야행을 전문으로 하는 동호회도 많다.

거두절미하고 산에들면 그저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좋네 싫네 할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느끼며 진정 산에 동화될 수는 없는지 ???

그리고 본인이 생각하는 방향과 다르다고 해서 그 행위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그 사고가 문제라고 본다. 세상에는 많은 부류의 사람들이 모여 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흑백논리로 좋다 나쁘다고 편을 갈라서도 곤란하다.

동네 뒷산을 하루 열 번 오른다고 그 사람을 미친 사람 취급해서도 안 되고

관광버스에 몸을 싣는다고 해서 손가락질해서도 안 된다.

다 그들만의 자기만족이 있는 것이고 산을 사랑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진정 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남을 욕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산행 철학이나

잘 지켜나가길 바랄 뿐이다.

 

이윽고 피앗재의 이정표가  불빛에 반사되는데 오랜만에 옛 친구를 만나듯 반갑기 그지없다.

충북알프스종주 거리의 대충 절반이 되는 지점이다. 2구간으로 나누어 종주하는

산님들이 탈출과 접근로로 이용하는 곳이기도 하며 고개 아래로는 식수를 구할 수가 있다고 한다.

배낭을 숲속에 꼬불쳐 두고 물병을 들고 피앗재를 내려선다. 그런데 요즘 잦은 봄비에도

불구하고 계곡은 말라 있는데 15분을 걸어 거의 만수동에 다 내려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 즈음에 가는 물줄기를 만난다. 밥은 몇끼 굶더라도 물 없이는

인간 아니 모든 생명체가 살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는 순간이다.

 

 

 

피앗재

 

천왕샘... 천왕봉 100여 미터 직전에 있다. 거름종이로 걸러 마시면 몰라도 식수로 하기에는 부적합

 

 

수량이 적다보니 고양이 세수하듯 하지만

소금기에 절은 몸을 대충 닦아내고 나니 몸이 한층 개운하다.

물통에 물을 가득 채우고 다시 피앗재로 돌아오니 새벽 1시가 다되어가는 시간이다.

피앗재에서 천왕봉까지는 2시간 정도의 거리인데 천왕봉에서 일출을 맞이하려다보니

시간이 많이 남지만 비박 장비를 챙겨오지 않아 진행을 하면서 틈틈이 토막잠으로

시간을 때워가며 천왕봉에 올라선다.

서서히 핏빛으로 물들어가는 암봉들이 문장대까지 줄지어서 있는 속리산

벌써 진사 한분이 동녘 하늘을 주시하며 석고상이 되어있다.

 

백두대간 등줄기인 속리산 천왕봉,

이곳에서 대간은 다시 한남금북정맥을 분기시키며

동쪽으로 떨어지는 빗물은 낙동강으로 북쪽 방향은 한강,

남쪽 방향은 금강으로 흘러드는 삼파수를 배출하기도 한다.

 

 

일출시간이 훨씬 지났는데 동쪽 하늘에 구름띠가 끼면서

잔뜩 뜸을 들이지만 결국 기대하던 만큼의 일출 모습은 볼 수 없다.

그렇지만 골 가득한 속리의 운해와 여명 때 출렁대던 멋진 산너울을

 가슴에 담은 것만으로도 이번 산행의 멋진 추억거리가 될 것이라 위안을 삼는다.

역시 큰 산의 품에 안기면 세상을 굽어보는 시야도 넓어지고

마음도 넓어지는 것인지...

 

출사 나온 님 덕분에 천왕봉에서의 기념사진도 몇 장 건지고 문장대로 향한다.

아침 햇살아래 벌거벗은 속리의 비경들이 펼쳐지고 수석전시장 같은 기기묘묘한 바위들을

보며 산행 전 좀 더 공부를 못해 나온 것이 아쉽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속리산 천왕봉

 

일출 1

 

일출 2

 

일출 3

 

일출 4

 

 

천왕봉에서 본 내속리면 방향의 산야

 

천왕봉에서 본 지나온 산줄기들... 뒤로 하늘금을 그리고 있는 산이 구병산

 

문장대 쪽 풍경

 

천왕봉에서 본 서북능선의 모습... 우측 뽀쪽한 봉우리가 문장대

 

 

 

출사 나오신분께 부탁해 한방

 

풍경 1

 

풍경 2

 

풍경3

 

풍경 4

풍경 4

풍경 5

 

풍경 6

 

신선대에서 본 청법대

 

 

신선대

이른 아침부터 문이 열려 있다.

