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 바다에 와보라
이유민
바람 부는 날 무작정 와보라
일상을 빈 집으로 자물쇠 채우고 가벼운 구름으로 날아와
나이도 시계도 사랑도 잊고 청정한 바다 앞에 앉아보라
그대를 울리고 간 미운 사람도 지워지지 않는 걱정거리도
채워지지 않는 적금통장도 바다에 퉁 던져버리고
푸른 물결로 말갛게 표백해보라
파도에 부대끼면서도 둥글게 사는 몽돌도 만져보고
갯벌 속에서도 알차게 사는 조개도 소라도 진주도 캐보고
낙지도 해삼도 꽃게도 놀래미도 무럭무럭 옹골차게 키우는
바다의 깊은 속내를 마음 속 주머니마다 채워보라
살면서 지치고 무거워진 어깨를 토닥토닥 토닥여주는
파도의 매운 명상의 말씀도 들어보고
비우면서 넉넉해지고 싱싱하게 일어선 푸른 물결 위에
활기찬 생활로 시동 걸며 통통통 달리는 돛단배도 타보라
밤이 오면 별도 달도 바람도 물새도 바다에 마실 나와
흠뻑 시린 가슴 적신다
흐린 마음 청정하게 씻은 갈매기들도 삶을 뜨겁게 껴안고
저 넓은 해원을 그리며 훨훨 날으는
첫댓글 대천 바다의 향기가 느껴지는 시향에 취하고
한수 배우고 갑니다
역시 쵝오 이십니다!
역시 회장님 다운 스케일~~~
시 낭송으로 들으며 바다를 내 안으로 끌어 들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