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졸업여행 기획하기 - 규칙, 역할, 계획
오늘도 일등으로 온 우진이는 아이들에게 전화를 돌립니다.
"일어나!"
열 시 반, 삼십분 늦게 만나서 그런지,
우리끼리의 약속이라고 강조한 말을 기억해준 건지,
아이들이 어제보다는 더더욱 빨리 왔습니다.
진주, 나은이, 준아, 인서, 지율이.
차례차례 아지트로 들어섭니다.
왁자지껄,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금세 아지트가 가득 찹니다.
오늘은 여행을 가기 전에, 규칙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여행을 더 재미있게, 안전하게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끼리 정해야 할 약속이나 역할에는 무엇이 있을까?
여행에서 무엇이 필요할 지 생각해보고, 한 자 한자 규칙을 적어내려 갑니다.
"싸울 때는 용용체로 말하기!"
"그랬잖아용. 이렇게?"
"몸싸움을 하게 될 때엔 몸이 닿지 않게 하는 건 어때?"
우진이가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재치있는 해결책입니다.
싸우려고 하다가 오히려 현타가 오고 웃길 것 같다고 다들 빵 터집니다.
하루종일 즐겁게 여행하는 것이니만큼 웃으며 마무리할 수 있도록,
꼼꼼히 규칙을 정했습니다.
규칙을 만들고 여행에 무엇이 필요할지를 생각하면서 자연스레 역할도 정해갔습니다.
네이버 지도를 보고 길을 찾아줄 길찾기 담당은 진주,
다함께 걷은 돈을 관리해줄 돈 담당은 준아입니다.
여행을 멋진 영상으로 남기기로 한 만큼 카메라 담당과 영상편집 담당도 정했지요.
카메라 담당은 우진이,
영상편집 담당은 준아와 지율이입니다.
그리고, 규칙을 꼭 지켜야 한다고, 아니면 벌칙을 하도록 하자고 했습니다.
규칙을 잘 지키고, 혹시나 따로 떨어지지 않도록,
역할 중 '단독행동 단속반'을 만들었습니다.
든든한 인서와 똑부러진 채린이입니다.
"벌칙은 룰렛으로 정해요!"
어쩐지 규칙을 만들 때보다 더 신이 나서 벌칙 목록을 정합니다.
욤욤체로 말하기, 5분동안 조용히 하기, '저는 규칙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큰 소리로 외치기...
얘들아, 규칙 꼭 지켜줄 거지? 절로 웃음이 납니다.
여행의 마음 준비를 모두 마치고 나면, 세세한 일정도 꼼꼼히 짜 봅니다.
원래는 화요일이었던 여행이, 캠핑장 상황상 월요일로 당겨지게 되었습니다.
다행이 아이들은 흔쾌히 괜찮다고 해주었습니다. 준아는 부모님께 물어봐야 한다고 이야기했고요.
우리가 한번 더 학부모님들께 연락을 드리고 허락을 구해야겠습니다.
아침에 몇 시에 만날지부터, 한복은 어디서 빌릴지, 몇 시간 빌릴지,
왁자지껄, 중요한 일정들을 써내려갑니다.
"저희 사촌언니가 경복궁 갔을 때 여기서 했대요."
"광화원 아세요? 여기 가고 싶어요."
"저 경복궁 처음 가봐요. 저 처음인 게 되게 많아요."
한복 사이트를 꼼꼼히 찾아보는 진주, 근처에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며 보여주는 지율이,
모두가 여행에 적극적입니다.
사실 시간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어떤 여행이 될지, 짜임새가 어떨지는 조금 불안합니다.
이 불안을 잠재울 수 있도록,
아이들이 주인되는 더 멋진 여행 할 수 있도록,
꼼꼼히 알아보고 또 지원해야겠습니다.
첫댓글 안전이 제일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어려움을 지혜롭게 해결합니다.
어른들의 고민이 때로는 아이들의 해답으로 금방 풀릴때가 있습니다.
실패를 누릴 자격도 있습니다.
잘 준비하되, 어려움을 같이 헤쳐나가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좋은 추억이 됩니다.
롯데월드가서 재미있게 논 것보다
여행가서 넘어졌던걸 기억하고
가평가서 대중교통 없어서 고생한걸
아이들은 더 기억에 남아합니다.
지나서는 그 이야기를 하하호호 웃으며 하고요.
6학년 아이들이 얼마든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 아이들도 잘 압니다.
어렵지요! 잘 챙겨야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는 않아도 된다?
^^
준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렵습니다.
유리 선생님, 하은 선생님
잘 할거에요. 응원합니다.
"역할 중 '단독행동 단속반'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규칙을 만들다니!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기 위해서 촘촘하게 준비를 했군요!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이 각자가 아닌 함께 하는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 사전에 이야기해서 약속할 것들이 꼭 있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안그러는데 특별한날 문득 평소와는 다르게, 일행들과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때의 힘빠진 경험이 이런 규칙을 만들게 했군요.^^
"욤욤체로 말하기, 5분동안 조용히 하기, '저는 규칙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 모두 웃음나는 멋진 규칙입니다.
아이들이 약속을 잘 지키겠지요?
"오늘도 일등으로 온 우진이는 아이들에게 전화를 돌립니다.
"일어나!"
열 시 반, 삼십분 늦게 만나서 그런지,
우리끼리의 약속이라고 강조한 말을 기억해준 건지,
아이들이 어제보다는 더더욱 빨리 왔습니다."
친구의 힘입니다.
아마 선생님들이 전화를 걸면? 이정도는 아닐 듯 싶습니다.
놀러 나오라는 친구의 전화만큼 반가운게 어디있을까요.
우진이의 전화를 받은 아이들이 부럽네요.