인기척에 쥔장보다 검둥이 한 마리가 먼저 앞을 가로 막으며 인사를 건네는데

인사 정도가 아니고 애정 표현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앵겨 붙는다.

이놈도 산속에 있다 보니 사람이 그리웠는지 아님 제 눈에는 내가 갖고 놀기

좋을만한 뼈다귀로 보였는지 모르지만 유독 나한테만 붙어 떨어지질 않는다.

답례로 배낭을 뒤져 먹을 것을 하나 줬더니 더 난리 부르스를 떤다...ㅋㅋ

 

천왕샘은 수량이 적고 문장대휴게소는 철거되어 속리산에서 유일하게

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이 이곳 신선대휴게소다.

어제 밤 만수계곡에서 식수를 충분히 보충을 했고

조금 전 민생고도 대충 해결했기 때문에 사진 몇 장만 남기고 자릴 뜬다.

 

 

 

신선대휴게소

 

문장대

 

풍경 7

 

풍경 8

 

문장대

 

문장대

넓은 암반위에 우뚝 솟아오른 문장대는 속리의 절경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일망무제의 조망터다.

속리산의 제1봉이 천왕봉임에도 불구하고 속리산하면 문장대가 정상인줄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만큼

많이 알려져 있고 이곳을 세 번 오르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속설도 전해오고 있다.

문전성시를 이루며 늘 장터 같던 문장대휴게소는 철거가 되었고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문장대를 오르는 등산객들의 모습은 찾아 볼 수가 없다.

덕분에 여유롭게 지나온 길을 다시 한 번 짚어보고 무려 41년간 금줄이 쳐졌다

지난해 9월 개방된 서북능선 길로 들어선다. 그런데 아직도 안내판에는

경방기간을 핑계로 년중 5개월은 출입을 통제한다고 적고 있다.

급사면을 내려와 눈에 익은 암릉과 기암들을 만날 때마다

지난 혹서기 때 아픈 기억들이 새록새록 돋아나고 석문과 연이어지는

로프지대를 오르내리며 관음봉에 도착을 한다.

 

 

 

문장대에서 본 관음봉과 서북능선

 

문장대에서 본 천왕봉

 

관음봉가는 길에 돌아 본 문장대

 

풍경 9

 

풍경 10

 

풍경 11

 

풍경 12

 

풍경 13

 

관음봉에서 돌아 본 문장대

 

관음봉

 

 

미끈한 암봉의 정수리에 정상석이 올려 져 있는 관음봉

북쪽 아래에는 운흥리와 그 뒤로 백악산이 병풍처럼 마을을 감싸고

조금 더 눈을 우측으로 돌리면 문장대에서 밤티재로 내려섰던 백두대간

마루금이 문경의 청화산에서 다시 우뚝 서있다.

다시 서북 능선길로 눈을 돌리면 어제부터 쉼 없이 달려온 충북알프스종주길도

묘봉 상학봉을 거치며 점차 고도를 낮춰 활목고개로 향하고 있다.

 

그런데 관음봉에서 멋진 조망을 즐기고 내려오던 도인이 카메라를 떨어뜨리고 마는데

 디카가 데굴데굴 굴러 큰 암반의 크랙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만다.

틈이 협소하고 깊이도 알 수 없어 사람이 들어 갈 엄두도 나지 않는데

도술을 부리는지는 몰라도 여기서부터 도인의 산상 낚시가 시작이 된다.

스틱을 연결하여 일단 낚시대를 만들고 암반을 우회하여 내려가더니 좁은 틈새로

 낚시질이 시작되는데 얼마 지나지도 않은 시간 끝에 낚시대 끝에는 디카가 데롱데롱 매달려 올라온다.

