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은 개나 줘버리세요!

[이쁜딤플]

	윤미란의 캐디 통신
	윤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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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성은 개나 줘버리세요!
		2012-04-27
안녕하세요. 윤캐디입니다.  진해 벚꽃축제는 이미 끝났고 여의도 벚꽃은 만개해서 이번 주까지 축제라던데.. 우리 골프장 벚꽃은...????? 아주 탐스럽게!!!!!! 꽃봉오리만..있는 상태입니다. 가까운 청평이나 양평 쪽의 꽃들은 다 만발하던데 말이지요.   누가 보면 아주 멀리 있는 외딴 산골에 깊이 숨어있는 곳 같습니다.;; 아마 다음 주에는 활짝 피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그때 되면 예쁜 사진 찍어 보여드릴게요.   윤캐디는 어느 날인가 단체 팀을 나간 적이 있습니다. 단체 팀이라 함은, 말 그대로 단체로 온 팀이었죠. 13팀정도? 가 왔는데 연중행사를 하신다는 팀이더군요. 이 팀의 평균연령은 70세 전후.......... 모두 다 사장, 회장님을 역임하셨던 분들로 왕년에 한 가닥(?) 하셨다고 하는군요. 암튼, 사전 지식은 이랬습니다. 그러나 사장이셨던 회장이셨던 간에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윤캐디에게는 그저 볼치는 할아버지들일 뿐입니다. 암요. 네.   티업시간 훨씬 전에 한분이 나오십니다. 기온은 20도정도로 아주 화창하고 따뜻한 봄 날씨였는데 가방에서 바람막이를 꺼내서 입으시더군요.   "바람이 좀 있다?" 이러시면서...   티업시간 15분전이 되자 모든 분들이 우르르 몰려나오십니다. 한분이 제 카트 쪽으로 활짝 웃으면서 다가오십니다. 거의 가까이에 오셔선 "충성~!!" 이라고 하시면서 한쪽 눈을 찡긋하십니다. 엥? 제 뒤를 돌아보니 아무도 없습니다. 아 그럼 저에게 하는 거였군요. 그런데 왠지 정말 왠지 모르게 기분이 안 좋은 것입니다. 아무튼, 답례는 해야겠지요.   "아. 하하하...네~ 안녕하십니까."   아직도 티업 10분전입니다. 우리 할아버님들이 " 얘, 그만 가자" 라고 하시는 겁니다. 그런데 플레이가 샷건 (각 홀마다 이동해서 동시에 출발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어서 우리 팀만 올라갈 순 없었기에 저는 경기실 담당자를 쳐다보았습니다. 아직 이동하지 말라는 사인을 주는군요.   "잠시 뒤에 모두 같이 이동하겠습니다." " 뭘 기다려. 우리먼저 이동하자고. 티업시간도 금방인데. 얘, 그만 가자니까"   저는 다시 경기실 담당자를 쳐다보고 우리 그냥 올라간다고 눈짓손짓을 준 뒤;; 이동하였습니다.   첫 홀에서 그린에 볼이 다 올라오자   " 요새 저희 그린이 좀 빠릅니다. 너무 때리시면 안 됩니다~"   라고 아주 친절히!!!!!!(더 이상 친절할 수 없을 정도로!) 말씀을 올렸습죠! 10야드 정도로 멀리 계셨던 한분이 퍼팅을 하십니다. 그런데 말씀을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때리셔서 확 길어졌습니다.   " 아이고 진짜 빠르네. " 라고 탄식하시는 할아버님. (아놔.....그럼 가짜로 빠르겠어요!")   그리고 아까 충성~!!!!!! 이라고 하셨던 할아버지가! 오르막길에서 좀 짧게 치신 겁니다. 볼에서 홀까지 거의 한클럽정도가 남자 저를 보고   " 얘, 네가 빠르다고 하니깐 살살치게 되잖아. 그런 말 하지마. 에이"   ......할 말이 없었습니다. 충성은 무슨..개뿔.....ㅠ_ㅠ  이제 겨우 1번 홀인데...앞으로 저 할아버지 눈 밖에 나면 죽음이겠구나..라는 생각만 들더라고요.몇홀 분위기를 보아하니 우리 팀의 서열이 구분이 되었습니다. 충성 할아버지가 대빵, 그 외 할아버님들은 그분을 선배님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다행히 나오자마자 바람막이를 챙겨 입으신 할아버지는 완전 셀프를 잘해주시는겁니다. 정말 눈물 나게 감사하더군요. 그 외 세분은 클럽을 쥐어드릴때까지 암것도 안하셨습니다. 