하필이면 이번 산행을 나오면서 공주마마의 디카를 잠시 랜탈을 해왔다는데

낚시질이 성공했기에 망정이지 만약 실패로 끝났다면 속리산 서북능선에

산상 낚시하는 도인이라는 재미난 전설이 하나 더 생길뻔한 일이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관음봉에서 본 운흥리 쪽 전경...우측이 백악산 좌측이 덕가산

 

북가치 이정표

 

묘봉

 

 

석문

 

기암

 

상학봉

 

 

아침나절에는 선선한 바람과 주능선길이라 굴곡이 덜한 반면 시간이 지날수록

기온도 올라가고 데워진 암반과 굴곡이 심한 암봉은 갈지가 횡보를 이어가며 지쳐 있는

육신을 더 기진맥진하게 만든다.

경사면을 오를라치면 누군가 뒤를 잡아채듯 걸음이 떨어지지 않고

잠시도 눈을 팔수 없이 아찔한 바윗길임에도 불구하고 수마와 함께

땀은 비 오듯 쏟아져 내린다.

묘봉의 넓은 암반위에 잠시 몸도 눕혀보고 휴일을 맞아 속리산을 찾은 등산객들과의

교행도 점차 늘어가지만 끝을 보여 줄 보여 줄 듯하면서도

활목고개 가는 길은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상학봉

 

825봉

 

765봉

 

토끼봉

 

705봉 오름길

 

705봉

 

 

드디어 마지막 봉우리 미남봉에 올라서는데 멀리서 보던 외관과는 달리 정상은

잡목에 가려있고 별 볼품이 없다. 지금 머릿속에는 얼른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담그고 싶은 생각뿐이라 미남봉을 내려서며 속리산 택시에 콜을 보내고

활목고개에 내려서는데 택시가 정시 도착이다.

속리산개인택시 조병국씨는 2년 전 한남금북정맥종주를 하면서 만났던 인연이라

낯설지가 않다. 종주꾼들을 많이 태우고 다녀서 그런지 주위의 산줄기와 고개이름까지

훤히 꿰차고 있다.

이번 산행을 준비하면서 명함첩을 뒤져 조병국씨의 연락처를 알아냈지만

홀로 대간 정맥을 하면서 맺은 인연들이 전국에 제법 된다.

이름만 대면 고개를 끄덕일 만한 산꾼들부터 지역 유지분이나 스님, 식당 쥔장에서

작은 마을의 이장님들까지...

언젠가 다시 찾겠다는 약속을 하고 수많은 날들이 지나갔지만

늘 바쁜 일상 속에서 그 약속은 점점 색이 바래 져 간다.

모두들 잘 계신지 궁금하고 신록의 5월도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스쳐간 많은 인연들이 그리워진다.

 

 

산세가 빼어나 미남봉으로 불리는데 진작 정상에는 특이 할만한 표석도 없다

 

충북 보은군 산외면과 경북 상주시 화북면의 지경고개이기도 한 활목고개

충북알프스의 들,날머리로 서북능선에 금줄이 풀리면서 많은 등산객들이 찾고 있다.

 

 

 

서원리로 돌아와 삼가천에 마지막으로 몸을 담그며 이번 충북알프스종주도 끝을 맺는다.

30도를 오르내리는 초여름 같이 습한 날씨와 굴곡이 심한 암릉이 몸을 지치게 만들었고

식수문제가  충북알프스종주의 최대 난제임을 느끼게 해준 산행이었다.

이번 종주길에 나서면서 자료수집 차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지만 무박종주자들의

자료들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무박에 나선 종주자들도 대부분 피앗재에서 만수동으로

탈출한 후기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종합해 볼 때 결국 충북알프스종주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산길이라는 결론이 나게 된다.

어찌되었던 4년 전 풀지 못했던 숙제가 늘 찝찝하였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마무리를 짓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하다. 이제 언제 다시 충북알프스의 품에 안길 날이

있을지 모르지만 만 하루가 넘는 시간 동안 느낀 감정과 흔적들은 내 추억의

갈피속에 아름다움으로 오래오래 간직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늘 묵묵하게 함께 하는 산 벗 도인에게도 고마움과

언제나 변치 않는 산에 대한 열정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면서

허접한 글을 마칠까 한다.  

  

 

                                                                                ―  2011.5.31 深夜

 

                                                                                                                                  ―  하늘의백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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