아놔 이날 진짜 충성 할아버지 때문에.....후......이제부터 그 얘기를 해드리죠.   바람막이 할아버지 외 세분의 아이언이 모두 혼마였습니다. 미묘하게 틀리긴 했지만 대충 보면 같은 클럽으로 보였고 첨부터 헷갈릴까봐 골프장 스티커도 붙이고 저 나름대로 구분을 해놨었답니다. 그런데 1번 홀 이후에 충성할아버지가 자꾸 말을 시키는 겁니다.   " 얘 너 내가 몇 살로 보이니?" (80살!!!!!!!!!) 이라고 맘속으로 크게 외치고   " 음........60대 중반?" (침좀 많이 바르자...) " 아하하하 그러니? 그렇지? 그 정도로 보이지? 내가 일흔셋이야" " ( 사실 더 들어보여요!) 꺄아아악!!! 진짜요???? (눈알튀어나올정도로 놀란척함) 전혀 그렇게 안보이세요" " 어디 가서 63이라고 하면 믿겠지?" "(아니요, 절대)  네~~~그럼요~ 어쩜 그렇게 피부가 좋으세요?"   이렇게 기분좀 맞춰드렸는데... 어느 홀에서 바람막이 할아버지가 벙커샷을 미스해서 클럽을 바로 바꿔드려야했습니다. 그래서 충성 할아버지 클럽을 먼저 드리고 바람막이 할아버지 클럽을 가져다 드리려고 가는데 충성할아버지에게 클럽을 건네 드리고 뛰어가려고 한 다섯 발자국쯤 떼었을 때,   " 얘, 이거 내 클럽 아니잖아. 너 클럽 좀 똑바로 줘라"   " 헉, 그래요? 죄송합니다. 금방 바꿔드릴게요"   라고 급사과를 하면서 내 손에 다른 클럽이 있나? 하고 확인했는데 충성할아버지 클럽이 없는 겁니다. 어? 이상하다? 하면서 카트로 급하게 뛰어가서 다시 확인했는데 그 번호의 클럽이 없는 겁니다.   " 그거 맞는 거 아니세요? 여기 클럽 없는데요!" " 어? (라고 하시면서 다시 들여다보시더니) 어 내거 맞네." 라고 하시는 겁니다. 아놔!!!!!!!!!!!!!!!!!!!!!!!!!!!!!!!!!!!!!!!!!!!!!!!!!!!!!! 그 사이에 바람막이 할아버지는 긴 클럽으로 어프로치를 하셨더라고요. 아놔 진짜 죄송했답니다. 충성할아버지가 나를 안 볼 때 완전 흘겨봐드리고! 평정심을 유지하자..라고 되새기면서 다시금 일에 집중할 무렵.   어느 그린에서던가요. 충성 할아버지의 퍼터는 핑. 옛날 노란퍼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퀴퀴한 색깔의 퍼터 있잖아요. 그거거든요. 그런데 샤프트는 은색이에요. 그리고 다른 한 할아버지 퍼터도 같은 핑인데 그분의 샤프트는 자주색이었어요. 샤프트를 보면 전혀 헷갈릴게 없는 상황이었죠. 충성할아버지의 볼이 에이프런에 있길래   " 뭐로 하실래요?" 라고 하니 "퍼터 " 이러셔서 퍼터를 드렸어요. " 얘, 이거 내 퍼터 아니다" 라면서 다시 주시는거에요. 순간 착각했나? 싶어서 " 아 그래요? 죄송합니다." 라고 하면서 다른 퍼터를 드리려고 하는데 이게 또 아닌 거죠. "회장님, 이 퍼터 맞는데요. 회장님꺼잖아요. 다른 회장님 것은 샤프트가 틀려요" "그래?" 이러면서 또 그냥 치시는 겁니다.   아니 이분 웨 이러시지!!! 자꾸!!!!! 그 이후도 계속 다른 분 클럽 바꿔드려야 하는데 이 거리 아니다 네가 잘못본거 아니냐. 바람이 있으니 더 큰 것 잡아야하지 않니 라고 자꾸 저를 붙잡고 얘기하시는데...정말 ...저 힘들었습니다. 케이팝스타에서 보아가 이승훈 군에게 물었던 질문을 하고 싶더군요.   " 충성 회장님 저 싫어하세요?"   암튼, 그렇게 기나긴 18홀이 끝났지만, 그 여파로 18홀이 끝나고도 장시간을 멍때린 윤캐디입니다. 엉엉   담에 또 뵈면 절대 충성회장님의 늪에 빠지지 않을거에요!!!!! 우리 그냥 만나지 마요 ㅠ_ㅠ

[이쁜딤플]

요즘 <캐디>언니들의 주가가 급등↑...골프장이 늘어나면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미치지 못한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가끔은 기본도 안된(서비스 정신이 결여된) 캐디들도 만날 때가 있지만...
대부분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듯^^

우리 팬카페 팬님들은 <캐디>들에게 멋진 매너로 칭송을 들으시리라 믿네요...맞죠?

[무지개]

언제어디서나 매너.예의,배려가 함께하는 그러한 사람이면 좋겠습니다.좋은글 감사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